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행] 후쿠이현 - 푸른 바다와 전통 문화를 지켜온 고장의 이야기 2일차

[Jeker]

저녁과 마찬가지로 개인실에서 먹게 되는 츠루야의 아침상입니다.
말린 홍가자미를 직접 구워먹고, 차왕무시, 유바, 가지 조림 등이 차려졌네요.
그리고 온천수로 쑨 죽이 나왔는데 너무 맛있더군요.

별도로 쌀밥과 바지락 된장국도 나옵니다.
살짝 알싸한 맛이 나서 좋네요.

2일차 일정을 시작해봅니다.
첫번째 목적지는 타키단지(MAPCODE : 264 182 026*03)에요.

사찰 입구의 대각선 앞쪽에 승용차용 무료 주차장, 입구 옆쪽에 대형 주차장이 꾸며져 있습니다.

사찰 입구의 좌측에 보이는 붉은 지붕의 건물에서 배관료를 지불하고 참배로를 따라 나아갑니다.

타키단지는 기슈 네고로지(와카야마현에 있는 신의진언종의 총본산)의 학승, 에이켄 대사에 의해 1375년에 개산되었습니다.
다이묘 아사쿠라 가문, 후쿠이 번주, 마루오카 번주 등 역대 영주들의 기원소로서 보호받아 왔다고 하네요.

타키단지의 안내도입니다.
중앙의 참배로를 따라 주요 건물들을 둘러본 후, 서쪽으로 빠져서 보물전(좌측 중앙의 건물), 연못을 보면서 나가시면 되요.

참배로는 삼나무, 동백나무로 둘러쌓인 돌담길로 꾸며져 있어서 독특한 매력을 풍기네요.
군데군데 세워진 작은 석불을 관찰하면서 산문으로 향합니다.

종루를 겸하고 있는 산문의 모습입니다.
편액은 1687년에 진언종 지산파의 총본산인 지샤쿠인의 운쇼 승정이 쓴 것으로 산호인 마니호잔(摩尼宝山)이 적혀 있어요.

산문을 통과하면 이정표를 따라 가장 좌측의 입구를 통해 본당으로 들어가서 둘러보게 됩니다.
스님이 잠시 설명을 해주시는데 제가 가진 캐논 카메라의 어원이 칸논(관음의 일본어 발음)이라는 재치 있는 설명도 해주시더군요.

본당 내부와 이어진 관음당에서 산문쪽을 바라보면 삼나무와 이끼, 돌로 꾸며진 석정(石庭)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바위는 마음 심(心) 자 형태로 배치되었다고 하네요.

본당의 뒷편에는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정원이 꾸며져 있어요.
1700평에 달하는 정원의 일부만 볼 수 있는데 전나무, 금송, 구실잣밤나무 등을 배경으로 연못과 석등이 꾸며져 조화를 이룹니다.

본당을 나와서 보물전(무료)도 들려봅니다.
국보로 지정된 꽃문양 경쇠(타악기의 일종)를 비롯해서 불상, 불화, 고문서 등을 구경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용천정(龍泉庭)이라는 정원처럼 꾸며진 연못이 있어요.
여의주가 용천의 연못 근처에 떨어졌다는 타키단지 개산의 전설을 참고하여 만들었다는 설명입니다.

다음은 찐빵의 일종인 사카만쥬 전문점, 코야마야를 찾아갑니다.
이 가게는 전용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미쿠니 미나토 공공주차장(MAPCODE : 264 153 363*27)을 목적지로 설정해요.

주차장에서 대로변으로 나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코야마야의 건물이 보입니다.
원래는 가장 유명한 가게인 니시사카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임시 휴업이더군요;

미쿠니 미나토 공공주차장(사진의 좌측 공간)의 모습입니다.
무료 주차장이에요.

대로변으로 나오면 바로 대각선 길 건너편에 니시사카의 건물이 보입니다.
이곳 미쿠니항에서 사카만쥬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무렵의 독특한 제조법을 그대로 사용해서 만든다고 하네요.

