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신앙에 목 매다는 것일까요.
의지할 무언가가 필요해서? 혼자 살기에는 감당할수 없는 고독때문에? 아니면...마음속에 있는 죄를 어떻게든 씻어내기 위한것일까요.
존재하지도 않은 신을 믿어서라도 말이죠.
이번 노래는 제가 그 세계를 여행하면서 돌아다닐때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존재하지도 않은 신을 믿은 자들, 그리고 자신의 죄가 진심으로 지워졌다고 착각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인연과의 만남의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자 다들 각자 자리에 앉으세요
(하프의 현을 튕기는 소리)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다과 처럼 달콤 면서도 녹차 잎처럼 씁쓸한 이야기를.
"이야-오늘 코스프레 하는 날인가봐 마르-"
"그러게요 에라토."
썬글라스 끼고 캐쥬얼한 복장과, 빵 모자를 쓰던 주변을 돌아다니던 녹차색의 꽈배기 모양이 사이드 테일 소녀가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에라토라 불리우던 소녀의 옆에는 자신 처럼 캐쥬얼 한 복장을 입은 단발의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가 걷고 있었다. 두 소녀의 주변에는 코스프레 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매지컬 모모를 시작해서, 뽀끄루, 백토, 벨리오네, 사이클롭스 프린세스 심지어 유행이 한참 지난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모습을 따라한 사람들도 보였었다.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는것도 잊지 않고.
"덴센츠하고 비스마르크에서 제작한 작품에서 나온 인물들을 따라하고 있네요. 이게 여기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중 하나인 코스프레인가보죠?"
"코스프레 보는거 처음이야?"
"아니 뭐 완전히 처음은 아니고요."
소녀는 외모를 가리려는 듯, 캡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이 그녀를 부담스럽게 했나보다.
"오래전 한국에 있었을때 몇번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숫자로 있는것은 처음 인듯 해서요."
"그거야 당연하지. 우리가 있는곳이 오타쿠들의 성지라 할수 있는 아키하바라인데."
매지컬-이라는 외침과 함께 RPG 가 하늘로 올라갔다. 마르는 지금 주변 날려버릴 생각인가 하다가, 하늘로 치솟은 탄두는 그대로 펑-소리와 함께 폭죽을 터트렸다. 대낮에 왠 폭죽인가 하지만...
"뭐 사람들이 많을수록 더욱 더 좋죠."
마르라 불리우던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는, 등뒤에 매던 하프를 꺼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관객들이 많을수록, 노래할 맛이 나지 않을까요 더욱 더? 연주할 맛도 나고."
"바로 그거야! 뭐 좀 아네 마르?"
"저는 이래뵈도 음유시인이랍니다?"
두 소녀는 길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입고 있던 코트를 벗으니, 그 안에는 소녀들이 입고 있던 복장들이 모습을 들어냈다. 에라토는 아이돌 복장을, 마르는 이세계 판타지 소설에 나올만한 음유시인의 복장을.
"연주는 사람을 기쁘게 한다."
이 말과 함께 마르는 하프의 현을 튕기면서...
"그리고 노래는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에라토 역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Musica 듀오."
하프의 부드러운 음과, 에라토의 옥구슬 굴러가는 듯 한 목소리는, 아키하바라에 있는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왜 뜬금없이 버스킹인가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음악에 빠져들고 있었다.
바이이 로이드가 아님에도, 푸른 머리카락의 하프 연주는 평생 귀에 담고 싶을 정도였다. 그것에 맞추어서, 소유 바이오 로이드로 보이는 에라토 모델에게서 불러오는 노래는 말그대로 환상적인 조합을 이루고 있었다. 두 소녀의 연주의 흐름은 끊임 없이 부드럽게 흘러간다는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그대들은 구원 받을수 있습니다! 믿음을 통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어디선가 크게 들려온 소리에 의해 멈추게 되었다. 사람들이 소리가 난쪽을 바라보자, 마르하고 에라토 역시 연주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았다.
"빛께서 이르시되! 우리 모두 하나 같이 죄인이라 하셨습니다! 깨끗한 사람은 없다고요! 모두다 하나같이 죄를 짓는다고!"
곧 이어서 기묘한 묘양의 문양이 그려진 복장을 입은 사제들과 함께, 주교로 보이는 중년의 양복 입은 남자가 마이크를 든 체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금 우리 모두가 혼란 스러워 하고 있다는것을 압니다! 저희는 압니다! 즐거워 보이시는 모습에는 걱정으로 가득차 있다는것을! 이런 즐거움도 언제 끝나는것일까 라면서!"
"사이비 종교인가요 에라토? 딱봐도 짜가를 믿는것들이네요. 엄청난 짜가를."
"쉿-조용히."
