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랑열전은 2003년에 발매된 한국 게임입니다
하지만 처참한 완성도로 인해 2년전에 나온 마그나카르타와 함께 한국 패키지 시장에 막타를 꽂은 K-ET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그 말 그대로 천랑열전 이후 한국에서 더이상 패키지 게임이라는 건 나오지 않게 됐고
마침 전국에 인터넷망이 깔리면서 대 온라인게임 시대에 접어들게 됩니다
왜 이렇게 됐는가에 대해선 여러 이야기가 있습니다
2개 루트로 나누어 만들었던 게임을 억지로 하나로 합쳤다던가, 끊임없이 인력이 교체됐다던가
천랑열전 개발 도중에 나르실리온과 씰온라인과 또 다른 여러 프로젝트를 한번에 진행하고 있었다던가
당시 개발팀장이 원작자 박성우 작가와 개인적 친분이 있었는데 발매 직전에 전화해서 사과를 했다던가
참고로 이 이야기들은 모두 당시 이 게임을 개발했던 프로듀서가 2021년에 증언한겁니다
심지어 당사자조차 이 게임을 낸게 후회된다던가
이거 출시하고나서 어디 도망가야 하는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의 문제작이죠
사실 당시 한국 게임사들은 이런식으로 주먹구구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워낙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2000년대까지 K-게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버그'가 됐던 것입니다
이후 패치 CD를 배포해서 이 문제들을 해결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만
어차피 그때쯤 되면 이미 한번 해보고 빡친 사람들이 다시 게임을 잡지는 않게 됐겠죠
요즘 시대였으면 대규모 패치도 인터넷으로 받을 수 있지만 이땐 그것도 쉽지 않았던지라
특이한 건 패키지가 이렇게 생겼습니다
한쪽은 뚫려있고 안에서 무슨 책같이 생긴 내용물을 꺼낼 수 있습니다
표지가 상당히 고급진 직물 재질입니다
원래 PC게임 패키지는 표준이라는게 없어서 상당히 개성넘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내용물을 꺼낸 박스
내용물
내용물은 스프링으로 철되어있어서 빼고 넣기가 쉽습니다
그때문인지 제가 구한 물건은 맨 마지막 일러스트레이션의 몇 장이 누락되어 있더군요
전 주인이 맘에 든다고 빼다가 썼는지...
뭐 어차피 그 부분은 별로 중요한 부분은 아니긴 합니다
사실 이렇게 만들었다는건 그렇게 사용하는걸 의도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CD는 총 3장으로 당시 기준으로 상당한 고용량입니다
특이한 건 인스톨 CD가 2장, 플레이 CD가 1장입니다. 나머지 1장은 OST라 게임엔 필요없습니다
안에는 배급사의 광고지도 끼워져 있습니다
매뉴얼
되도록이면 윈ME에서 실행하지 말라는 경고문구가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ME의 악명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유명하니 뭐 말 다했죠
세계관 정리
원작이 있는 작품인만큼 원작을 모르는 사람을 위한 배려는 좋습니다
내용물도 컬러 인쇄에다가 코팅지라서 고급집니다
당시 게임 매뉴얼치고는 굉장한 퀄리티
특이한 건 멀티플레이가 있다는 겁니다
대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 거였는지 궁금합니다
서버 방식으로 멀티플레이가 되는거였다면 지금은 서버도 없으니 할 방법이 없겠죠
그리고 솔직히 당시에도 버그때문에 멀티플레이를 해본 사람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오리지널 캐릭터도 둘 있습니다
마지막 장의 원작자 일러스트집
앞서 말했듯이 제가 구한건 이게 몇 장 누락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이 부분은 박성우 작가의 팬이 아니면 딱히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원작자 박성우는 그냥 원작만 제공한 게 아니라 게임개발에도 꽤 기여했다고 하는데
원작에 등장하는 각종 무공들이 어떤 식으로 동작해서 작용하는지를 설명해 줬다고도 하고 일러스트레이션도 전부 담당했습니다
아무튼 게임 외적으로는 이런 고급스러운 패키징이나 매뉴얼의 퀄리티, 화보집 등 볼거리가 많긴 합니다만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워낙 악명이 높은 물건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골드 버전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것과 무슨 차이인지는 모르겠고
어차피 똥에 금칠해봐야 똥이기때문에 별로 궁금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을 끝장낸 역사적인 게임을 소장한다는 것 자체로 의미는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캐릭터 디스크 프린팅 좋네요.
예전에는 게임 매뉴얼이 들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은 매뉴얼 미동봉이 많지만 패치로 버그를 해결하거나 한글화 게임이 늘어나서 좋네요. 예전과 요즘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패키지판 구매를 선호하는데 점점 다운로드판 전용 게임이 늘어나서 아쉽네요.
와다시.브로마이드 있다능
와..추억이네요 이거 만화는 정말 재밌게 봐서 게임 나왔을 때 플레이 했던 기억이 ㅋㅋㅋ 연오랑!!
난 이작가 정말 싫어함 연재중단 너무 많음
크 현무 천둥지기
후속작 나우
이거 샀을때 랜덤으로 걸리는 박성우 작가님 캐리커쳐랑 사인동봉판에 당첨되서 좋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게임은.... 추가 cd 받기 전까지는 도저히 진행이 안되어서 힘들었던...
저에겐 추억이 깊은 물건이네요 ㅎㅎ 그때 천랑열전이랑 나우 정말 좋아해서 발매 소식 듣고 아빠한테 부탁해서 해당 패키지 구했는데, 어려서 버근지 뭔지도 모르고 마냥 게임 하면서 즐거워했고 같이 딸려온 그림들 따라그리면서 만화가 되겠다고 그랬었죠. 그덕분인지는 모르겠다만 20년 지나서 늘그막에 미대다닙니다 ㅋㅅㅋ
2003년 추억이 새록 새록 하네요 게임 완성도와는 별개로 패키지 구성이 풍성해서 보기 좋네요
글 쓰신 분께서는 의미를 크게 안 두셨지만, 저는 이 게임을, 팔콤 게임도 아니면서, OST는 좋았다고 기억하다 보니 OST CD에 가장 가치를 뒀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