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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플렉스] 찾아가는 상담소 14번째 후기(adhd/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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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담 당사자입니다. 어제 상담은 제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상담이나 받고 불안과 우울을 누군가에게 터놓는 것 그 자체로 만족하자고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이 저에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깨닫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성인ADHD라는 질병과 원글에 약간 잘못 전달된 내용에 대해 몇 가지 부연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성인ADHD는 말 그대로 성인기에 나타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말합니다. 1~20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ADHD가 아동기 이후 성인기에 저절로 완치되는 병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ADHD를 겪은 아동이 성인기 이후에도 주의력결핍과 충동적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성인ADHD라는 병명이 학계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성인ADHD가 등장한 초기에는 정신의학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2~30년 전에 정신의학을 배운 의사들과 다수의 일반인들은 성인ADHD를 정신의학계의 상술이라고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10여년 이상 계속된 학계의 지속적인 연구로 성인ADHD의 실존은 거의 증명되었습니다. 물론 성인ADHD를 믿지 않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이유는 있습니다. 1. 성인ADHD는 과잉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아동기ADHD의 경우에는 과잉행동형이 대다수라 학교와 가정 현장에서 문제행동을 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DHD의 과잉행동증상은 성장기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지고 성인ADHD는 주의력결핍(산만함)과 충동행동이 주로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산만함과 충동성은 과잉행동과 비교하면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증상은 아닙니다. 그래서 성격적 문제나 능력 부족, 태만 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일반인보다 일부 지적 능력이 탁월한 고지능 ADHD의 경우에는 문제점을 자신의 특정 지능(예를 들면 빠른 암기력)을 이용해 ADHD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경우에 속했죠. 학업성취도가 높았던 중고등학생 시절엔 ADHD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 문제 때문에 고지능ADHD 환자의 조기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생이나 부모나 공부만 잘하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지능 ADHD 환자는 특히 대인관계나 사회성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며 곤란을 겪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과 부모님은 “그냥 별나서 그런가보다”라며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무관심이 이어지면서 고지능 ADHD 학생들이 점점 망가져 간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죠. 3. ADHD 환자의 의지와 노력의 영역으로 극복하기엔 현대 사회가 고도로 전문화되며 복잡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합니다. 부모들의 청년기는 고도의 경제성장기에다 사회가 지금보다 단순했기 때문에 설사 ADHD라도 노력이나 의지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훨씬 더 복잡하고 전문화된 사회입니다. 30년 전의 신입사원과 30년 후 오늘의 신입사원이 하는 일의 수준은 천양지차입니다. 그럼에도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기억으로만 판단하며, 하면 된다라는 의지드립만 반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오해가 풀렸다고 해서 성인ADHD가 쉽게 해결이 될 수 있는 질환인가라고 생각해본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소아기에 비해 약물치료를 통해 뇌가 성장, 변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애초에 약물 효과가 일시적이라 장기간 복용이 필수입니다. 또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병으로서 환자의 치료 예후나 완치, 재발 가능성에 대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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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애통계나 추적조사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성인ADHD는 좋게 말하면 개인의 특성이요, 나쁘게 말하면 장애이기에 환자는 평생을 싸워야 하는 아주 고된 질병입니다. (사실 ADHD는 정신의학에서 경도발달장애로 분류됩니다. 이 경도발달장애의 대표적인 질병이 아스퍼거 증후군, 즉 자폐입니다. 실제로 ADHD와 증상 면에서 제일 유사한 질병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며 학자에 따라서는 이 두 질병을 동일하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인ADHD 환자의 싸움은 그게 다가 아닙니다. 성인ADHD로 겪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정신질환들과도 싸워야 합니다. 환자들은 아동기 때부터 ADHD 때문에 대인관계 문제, 학습능력 저하, 사회성 부족을 많게는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겪어오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실패의 기억이 누적되며 각종 우울장애, 불안장애, 트라우마를 지속적으로 쌓아가게 됩니다. 마치 당뇨나 고혈압의 합병증과 비슷하죠. 그래서 ADHD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반드시 병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다른 장애들을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비용 등 경제적인 문제들에 직면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점가에 있는 ADHD 인지행동치료 워크북을 읽으며 스스로 실습하거나, 또는 ADHD 커뮤니티에서 모집하는 자조모임 등에 참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 병을 알고, 약물치료를 받고, 관련서적을 읽으며 공부했을 때 사실 무한한 허탈이 밀려왔습니다. 