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에서 무사히 도망쳐나온 윤봉&왕이 일당. 윤봉은 조진(趙眞)이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여기서 할 일이 있음을 알고는 자기는 먼저 돌아가기로 한다. 은밀히 마초에게 저항하는 일은 왕이&조앙에게 맡기고 자신은 마초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돌아가는 윤봉.
나레이션 : 那是最後的一課
그것이 마지막 수업이었다.
나레이션 : 上完後, 一切已不一樣了
수업이 끝나고 난 후에는, 모든 것이 이미 달라졌다.
한편, 숲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노사(老師) 조진(趙眞)은 조앙에게 왕이를 책망하지 말라 전한다.
조진(趙眞) : 不要怪責王異
왕이를 책망치 말거라.
조진(趙眞) : 我自視過高, 以爲可以震懾敵人...
내 스스로가 최고인 줄로만 알아, 적들을 두려워 떨게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
조진(趙眞) : 不過這次總算沒有白來,
허나 이번 일이 마냥 헛걸음한 셈은 아니다.
조진(趙眞) : 起碼有了盟友...
적어도 맹우를 얻은 데다..
조진(趙眞) : 更讓我可以重見他們二人
그 두 사람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었지 않았느냐.
조진(趙眞) : 沒錯, 老師仍然想他倆回來
그러하다. 노사는 지금도 저 둘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어.
조진은 죽어가는 와중에도 8기와 요원화가 상산 조가로 복귀하기를 바란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심지어 조진은 두 사람의 행동이 가문의 멸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생각치도 않는다. 오히려 동탁에게 투신한다는 잘못된 선택을 저지른 조현(趙賢; 1권 등장인물)을 멸문의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그 가운데, 숲으로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 사람의 정체는 요원화. 요원화는 장비가 보낸 범강&장달 부대의 엄호를 받으며 무사히 기성을 탈출한 것이었다.
범강&장달의 얼굴은 말풍선만 나올 뿐 얼굴은 아쉽게도 나오지 않는다. 요원화는 그들에게 숲 안쪽은 조조 휘하 사람들이라며 문제를 만들지 말라 당부하고는, 자신을 도와준 장비에게 자기 대신 감사인사를 전해달라 한다.
범강&장달은 요원화의 말에 수긍하며 먼저 돌아가 장비께 보고를 올리겠다 하고, 이들을 전송한 요원화는 노사(老師)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진 : 是他嗎?
녀석이더냐?
조앙 : 是
예.
조앙 : 大哥哥來了
큰형님께서 왔습니다.
조진 : 兄弟之情, 你沒忘...
형제의 정을 네가 잊지 않았듯
조진 : 他也沒忘
녀석도 잊지 않았구나.
조진 : 最後一課, 你倆坐下
마지막 수업이다. 너희 둘 자리에 앉거라.
형제의 정을 잊지 않은 요원화를 칭찬하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최후의 가르침을 내리려는 조진.
조진은 상산 조씨의 뜻밖의 사실을 밝히는데, 사실 조가는 무학 말고도 병법으로도 이름을 날렸다는 것이다. 조가병법은 문제(文帝)시기 어느 고인이 선사한 것으로 내려왔다고.
요원화는 과거 자신이 상산 조(趙)가문을 배반하였는데 이 수업을 들을 자격이 어찌 있냐며 되묻지만...
요원화 : 老師, 我是趙家叛徒, 絶不配...
노사, 저는 조가(趙家)의 배반자인데 감히 들을 자격이...
조진 : 不計前因, 只問成果, 乃趙家兵法之精髓
지난날의 인연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성과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조가 병법의 정수이니
조진 : 因爲, 其兵法宗旨就是納敵、爲己用!
그러한 즉 이 병법의 종지(宗旨; 중심사상, 요점, 대의)란 적을 받아들여 이용하는 것이라!
조진은 요원화의 말허리를 자르며, 오히려 그런 철지난 과거의 인연 따위는 묻어두고 미래의 ‘성과’만을 염두에 두는 것이 바로 [조가병법]의 요체임을 밝힌다. 그리고 더 나아가, 소문이 사실이라면 [조가병법]은 제왕이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 병법이라고도 하는데...
조진 : 將仇恨, 化爲動力, 只有懂箇中奧秘者, 方能治國
원한을 원동력으로 삼되 그 속에서 심오한 뜻(奧義)을 깨우치는 자만이 나라를 다스릴 수 있지.
