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디비전 1과 2다.
유비 소프트 게임을 연속으로 달렸더니 상태가 많이 안 좋다.
* 바이러스가 퍼져 존망한 세상을 다루고 있다.
설정만 보면 참으로 시의적절한 게임이 아닐 수가 없다.
정체를 감추고 평범한 시민 행세를 하고 다니던 특수 요원 디비전이 되어 악당들을 무찌르고 미국을 재건한다는 내용이다.
* 유비 소프트 게임이니 만큼 그래픽 관련해서는 딱히 말할 것도 없다.
특히 길거리에 시체가 널부러진 똥망한 세상 + 겨울의 조합은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임펙트가 어찌나 컸는지, 2편이 더 다양한 환경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겨울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 오픈월드.
유비소프트의 장기이지만 디비전의 월드는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 않다.
왜냐하면 디비전에는 탈 것이 없으니까.
길거리에 쓰레기와 시체, 버려진 자동차가 너무 많아서 탈 것이 등장하면 그림이 이상해지긴 할 것이다.
요원들의 복장이 캐주얼 + 밀리터리니까 자전거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그건 또 폼이 안 나기도 하고...
* 탈것이 없는 관계로 튼튼한 두 다리로 사방팔방 돌아다녀야 한다.
문제는 귀찮은 필드 이벤트가 발생하면 피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유비 게임이었으면 ㅈ까 하면서 헬기 몰고 유유히 떠날 텐데 여기서는 그게 안 된다.
적들의 원거리 사격이 제법 매서운지라 쌩까고 목적지까지 강행돌파가 힘든 편이다.
특히나 레벨업 과정이 개빡센 1편은 더더욱 그렇다.
이럴 거면 굳이 오픈월드로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다.
물론 AAA급 게임은 월드가 커야 폼이 나긴 한다만... 이런 오픈월드에 의미가 있나 싶다.
말 그대로 그냥 뽀대용이다.
월드의 크기도 하나의 세일즈 포인트이긴 하다.
하지만 다른 요소들도 살려야 하는데 뽀대 하나 살리자고 자원을 몰빵한 것 같아서 하는 소리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탈것이 없는 걸 고려해서인지 퀘스트 동선이 고스트리콘마냥 20km 왕복하고 이런 건 없다는 거다.
* 던전.
디비전 안에는 다양한 던전이 존재한다.
다양하긴 한데,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꾸 다른 유비소프트 게임 감상글 남기면서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것 같은데, 디비전도 다를 게 없었다.
이게 와우로 치면, 모든 던전이 쫄한테는 광치고 보스는 일점사 전략 밖에 없는 셈이다.
몬헌으로 치면. 몬스터들이 생긴 건 다른데 다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것과 같다.
예시로 든 게임들을 해봤다면 이게 얼마나 끔찍한 상황인지 알 것이다.
고티를 받은 갓 오브 워도 보스 숫자가 너무 적고 똑같은 애들만 나온다고 지적 받은 적이 있을 정도다.
와우랑 몬헌 신작이 실제로 저렇게 나오면 욕 디지게 쳐먹을 것이다.
그런데 디비전에서는 던전의 몰개성이 당연시 되며 누구도 언급하지 않고, 평점에도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모든 네임드가 기관총 쏘고 미니건 쏘고, 화염 방사기 쏘고... 하나같이 몰개성한데 2편은 나아졌단다.
... ...대체 어디가?
멀티를 권장하는 게임이고 버려지는 던전 없이, 했던 거 반복하는 파밍 게임이면 던전마다 독특한 전략을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 덜 지루했을 텐데.
지금의 멀티플은 싱글 게임을(유비식) 그냥 난이도 올려서 같이 하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유비식 코옵 게임은 게임이 재밌어서 코옵을 하면 더 재밌어지는 게 아니라,
게임은 재미 없고 그냥 아는 사람이랑 같이 하니까 재밌는 거다.
사실상 친구한테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게 맞다.
유비 니네 택티컬 어쩌구 지랄하는 거 좋아하잖아.
택티컬은 '전략적인'이라는 뜻이고.
근데 왜 게임에 전략이 없을까?
왜 그런 전략을 고작 두 개 밖에 없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레이드에만 넣었을까?
그마저도 레이드 기믹이라는 게 마이크 켜고 A 버튼 눌러! C 버튼 눌러! 라고 외치는 수준인 건 또 뭔데?
택티컬 수준... ...
