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이나 휴일에 자주 찾는 음식을 꼽자면,
라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 생활 반경 내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기도 하고,
혼밥을 해도 부담이 덜 가는 게 이유죠.
어쩌다 보니 근래에 쇼유라멘을 많이 먹게 되었고,
그래서 쇼유라멘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의 어느 날
뜨끈한 국물이 담긴 한 그릇이 땡기는 퇴근길
[ 세상 끝의 라멘 ]
합정역 인근에 있는 닭육수 베이스의 쇼유라멘집
주변에 라멘집이 참 많지만 어디 한 곳을 주력으로 가기보다는
그때그때 땡기는 곳으로 가는 편인데...
이날은 세.끝.라가 땡겼어요.
[ 카이라멘 ]
닭육수와 조개육수를 베이스로 연한 간장으로 간을 맞춘 쇼유라멘
면발은 굵은 중면으로 담겨 나옵니다.
'카이라멘'의 디폴트 차슈 구성은 삼겹차슈인데,
재료 소진 시 양해를 구하고 목살차슈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처음 이 라멘을 먹었을 때 굉장히 짜게 느꼈었던 기억인데,
뭔가 비율이 바꿨는지 이날은 적당한 염도와 감칠맛이라서 좋았어요.
취향은 얇은 세면이지만 중면이라도 수프와 잘 어우러져 맛이 좋습니다.
사실 이날 이곳에 온 이유가 삼겹차슈였기에,
목살차슈로 대체된 건 좀 아쉬웠어요.
라멘 먹을 땐 달큰함과 아삭한 식감의 멘마(죽순절임)이 빠지면 아쉽죠.
업장 상호가 박힌 그릇
어느 정도 맛을 즐기다가 변화구를 던질 시점
전 후추를 잔뜩 뿌려먹는 타입이에요.
어떠한 음식이든 저마다 즐기는 루틴이 있기 마련이죠.
후추만 첨가해도 풍미가 확 살아납니다.
여기 맛달걀의 익힘 상태는 언제나 옳습니다.
고소하고 몽글몽글한 노른자로 마무리
상당히 추운 날씨였는데 뜨끈하게 잘 먹었습니다.
업장 입구에 미니어쳐가 있었는데,
디테일이 꽤나 리얼하네요.
편의점 앞의 교복소녀와 작은 고양이의 만남
통조림이라도 하나 따주고 있는 상황일까요?
아기자기한 걸 좋아해서 이런 걸 보면 막 수집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아요.
외근 나왔는데 갑자기 폭설이 내립니다.
용던전과 이어지는 용다리굴
중간에 싱하형이랑 만날 것 같은 악명(?) 높은 곳이죠.
눈이나 비가 올 땐 카메라 꺼내는 걸 꺼리는데,
눈이 너무 예쁘게 내리길래 간만에 카메라를 꺼내봅니다.
가로등마저도 감성적으로 느껴졌어요.
아모레퍼시픽 내 삼일회계법인 입주 시 반년 정도 상주해서 일했었는데,
오랜만에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내리는 눈을 비추는 전광판의 불빛
눈이란 게 내릴 땐 참 아름답습니다.
이야기가 잠깐 딴 길로 셋는데...
라멘 먹으로 어디로 갔냐 하면...
[ 멘야준 ]
'쇼유라멘'의 맛을 처음으로 알게 해준 곳으로 다녀왔습니다.
[ 블랙쇼유라멘 ]
'멘야준'의 라멘 메뉴는 시오, 쇼유, 블랙쇼유
이렇게 세 가지인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픽했어요.
닭육수 베이스에 멸치 향미유, 3가지 코이구치 간장, 중국 노두유 간장으로 맛을 낸 라멘입니다.
간장 특유의 진한 풍미와 구수한 멸치향을 느낄 수 있어요.
실제로도 라멘이 서빙 됐을 때 구수한 멸치향이 진하게 풍기는 덕분에,
식욕을 한껏 돋우는 느낌입니다.
처음 맛을 본 분들은 강한 염도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이게 중독되면 또 찾게 되는 맛이에요.
고명 구성은 돼지목살, 닭가슴살
그리고 멘마와 맛달걀
면발은 중면과 세면의 중간쯤?
진한 간장의 풍미와 감칠맛
코 끝을 찔러오는 구수한 멸치향
전 정말 좋아하는 맛입니다.
반대로 짠맛과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법한 맛이란 생각이 드네요.
부드러운 식감의 닭가슴살 차슈
간간히 씹히는 파가 맛을 더해줍니다.
두툼하고 터프한 차슈도 좋지만 얇고 널찍하게 저민 차슈도 좋습니다.
또다시 변화구를 던져야 할 시점
백후추를 그륵그륵 잔뜩 갈아 넣고 남은 면발과 차슈를 즐겨봅니다.
이것도 나름 즐기는 방법인데,
맛달걀은 마지막에 반으로 갈라서 수프와 함께 먹습니다.
에피소드
제가 앉은 옆자리에 일본인 커플(?)이 앉았어요.
들리는 대화 내용이...
"오이시?"