조진 : 這跟宗教兵法中的寬敵爲伍如同一轍
이는 종교병법 가운데, 적을 너그럽게 보아 한편으로 만드는 법과 궤를 같이하기도 한다.
조진 : 只可惜...族人悟性不高, 不懂書中所示, 數代下來, 知識漸失...
허나 애석하게도..족인들은 깨달음이 높지 않아 책이 가리키는 바를 이해하지 못했고, 대를 이어갈수록 그 지식은 점차로 소실되었다...
조진 : 此引導法,
그 인도하는 법을 가지고서도
조진 : 卻連學生也留不住...
학생들조차 붙잡아 두지 못했던 것을...
[조가병법]의 특별한 법도, [종교병법]과 비슷한 궤를 지닌 ‘필살기’- ‘적마저 너그러이 받아들여 아군으로 삼는 것’을 지니고 있었으면서도 노사(老師) 본인도 깨우침이 모자라 학생들을 붙잡아 두지 못한 것에 한스러움을 표한다.
요원화 : 學生感激老師的循循善誘
노사께서 차례로 일깨우고 가르치심에 제자는 감사드립니다.
요원화 : 亦領略: 施正者, 領悟之人愈正
또한 깨달았습니다. 바른 것[正]을 베푸는 길은 깨달은 자를 더욱 바르게 하고
요원화 : 害人者, 領悟之人愈邪...
사람을 해하는 길은 깨달은 자를 더욱 그릇되게 한다는 것을요.
조진 : 你竟能領悟此法, 老師確是走了眼!
네가 이 법도를 깨우칠 줄이야. 노사가 실로 사람을 잘못 봤었구나!
조진은 크게 놀란다. 자신의 제자가 [무학]뿐만 아니라 [병법]에도 일가견 있는 줄은 몰랐던 모양. 이내 그는 회한을 표하며 과거에 요원화나 8기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조가병법]이 외부로 유출될 일도 없을 거란 이야기를 꺼낸다.
조진 : 要是當年府中有你倆這種奇才, 先師也不會因怕失傳而交外人
과거 부(府)안에 너희 둘 같은 기재(奇才)만 있었더라도 선사께서 실전을 두려워해 외부인에게 전하는 일은 없었을 터인데.
조진 : 幸運的是...接手者乃天下第一學府的盧植老師和涼州名士許臨
다행인 것은...넘겨받은 자들이 천하제일 학부의 노식(盧植)노사와 양주 명사 허임(許臨)이었다.
조진 : 二人素仰慕此書, 惜因戰爭來臨而暫停鑽研
두 사람은 이전부터 이 책을 크게 우러러보았으나, 애석하게도 전쟁이 임박한 터라 잠시 연구를 멈춰야 했지.
조진 : 今二人俱死, 趙賢家被抄, 兵法只有名存實亡
오늘날 두 사람은 모두 죽고, 조현의 가산은 모두 몰수당해 병서는 그 껍데기 밖에 남지 않았으니.
지난 날 상산 조가에는 8기와 요원화 같은 인물이 없었고, 결국 노사(老師)의 스승되는 사람은 이 병법서를 외부로 전할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이어받은 사람은 허임과 노식.
비록 전쟁이 발발하여 [조가병법]은 그 껍데기만 남고 유명무실해져 버렸지만 노사(老師)는 병법서의 요체는 잊어서는 안됨을 당부한다. 그 요체란 바로...
조진 : 但縱使沒有書, 也要記住要訣: 理想爲先, 天下沒有絶對之敵!
허나 설령 책이 없을지라도 요체는 기억해야 하느니라.- 이상(理想)을 항상 우선하거라. 천하에 절대적인 적이란 없으니!
조진 : 做大事者, 只對事不對人, 方能達至聖賢、霸主的境界!
대사를 치르려거든 인(人)이 아닌 사(事)를 대해야만 성현과 패주의 경지에 이를 수 있음이라!
조진 : 昂兒, 你也要好好地聽著!
앙아, 너도 잘 듣거라!
