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볼 깎는 아재 유리달입니다. 2024년의 첫 공놀이를 가져왔습니다~
이번에는 귀하다는 한정 이글루판 볼과 함께 구판의 1/250 볼도 가져왔습니다. 이 둘을 어떻게 엮어보려는 생각이 아주아주 오래 전부터 있었거든요.
먼저 144 볼의 등판을 갈아내고 빌드 옵션 스컬 웨폰의 추진부를 가져와 달아보기로 합니다. 근데 이거 크로스본 건담 마오의 백팩과 똑같은 줄 알았더니 스러스터 노즐이 추가된 거네요? 필요한 부분만 디테일 추가해서 따로 팔아주다니 정말 땡큐~ 그대로 가져다 붙이기엔 각이 안 나와서 굴절 관절 부품은 다른 데서 가져왔고요.
이게 나름 고기동형이라는 설정이라서 좌우 측면에 자세제어용 모터를 네 개씩 추가합니다. 기성 옵션 제품을 쓰면 빠르겠지만 같은 사이즈를 여러 개 쓰려면 비용도 조금 들겠기에 남아도는 볼의 노즐을 작게 다듬어 자리를 만들고 그 안에 프라봉을 가공하여 박아 넣다보니 시간이... -ㅅ-
설정상(또냐) 실험기라서 무장은 달아주지 않으려다가 너무 허전해져서 구색만 갖출 적당히 작은 걸 찾아보다 30MM 소형 양산기의 체인건을 둘 묶어 볼 K형의 연장포 비슷하게 만듭니다. 친숙한 형태지만 사이즈는 절반 이하!
이것들을 모두 붙여 큰 녀석의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무장이 너무 크면 고기동형이라는 경쾌한 인상이 둔중해질 터라 이 정도면 적당하지 싶네요. 정말 단순한 조합이지만 왕년의 초안은 팔도 없고 무장도 없이 정말 뭣도 없었다보니 상대적으로는 많이 꾸며준 겁니다요. ^ㅁ^;
이제 작은 녀석의 차례. 앞 뒤판 두 짝으로 만들어지는 구판 1/250 볼의 이 기본형을 그대로 쓰기로 합니다. 다만 노즐과 일부 디테일 류는 너무 구식이라 쪼금 바꿔줘야 하겠네요.
하부에 들어가는 노즐과 모터 뭉치는 무성의하기도 하고 너무 많기도 해서 싹 밀어내고 새로 박아줍니다. 상부에도 C형 비스무리하게 자세제어 모터를 추가하고 후방 메인 스러스터도 경사를 주어 밀어낸 뒤 볼의 메인 노즐을 한 치수 작게 다듬어 집어넣구요. 와 프라봉 작업을 이렇게 많이 할 줄 알았으면 그냥 황동 파이프 사다 잘라 쓰는건데. -ㅅ-
전방에 센서와 롤 바를 추가하고 양 팔의 기부에 무장이랍시고 역시 프라봉에 구멍 뚫어 넣으면 작은 녀석도 완성? 똑같이 한 마리를 더 만든 뒤 정수리의 구멍을 다듬어 자석을 하나씩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큰 녀석의 후방 부스터의 한 쪽의 내부를 뜯어서 적당히 자리를 만든 뒤 철판 쪼가리를 집어넣는 거죠.
그리하여 대망의 합!체! 부스터 길이가 약간 모자라서 앞뒤로 약간씩 다듬긴 했지만 요행히 얼추 어울려 보이...나요?
기본색은 흰색과 옅은 회색의 투 톤으로 갑니다. 모종의 이유로 파란색 줄무늬를 넣어야겠는데 시판 데칼을 찾아봐도 빨간색 노란색만 많지 파란색은 잘 없어서 결국 마스킹 고고~
그러나 서투른 마스킹 스킬과 분사압 높은 캔스프레이의 환장의 콜라보로 인해 삑사리 만발! 크게 미스난 부분은 사포질 후 땜빵하고 작은 녀석은 음각 몰드 안으로 붓질을 합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마무리해서 완성!