"아! 오이시"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인이 한국 와서 라멘집에서 "오이시"
한국인이 일본 가서 곰탕집에서 "개존맛"
이런 느낌이었어요.
잠깐 이야기를 딴 길로 셀게요.
지금 사용하는 카메라의 최상급 렌즈를 렌탈해서 떠나는 동네 여행
과연 현재 사용하는 렌즈와 갭이 얼마나 차이가 날까 궁금해집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렌즈와 스펙 차이는 크지 않지만,
색감에서 분명히 차이가 나네요.
이왕 렌탈 했으니 이것저것 다 찍어봤어요.
라멘집 찾으러 온 홍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진 찍기 맛있었던 날이었어요.
맑았던 날씨 속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덧 도착한...
[ 마시타야 ]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제서야 와보네요.
[ 블랙라멘 ]
닭육수를 베이스로 진한 풍미의 청탕 라멘
위에서 언급한 '멘야준'과 같은 진한 블랙 쇼유인데,
고명 구성은 당연히 다르고 특이하게도 간 마가 얹어 나와요.
그리고 눈에 띄는 구운 파 고명
간 마 한 스푼이 수프의 맛에 얼마나 영향이 주는지 궁금했어요.
(정작 섞기 전 후 맛을 비교 못했네요 ;;;)
채 썰어낸 느낌으로 담긴 멘마는 좀 아쉽네요.
솔직히 제일 기대했던 건 구운 대파였어요.
차슈는 넓고 얇게 저민 목살차슈 두 점
대부분 차슈 추가해서 드시던데 전 그냥 기본으로 먹었어요.
수프를 잔뜩 머금고 딸려오는 쫄깃한 중면이 맛 좋았어요.
기존에 먹었던 쇼유라멘 대비 단맛이 많이 강해서 좀 생소했어요.
블랙라멘치고는 짠맛도 낮았고요.
이 또한 매력 있더라고요.
기대했던 구운 대파는 에러
구운 파의 단맛과 향은 좋았으나,
질깃한 식감 때문에 질겅질겅 씹는 체험은 그닥 좋은 일이 아니었어요.
타 라멘집들과 차별화는 좋으나 제 취향은 아닌? ㅎㅎㅎ
반을 가른 맛달걀의 자태
이 맛에 라멘 먹는 거죠.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계속되는 렌즈 테스트
긴 겨울 때문에 오랜만에 나들이 나왔어요.
여기 야끼소바빵이이 맛있다고 하던데 왜 당시 사 올 생각을 못 했을까...
부모님 말씀으론 제가 태어났을 때 이 동네에 살았다네요.
기억에는 없지만 이곳에 올 땐 항상 출신 지역이고라는 생각이 들어요.
집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면서...
렌탈한 렌즈 반납하러 가는 길
비싼 만큼 렌즈 성능이 참 좋네요.
색감도 참 좋고요.
참 좋은 렌즈가 맞긴한데...
많이 무겁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 바디하고 밸런스도 안 맞고,
너무 비싸서 구입은 좀 고민해봐야겠어요.
서울시청으로 외근을 나갔던 날
비도 오고 그래서 생각이 나는 곳이 있어요.
이쪽으로 나왔으면 놓칠 수 없는 라멘집으로 가야죠.
[ 라멘 시미즈 ]
망원동에서 '토리파이탄' 라멘집을 운영하던,
'멘지' 사장님이 광화문에 오픈한 라멘집
[ 쇼유라멘 ]
평소 같으면 시오와 쇼유를 고민했을 테지만,
요즘은 이상하게 쇼유만이 땡깁니다.
닭육수 베이스에 간장으로 간을 맞춘 라멘
제일 눈에 띄는 건 병풍 마냥 그릇에 붙어있는 삼겹차슈
파의 흰색 부분과 녹색 부분을 다르게 썰어내서 담아낸 게 포인트
닭가슴살 차슈는 여느 라멘집들과 비슷해요.
수비드로 조리해서 식감이 부드러워요.
얇게 저민 목살차슈
이것도 마찬가지인 게 차슈는 유행처럼 구성이 비슷하네요.
(오랜 시간 삷고 두툼하게 썰어낸 돼지고기 차슈를 맛본지 오래오래~)
면발은 중면과 세면의 중간쯤
그리고 단단한 편이에요.
쇼유라멘이 호불호가 갈리고 짠맛이 강해서 호불호가 있는데,
간장에서 나오는 진한 풍미와 향미, 감칠맛이 나름 매력이 있어요.
망원동 '멘지' 때부터 곁들임 찬으로 즐겼던 갓절임
역시나 이곳에도 있어서 잘 즐겼어요.
또다시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
후추 좀 뿌린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지만,
나름 변화구의 폭이 커요.
마치 오겹살 마냥 껍데기까지 살린 삼겹차슈는 제 취향 저격
수프의 맛은 다른 업장과 큰 차별점은 못 느껴졌지만,
고명 구성이 다양 부분은 정말 좋았습니다.
라멘 한 그릇 때리고 항상 마무리는 맥주 or 콜라
아무래도 보통 음식보다 염도가 높다 보니,
마무리로 시원하고 개운한 음료가 딱 좋더라고요.