제가 방문한 또 다른 사카만쥬 전문점인 원조 코야마야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코야마야 센스도(小山屋 扇子堂)로 창업 100년 이상의 전통을 이어온 가게에요.

사카만쥬는 찹쌀과 누룩으로 만든 감주를 숙성시킨 후, 밀가루를 첨가해 반죽을 만들고 다시 발효숙성해서 찌는 형태로 만들어져요.
그리고 가게명의 첫글자나 창업자 이름의 첫글자를 소인하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코야마야는 첫글자 '扇'를 소인)

참고로 사카만쥬 자체는 홋카이도~오사카를 오가는 무역선의 선주가 기항지마다 전수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존재합니다.

직접 사서 먹어보았습니다.
희미한 술 냄새가 나는데 말랑말랑한 찐빵의 식감과 함께 상당히 달달한 팥앙금의 맛이 느껴지네요.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타카스 온천 국민숙사 타카스소(MAPCODE : 560 772 009*25)입니다.

타카스소는 1969년에 후쿠이시에서 설립한 온천이 딸린 관광숙박시설로 2014년에 한 차례의 리뉴얼을 거쳤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숙박시설답게 상당히 저렴한 숙박요금과 함께 멋진 바다 풍경, 신선한 온천의 3박자가 어우러진 좋은 시설이죠.

저는 당일치기 입욕으로 온천만 이용했어요. (욕실은 로비의 아래층에 위치)
대욕실에 들어서면 희미한 유황 냄새가 나는 투명한 온천수가 반겨줍니다.
나중에 증설했기 때문에 욕조를 가로질러 가야하는 이상한 구조지만 노천탕도 따로 꾸며져 있어요.

입욕해보면 엄청 미끌거리는 촉감이 느껴집니다.
게다가 가온, 가수, 순환, 여과, 살균을 일절하지 않은 100% 원천 그대로를 즐길 수 있어서 신선했어요.

푸른 바다가 좀 더 가깝게 보이는 노천탕은 수온도 따뜻한 정도라서 오래 입욕하기 좋았네요.
숙박해서 제대로 즐겨보고 싶었지만...1인 숙박이 안되는 곳입니다;

온천의 천질은 pH 9.13의 알칼리성 단순천입니다.
주요 성분 함량은 황산 181.9 mg, 메타규산 41.4 mg으로 적지만 후쿠이현에서는 귀한 100% 원천이 감사할 따름이에요.

다음 방문지는 마루오카성(MAPCODE : 63 828 875*45)입니다.

성터의 바로 옆에 무료 주차장이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관광 정보 센터, 역사 민속 자료관, 기념품점 등의 시설들이 존재해요.

마루오카성과 주변 안내도에요.
주변에 무료 주차장이 많이 존재하고, '일본에서 가장 짧은 편지의 관'이라는 유료 시설도 있어서 들려볼만 합니다.

돌계단을 따라 4분쯤 걸어올라가면 매표소가 나옵니다.
좌측의 건물에서 요금을 지불하고 언덕길(사진 속의 사람들이 내려오는 길)을 올라가면 천수각이 바로 보여요.

일본에 현존하는 원형 그대로의 12곳 천수각중 하나인 마루오카성 천수각의 모습입니다.
오다 노부나가의 명령에 의해 가신인 시바타 카츠이에가 조카인 카츠토요에게 짓게 해서 1576년에 완성된 성이라는군요.
그리고 4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심어져 있어서 4월의 만개한 풍경이 환상적이라는 일본 100대 벚꽃 명소이기도 해요.

옛날 그대로의 모습이다보니 최상층인 3층까지 올라가기위한 계단이 많이 가파릅니다.
로프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올라가보아요.

최상층의 모습입니다.
올려다보면 천장판이 없어서 지붕의 골조가 그대로 보인다는 점이 특이해요.

