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앞에 올린 와일드 바이슨과 마찬가지로 이번 조이드 와일드 콘테스트 출품을 위해 작업한 여우들입니다.
<조이드 와일드 제로>에 등장하는 개틀링 폭스입니다. 모터 구동을 버리고 반고정형의 액션 스테츄 스타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태엽이나 모터로 움직이는 대부분의 조이드는 그 가동구조의 재미와는 별개로 '가동'을 위해 다소 뻣뻣한 자세를 취하는 동시에 실제 동물과는 일부 다른 구조로 설계되기도 합니다. 조이드로 작업을 하면서 몇가지 맥락을 두고 있는데, 이번 개틀링 폭스는 그중에서도 '고정포즈로 가급적 원 모티브가 된 동물의 특징적인 자세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본다'는 유형의 작업입니다.
가능하면 베이스와의 접속부도 보이지 않게끔 작업을 하고 싶었지만 멀리 뛰는 기체의 경우 어쩔 수 없이 축이 좀 보이긴 하네요.
축 하나로 베이스에 고정하는 걸 전제한지라 다리의 빈 곳도 퍼티로 채우는 대신 싹 갈아내어 평탄화한 뒤 부품을 붙여 가며 디테일을 잡아줬고, 기어박스에서 모터도 제거해서 가급적 가볍게 만들어 줬습니다. 고정방식에 대해선 앞으로도 고민을 좀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멀리 뛰는 기체의 경우 자세를 살짝 삐딱하게 놓을 걸 상정하고 목 부분을 비틀었는데, 꽤 번거로웠던 데 비해서 그리 효과가 크진 않은 듯 합니다.
한마리로 극적인 포즈를 연출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복수의 기체가 나와서 살짝 다른 자세로 서로를 보완해주는 형식도 좋아합니다.
제품에 들어있는 고무캡 대신 카페 매니저님께서 3D로 출력해서 나눠주신 걸 사용했는데 디테일과 모양이 꽤 좋습니다.
조이드 특유의 하드포인트(보통 3mm, 5mm가 적당히 분포되어 있습니다)는 다소 완구같은 인상을 주는지라 어지간한 건 다 밀어버리고 시판 옵션파츠나 직접 만든 리벳으로 적당히 꾸며줬습니다. 리벳은 불에 녹인 러너를 반구형태로 찍어낸 뒤 따내서 쓰는 고전적인 방법을 써서 만듭니다.
멀리 뛰는 녀석의 머리 부분. 와일드 시리즈 특징을 살린다고 눈을 은색으로 칠했는데, 나중에 어두운 색으로 수정할까 싶습니다. 마리 부분 디테일을 밀면서 걷어냈던 실린더와 동력선도 다 다시 만들어 붙여준 것.
뒷다리는 몰라도 앞다리는 실제 관절과는 살짝 꺾이는 지점이 다른데, 적당한 각도를 고려해서 아주 어색하진 않게 만들어 줬습니다.
헌터 울프도 그렇고 개틀링 폭스도 그렇고 처음엔 그리 관심을 줬던 조이드가 아닙니다만 막상 만들면서 보니까 제법 매력이 있네요.
잘 계산했으면 베이스와 뒷다리의 연결축도 안 보이게 할 수 있었을텐데 싶어서 조금 아쉽네요.
다음은 움츠린 녀석. 만든이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 동세는 이쪽이 더 좋긴 합니다.
채색은 헤어 스프레이를 이용한 아주 약간의 벗기기 외엔 평소대로 했는데, 흘러내린 기름때 같은 건 조금 더 해줄걸 그랬나 싶어요.
특징적인 무장인 개틀링의 경우 고정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각도의 조정 정도는 가능합니다.
완전 측면에서 보니 나름 신경써서 꺾은 반대쪽 다리가 아예 안 보이는지라 어째 무슨 비보잉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이정도 각도는 돼야 의도했던 동세가 역보이는 것 같군요.
일정에 맞추느라 조금 타협한 부분들이 없지 않은데, 어차피 마감은 지났으니 천천히 좀더 손봐줘도 좋겠죠.
헌터 울프도 그렇고 와일드 시리즈 개과 조이드들 인상이 어째 좀 벙벙하달까 위아래로 한치수 길달까 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이 각도만큼은 참 잘 생긴 것 같습니다.
사진찍는 요령이 신통찮아서 찍을때마다 색감이 조금씩 달리 보이는군요;
동세의 표현 면에서라면 이정도 각도가 제일 마음에 듭니다. 컹컹캥캥 후다닥.
이렇게 일단락해서 콘테스트의 '아트페인팅' 부문에 출품했는데, 객관적인 완성도와는 별개로 즐겁게 작업한 터라 좋았습니다.
- EST였어요.
와 자세가 역동적이라 진짜 멋있네요 잘보고가요
감사합니다!
우왕~ 얼핏 사륜안으로 보이는 눈~
게다가 여우!
살아있는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발목각도를 몇도로 잡느냐에 따라 동세가 휙휙 바뀌는데, 그 절묘한 부분을 아주 훌륭하게 잡아내신 것 같아, 엄청난 포즈고민이 있었을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미묘한 차이에 의해 분위기가 꽤 달라지더라구요. 고민은 많이 했는데 다른 것들 만들때 도움이 될까 모르겠습니다.
역동감이 어마어마하네요. 두 마리를 배치하신 것 정말 탁월한 선택인 듯합니다. 떼지어서 몰려오는 느낌도 있고, 어떻게 보면 한 마리의 바로 전 동작, 바로 다음 동작을 한꺼번에 본다는 느낌도 들구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여럿을 함께 배치하면서 처음부터 계산에 넣은 건 아닌데(그 이전에 떼샷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작업하면서 여러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그런 효과가 제법 괜찮더라구요.
더스토리에 나오신 분 맞나요 ? 뭔가 작례가 그런느낌이... 역동적이네요
앗 쑥스러워서 따로 링크 같은 건 안 올렸는데... 말씀대로 더스토리에 얼마전 출연했습니다^^;
오.. 최근에 드라이 팬서를 아들에게 사줬는데 게틀링 폭스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요즘 구샥 사달라고 해서 쇼핑몰 뚫어져라 세일만 노려보는중.. 멋지게 만드셨네요
드라이 팬서도 이쁘죠. 라인도 좋고 연동기능도 재밌고... 구삭은 요즘 물건이 별로 없는지(묘하게 몇몇 제품들이 한번씩 그러더라구요. 일찌감치 사라져 버린 데스 렉스, 그라키오사우루스, 헌터 울프는 논외로 치고) 프리미엄이 좀 높게 붙어있던데 잘 알아보시고 아드님 사주시면 좋겠습니다^^
첫짤 뒷다리를 못봐서 이건줄 알았어요 ㅋㅋ
하하하하 오랜만에 보는 짤이군요! (근데 사실 반대쪽 다리 안 보이면 실루엣은 은근 비슷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