* 나 같은 경우 디비전 2를 먼저 하고 1을 나중에 했는데.
1편의 경우 스토리 미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서 놀랐다.
이게 멀티를 기준으로 잡고 게임을 만든 건지 게임이 너무 빡세더라.
피 말리는 살벌한 전투, 이런 개념이 아니라 불합리하다는 소리다.
* 레벨링.
디비전은 총 게임에 파밍 RPG를 섞은 게임이다.
분명 총 게임 특유의 반사 신경을 자극하며 쏘는 맛도 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내가 레벨이 밀리면 게임이 엉망이 된다.
적 AI는 정확한 사격을 하기 때문에 안 맞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데 우리의 디비전 요원의 체력 회복 수단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택티컬한 맛을 살리려는지 자동 회복이 체력의 일부만 가능하다.
레벨이 조금이라도 딸리면 적들이 대놓고 맞딜을 해버리니까 나만 소모전을 한다.
진짜 무슨 터미네이터를 상대하는 줄 알았다.
머리에다가 따발총을 퍼붓는데 적은 움찔거리기만 할 뿐 나에게 맞 사격을 가할 때의 충격과 공포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적들이 타격을 받으면 어쩔 땐 멀쩡하고 어쩔 땐 경직이 생기는데, 뭘 기준으로 차이가 생기는지 알 수가 없다.
* 디비전 1이 특히 심각했는데.
2편은 스토리 진행 난이도가 적절한 편이어서 별 문제가 없었다.
스토리를 다 밀고 난이도를 올려 본격적인 파고들기를 할 때 문제가 발생하는 거지.
반면 1편은 스토리를 진행 중인데도 저런 증상이 나타난다.
분명 적정 레벨임에도 말이다.
적은 죽지도 않고
나는 스치기만 해도 치명타고
그렇다고 게임 특성상 총 쏘려고 엄폐를 푸는 순간 무조건 긁히게 되어 있고
그런데 회복 수단은 제한적이고
그래서 회복 스킬 쿨타임 기다리느라 전투도 질질 늘어진다.
나온지 오래 돼서 스토리 밀 때는 멀티 매칭도 안 되고 미치는 줄 알았다.
어쩔 때는 적들이 너무 세서 인성존을 삥글삥글 돌면서 빼꼼샷으로 한참을 때리고, 긁히면 회복 스킬 쿨타임 존버하면서 지겹게 싸운 적도 있다.
그건 전혀 택티컬 하지 않았다.
그 지랄을 하면서 '이건 1렙으로 최종 보스를 잡는 꼼수 플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몬헌이나 다크소울처럼 어렵지만 AI 패턴을 익히면 적당한 긴장감으로 싸울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다.
2편이 처음 나왔을 때는 역시 유비 소프트! 유비는 2편부터가 진짜다! 라는 소리들을 했었는데,
그건 2편이 솔플로도 적절히 플레이 할 수 있게 난이도를 조정했기 때문이다.
쉬움 모드(스토리 파트) 하나 생겼다고 갓 유비 소리를 하다니.
내가 봤을 땐 1편이나 2편이나 불합리함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어느 타이밍에 불합리한가의 차이만 있었을 뿐.
* 이 말도 안 되는 사태는 웃기게도 적정 레벨보다 1레벨을 더 올려서 해결을 보았다.
아무리 파밍형 RPG가 레벨이 장땡이라지만 이건 레벨링을 너무 손 놓은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레벨이 들어가 있으니 레벨링을 더욱 섬세하게 잡아야 한다.
적절한 성장 단계를 설정해서 내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걸 유저가 체감하게 해줘야지,
이건 그저 상위 컨텐츠를 막아두고자 걸어놓은 족쇄에 가깝다.
유비 소프트 게임은 이전부터 플레이에 대한 보상이 짜서 플레이에 보람이 없는 편이었다.
이 부분을 전혀 연구하지 않고 냅다 RPG를 박아버리니 이런 꼴이 벌어지는 거다.
원래부터 보상의 개념이 없던 놈들이 보상이 중요한 장르를 만든다고 그게 잘 될까?
디아블로3 불지옥 사태가 한 때 유명했었는데 그와 많이 닮아 있었다.
그걸 보고도 교훈이 없다니.
프랑스 애들이라서 디아블로를 모르는 건가?
아니. 훈련 받은 요원이라매...
특수 요원이면 겁나 잘 싸워야 할 거 아니야.
