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애니화가 되면 원작충실재현이 기본인데 반해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원작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각색에 대해 의외로 저항이 별로 없었던거 같습니다. 패트레이버도 대표적인 사례로 구OVA+극장판, TV+신OVA, 만화책이 모두 저마다의 스토리를 가지고 진행되고 여기에 소설판이 각 캐릭터들의 백그라운드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했으니까요. 어느덧 35년이 된 패트레이버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시대감이 느껴지는 점을 제외하면 오히려 사회생활을 하는 지금 내용이 훨씬 와닿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형사물의 껍데기에 내용은 사실상 월급쟁이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였으니... 특히 샤프트 엔터프라이즈의 우츠미 과장은 단순히 애니의 범주를 넘어 드라마, 영화, 소설과 같은 포맷을 다 합쳐서 개인적으로 디자인이 굉장히 잘된 악역으로 기억에 남구요. 몇 년전부터 신작도 기획중인데 과연 얼마나 시대상을 읽어내고 메시지를 던질지 걱정반 기대반입니다.
패트레이버는 작품 시작부터 유우키 마사미의 원안을 토대로한 공동 창작 작품이고 분업화가 되어 각 매체별 담당자에 따라 개성이 잘 드러났죠. 그러다보니 이즈부치 유타카와 오시이 마모루가 서로 대놓고 디스하고 다니는 사태까지 가기도 했구요. 귀한 콜렉션 잘 봤습니다~
오시이 마모루의 코미디 센스는 꽤 좋아하는 편인데 실사에 너무 오랫동안 집착하면서 길을 잘못 든 거 같아 참 아쉬워요. 이젠 실사작품의 프로덕션 예산이 넘사벽으로 진입해서 그런지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돌아왔지만...
컨디션 그린...약속의 토지에...아직도 기억에 남네요...ㅎㅎ
요즘 팝 뮤직의 프로덕션이 8, 90년대의 비트를 현행 기술로 재해석하는게 트렌드라서 주제가나 BGM에 사용된 드럼머신, 신디 베이스 사운드가 오히려 시대에 맞는 느낌마저 들 지경이죠
로봇물의 외피를 둘러쓴 오피스 시트콤 ㅋㅋㅋㅋㅋㅋ
코미디도 잘 하면서 진지한 드라마도 동시에 소화해낸 걸출한 작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