글이 길기 때문에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게임 내외로 자주 들리는 말이 있다. 바로 디아블로 이모탈은 [평점]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말이다. 과연 그것이 진리일까?
평점은 공격평점과 방어평점으로 구분된다. 각각 적(괴물/플레이어)과 상호간에 입히는 피해량을 결정하는 지표를 의미한다.
공격평점. 괴물(PVE)에게 큰 효과, 플레이어(PVP)에게는 10% 제한(중요).
방어평점. 마찬가지로 괴물(PVE)에게 큰 효과, 플레이어(PVP)에게는 10% 제한(중요).
평점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
1. 캐릭터의 능력치를 올리거나
2. 지옥성물함을 성장시키는 것
1은 장비를 획득 후 착용하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가능하다.
2는 지옥성물함 획득 후 화산암재(현상금 퀘스트/모험가 전용 명예상인 구매)를 모아 성장시키거나 격노살이 악마라는 특정 보스를 처치하여 보너스를 얻는다.
지옥성물함. 평점을 직접적으로 올려준다.
그렇다면 왜 평점중심주의가 널리 통용되는가?
게임의 난이도는 보통부터 지옥3까지 존재하는데 난이도를 올릴수록 높은 평점을 요구한다.
지옥1의 적정 평점(930)
지옥3의 적정 평점(2705)
공격평점 2500대의 캐릭터는 지옥3의 괴물에게 17%의 피해만 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플레이어(PVP)에게는 10% 제한(중요).
그리고 받는 피해는 218% 증가한다. 마찬가지로 플레이어(PVP)에게는 10% 제한(중요).
그렇다. 평점 차이때문에 실제 전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 괴물에게 피해를 거의 줄 수 없고, 나는 엄청난 피해를 받는다. 지옥3에서 파밍은 절대 무리다.
그러니 평점망겜 외치면서 블리자드를 욕해야 하나?
아니다. 지옥1, 지옥2에서 파밍하면 된다. 난이도를 올려봐야 더 좋은 장비, 더 많은 장비 절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체력만 늘어나서 전투 시간만 길어진다.
경험치를 더 주는가? 1도 차이없다. 실제 초 고 레벨 유저는 지옥1에서 파밍한다. 빨리 죽이니까.
지옥3를 굳이 가는 이유는 플레이어가 더 적어서 필드에서 파밍경쟁이 덜 하다는 이유 하나 뿐이다. 이마저도 정식 서비스 시에는 플레이어 폭증으로 장담할 수 없다.
평점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증가한다. 파밍에 관해서라면 조급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추가로, 지옥성물함 보스 라살의 요구 평점이 2705인 것이 평점중심주의를 강화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지옥성물함 10레벨일 때 라살에게 도전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는 아직 이른 시기다.
'괴물의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라는 문구가 뇌리에 강렬히 남아 평점중심주의의 함정에 빠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대부분은 고 수준의 플레이어에게 의존하여 라살 처치를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블리자드의 PVE 밸런싱이 실패한 사례이지만, 후발 플레이어들은 가능하면 적정 수준을 갖추고 스스로 클리어하길 바란다.
이모탈에서 몇 안되는 재미있는 보스전인데 남에게 맡기면 무슨 재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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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도전균열에서의 평점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도전 균열 단계가 오를수록 평점 요구치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도전 균열이야말로 평점이 절대적인 장소라고 말할 수 있다.
90단의 요구 평점. 이대로는 겨우 클리어 할 수 있다.
'내가 평점이 모자라서 균열을 못깬다. 그러므로 평점 시스템은 잘못되었다' <- 앞 문장은 이해하나, 뒷 문장은 동의할 수 없다.
평점은 다른 말로 장비수준이다. 장비의 능력치, 업그레이드 횟수가 늘어나면 자연히 증가하는 것이다.
내가 평점이 부족한 것은 장비수준이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디아블로3를 살펴보자. 대균열 기록을 갱신하기 위해 더 나은 능력치의 장비를 파밍하고, 칼데산 작업을 하며, 전설보석의 등급을 올리지 않는가?
대체 이모탈의 평점올리기용 장비, 재료파밍과 근본적으로 어디가 다른 것인가?
디아블로3보다 나은 점이라면 평점 시스템 덕분에 빌드 다양성은 더 높다는 것이다.
평점 시스템 때문에 빌드 다양성이 없다는 말은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디아블로3 대균열이야말로 기록 갱신을 위해서라면 정해진 빌드에 맞춰 기계적으로 도는 곳이 아니던가?
교복처럼 세트장비 맞추는 것은 기본이고, 기존 최적 빌드에서 기술하나 바꾸는 것도 거의 용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모탈은 적정 평점(장비수준)만 맞추면 적당한 스킬들로 세팅해도 최적 세팅 못지 않게 균열을 돌 수 있다.
내가 클리어 할 수 있는 단계는 기술 몇개 바꿔도 충분히 클리어한다. 평점이 제한장치이면서 동시에 안전장치인 것이다.
'평점이 모자라서 클리어 못했다', '칼데산, 전설보석이 낮아서 클리어 못했다' 둘 다 못깨는 단계는 죽어도 못깨는 것은 매한가지다.
그리고 도전 균열은 디아블로3의 대균열과는 다르게 최종 컨텐츠가 아니다. 최종 컨텐츠는 전장과 투쟁의 굴레(추방의례)다. 균열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줄인 거다.
최종컨텐츠는 PVP로 여기에는 평점의 영향력이 적다.
평점에 목매어 도전균열 1위의 명예를 얻는다? 오래가지 못한다. 장비 풀 업그레이드 후에는 정체되어 따라잡힐 일만 남는다.