왜 엄폐물 밖으로 빼꼼 고개만 내밀어도 딸피가 되는데? 무슨, 참피야?
고개만 살짝 내밀어도 디지게 쳐맞는데, 그럼 언제 공격을 하라고?
너무 화딱지 나서 디비전 1은 엔딩을 안 보고 접으려고 했는데 노가다를 해서 어찌 어찌 엔딩을 봤다.
그런데... ...
* 스토리.
이건 1편이나 2편이나 마찬가지인데, 엔딩을 보고도 그게 엔딩인 줄 몰랐다.
파크라이 4편 때 느꼈던 감정을 여기서도 또 느끼다니.
물론 엔딩 이후에도 컨텐츠가 나오고, 했던 걸 반복해야 되니 기존 게임의 엔딩과는 구조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그건 아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비단 엔딩만의 문제가 아니다.
디비전에는 스토리가 없다.
* 가령 이런 식이다.
어떤 상황이 벌어졌고 나쁜 놈들이 창궐을 했고, 나쁜 놈을 잡았다. 하지만 잔존 세력이 남아 있으니 좀 더 족치자.
끗.
이건 스토리라고 부를 수 없다.
이건 대략적인 얼개일 뿐이고, 디비전은 이 얼개만이 존재한다.
그 안에 들어 있어야 할 디테일이 없다.
물론 수집품을 통해 디테일을 알 수 있긴 한데,
아니 시발. 얘네들은 게임상에서 강조할 부분과 굳이 몰라도 되는 사소한 것들에 비중에 차이가 없는지 당최 알 수가 없다.
이 안에는 아무런 캐릭터도 없고 갈등도 없다.
게임을 구현하기 위한 상황과 최소한의 기능만을 위한 빈껍데기 같은 인물만 있는 것이다.
1편에서는 뉴욕에서 바이러스 사태가 퍼지고 각종 나쁜 놈들이 창궐을 해서 개판이 난다.
여기에 주인공이 투입 되어서 사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다.
근데 무한 파밍 게임 특성상 당연히 해결은 안 된다.
진행된 것도 없고, 해결된 것도 없는 셈이다.
뭔가가 진행된다면 악당의 음모겠지.
근데 또 악당의 음모는 주인공에 의해 막힐 테니 결과적으로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꼴이 될 것이다.
디비전 1의 주인공은 사실 2차 투입 요원이고 1차로 투입된 요원 중 일부가 변질 되어서 악당이 되었고
뭐 어쩌고 저쩌고 하는 설정이 붙어 있는데. 그건 말 그대로 설정일 뿐이다.
현재 진행형의 스토리가 절대 아니다.
다크존 PVP 같은 시스템을 설정으로 잘 풀어냈다고 볼 수도 있는데,
설정은 잘 알겠으니까 진행을 하시라고요.
* ㅈ 같은 페이 라우 따위 집어치우고.
디비전 1의 스토리가 온전한 형태를 보이려면 최초의 변절 요원은 따로 있고,
아론 키너가 주인공과 함께 요원 활동을 하며 끈끈한 트루 전우애를 게임상에서 표현을 하고,
키너가 디비전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과정을 표현하고,
결말에서 키너가 심경의 변화를 느껴 주인공을 통수쳤다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사실 자네가 마음에 들었다는 대사를 쳐주면 더 좋다.
이 정도는 해줘야 결말은 찝찝해도 뭔가 전개가 됐다, 진행이 됐다, 다음에는 어케 될까 라고 느끼지 지금은 설정을 늘어만 놓지 아무 것도 진행이 안 된다.
그 잘난 키너는 결국 디비전 2 확장팩에서 뭔가를 해보려다가 못 해서 죽임을 당한다.
결국 아무 것도 못 한 거다.
결과적으로 유비소프트가 잘 하는 몰개성한 보스 나열의 첫 번째 타자를 담당했을 뿐이다.
미국 지석진이다.
스킨만 다른 양산형 보스 잡기~ 레이스 스타트~
1편에서 열심히 떡밥 뿌려 놓은 걸 2에서 수습은 안 하고 별도 구매해야 하는 확장팩에서 해소를 하고 자빠졌다.
그마저도 불완전한 해소.
뭐야 시발.
본편은 어차피 가격 땡처리 할 거니까 확장팩까지 구매하게 해서 결과적으로 가격 방어 하는 전략이냐?