검지로 마르의 입을 막는 에라토였다. 나머지 검지로 붉은빛을 띄우는 입술에 댄 체 쉿-하였다.
"저것들 쿄헤이 교단이야. 최근 세력을 크게 확장 중인 종교 세력인데,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반하는 행동을 했다하면 빛의 심판을 내린다고 해."
"광신도들을 보낸다는건가요? 빛의 심판이라고 해보았자 사람 몇명 보내는거겠지만..."
하늘에서 내려오는 무언가를 보고 말이 끊겼다. 작은 날개를 가진, 검은색 단발 머리카락의 소녀가 늘위에서 내려왔다. 아슬아슬하게 중요한 부분을 가리면서,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길을 잃은 자들이여-빛의 부름을 받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오오오--엔젤이다-"
"가까이서 보니까 카와이 하다능-"
마르와 에라토의 관객들은 전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소녀에게 돌려졌다. 자신에게 뻗어지는 손을 만져가는 엔젤이었다. 마치 이 일이 정말로 즐겁다는 듯 한 표정으로. 순수하게.
"빛이 내려주신 권능 덕에 여러분들에게 느껴집니다. 그대들은 오늘과 같은 즐거운 나날들이 계속 되기를 원한다는것을. 아무런 싸움도, 슬픔도 걱정없는 삶을 바라면서 말이죠. 하지만 걱정마세요."
소녀의 황금 고리관에 빛을 내 뿜었다. 태양과 같은 황금의 빛이.
"저와 전도사님을 따라간다면 빛의 구원을 받게해줄 기회를 얻게 될것입니다! 부디 저와 그리고 빛의 목소리를 듣고 저와 함께 해주세요!"
마르는 처음에는 저런거에 넘어가나 했다. 빛? 그건 주변 어디가나 볼수 있는게 아닌가? 그리고 빛이라는 이름의 다른 신들의 이름을 듣지 못하였다. 심지어 빛을 담당하는 신 조차 단순히 이름이 빛이 아니었다.
'장담 한건데 들었으면 둘중 하나 확정적으로 반응을 보이겠네요. 배잡고 웃거나 누구야! 그런 유치한 것들! 이라면서 대노 하거나.'
처음에는 저런 종교에 넘어가나 했다. 딱봐도 애들 수준 이하보다 못한 종교를 믿는것을. 하지만...
"쿄헤이 교단 가입하는곳이 어디죠?"
"저도 천사님이랑 같이 있고 싶어요!"
"그 빛 이 내 려 주 신 진 짜 천 사 를 요!"
그대로 넘어가 버린것이다. 평소에 만화와 가까이서 사는 분들이라 그런지 빨리 넘어가는거 같기도 하였고.
"...에라토 딴데 가죠. 더이상 있기 싫어졌어요."
"언제 그 말 하나 했다 마르.
두 소녀는 관객들을 저딴 사이비에게 뺏긴것을 원망하면서 걸어갔다. 간만에 재미있게 연주를 하나 했는데 왠 찬물을 끼얹는 것들이 나타나서 원.
"설마 사이비가 나타난것을 불편해 하는거야? 딱봐도 표정이 그러던데."
"저는 어떤 신을 믿든간에 딱히 신경 안 씁니다. 그것은 본인 자유니까. 단지..."
마르는 손에 들고 있던 하프를 살짝 키면서 말을 이어갔다. 뒤에서 여전히 전도하는 소음을 들으면서.
"제 연주를 방해한것이 조금 기분이 거슬려서 그런겁니다. 저는 연주하는데 방해 받는거 엄청 싫어하는거 에라토도 알잖아요."
"......................?"
엔젤은 서서히 멀어지는 두사람, 특히 하프를 손에 쥔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이봐- 엔젤-"
"네네?"
"갑자기 전도하다 멍때리고 뭐해?"
"죄송합니다 전도사님. 단지..."
소녀에게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바이오로이드의 감정 까지 느낄수 있다고 자부하는 엔젤이었다. 사람과 바이오로이드의 마음은 하나같이 똑같다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단지....
"저 분에게서 감정을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느끼려고 해도 무언가가 가로 막힌 느낌이...?"
푸른색 머리카락 소녀에게서 어떠한 감정을 느낄수 없었다. 기뻐하는 지도, 슬퍼하는지도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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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나서 한번 쓰고 갑니다아.
쿄헤이 교단과 만난 마르의 이야기. 하지메루요 입니당.
인게임에서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내용이긴한데, 엔젤이 감정을 읽는 원리가 뭘까란 생각이 드네요.
저도 궁금하긴 함.......트랜스포머의 사운드웨이브가 뇌파의 흐름으로 사람의 생각을 읽는다고 하니 비슷한 원리가 아닌가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