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2ch 번역 괴담] 반투명한 토끼

[물망초]

작년 여름.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반투명한 큰 토끼(시바견 정도)가 나를 추월해 깡총 깡총 뛰어갔다.

술에 취해서인지 그런 걸 봐도 무섭지는 않았다.

"어라~ 혹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거? 우후후, 토끼야 기다려~"

나는 오히려 두근대며 바보처럼 토끼를 뒤쫓아 갔다.

그러자 토끼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현관문을 스윽 통과해서 들어갔다.

당황한 나는 열쇠로 열고 들어가려 했으나....

어라? 잠겨져 있지 않잖아. 잠구는 걸 깜빡했나?

어쨌든 안에 들어가 보니 거실에서 토끼가 이쪽을 돌아보고 있었다.

토끼는 내가 방안에 들어온 걸 확인하자 이번엔 벽장 안으로 사라져갔다.

벽장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 봐도 토끼는 없었다.

그 대신, 본 적도 없는 남자가 땀 범벅인 채로 잠을 자고 있었달까 기절해 있었다.

기겁한 나는 옆방에 사는 여성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토끼의 건도 포함해서 횡설수설이었지만 어떻게든 설명했다.

옆방의 여성은 경찰과 구급차를 불러주었고 내가 경찰과 말하기 전에

"토끼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거에요"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난 경찰에게 집에 돌아와보니 문이 잠궈져 있지 않았고 벽장 안에 모르는 남자가 있었다, 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며칠 뒤, 난 경찰에게서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 남자는 내가 퇴근해서 돌아오는 시간을 전부터 체크하고 있었고,

그날도 내가 돌아오기 전에 열쇠를 따고 방안에 몰래 들어와서 벽장 안에 숨어있었으나 안이 너무 더워서 쓰러져 있었다고.

구급차를 부르는 게 조금이라도 더 늦었다면 생명에 지장이 있었을 거라고도 알려주었다.

그런 말을 들어도 무섭다는 거엔 변함이 없었기에 회사와는 거리가 더 멀어졌지만 부모님이 계신 집에서 살기로 했다.

만약 그날 내가 좀 더 늦은 시간에 귀가해서 그 남자가 죽었다면 더 위험했을지도 모른다.

큰 토끼는 그걸 알려준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날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물망초]

요약 : 스토커 무서워

갑작스럽지만 괴담 읽어주신 분께 질문이 있습니다! (본문 맨밑에 쓰려다가 댓글로 쓰는 게 나아서 댓글로 씁니다)

이번엔 글 사이에 공백을 좀 넣어봤는데 기존처럼 되도록 공백없이 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이번처럼 적당히 글 사이 간격이 있는 게 나을까요?
어느 쪽이 더 읽기 편하신지 알고 싶습니다.
전 어느 쪽이든 상관없기에 읽는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없으면 그냥 알아서 하겠습니다...........ㅠ

아 그리고 혹시 번역해줬으면 하는 괴담 같은 게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모자란 실력이지만 할 수 있다면 해보겠습니다 :)

[후나시]

그냥 뭘 해주시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안그래도 글리젠 없는 괴갤에 꿀같은분. 감사합니다.

[바위군]

읽기는 이쪽이 나을것 같아요.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류 치슈]

읽으면서는 사실 달라진 걸 전혀 못느꼈는데 조금 편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늘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요술반지]

공간있는게 읽기 편하네요^^~

[소중한날의꿈]

저도 공간 있는게 읽기 편해요~

[물망초]

댓글 감사합니다 ㅠㅜ 항상 되도록 안겹치면서도 재밌어 보이는 거, 너무 길지 않은 거 추리면서 찾다보니 잘 올리지 못하게 되네요
모자란 실력의 번역이지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니 힘이 납니다 ㅎㅎ 다음 것부터는 적당히 글 사이 공백 넣을게요!

[물망초]

앗 중복이었군요 ㅠ

[인생은 로또]

전 이사람 반응이 더 소름이였네요. 모르는 사람이 자기 집에 몰래 들어왔는데 무단침입을 걱정하는게 아니라 자기 집에서 사람이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만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