아 ㅋㅋㅋ
* 디비전에는 에코라는 흥미로운 시스템이 있다.
감시 카메라나 휴대폰 해킹 등을 통해 당시에 있었던 상황을 3D 홀로그램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게 따지고 보면 다크나이트에 나오는 감시 시스템이랑 같은 건데, 굉장히 초법적인 기술이다.
이걸 잘만 쓰면 스토리나 메인 퀘스트를 보다 흥미롭게 다룰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디비전 1의 결말은 이 에코를 통해 표현한다.
그런데 유비소프트는 이걸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수집품으로 땡처리를 하고 자빠졌다.
진짜 수집품에 미1친놈들 같으니라고.
* 여담으로 디비전에는 온갖 종류의 아이템이 존재하는데, 이걸 먹는 재미도 없다.
파밍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나는 파밍 단계까지 하지도 않았으니까.
게임 안에는 여러가지 자원 같은 게 있는데 이게 소지량이 별로 높지가 않다.
때문에 뇌 비우고 의미없이 자원 먹는 재미라도 느끼려 해도 안 먹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아이템이 바닥에 그대로 남는다.
옛날부터 이어진, 당장 이 아이템을 먹어도 크게 의미는 없지만 점수가 오르거나 디리링 하는 소리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먹는다
라는 개념이 유비소프트에게는 없는 모양이다.
1편 같은 경우는 모든 상자에 손수 여는 모션이 있는데 그 망할 모션이 게임의 템포를 끊어 먹는다.
근데 그렇게 열었는데 자원이 가득 차서 먹을 수 없는 템이 나왔을 때,
먹어지지도 않는 아이템이 그냥 바닥에 놓여 있을 때의 더러운 기분 같은 건 신경을 안 쓰는 모양이다.
하긴, 큰 것도 똑바로 못 하는데 이런 작은 요소들까지 신경을 쓸 리가 없지.
* 조작감.
유비 게임은 리얼한 모션을 추구하다 보니 반대로 조작감이 뻣뻣해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했던 고스트리콘 브레이크 포인트의 경우 자동 엄폐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디비전과 비교하면 차라리 그쪽이 낫다.
디비전에는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뒷걸음질이다.
키보드의 S 키를 누르거나, 컨트롤러의 스틱을 아래로 내리면 캐릭터가 나를 보면서 이동하는 게 아니라 느그적 느그적 뒷걸음질을 친다.
앞 모습을 안 보여주는 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속도 느려진다.
이게 전략이나 게임성에 깊이를 주는 것도 아니고 왜 이래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FPS도 뒤로 걷는다고 이속 느려지고 그렇게 잘 안 한다.
시점을 안 돌리고 뒤로 가면 느리게 뒷걸음질 하는 게임 중에 당장 떠오르는 게 하나 있긴 한데, 와우다.
근데 와우는 장판 피하는 컨트롤 요소가 있어서 나름 게임성에 기여하는 바가 있긴 하다.
고스트리콘은 자동 엄폐만 적응하면 이후부터는 원하는대로 날렵하게 움직일 수 있는데
디비전은 다급한 상황에서 한 번 꼬이면 캐릭터가 뒷걸음질 치면서 둠칫둠칫 어깨춤을 추다가 맞아 죽는다.
더욱이 컨트롤러를 쓴다면 시점 전환이 마우스처럼 빠르게 휙휙 안 되기 때문에 더 곤란하다.
그렇다고 시점 조작을 빠르게 설정하면 그건 또 컨트롤러랑 안 맞아서 곤란하다.
다급하지 않아도 좁은 장소에서 섬세하게 움직이려 해도 뒷걸음질 때문에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든다.
특히 나선형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는 일일이 시점을 돌려줘야 해서 어지럽다고.
이게 살짝 클래식 바하의 조작이 떠오르기도 하고.
옵션에서 뒤로 달리기 항목이 있긴 한데, 이건 반대로 뛰면 시점이 갑자기 180도 바뀌기 때문에 이후에 조작이 꼬인다.
하다 보면 컨트롤러를 기준으로 게임을 만든 것 같지가 않다.
* 전투.
엄폐 전투 기반인지라 전투의 속도감은 그렇게까지 빠른 편은 아니지만.
적들이 쏘는 총알은 빠르게, 정확하게 날아온다.