일년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U.C. 0079년 말 지온 공국군이 투입한 뉴타입(이하 NT) 전용의 사이코뮤 탑재 기동병기들은 비록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으나 지구 연방으로 하여금 큰 출혈을 강요하였다. 이에 RX-78NT-1 등 NT 파일럿에 맞추어 반응 속도를 올리는 정도가 고작이었던 연방 측도 공국군의 NT 대응기들과 같은 올 레인지 병기 개발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NT에 대한 이해도 연구도 부족한 상황에서 개발된 RGM-79ARA 짐 저글러는 별도의 전담 사수가 원격 조작하는 눈속임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운용 조건이 까다로워 실패기에 다름 아니었으므로, 이 프로젝트는 핵심 유니트인 유사 비트 병기가 RB-79 볼에 기반하는 이유로 군수사령부 내 볼 전담 부서인 구체 응용 연구소, 통칭 섹션 B로 이관되었다.
고기동 시험기 RBX-79HM은 NT 또는 그에 준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보이는 에이스급 파일럿의 군사적 이용에 대해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었다. 하나는 근미래 예측에 가깝다고까지 하는 NT의 경이적인 감각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체의 즉응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것, 다른 하나는 공국군 NT 대응기가 구사하고 있는 올 레인지 병기를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RBX-79HM B 서머너는 새로운 기동 체계를 가진 모기(母機)와 유사 비트 병기로 개량된 자기(子機, 통칭 볼 비트)로 구성되며 모기 후방에 볼 비트 2기를 종렬로 수납한 기구는 비비탄(Ball Bit TANdem storage, 볼 비트 탠덤 스토리지) 시스템으로 칭해진다.
본기의 설계는 전쟁 말기 투입되었던 RB-79-Bst B 부스터에 RGM-79ARA 짐 저글러의 볼 비트를 대응시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였다. 네 개의 유니트로 분리 독립된 부스터는 하나하나가 추진제 탱크와 직결된 스러스터이자 볼 비트를 수납 고정하는 도킹 베이의 기능을 수행한다.
작전 주역으로 이동한 후에는 부스터를 전개하여 볼 비트를 분리 사출하며 사출된 볼 비트는 가까운 거리에서 모기의 유도에 의해 뒤따른다.
짐 저글러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레이저 통신의 특성상 쌍방 사이에 장애물이 없어야 하며 모기의 좌표가 고정되어야 한다는 데 있었다. RB-79의 기능을 그대로 축소한 B 서머너의 볼 비트는 모기와 레이저 통신을 주고받는 무인기라는 점에서 짐 저글러의 것과 일맥상통하나 사수의 지속적인 유도 없이 목표가 지정되면 탑재된 AI가 자율적인 판단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독자적인 센서와 추진부 및 제어부를 갖추어 기동하는 볼 비트는 목표가 침묵한 뒤 다시 모기와 통신을 시도한다.
순항 상태에서 후방으로 추력을 집중시켰던 부스터는 十자 모양으로 전개되어 기동성을 극대화하였다. 기체의 무게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스러스터는 소량의 분사만으로도 신속하고 효과적인 가감속 및 방향 전환을 이루었고 본체 표면을 뒤덮다시피한 자세제어용 모터와 맞물려 순간 이동에 가까운 기동도 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그러한 움직임을 파일럿의 신체가 버티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다.
사실상 기술 실증기인 B 서머너는 상정된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 본체와 비트 모두 융합로 설비와 빔 병기를 싣지 않고 검증된 90mm 기관포를 무장으로 탑재하였다. 볼 비트가 순조롭게 전개 작동할 경우 B 서머너 1기는 산술적으로 통상형 볼 3기 분의 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실제로 외양 또한 흡사하므로 적성 기체의 센서는 볼 3기로 인식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미놉스키 입자가 산포되어 상호 통신이 봉쇄된 상황에서 AI가 통제하는 볼 비트들의 상호 연계는 결코 녹록지 않았다. 같은 타입 같은 버전의 AI를 사용함에도 좌표와 환경이 다른 양 비트의 계산과 경로는 서로 다르기 일쑤였으며 그에 따라 서로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고 상대의 사선에 들어가는 일도 발생하였다.
B 서머너의 형식 번호의 HM은 흔히 Holy Mother의 약칭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시험 도중 손상된 볼 비트를 회수하여 귀환하는 B 서머너의 모습을 본 어떤 스태프가 뇌까린 단어가 잘못 퍼진 것으로 실제로는 단순히 High-Maneuver를 의미한다고.
