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 21번째 작품이자 새로운 시리즈인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집이 발매되어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 후 간단하게 감상.
알란드, 황혼, 신비 시리즈가 종료되고 새로운 시리즈로 돌입해 일러스트레이터도 토리다모노 씨로 변경되었다. 라이자의 캐릭터 디자인이 인터넷에서 굉장한 반향을 일으켜
전례가 없는 큰 주목을 받게 되었는데 그 결과, 다른 시리즈의 4배에 달하는 초동 판매량 15만장이라는 대히트를 기록.
여기까지는 평소 미소녀 팔이를 하는 거스트 모습 그대로라서 이제까지 봐온 게 있고 실제 내용물은 속이 빈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게임성에 대해선 전혀 기대를 않았다.
시나리오 작가는 작안의 샤나를 쓴 타카하시 야시치로가 담당했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니 메인 스토리는 거스트치고는(?) 의외로 제대로 된 스토리텔링이라 놀랐다.
옛 친구와 다툼이 현재까지 미묘한 관계로 이어져, 모험을 통해 화해를 하고 성장해가는 스토리는 역시 아틀리에다운 해결법.
이번작은 다른 캐릭터와의 호감도가 존재하지 않고 심지어 멀티엔딩조차 없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스토리 주체가 청춘을 함께한 친구들과의 모험이라
어느 누군가와 특별한 관계라는 점은 철저히 배제시킨 듯. 매번 다양한 시도를 하는 아틀리에 시리즈로선 이외에도 다른 점이 전투 파트.
항상 턴 제 안에서만 머물다가 드디어 실시간 전투로 변경되었는데 처음엔 버벅이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재미있어지는 전투 방식.
택틱스 레벨이 1~5까지 설정되어 있어 레벨이 낮을 땐 통상공격 횟수도 적고 할 수 있는 액션이 제한되나, 택틱스 레벨이 높아질수록 AP(행동 게이지)가 늘어나
스킬 연발, 필살기를 쓸 수 있게 된다. 조작 캐릭터 외에는 자동으로 공격하는데 운영하기에 따라 이전 시리즈와는 격을 달리하는 경파함이 마음에 들었다.
카메라 워크도 꽤 센스있게 잡아줘서 라이자 허벅지라던가, 리라의 가슴이라던가...
그리고 아틀리에의 핵심 요소인 연금술(아이템 조합)은 매 시리즈마다 시스템을 바꾸면서도 독특한 재미가 있어 여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이번에는 화학 구조식 같은 트리 형태가 되어 알맞은 재료를 투입해서 각 효과와 특성을 개방하는 형식인데 전작에서 불편했던 속성 기울어짐 같은 건 없어져서 편해졌다.
개인적으로 머리 아팠던 특성끼리 합성하던 시스템은 폐지하고 단일 특성으로 누적되는 형식으로 심플하게 변경된 점도 환영.
추가로 초반에는 연금 레벨이 낮아서 특성을 모두 개방할 수 없지만 아이템 리빌드라는 요소가 추가되어 쓰던 아이템을 재강화를 할 수 있다는 점.
얼핏 보기에 괜찮은 시스템이지만 리빌드를 하게 되면 아이템 레벨이 상승하게 되어 결국 사용자의 연금 레벨 이상으로 강화를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무기/방어구 제작, 강화 또한 연금술로 모두 동시에 해결하는데 무기 공방이 없어진 영향인 듯. 아틀리에 감초 캐릭터인 하게루가 안 나온다는 점은 아쉽다.
연금을 하기에 앞서, 재료를 채취하는 탐색 파트는 어떤 채취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획득하는 재료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낫을 사용하면 벼 등을 채취하고 해머를 쓰면 액기스 등을 채취하는 방식. 하지만 일일이 변경해줘야 하는 작업이 꽤나 귀찮아서 거슬린다는 게 난점.
캐릭터 모델링은 물론이고 배경도 전작에 비해 상당히 좋아졌는데 매년 나아지는 모습을 보니 좋다. 주요 시설은 랜드 마크로 지정되어 특수 카메라 워크로 잡아주기도 하고
낮과 밤의 경치의 차이는 제법 봐줄만한 레벨로 도달했다. 제작진도 채취 지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서인지 숲 속이라면 나뭇잎 흩날리고 밤이라면 벌레 울음소리까지
표현해서 현장감이 더해 새로운 장소에 가면 기대되고 정말 모험을 하는 것 같다.
한편, 캐릭터 그래픽은 주요 캐릭터만 그렇고 서브 이벤트에서의 몹 캐릭터와의 격차가 너무 심해서 위화감이 있다.
특히 서브 이벤트의 퀄리티가 심각한 수준이라 음성도 없고 그다지 재미있는 내용도 아니라서 이걸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의문.
주요 캐릭터의 움직임도 아쉬운 게 아직은 거동이 조금 어색하고 눈 깜박임이 전혀 없어서, 매년 좋아지고는 있으니 다음작 정도면 꽤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나 생각.
그래도 눈에 띄는 버그가 없고 프레임 이슈 또한 없어서 몇 년전 거스트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 대단하다.
종합하자면 마감이 조금 덜 된 언제나의 아틀리에지만 변화한 요소가 제법 호평이라 이게 성공으로 이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
개인적으로는 3D로 나온 아틀리에 중 가장 재밌게 플레이했다. 시리즈가 오래될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극복해 가야 하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포텐셜이 터진 느낌. ...한 번 성공하고 나서 다음 작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게 여러번이라 어쩌다가 한 번이 아닌, 앞으로도 이 웨이브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라고 쓰고보니 DLC 제 1탄이 공개됐는데 정신나간 가격을 보며(시즌 패스 가격이 본편급) 역시 거스트는 거스트구나 라는 걸 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