조진 : 以此做人, 以此去振興咱們趙家
이를 근간으로 행동하며, 이를 근간으로 우리 조가(趙家)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
조진 : 而你...既然老師希望你走向正道,
그리고 너..노사는 네가 올바른 길[正道]을 걸어갔으면 하니
조진 : 若趙家違背了你宗旨, 那就該放下, 去做正確之事
만약 조가가 네 종지(宗旨)를 어기거든, 떨쳐내고 올바른 일을 해주어야 한다.
조진 : 時刻問己, 是否不忍而亂了大謀?
꾸준히 자문해야 한다. 참지 못하고 큰 계획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닌지.
조진 : 如此, 你甘心嗎?
그런 것들을 스스로 달게 받아들일 수 있을 지를.
조진 : 你甘心嗎?
달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
조앙에게는 [조가병법]의 요체를 바탕으로 일처리를 해나가며, 가문을 다시 부흥시켜달라는 부탁을
요원화에게는 [조가병법]의 요체를 마음에 새기고, 꾸준히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자신의 감정적인 행동이 대사를 그르치는 것은 아닌가 되물어 보라는 부탁을.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르침에, 왕이는 스승님의 건강이 우려된다며 나름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자 웃으면서 말해보지만...노사의 말은 멈추지 않는다. [조가병법]에 이어 무학(武學)에 관해서도 가르침을 내려주고자 하는데...
조진 : 好對手難求...
호적수는 좀처럼 구하기 힘들기에...
조진 : 你僥倖能從馬超手上逃脫, 應是一個好經歷
네가 마초의 손아귀에서 요행으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값진 경험이 될 터다.
조진 : 咱們練武者, 何曾不是從低開始, 向對方長處學習
자고로 우리가 무(武)를 연마하는 것이란, 상대의 장점을 학습하며 낮은 데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니겠느냐?
조진 : 趙家兵法還有..
조가 병법에는 또..
요원화 : 老師
노사
요원화 : 我戰過呂布
저는 여포와 싸웠습니다.
요원화 : 而當今最强的, 我也幾乎戰過
그리고 당금 가장 강하다는 자들 대부분과도 싸웠었지요.
요원화 : 老師敎過: 有了膂力...
스승님께서 가르치셨잖습니까. 완력만 있다면…
조진 : 是, 是的, 練什麼...也可以!
그렇다. 그렇다마다. 어떤 것을 연마하건... 상관없지!
조진 : 非常好, 你學會了什麼?
아주 좋구나. 그럼 무엇을 배웠느냐?
무엇을 배웠느냐, 달리 말하자면 어떤 사람들이랑 싸워봤냐는 조진의 물음. 요원화는 이에 차분히 말씀을 올린다. 이어지는 요원화의 나레이션.
요원화 : 那天, 我將一切告知
그날, 나는 모든 것을 그분께 들려드렸다.
요원화 : 一件一件地告訴他
하나하나 전부.
요원화 : 他專心地聽著, 也暫忘了那份對趙家兵法的執著
그분께선 이야기를 듣는데 열중하셨으며, 잠시나마 조가병법에 집착해야만 했던 본인의 처지마저 잊으셨다.
요원화 : 身爲武癡, 習天下之武, 一向是老師的心願
천하의 무예를 익히는 것은 무(武)에 미친 몸인 노사가 줄곧 바랬던 염원이었으니.
요원화 : 而我感覺到, 他非常興奮. 那是學生成材, 爲師者流露出的無比自豪
그리고 난 그분께서 몹시도 흥분한 것을 느꼈다. 학생이 쓸만한 인물이 되어 노사께선 비길 데 없는 뿌듯함을 드러냈던 것이리.
요원화 : 草木零落, 深感時不再來
초목이 시들어 떨어지니 흘러간 시간은 다지 오지 못함을 깊이 느끼네.
요원화 : 我倆攜手, 經歷了大小戰役
우린 양 손을 맞잡고, 크고 작은 여러 전투들을 곱씹어가며
요원화 : 共同從戰鬥中總結了經驗
함께 전투 속에서 얻은 경험들을 되짚었다.
요원화 : 彷彿, 回到了過去
마치,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요원화 : 回到那個庭中暢談的年代
대청에 앉아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꽃피웠던 그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요원화 : 直到最後,
마지막 그 순간에,
요원화 : 我告訴他, 盧植有個學生, 正是我主
나는 노사께 알려드렸다. 노식(盧植)에게 학생이 하나 있으며, 그가 내 주인이라고,
(*유비를 말함입니다)
요원화 : 趙家兵法, 或已找到値得信賴的傳人
조가 병법은 어쩌면 믿음직한 계승자를 찾았을 지도 모른다고.