천수각에서 보이는 경치에요.
논밭으로 둘러쌓인 저층 주택가가 펼쳐진 시골의 풍경이군요.

점심 식사를 먹기위해 타케다의 유부 타니구치야(MAPCODE : 63 865 427*11)를 목적지로 정합니다.

일본 유일의 유부 전문 레스토랑이라 불리는 1925년 창업의 타니구치야입니다.
어찌나 인기가 많은지 가게가 외진 산간지방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평일에 줄서서 먹어야할 정도였어요;

타니구치야는 창업 당시의 오래된 전통제법을 고집하는데 재료의 선정부터 남다릅니다.
국내 유통량 0.2%의 홋카이도산 유채기름, 눈으로 숙성시킨 천연 간수, 미네랄 함량 15% 이상의 천연소금 등을 사용한다는군요.

별도의 판매 코너에서는 유부, 비지, 두유, 두부, 유부 카레 등의 다양한 콩 가공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메뉴판중 한면인데 세트 메뉴는 유부와 무엇을 함께 먹을 것인지를 고른다고 보시면 되요.
물론 각각의 요리를 단품으로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유부는 길이 13 cm, 두께 3 cm, 무게 300g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해요.
추천 식사법이 있는데 1. 그대로 먹는다 2. 소금에 찍어 먹는다 3. 전용 간장과 유자 폰즈를 갈은 무와 섞어서 올려 먹어봅니다.

제가 고른 세트 메뉴는 선택할 수 있는 소프트 드링크가 포함되어 있어서 두유를 골라봤습니다. (커피, 주스, 무알콜 맥주도 가능)
...두유에서는 시궁창 냄새같은 역한 냄새와 맛이 느껴져서 시럽을 넣어서 겨우 마셨네요;
아무런 가공을 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두유같은데 저한테는 너무 장벽이 높았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는 모든 요리가 포함되어 있는 아게 이치마이 나고미 고젠(あげ1枚和御膳)입니다.
대형 유부, 두부까스, 타키코미고항(일본식 영양 솥밥), 에치젠 오로시소바, 두부 튀김, 연두부의 구성이군요. (이후 디저트도 나옴)

유부의 겉은 약간 딱딱하면서 바삭한데 속의 흰부분은 탄력이 강하면서 고소한 맛이 느껴져서 너무 맛있었습니다.
유부는 유부초밥이나 국물요리 고명으로만 먹어봤는데 이렇게 단독 요리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니 대단하네요.

후쿠이현의 또 다른 향토요리인 에치젠 오로시소바는 메밀가루와 강력분을 섞어 면을 뽑습니다.
고명으로 올린 갈은 무 때문인지 쓴맛이 강했고, 면발도 그다지 맛있지는 않았네요.

영양 솥밥과 두부까스는 무난한 맛이었어요.

디저트로 무난한 롤케이크 한 조각이 나왔습니다. (아이스 커피는 별도로 시킴)
여기까지 다 먹으니 엄청나게 배불러서 원래는 두유 소프트크림을 먹고 싶었는데 포기할 수 밖에 없었어요. ㅠ

다음으로 찾아갈 곳은 에이헤이지(MAPCODE : 63 507 315*63)입니다.
맵코드의 위치는 대본산 에이헤이지 유료 주차장이니 참고하세요.

에이헤이지는 별도의 주차장이 없기때문에 주변의 유료 주차장들을 이용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공용 or 사설 유료주차장과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무료 주차가 가능한 가게 전용 주차장이 많으니 선택하시면 되요.

제가 주차한 대본산 에이헤이지 유료 주차장에서는 상점가의 언덕길을 따라 5분을 걸어올라가면 에이헤이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참배객의 인파가 상당했는데 후쿠이현 여행으로 방문한 명소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빈 곳이 아닐까합니다.

전국 14,713곳의 사찰(2017년 기준)과 350만 내외의 신자를 보유한 불교 조동종의 대본산, 에이헤이지의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1244년에 도겐 선사가 다이부츠지(大仏寺)를 창건했고, 2년후에 개칭한 것이 현재의 에이헤이지라고 하네요.