그래서 난이도가 올라가면 총알 한 두 발 긁히는 게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리고 적들은 시시각각 엄폐물을 옮겨가며 조금씩 포위 해오기 때문에 나름 누구부터 조져야 내가 안전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람보는 아니지만, 뭐 나름의 맛이 있기는 하다
문제는 전투가 고착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거다.
적들은 멀리에 있고
내가 다가가자니 적들의 포위망에 스스로 걸려드는 꼴이고
난사를 하면 제압 상태가 되어서 적들이 엄폐물 밖으로 고개를 안 내민다.
높은 난이도라면 플레이가 되게 답답해진다.
그리고 한 거점마다 적들 구성이 저격병, 수류탄 투척병, 장갑병 등 지나치게 골고루 포진해 있기 때문에 짜증이 심하다.
진수성찬이 아니라 싸구려 뷔페 같은 구성.
어디에서는 장갑병들이 자주 나오고, 어디에서는 저격병만 나오고,
어디에서는 어떤 조합이 나오고,
어디에서는 드론 위주로 나와서 emp가 많으면 좋다거나.
이래야 던전마다, 상황마다 대처법을 세우고, 반대로 고인물들이 전략과 완전히 상반되는 예능 조합 들고 오고
이렇게 될 텐데 한 번에 몽창 다 나오는 것이다.
이러니까 거점이, 전투가, 대처하는 전략이 몰개성해지는 거다.
* 늘 그렇듯.
그냥 유비 게임이었다.
보는 것과 하는 것이 전혀 다른, 유비식 게임.
전에도 했던 이야기인데, 유비소프트는 게임 내의 요소를 어디까지나 마케팅을 위해서 조정을 한다.
이렇게 하면 재밌지 않을까, 이러면 편하지 않을까, 이러면 개쩔지 않을까? 라는 고민 따위는 1도 안 들어 있다.
모션이 그런 경우다.
게임을 한 시간 하면 상자를 대충 30개를 까는데 그걸 일일이 정성스럽게 여는 모션을 집어 넣는다.
그것 때문에 게임의 속도감이 저해되도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유저들은 와! 저 상자 여는 모션 좀 봐! 마치 진짜 같다! 라면서 지갑을 열 테니까.
그걸 아는 것이다.
후속작 쯤 되면 그런 잔 모션을 제거하고, 편의성을 좀 개선해주면 유저들은 와! 2편은 나아졌구나! 역시 유비는 2편부터!
이 지랄을 하는 거고.
그럴 시간에 좋은 템 나왔을 때 췡~ 하는 경쾌한 소리라도 넣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기분이가 좋으니까.
어차피 좋은 템 안 나온다고?
아 ㅋㅋㅋ
게임 재미 없게 만든다고 욕 먹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어떻게 해야 팔리는지 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나는 그게 얄미울 뿐이고.
* 마무리.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 불지옥 사태로 인해 정말로 불지옥을 경험한 적이 있다.
유저들은 분노했고, 블리자드는 거기에 대한 대답으로 영혼을 거두는 자를 출시했다.
(엄밀히 말하면 전리품 2.0으로 본편만 있어도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결국 RPG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파밍형 RPG 게임의 근본은 뭔지에 대한 해답이 거기에 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를 좀 더 고품격의 무언가로 만들고 싶어했지만 유저들의 요구에 백기를 든 것이다.
'1에서 1을 더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그럼 그렇게 해.'
파밍 게임이니까 파밍이나 하라고.
노가다 게임이니까 노가다나 하라고.
어차피 뇌 비우고 계속 숫자를 더할 뿐이지만 좀 더 쉽게, 다양하게, 으헣헣 즐겁게 덧셈을 하라고 살짝 손 댔을 뿐이다.
여기서 쉽다는 건 난이도를 말하는 게 아니라 편의성을 뜻하는 거다.
뭐, 난이도도 실제로 쉬운지라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팅을 해서 자기도 모르게 균열 고단을 가고 그렇게 된다.
이 덧셈의 개념이 너무 노골적이라서 마치 품위를 내려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 더하기 1 밖에 없는 걸 과연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런데 RPG 게임의 민낯이 원래 이런 거다.
스토리와 PVP와 온갖 거추장스러운 시스템이 덕지덕지 달라 붙어 있을 뿐, 그것들을 다 해체하고 나면 이런 모습이 된다.
와우의 살을 바르고 뼈만 남기면 디아블로가 된다.
정작 디아블로의 균열 시스템은 쐐기라는 이름으로 와우에서 잘 써먹고 있다.