마지막 겨울비가 진하게 내렸으니,
곧 봄이 온다는 소식이겠죠??
이럴때보면 타임라인이 참 잘 생겼다싶네... 예전에 생선 뼈다귀 아이디 쓰던 놈 맞지? 자 따라해보세요 '븅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세상에 별에별 븅신들이 다있죠 ㅠㅠ
어디가 라멘킹인지는 모르겠지만 취향껏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제 생활 범위 내에서 잘 즐기면서 살고 있어요.
사진이 좋네요
와 .. 추천 10개 누르고 싶었네요 .. 잔잔한 글에 색감 좋은 사진에 푹 빠져서 봤어요 !! 사진도 글도 넘나 멋있어요 !!
사진이 잔잔하게 좋네요 혼자 한잔 하시는 것도 좋았는데 면식수행은 더욱 각별하군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혼술, 혼밥도 열심히 즐기면서 살고 있어요 ㅎㅎㅎ
그래서 서울 라멘킹은 어디? 저중에선 세상끝만 먹어봤는데 문열기 전부터 줄서있고 바로 가득차길래 기대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던데. 요즘은 이에케가 맛있떤데.
어디가 라멘킹인지는 모르겠지만 취향껏 즐기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제 생활 범위 내에서 잘 즐기면서 살고 있어요.
라멘킹이라는 건 없습니다. 정성을 들여 잘 만든 음식의 경지에 이르면 취향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런 꼭 원하신다면, 급나누기 좋아하는 디씨 라멘갤에 가서 물으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제가 라오우 소유라멘을 사먹어 봤는데 꾸릿꾸릿한 향(?) 이나서 상했나 싶었는데 정상인가요? 평생 돈코츠 베이스 라멘밖에 안먹어 봐서 기준이 없어서 판단하기 힘들더라구요.
쇼유라멘에서 꾸릿함이 느껴진다면 유통기한을 살펴보시는게...
철도모형 입문할려고 철도레일/철도 사놓고 자리가 없어서 놀고잇네요ㅎㅎ;;
최근 LA로 출장 의뢰가 왔는데... 확정까진 어렵겠지만 잠시나마 맥스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봤네요. 만약 찾아뵌다면 철도레일과 철도 다 가져가야겠습니다 +_+ ㅋㅋㅋㅋ
저거 목살차슈는 선택가능하면 전 저걸로 고르고 싶군요 완전 취향이네
목살차슈가 취향저격이라 좋았어요 :)
와 .. 추천 10개 누르고 싶었네요 .. 잔잔한 글에 색감 좋은 사진에 푹 빠져서 봤어요 !! 사진도 글도 넘나 멋있어요 !!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시는 분들 덕분에 저도 기분 좋네요 :)
소유하고 싶어지는 쇼유라멘이군요~
LCH님 드립은 항상 소유하고 싶어집니다 +_+
언제나 한국에서 가장 맛집이많은 동네에서 살고계신게 부럽습니다 마시타야 나중에 그 콘부스이 츠케멘 드셔보세요
음식 선택권이 좀 많긴 하네요 ㅎㅎㅎ;;; 안그래도 콘부스이 츠케멘은 담에 꼭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엔 첨이라 기본으로 가고 담에 도전해보려구요 :)
글도 술술 읽히고 사진도 예쁘고 아주 좋네요 크흐
좋게 봐주시고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저도 좋네요 :)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루리웹-7217540985
이럴때보면 타임라인이 참 잘 생겼다싶네... 예전에 생선 뼈다귀 아이디 쓰던 놈 맞지? 자 따라해보세요 '븅신'
빠오빠오개초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세상에 별에별 븅신들이 다있죠 ㅠㅠ
루리웹-7217540985
글쵸 ㅎㅎ 왜 인터넷 상에서 컨셉 요상하게 잡고 일회성으로 살아가는지...
딱 어울리는 짤이네요 ㅎ
루리웹-7217540985
왜 그렇게 삼? 본인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살지 말길... 아무것도 얻는거 없이 자기를 죽이는 방식임.
사진이 좋네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사진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잘 보고 갑니다
잘 봐주셨다니 기분이 좋네요 :) 저에게는 극찬이라서 기분이 좋네요.
의외로 소바하우스가 없군요
아... 그건 이 글 쓰기 전 얼마전에 다녀와서 뺐어요.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17/read/30668228 자주 가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곳이죠 ㅎㅎㅎ
뭐 소바하우스도 멘야준 브랜드에 속하긴 하죠. 1호점과 다른 면이 나오긴 하지만
어후... 가보고 싶은 가게 추가하였습니다. 감사해요
조금이나마 식견에 도움이 되셨다면 감사하죠.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라면 여행기 같은 느낌인군요..
다음엔 고기집 여행기를 준비해보겠습니다~ 고기왕님 +_+
바깥은 축축하고 싸늘한데 따뜻한 라멘을 먹으러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묘하게 끌리는 사진들입니다.
요새 면식을 자제했는데 간만에 먹고 싶어지네요. 좋은 사진과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