참고로 조동종은 다른 종파와는 달리 대본산이 2곳 존재하는데 다른 한 곳은 카나가와현에 위치한 소지지(總持寺)입니다.

에이헤이지의 전경도입니다.
부지면적 33만평, 건축물 70여곳의 광대한 규모를 자랑해요.
좌측 하단의 통용문(通用門)부터 건물 내부를 따라 둘러보게 되는데 이정표가 곳곳에 세워져 있으니 따라가면서 견학하시면 되요.

쵸즈야에서 손을 씻고 통용문으로 들어가는 사람들로 매우 붐비네요.
문을 넘어가면 바로 오른쪽에 배관료 수부처가 있으니 지불하고 들어갑니다.

통용문을 들어가기 전에 오른쪽을 보면 왕실의 사자가 방문할 때만 열렸다는 카라몬(唐門)이 보입니다.
거대한 삼나무와 초록빛 이끼의 계단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이 느껴지는군요.

에이헤이지 최고의 볼거리라면 뭐니뭐니해도 산쇼카쿠(傘松閣)의 천장화지요.
참배자의 대기실, 연수, 숙박을 위해 사용하는 시설인데 저명한 화가 144명이 그린 230장의 그림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다람쥐, 하얀 잉어, 검은 잉어, 푸른 사자, 하얀 사자의 그림 5장을 찾아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가장 안쪽편에 자리잡은 법당의 모습입니다.
다른 건물들은 사찰답게 불상이 놓여 있는 모습들이라서 따로 사진을 찍지 않았어요.
에이헤이지는 수 많은 신자들이 참배하는 대본산다운 분위기의 사찰이었네요.

다음 방문지는 에치젠 오노성입니다.
저는 카메야마 서쪽 주차장(MAPCODE : 240 523 783*01)을 이용했지만
느긋하게 관광하실 분들은 남쪽 제1주차장(MAPCODE : 240 523 701*78)쪽을 추천드려요.

오노성은 표고 249 m의 산인 카메야마의 정상에 세워져 있습니다.
주차장이 여러곳 존재하지만 모두 산 아래쪽에 있는 관계로 최대한 빨리 방문할 수 있는 서쪽 주차장에서 올라가기로 했어요.

오노성이 위치한 카메야마 공원의 안내도입니다.
서쪽 주차장에서의 길은 힘들고, 2곳의 남쪽 주차장은 주차 공간이 적어요.
남쪽 주차장이 만차일 때는 조금 떨어져 있지만 넓은 에치젠 오노 유이 스테이션의 주차장(사진에서 가장 우측 하단)을 이용하세요.

오노성으로 향하는 최단 루트인 서쪽 주차장과 이어진 계단의 모습입니다.
...꽤나 힘들었어요;

계단을 다 올라가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옵니다.
좌측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최단 거리 루트고, 앞쪽은 시간이 더 걸리지만 성의 정면 모습을 볼 수 있는 돌아가는 루트에요.

저는 '시간은 금이다'라는 속담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서 최단 루트로 올라가봤는데 또 계단이...조금 괴로웠습니다;
최단 루트로 가면 천수각의 입구까지는 빨리 도착하지만 볼품 없는 천수각의 옆면만 보이기때문에 그다지 추천드리지 않아요.

에치젠 오노성의 천수각입니다. (후쿠오카현에도 동명의 성이 있어서 구분을 위해 옛 지명인 에치젠을 붙입니다)

1575년의 오노군 폭동을 수습한 2명중 한명인 카나모리 나가치카가 포상으로 받은 땅에 짓기 시작해서 1580년에 완성한 성이에요.
하지만 여러 차례의 화재와 재건을 반복하다가 성벽만 남게 되었는데 1968에 기부를 받아 다시 재건한 것이 현재의 모습입니다.