* 기어스코어 달린 파밍 게임이 결국 1에 1을 더하는 과정이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그 순간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3이 되고 4가 되고 5가 된다. 더욱 커진다.
게임의 품격? 택티컬? 다 부질 없다.
보스가 특별한 패턴도 없는 게임에서 어디에 품격이 있고 전략이 있단 말인가
그런 건 그냥 윗선에서 오더가 내려오는대로 양산형 게임을 만들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반발심일 뿐이다.
개발진들이 어느 정도 내려놓고, 좀 더 유저의 시각에서 게임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지금의 디비전은 1에서 1을 더해봤자 계속 1일 뿐이다.
아니, 적들은 계속 강해지니까 상대적으로 나는 더 약해진다.
렙업하고 좋은 템을 꼈는데 괴상하게도 마이너스가 된다.
디비전 시리즈에 애정이 있는 사람 중 일부는 디아블로 같은 게임과는 다른,
디비전만의 까리한 느낌에 우월감을 느끼는 이가 있을 것이다.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
확실히 디비전의 세계는 독보적인 면이 있다.
다른 루트 슈터는 우주 나오거나 방방 날라댕기는데 이건 현대 기반이라서 대체가 안 되니까.
하지만 아이템에 레벨 붙인 순간 디비전도 결국 디아블로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날 수 없는데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으니 만드는 놈이나 하는 놈이나 서로 곶통 받을 뿐이다.
개발자도 게이머도 디아블로 '따위'와는 다른 무언가를 꿈꾸는 중이다.
개발자와 게이머의 생각이 일치하면 보통은 행복한 상황이어야 하는데 디비전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게 참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디비전 요원들은 매시브와 유비소프트 욕을 하고 있다.
그들은 다이아몬드보다 단단한 적들의 뚝배기를 깨기 위해 마우스를 죽어라고 딸깍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들은 금강불괴를 시전하며 달려와서 휘리릭 빠따를 휘두를 것이고,
한 대 맞으면 얏삐! 라는 단말마를 외치며 죽겠지.
부서지는 건 내 뚝배기이거나, 아니면 내가 쓰는 마우스일 것이다.
이건 무슨 캡틴큐 같다.
맛은 모르겠고 그냥 취하려고 마시는 거다.
크으, 디비전에 취한다.
<특징>
총 쏘는 오픈월드 디아블로
<장점>
끝내주게 멋있는 설정들.
뛰어난 그래픽과 분위기.
루트 슈터들 중에서 유일하게 우주가 안 나오고 현대를 배경으로 함.
<단점>
복잡한 시스템.
지루한 전투 메카닉.
스토리가 없음.
아픈 게임이 아니라 만들다만 게임이라 해야...
디비전의 단점을 모두 정확히 짚었네요. 그래도 총쏘는맛과 분위기가 좋아서 가끔 생각납니다.
아픈 게임이 아니라 만들다만 게임이라 해야...
그나마 제대로 만든건 1의 확장팩 서바이벌임 한정된 시간 + 고립이라는 테마를 게임 시스템으로 제대로 녹아낸 부분이죠 그래서 2편 본편에서 실망감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확팩이 나온다 했을때 잠시나마 기대를 품었는데 연출 똥망에 스토리 개노잼인 주제에 와! 흑막 등장! 아론키너! 이러는거 보고 미련없이 접었음 아니나다를까 확팩 출시하니까 더 심하게 뻥뻥 터지더만요 지들이 뭘 잘하는지. 뭘 할수있는지. 이런걸 모르는 놈들이 개발했으니 불을 보듯 뻔한 결과였죠
2하거 접음 이 시리즈 물론 블리치 핵 때문에 1달 정지로 강제 퇴역 당했지만 글리치핵 덕분에 시원하게 블랙터스크 썰어버려서 속이 후련함 아 그놈의 멍멍이 로봇과 터넷 절라 쎄서 진짜 ㅋㅋ
벨런스라는 개념 조차 없이 게임을 만들어 내는 녀석들이라 bts장갑 나오고 딱 일주일 뒤에 희망을 보지 못하고 접었습니다. 사실 머든 단점을 싸잡아 먹는 총기간 벨런스 그리고 쓸모도 없는 스킬들.... 좋아질 가능성을 못봤습니다. 독수리 레이드만 딱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공감합니다
마지막 프레드릭 시새발끼 추
디비전의 문제는 ㅈ같은데 대체할 게임이 없다는거.... 결국 해야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