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전.
“과연 연방이 먹혀들까요?”
“먹혀들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의 메시지를 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고 말고는, 연방의 선택입니다. 여기서 멈추고 피해를 최소할지, 아니면 끝까지 우리와 싸울지. 어쨋건 저희는 터협점을 제시할 거고, 어떤 선택을 하던 그 후에 따라올 결과에 대해서 책임은 온전히 연방이 질 뿐입니다.”
“그들을 애써 목청것 힘들여가며 설득하려고 하지 마세요, 오메가. 설득은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설득의 과정이 반복되면 주도권을 잃게 되고 맙니다. 그들을 애써 끌고오지 말고, 그들 스스로가 함정에 걸리게끔 만드세요. 잊지 마요. 언제나 대화를 할 땐 내가 주도권을 가진다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의 빈틈을 찾지 못하도록 휘두르세요. 그들을 당혹케하고, 미혹시키세요.”
“그러면 어느새 하나 둘 씩 우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겁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당신의 설득에 넘어갔다는 것 조차 모를 겁니다.”
“알겠어요.”
다우드의 조언을 듣고 오메가는 다시 한 번 범인류연방과의 교신을 시도하였다.
요는 간단했다. 연방군은 여기서 진군을 멈추고 회군할 것. 사실 여기서 연방군을 향해 진군을 멈추라고 요청하기엔 냉정하게 봤을 때 펙소 콘소시엄 측이 아득히 불리한 전황이었으나, 펙스는 새로운 인간 남성인 ‘다우드 알 누마이라’ 라는 히든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오메가가 연방을 설득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떠보기고, 궁극적으로는 연방에게 다우드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바이오로이드는 인간이다라는 말을 연방은 그 자체로서 목적으로 두고 있지만 펙스는 달랐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 그리고 그 수단의 논리적이면서도 눈에 보여지는 증거. 그 증거가 바로 다우드였다. 오메가도 알고 있다. 그냥 이대로 연방과 통신을 해서 그들 앞에서 앞으로 우리들도 바이오로이드를 인간으로 대우하기로 하였다, 라고 해봤자 그 사실을 전혀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애초에 정면에서 승부를 하기에는 연방은 단일규모로 너무 강력했다.
철충 신호 유도기를 그들의 예상 진격로에 설치하여 발목을 묶어놓고 그들의 후방으로 정예 병력들을 투입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연방군은 모조리 격퇴하고 유유히 펙스의 근거지가 있는 동부 전선을 향해 진격하였다. 사실 여기엔 거의 대부분의 펙스 병력들이 연방군을 보자마자 백기 투항한 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실제로 전투가 벌어진 곳의 보고를 들어보면 사실상 펙스 군대가 연방군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다.
당장 이번 펙스-연방의 전쟁의 신호탄이었던 알래스카에서의 문리버 마리오네트 2개 사단 병력을 연방군은 지상 병력을 투입할 것도 없이 미사일 폭격만으로 격퇴시켰으며, 미 서부 동태평양 해역을 담당하던 오메가-문리버 연합함대를 연방 해군의 단일 함대가 막상막하로 몰아세기우기까지 하였다. 철충까지 동원하여 그들의 진군을 저지하려고 하였으나 제공권을 빼앗기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다우드의 존재를 보여준다면?
적어도 그들을 흔들어 놓을 수는 있을 것이다.
기왕이면 제 말에 완전히 넘어오기를 원하지만 그것까진 너무 간 것 같고.
하지만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밖에 없는 사실을 보여준다면 연방이 가진 전쟁의 목적의 근간 그 자체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근간을 뒤흔든다는 것은 곧 내부의 갈등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게될 것 것이다. 갈등은 단결된 내부를 균열시키는 아주 좋은 수단. 오메가와 다우드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부분이었다. 좀 더 희망을 걸어보자면, 원정군의 진격을 자체적으로 중단시키게 만들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회장님? 연결해도 되겠습니까?”
“네, 연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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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구리구리한 냄새가 슬쩍 삐져나오는군요
펙스가 인게임 아미나의 유산과 에바가 배양하던 인간들을 확보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으려나싶네요.
그래서 아예 전 그걸 처음부터 배재했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