성은 완벽한 복원이 아니라 남겨진 그림과 동시대의 다른 성을 참고해서 지어진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모의 천수각입니다.
내부는 평범한 자료관으로 꾸며져 있는데 최상층인 4층에서 보이는 풍경이 나름 근사하네요.
참고로 오노성은 가을~겨울철의 운해가 깔리면 하늘에 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천공의 성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내려갈 때는 멀리 돌아가는 루트로 가봤습니다.
도중의 벤치에서 보이는 시내 풍경도 멋지군요.

이번에는 에치젠 오노성의 근처에 위치한 일본의 명수 100선, 오쇼즈(MAPCODE : 240 523 531*03)를 구경하러 가봅니다.

목적지인 약수터의 바로 옆에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약간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있어서 바로 북쪽에 인접한 에치젠 오노 유이 스테이션에 주차 후 걸어가는 것도 괜찮아요.

주차장의 한켠에는 하부타에 교습소 흔적이라는 안내문이 보입니다.
하부타에(羽二重)는 전통적인 고급 견직물의 일종인데 직물 기술의 보급 향상을 위해 1894년에 교습소를 세웠다는군요.

참고로 후쿠이현을 대표하는 명과중 하나인 하부타에모찌(羽二重餅)가 이 하부타에를 본 뜬 부드러운 식감의 화과자에요.

이곳 오노시에는 강의 상류에서 침투한 눈 녹은 물이 지하수맥을 통해 솟구치는 복류수가 많은데 오쇼즈가 그 중 한 곳입니다.
옛날에는 특별히 번주의 밥 짓는 물로 이용되어 영주의 청수(殿様清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해요.

물맛이 그런대로 괜찮네요.
수온은 1년 내내 15℃ 전후를 유지하며, 현재는 지하 수위의 저하로 인해 사라졌지만 큰가시고기가 살았었다는군요.

다음 목적지는 러블리 목장 밀크차야(MAPCODE : 240 737 802*23)입니다.

러블리 목장 밀크차야는 카츠야마성 박물관의 입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성은 폐성 이후에 아무런 역사적 자료의 참고 없이 단지 히메지성을 본떠서 만든 모의 천수각일뿐이라서 방문하지 않기로 했어요.
주차는 가게 바로 앞에 있는 박물관의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러블리 목장은 1985년부터 방목하는 저지소(젖소 품종)와 양계장을 통해 생산된 유제품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업체입니다.
1995년에 세워진 밀크차야는 목장 직영의 신선한 유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에요.

가게에서는 소프트크림을 비롯해서 쉐이크, 슈크림, 푸딩, 쉬폰 케이크 등의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기 No.1인 저지소의 우유로 만든 소프트크림인 러블리 콘(ラブリーコーン)을 먹어보았습니다.
약간 쫀득한 식감과 함께 은은한 단맛, 살짝 바닐라맛이 느껴지는데 상쾌한 느낌과 함께 약간 진한 풍미가 적절히 어우러졌어요.
그야말로 절묘한 밸런스의 명품 소프트크림이라는 느낌이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2일차의 마지막 방문지인 하쿠산 헤이센지(MAPCODE : 240 739 771*25)로 향합니다.

참고로 네비가 약도에서 적색 X표시를 해놓은 일방통행 도로를 안내하던데 되도록이면 이 길로 가지 않으시길 추천드려요.
도로 양쪽으로 도랑이 파였고, 차 한대만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폭의 구간이 있어서 운전하기 껄끄럽거든요.
다만 삼나무와 이끼로 뒤덮힌 옛 참배로라서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사진의 주차장이 헤이센지에서 가장 가까운 주차장이고, 조금 떨어진 곳에 또 다른 주차장들이 있습니다.

헤이센지 주변의 주차장들은 사실상 유료 주차장입니다.
환경유지 협력금 명목으로 1대당 300엔을 팻말 우측편의 투입구에 넣어주세요.
잔돈이 없다면 주변에 가게나 음료수 자판기가 있으니 바꿔줍니다.