요원화 : 那本已僵硬的嘴角, 彷彿露出了笑容
그 굳어있던 입가가 미소를 지으신 것 같았다.
요원화 : 心已滿, 含著笑, 高高興興地回家了
만족한 마음으로, 미소를 머금으며, 즐거이 집으로 돌아가셨구나.
요원화 : 那天, 我上完了最後一課
그날, 나는 마지막 수업을 마쳤다.
요원화 : 也處理完家事
그리고 집안의 일도 처리하였고.
요원화 : 經過多年, 終與趙家冰釋
오랜 세월이 지나고 나서, 마침내 조가(趙家)와의 인연을 풀게 되었구나.
요원화 : 涼州的偵察沒有白來
양주까지 정찰하러 온 것은 헛된 걸음이 아니었구나.
요원화 : 送走了三爺的人,
셋째 나으리의 사람들은 떠나보냈지만
요원화 : 卻迎來了擁有共同理想的同僚
공통의 이상을 가지고 있는 동료를 맞이한다.
그가 맞이하는 것은 방통과 기성전투에서 잠시 모습을 비췄던 '횡미(橫眉; 가로눈썹)'
요원화 : 憶起老師說過: 天下沒有絶對之敵
세상에 절대적인 적은 없다던, 노사의 말씀이 떠오른다.
요원화 : 或許..一切已不一樣了
어쩌면...모든 것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조가병법] 한 문제(文帝)시기 어느 고인이 상산 조씨에게 전수. '한 문제'시기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해당 병법서는 도교(무위지치)/유교 양쪽에 일가견 있었던 무위의 정치적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봄.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다 그 요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이가 없어 조진 노사(老師)의 스승되는 이가 외부로 불출함 갈래 1) 허임 : 허임은 [조가병법]을 크게 숭상하고 여기서 착안하여 [허임병법]을 지음. 이후 필사본이 8기 손에 넘어가 종교/도교 쪽 성향이 짙어짐 갈래 2) 노식 : 노식 또한 [조가병법]을 크게 숭상함. 노식은 제자 유비에게 [조가병법]을 가르쳤을 것이라 짐작. 즉, 노식의 [조가병법]은 유교 쪽 성향을 짙게 띠고 있으리라 추측 가능. 갈래 3) 조진-요원화(조운)의 적통 : 사실 조진 본인도 [조가병법]을 통달하지 못했고 [조가병법]의 요체만 간략하게 넘겨줌. 이쪽은 따로 다룰 필요는 없을듯.
[종교병법]의 유명한 술수로는, (이제는 하나의 밈이 되버린) 얼굴에 손을 얹고 최면술을 거는 행위가 있다.(작중에서 우길, 화타, 좌자, 8기가 선보였다.) 그런데 조진의 입을 통하여 [조가병법]이 얼마간 [종교병법]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 나와, [조가병법] 또한 [종교병법]의 최면술을 쓰고 있진 않을까...하는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설령 최면술은 과한 해석이라 하여도, [조가병법]과 [종교병법]간의 연관성 정도는 확인할 수 있다. 요원화 : 亦領略: 施正者, 領悟之人愈正 또한 깨달았습니다. 바른 것[正]을 베푸는 길은 깨달은 자를 더욱 바르게 하고 요원화 : 害人者, 領悟之人愈邪... 사람을 해하는 길은 깨달은 자를 더욱 그릇되게 한다는 것을요. 요원화의 대사를 통해서 이를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유비-8기간에 ‘얼굴에 손을 올리는 행위(또는 최면술)’의 대비를 확인할 수 있다 장판파에서, 유비가 아두를 구해온 요원화의 얼굴에 손을 올렸을 때, 요원화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더랬다. 마찬가지로, 기성전투에서 8기가 마초의 얼굴에 손을 올렸을 때, 마초도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요원화의 말대로 천양지차다. 요원화와 유비는 ‘만두(=아두)’라는 알레고리를 통해 둘의 관계가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게 일방적으로 충성하는, 종속된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임을 보인다. 아들인 요원화가 목숨을 걸고 ‘만두’를 구했기에, 아버지 유비가 그 ‘만두’를 먹고 힘내서 다시 아들을 키워내 하늘 아래 우뚝 서게 만든다는 호혜적 관계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바른 것을 베푸니 아버지도 힘내서 아들에게 바른 것을 가르치는 선순환이라 할 수 있다. 반면, 8기와 마초는 전혀 다르다. 8기는 아버지의 환상이라는, 마초의 트라우마를 자극시켜 그를 세뇌시켰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관계가 아니라 한쪽이 다른 한쪽에 묶인 관계다. 그러니 요원화의 말처럼, 사람을 해하는 길을 걷는 8기는 계속해서 서로를 그릇되게 만드는 악순환을 걸을 것이다.