월말 보상이 좋다? 정식 서비스하면 그만큼 돈주고 사면 차이가 없다.
차라리 파밍의 즐거움이 부족하다는 비판이라면 동의할 수 있다.
고 능력치 장비, 업그레이드 재료를 파밍하는 과정이 매우 반복적이면서 예측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은 크게 개선해야 할 점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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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PVP에서는?
위쪽의 캐릭터 상태창 이미지에서 나타나듯이, 평점은 현재 PVP에서 최대 10%의 공격/방어 보정을 가진다. 평점이 2500 차이를 보여도 영향력은 10%다.
실제로 PVP를 진행해보면 알 수 있는데, 평점 5000 캐릭터라고 평점 2500 캐릭터에게 무적은 아니다. 유의미한 피해를 입는다.
평점이 절대적이라면 전자는 후자에게 기스만 나야 하고, 후자는 전자에게 한 두방에 죽어야 한다. 실제로 그렇던가?
진실은 평점 5000이 2500보다 스펙(능력치, 보석등급, 보조옵션 등)이 앞서기에 우세한 것인데, 시스템 이해가 덜 되어 평점차이 때문이라는 오해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평점 4000인데 평점 3000에게 왜 죽는 것인지 생각해봤는가?
자신이 평점 2500인데 평점 3500을 이기는 경우 없었는가?
정말 평점때문이라고 믿는다면 아직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것이다.
(추가) 생각없이 전장들어와서 무참히 당한 뒤 PVP 밸런스가 보정도 없고 엉망이라며 명백히 틀린 말을 사실인 양 호도하지 말자.
많이들 경험해본 디아블로2로 비유하겠다.
A : 갓 55렙을 찍은 캐릭터 = 30~35렙, 나이트메어 입성, 대부분 레어, 노말 유니크 착용
B : 정복자 40~50렙대 장비 평균 강화 11강 = 65~70렙, 헬 입성, 익셉셔널 유니크/ 저가형 룬워드 아이템 착용
C : 정복자 70~80렙대 장비 평균 강화 16강 = 85~95렙, 헬 바알런 한참 도는 수준, 클래스 전용 세트/엘리트 유니크/보급형 룬워드 아이템 착용
D : 정복자 100렙 이상 장비 풀 업그레이드 혹은 그에 근접 = 95렙 이상, 지옥의 횟불/애니힐러스/고급 룬워드 아이템 착용
A가 pk방에 들어가서 블러드 무어에 진입한 순간 C에게 두방에 죽는다. 그러고는 '이 게임 밸런스 왜 이래?'라고 외친다. 공감할 수 있는가?
A가 전장들어가서 C에게 두방(극대화 피해 발동)에 죽는다. 그러고는 '이 게임 밸런스 왜 이래?'라고 외친다. 이번에는 어떤가?
이미 PVP전용 평점보정은 당신을 지켜주고 있지만 그것조차 역부족일정도로 당신의 스펙이 낮기 때문이다.
당신의 맞은편에 있는 상대는 공격/방어용 (전설)보석 도배, 극대화 피해 옵션, 플레이어 추가 피해 관련 옵션 등 PVP관련 아이템을 착실히 준비해놨다. 당신은 모르겠지만.
나는 D에 속한다. 그런데 B를 한두방에 못죽인다. 절묘하게 극대화 피해가 연속으로 터지거나 기술 풀 콤보를 적중시키면 가능하다.
(귀찮게 왜 평점보정같은 걸 넣었지? 한두방에 죽여야 정상인데? 어라? 방심하면 C한테 죽네?)<- 이런 생각을 한다면 동감하겠는가?
차라리 전장 리그를 세분화해서 뉴비전용 리그를 만들어달라고 피드백하라. 나는 보정 더 강하게 걸고, 친선경기 만들어달라고 피드백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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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에 대한 이 모든 오해와 거기에서 비롯된 평점중심주의는 결국 이 게임이 아직 알파테스트이면서 초창기이기에 대부분 캐릭터 육성이 부족하여 생기는 것이다.
게임을 꾸준히 하면 결국 모든 캐릭터는 풀 업그레이드 장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고, 평점중심주의는 정식서비스 한달 이내로 쏙 들어갈 것이다.
차라리 업그레이드 재료 요구량이 과도하고 그 획득과정이 고되고 지루하다고 비판해라. 거기에는 동감한다.
추가로, 디아블로3의 기억을 가지고 이 게임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이모탈의 뼈대가 디아3인 것은 사실이나, 그 지향점이 다르다.
PVE에 전념한 디아3와는 다르게, 이모탈은 기초부터 PVP를 위해 모든 것을 설계했다.
소소하게 현상금돌고 균열이나 도전하면 끝이지..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반쪽짜리 게임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게임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자꾸 PVP로 이끌고 있는데, PVP는 근본적으로 약육강식이므로 안일한 마음으로 기웃거리면 잔챙이가 될 뿐이다.
디아3에서는 성역을 수호하는 네팔렘이었는데 이모탈에서는 그저 들러리라고?
결국 부정적 인상만 남긴 채 게임을 떠날 공산이 크다.
세 가지 길이 남았다.
1. 나는 포식자가 되겠어. 이 게임에 뼈를 묻겠다.
2. 그냥 포기하고 괴물이나 잡으면서 소소하게 게임할래. 있는듯 없는듯이..
3. 이대로는 진짜 아니다. PVE를 풍성하게 만들어라! 블리자드!
3번에 한표 던진다.
정성글 감사합니다. 만우절 폰없 사태때만해도 진짜 욕했는데 그래도 나오는 결과물 보니 아쉽지만서도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