주차장을 지나쳐서 조금 걸어올라가면 하쿠산 헤이센지의 입구인 쇼진자카가 나옵니다.
이곳은 깨달음을 구하며 몸을 깨끗이 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정진(精進, 쇼진) + 언덕(坂, 사카)이라고 불렸어요.

이곳 하쿠산 헤이센지(白山 平泉寺)는 타이쵸(泰澄) 대사가 717년에 개산한 불교 사찰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일본 3대 영산중 하나인 하쿠산을 신봉하는 대형 사찰로 발전해서 전성기 때의 사찰 규모는 2000 ha에 이르렀다는군요.

하지만 1574년에 발발한 폭동에 의해 적대했던 오다 노부나가측과 관련이 있던 헤이센지는 완전히 불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후 1/10 정도 재건되었지만 메이지 시대의 신사&불교 분리령에 의해 강제로 하쿠산 신사로 바뀌며 사찰 건물은 해체되버렸어요.
그래서 현재는 통칭 '하쿠산 헤이센지' 혹은 '헤이센지 하쿠산 신사'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어요.

쇼진자카를 지나면 수령 300년 이상의 거대한 삼나무가 늘어선 참배로에 들어서게 됩니다.
나가노현의 토가쿠시 신사 오쿠샤의 삼나무 참배로와 비견되는 웅장한 모습이네요.

참배로 중간쯤의 좌측편에 신비한 연못이 하나 보이는데 미타라시이케라고 합니다.
타이쵸 대사는 이 연못에서 나타난 하쿠산의 여신의 계시에 따라 헤이센지를 창건하셨다는군요.

삼나무와 이끼로 뒤덮힌 헤이센지의 옛터에는 하쿠산 신사의 건물 몇 채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을 뿐이에요.
배전의 편액에는 '중궁 헤이센지'라고 적혀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 합니다.
신사와 불교의 사상이 혼재되는 것이 흔했던 옛날의 사찰들 대부분이 겪었던 안타까운 운명이죠.

현재의 헤이센지는 종교시설보다는 이끼의 사찰로 더 유명한 곳이에요.
경내 전체를 뒤덮고 있는 초록빛 이끼의 풍경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2일차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오늘의 숙박지인 하토가유 온천(MAPCODE : 791 412 482*73)으로 향합니다.
이곳은 산속 깊은 곳으로 이어진 좁고 구불구불한 절벽 도로를 지나가야해서 렌트카 방문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하토가유 온천은 1850년에 개탕했고, 1903년에 창업한 온천 숙박 시설로 후쿠이현의 비탕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옛날에는 전통 료칸이었을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하토가유 온천은 뭐랄까...유럽풍 별장의 느낌이에요.

이곳은 단풍의 명소인 카리코미이케(刈込池)와 아카우사기야마, 벳산, 하쿠산으로 이어지는 등산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단 한채뿐인 온천시설인데도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겠지요.

원생림에 둘러쌓인 아름다운 카리코마이케를 보고 싶었지만 연못까지 이어진 도로가 산사태로 인해 통행금지 상태였어요. ㅠ
걸어서라도 갈 수 없는지 주인장에게 물어봤지만 완전히 파묻혀서 이동 불가라더군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공사 차량들이 드나들었으니 언젠가는 복구되겠지요.

하토가유 온천을 오가는 버스가 화요일 & 토요일 & 일요일 & 공휴일 한정으로 운행하고 있습니다. (버스 시간표 링크 클릭)
그리고 점심, 온천욕과 세트로 송영버스 운행도 하는 모양이에요. (1인당 4,000엔)

실내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별장 같은 분위기로 꾸며져 있습니다.
일본에 온게 맞는지 잠시 착각하게 될 것 같은 인테리어네요.

1층 레스토랑의 모습입니다.
저녁식사와 아침식사는 모두 이곳에서 하게 되요.