일각에선 우스갯소리로 마초가 기성전투에서 걸린 '최면술‘이 입촉 후에 유비가 '얼굴에 손을 얹는 것'으로 해결해 줄 거란 소리도 나온다. 같은 [조가병법]갈래서 퍼져 나온 것이니, 8기가 걸은 최면술을 유비가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유비가 노식에게 [조가병법]을 사사했다 가정하면 시사하는 점이 하나 있다. 조진 : 時刻問己, 是否不忍而亂了大謀? 꾸준히 자문해야 한다. 참지 못하고 큰 계획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닌지. 조진은 죽기 직전 요원화에게 [조가병법]의 요체를 설명하며 한 순간의 성정에 휘둘려 큰 그림을 망치는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런 것들이 과연 감내할 수 있을지 매분매초 자문하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저 대사가 유비에게 고대로 실현될 것임을 안다. 그가 [조가병법]의 중심사상, 요체를 훼손하고 참지 못할 것임을 안다. 한 순간의 감정에 치우쳐 이릉에다가 병력을 갖다 꼴아 박고, 조진이 그렇게 신신당부하던 ‘큰 계획’이 도로아미타불 되어버릴 것임을 안다. 지금은 가정이지만, 나중에 유비가 [조가병법]을 배웠단 것이 공식설정이 되버리면...유비가 이릉대전에서 패배하는 것은 더 추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요원화 : 送走了三爺的人, 卻迎來了擁有共同理想的同僚 셋째 나으리의 사람들은 떠나보냈지만, 공통의 이상을 가지고 있는 동료를 맞이한다. 또한 요원화의 마지막 대사에서도 살펴볼 것이 있다. ‘卻’는 부사로 역접(逆接)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인다. ‘도리어, 오히려, 반대로, 그러나’라는 말로 해석한다. 그렇다는 의미는, 장비가 품은 이상은 요원화와 합치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 장비가 생각하는 이상(理想)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그러나(卻)”이제 공통된 이상(理想)을 가지고 있는 동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장비가 생각하는 이상과 요원화가 생각하는 이상은 정 반대라는 것. 그렇담 지난 화들을 쭉 살펴봤을 때, 장비와 요원화의 의견차는 ‘동오(東吳)’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에서 나온다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방통과 요원화는 적어도 ‘동오’에 대해서는 같은 의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방통은 장비와 다르게, 일단 동오를 동맹으로 두고 조조를 요리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이다.
진짜 너무 나간 해석이긴 한데 본토에서는 [조가병법]이 한문제시기에 나왔으니 전국7웅인 진나라 왕실인 영성 조씨(嬴姓趙氏)와 연관이 있다느니, 같은 상산 진정(眞定)출신인 남월왕 조타(趙佗)와 관련이 있을 것 같다는 드립도 나오네요..;; 진모 작가님이 [조가병법]을 설정한 건 '문경지치'와 대비를 이루고자 그런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본토에서는 이런 미친 드립이 나오네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화봉요원을 참 좋아해서 저도 이런저런 말을 덧붙여보고 싶기는 한데... 멍청해서 해석하신 내용 보면서 오오... 하는 게 전부여서 아쉽네요. 어쨌든 정성 가득한 글 감사합니다.
못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통은 백퍼조운이 죽이는걸로 할줄알았는데 중간에 뭐 있었나요?
유비 아래에 있는 동안 그냥 데면데면하게 지냈었는데, 이번 화를 기점으로 해서 조운이 죽이는 방향은 없어진 것 같습니다. 만약 조운이 죽인다면 다른 이들(직접 언급된 장비처럼 유비측 내부 인물)의 계책에 따라 함정에 빠져서 죽이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