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스토리는 안 보고 넘기는 편인데
방치중이었던 본편 밀다 보니까 12구역은 나름 볼만한 내용이라 읽으면서 진행 중.
시몬 블랑코에 대해서 비난이 꽤 있는 거 같던데 개인적으론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 사람 딸이 죽고 나서 화상 때문에 진통제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고
고향에 돌아가기 전부터 셰퍼드랑 딸을 동일시하는등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한 묘사던데요.
ㅁㅇ과 싸우던 영웅이 ㅁㅇ에 절어 망가져가는 내용의 아이러니를 그린 스토리라인인데
이걸 타락으로 봐야할 것같지는 않더군요.
애초에 국외탈출 이후부터 본인 의지로 거의 통제할 수 없는 흐름이었고.
인간의 정신이라는 게 기계랑 별 차이도 없어서
약물이나 사고로 물리적으로 망가지면 인격도 작살나는 법이니 그런 관점에서 봐야할 듯.
안타깝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화 할수도 없겠죠.
다크나이트의 투페이스가 생각나더라고요 정의로운 의인이었지만 모든걸 잃고 결국 감당못할 악에 뒤틀려버린
안타깝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화 할수도 없겠죠.
흑화, 타락, 망가졌다 등 표현할 단어는 많은데 해석에 따라 겹치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죠. ㅁㅇ성 진통제 투약 이전에 정의를 추구하던 사람이 복수심으로 오메가 회장의 개가 된 시점에서 타락으로 볼 수 있지않나싶네요. 타락 이후 정신이 망가져가면서 폭주한 느낌이고요. 바이오로이드를 인격체가 아닌 도구로 보는 부분도, 멸망 전 ㅈ간이라 칭하기에 모자란 것이 없고 클론 제작과 도구 취급도 충격적이었는데, 그러고도 모자라 카라카스를 지옥으로 만들겠답시고 자신이 죽기 직전에 원본 베타를 목졸라 죽였다는 부분은 어우... 복수 대상들에게만 가혹했으면 모를까 아무리 베타를 낮춰보아도 인격을 가진 충성스러운 부하인데, 그 모양으로 취급한 시점에서 선을 넘은 수준이 아니라 인성 파탄났다고봐야죠.
다크나이트의 투페이스가 생각나더라고요 정의로운 의인이었지만 모든걸 잃고 결국 감당못할 악에 뒤틀려버린
어떤 의미에선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단지 투페이스는 자신의 개인적 불행에 이유를 찾으려다 목적을 잃었고 시몬 블랑코는 병으로 이성을 잃어 가다가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어서 그저 세상이 불타는 꼴을 보려고 했겠지요. 개인적으론 어느 쪽도 인간적이라 봅니다.
저는 비유하자면 '마왕으로 타락한 용사'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인간을 위해 악과 맞서 싸웠지만 결국 인간에게 배신당하고 절망한 끝에 마왕이 되어버린 용사 용사일 적의 업적과 절망하게 된 이유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마왕이 되어서 저지른 악행은 정당화될 수 없죠. 물론 용사를 꼬득여 타락시킨 마신이라 할 수 있는 오메가 회장에 비하면 시몬은 뿌리부터 악인이었다고 하기엔 힘들긴 하지만요.
루리웹-0949994145
주변인이 불쌍할 수 있는데 그런 식으로 접근하는 건 정신병에 대해 잘 모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정신병은 주위의 도움이나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의사한테 데려가 약을 먹여야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시몬이 약물중독이 된건 본인 잘못이 아니라 지병 때문이었으니 그냥 치료가 안된다고 봐야죠. 누구 탓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정된 파멸이었기 때문에 비극성이 배가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