총 6실뿐인 객실도 침대가 있는 서양 분위기의 인테리어에요.
TV 채널수는 많은 편이지만 산속 깊은 곳이다보니 휴대폰 안테나는 터지지 않았습니다.

하토가유(鳩ヶ湯)라는 온천명은 산비둘기(山鳩)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물을 끼얹는 모습에서 유래되었어요.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복도에는 산비둘기가 모여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 액자가 걸려있더군요.

욕실은 본관의 옆에 위치한 별관에 꾸며져 있습니다.
1960년대에 지었다는 타일과 돌로 꾸며진 레트로한 욕조가 반겨주네요. (샤워기, 바디워시, 샴푸, 린스도 갖추어져 있음)

온천에서는 약한 염소 냄새와 함께 희미한 탄산 냄새가 느껴져요.
그리고 수도꼭지에서 온천수가 계속 흘러나오고는 있지만 양이 적고, 100% 원천이 아니기때문에 순환식으로 운영되는 셈입니다.

물의 표면에는 탄산 성분에 의한 하얀 박막같은 것이 떠다니는 모습이 보이네요.
입욕을 해보면 약간 미끌거리는 감촉을 느낄 수 있고, 입욕 후에는 후끈한 열기가 꽤나 지속되더군요.

온천의 천질은 pH 6.6의 나트륨-염화물ㆍ탄산수소염 냉광천으로 가온, 가수, 순환, 소독을 실시하고 있어요.
주요성분은 나트륨 1,894 mg, 칼슘 211.1 mg, 스트론튬 12.6 mg, 염화물 1,835 mg, 황산 188.4 mg, 탄산수소 2,509 mg,
메타규산 46.3 mg, 메타붕산 52.7 mg, 유리이산화탄소 757.6 mg입니다.

성분함량이 미미한 일반적인 냉광천과는 달리 엄청나게 진한 성분의 온천수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다만 원천의 온도가 14.2℃밖에 안되고 분출량도 적다보니 원천 그대로 즐길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하토가유 온천은 식사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지 1인당 22,000엔 혹은 25,000엔의 상당히 비싼 숙박료를 설정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여름이고 카리코미이케로 갈 수 없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13,300엔의 긴급기간 한정 플랜을 제공해서 저렴하게 묵게 됐어요.

...그래서인지 저녁 식사의 음식 상태가 영 좋지 못했습니다;
진흙같은 식감의 참깨 두부, 쓴맛이 나는 식은 은어구이, 밀가루맛이 강한 소바 등 너무 별로였어요.
게다가 평범한 된장국도 주지 않네요. (따로 국을 주문하려고 해도 없다고 하시더군요;)

제일 최악인 것은 밥알이 찐득한 상태인 영양 솥밥입니다.
도쿄 요리점 30년 경력의 요리장이 계시다는데 이 날은 없으신게 아닌가 의심이 드는군요.

'코쿠류 잇쵸라이'라는 후쿠이현 토종 일본주가 있길래 주문해봤습니다.
쓴맛이 강한 제 스타일이라서 술만이 유일한 위안거리가 됐네요.



2일차 이야기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단열했니]

가신데가 다 너무 좋네요. 가보고 싶어요~~

[Jeker]

시골이지만 나름 볼거리가 곳곳에 있는 현이죠~

[이름쓰기귀찮아]

잘 봤습니다 ㅎㅎ
여행가서 밥 상태가 안 좋을때 참 기분이 안 좋더라구요 ㅠㅠ

[Jeker]

감사합니다.
기본 숙박비가 22,000엔인 곳을 13,300엔에 묵을 수 있었으니 식사는 그러려니 했어요. ㅎㅎ;

[Jeker]

90% 오렌지 주스보다 100% 오렌지 주스가 맛있듯이, 수출을 위해 증기 열처리한 망고보다 현지의 생망고가 맛있듯이 온천은 지표면에 분출한 직후의 신선한 상태와 가까울수록 좋은 온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