아군 오사의 위험은 시스템의 개량을 통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해도 한 번 공격에 들어가면 목표가 침묵할 때까지 철회할 수 없다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컸다. 이에 더해 따로 진행되던 연방의 차세대 무인기 개발마저 시스템 폭주 및 해킹의 위험으로 인해 취소되면서 B 서머너의 시험 또한 중단되었다. 이후 연방의 비트 병기 개발은 AI의 보조와 함께 유선 연결로 상호 통신을 확보하는 인컴(Incom)으로 발전한다.
볼 비트의 운용 시험이 중단되었음에도 B 서머너의 일부 개념은 후대로 이어지니, 썬더볼트 주역에서 활약한 B8형 볼 고기동형은 B 서머너 본체의 간이 양산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약 50년 후 목성 전쟁에서 활약하는 F97(또는 XM-X) 시리즈의 추진 시스템이 B 서머너의 십자형 부스터로부터 영감을 얻었다는 설이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는다.
(오래 전의 B 부스터 이야기는 여기, 썬더볼트 볼 이야기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
연방의 실질적인 뉴타입 관련 연구는 종전 후 공국의 플라나간 기관의 자료들을 접수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 자료를 입수한 섹션 B에서는 이론의 검증과 해석을 위해 사이코뮤 장치를 볼에 이식하였고, 이는 북미의 오거스터나 아시아의 무라사메 등 본격적인 뉴타입 연구소들이 발족하면서 연구 데이터와 함께 제공되었다...
그 뒤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to be continued!
마스킹으로 인한 단차와 미스를 깔끔하게 수정하기 귀찮아서 확대경도 안 쓰고 그냥 설렁설렁했더니만 결과물이 아주 그냥.. -_-;; 그래도 십수 년 전 B 파이터 시절에 구상했던 걸 이제라도 만들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싶습니다. 도색 패턴은 개념이 비슷한(?) MSV의 MSN-01에서 따온 뒤 라인 색상만 붉은색에서 푸른색으로 바꾼 거구요(너무 똑같으면 재미없는 데다 또 성스러운 어머니(...)의 상징색이 푸른색이라서^^;;), 무장 자리에 레이저 통신 장치랍시고 헤일로까지 달아보려다 오버인거 같아 관뒀구요. 아무튼 이건 끝났고, 뉴타입용 실험기인 RBX 시리즈는 하나 어쩌면 둘이 더 계획되어 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제작 대기줄이 너무 길어서 언제 만들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ㅁ=
믿고 보는 공놀이!
믿고 보는 공놀이!
언젠가 멋진 도끼를 발등에 선물할 지도 모릅니다!?
와! 진짜 멋지다!! 반다이에서 연락 올지도?
안그래도 꼬인 설정 더 헷갈리게 만든다고 연락 올지도요;;
무조건 추천!!
와 소싯적부터 구경하던 두영님께서 추천하신다니 황송합니다~
우주는 볼이 전부 지키는 것 같습니다.ㅎㅎ 이번에도 멋진 작품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설정 크기를 절반으로 줄여서, 저게 1/72 스케일 정도라면 더욱 현실성이 있겠지만.. 18미터급 MS가 주인공인 우주세기에서는 역시 무리겠네요. ^^;
언제나 기성품같은 깔끔한 빌드 멋져요! 저게 나중에 빅랭같은 모함급으로 진화하면 좋겠네요 ㅋㅋ
어 그러고보니 역할이 빅랑과 닮은 부분도 있네요? 근데 걔는 정말 전함 사이즈라;;;;
우와...이분 작성글 봣는데 볼에 진심이신 분입니다....ㄷㄷㄷ
네? 제가 뭘 어쨌다구요?? ^^;;;;
세계관 확장 최고봉! 잘 봤습니다! -juNo-
모든길은 볼로 통한다
어미볼과 새끼볼들...이건 아무리 봐도 아이구 내 새끼 우쭈쭈~ 아닙니까??
뭔가 볼 군체 버전같군요 "나는군단이다."
실력이 엄청나시네요 저도 볼 마니아 입니다 ㅎㅎ 작은 볼은 어떻게 구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