과거에 겪었던 실패와 트라우마의 근원에 ADHD가 있었고, 수많은 ADHD 환자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었더라면, 이 문제를 좀 더 빨리 알아채고 학생 때 정신과를 찾아가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았더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만시지탄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그때의 제 감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지 그 허탈은 분노와 오기로 살짝 바뀌더군요. 그래서 ADHD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강연도 가보고, 사회인 뮤지컬 수업에도 등록하는 등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일생을 거치며 쌓여 온 실패의 경험 하나하나가 수많은 트라우마를 만들었고, 트라우마가 쌓여 수많은 인지적 오류와 역기능적 사고를 만들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진로문제, 학업문제 등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했던 거구요. 그래서 찾아가는 상담소도 신청했던 겁니다. 상담사님의 글을 보니 식견이 꽤 남다르신 것 같아 뭐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상담으로 얻은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희생과 공헌을 헷갈려하는 인지적 오류 한 가지를 극복했다는 겁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지라 기독교에서 말하는 순교자적 사고가 자연스레 배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망가지고 볼품없어졌으니, 차라리 나를 희생시키고 다른 사람을 살려주자. 그리고 죽자” 라는 마인드였죠. 그래서 사복직, 경찰·소방직 공무원이나 상담, 복지 계통의 진로를 선택하려고 했습니다.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죽기 위해 그 직업을 하고 싶었던 거죠.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합니다. 하지만 상담사님은 그런 인지적 오류를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자기 열등감에서 나오는 순교자적 희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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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나에게도,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말이죠. 그것은 건강한 자존감이나 즐거움, 보람에서 나오는 공헌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의 상담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원금 내는 것도 아깝지 않았고요. 그래서 찾아가는 상담사님이 하시는 일이 앞으로도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어제의 상담과 원글에서 잘못 전달된 몇 가지 오류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우선 난독증은 ADHD의 합병증은 아닙니다.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물론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저는 난독증은 아닙니다. 의사선생님이 검사 결과로 말씀하신 팩트입니다. 다만 ADHD는 학습에서 다양한 문제를 겪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난독증세입니다. 글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읽기 어렵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1문단을 읽고 2문단을 읽으면 1문단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글을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지 못한다거나 이런 읽기 상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아까 언급한 고지능 ADHD의 경우, 남들보다 월등히 좋은 자신의 특정 지적 능력 (암기력, 청력 등)으로 이 학습문제를 어느 정도 커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런 보완행위는 비교적 단순한 문제를 해결하는 초중고 시절에나 먹힙니다. 수능, 대학교, 직장으로 이어지면서 뇌의 다양한 능력을 복잡하게 사용하는 과제에 직면하는 경우 특정 고지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점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거나 한계를 보입니다. 사회성이나 대인관계는 말할 것도 없구요. 2. ‘유전성’보단 ‘가족력’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직 ADHD의 유전성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는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요. 다만 부모에게 ADHD가 있으면 자식에게 ADHD가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은 맞습니다. ADHD를 깨닫고 난 후 저희 가족들, 친척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상당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희 친척들도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고, 일반인과는 다른 성격 때문에 저도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다만 이것이 명확한 인과관계라기보다는 아직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명백한 유전이라 보기보다는 부모가 ADHD면 자식도 그럴 확률이 높다는 가족력의 개념으로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조만간 이 글에 이어지는 2탄을 써볼까 합니다. ADHD들이 겪는 증상, 문제들과 ADHD 환자들과 부모들이 극복을 위해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말이죠. 아무쪼록 찾아가는 상담소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신청 많이 하세요^^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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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깝군요 사실 adhd쪽은 솔직히 말해 별로 좋은상태를 가진사람을 보지못했습니다.사실 한국에서는 정신과진료를 한번받으면 실비보험은 5년동안 가입할수없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adhd인게 다행이네요 경계선지능은 그보다 더답이 없습니다만...
gf6565 | (IP보기클릭)125.190.***.*** | 18.04.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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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루리웹-9728993392 | (IP보기클릭)119.194.***.*** | 18.04.1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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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셨습니다

루리웹-9728993392 | (IP보기클릭)119.194.***.*** | 18.04.10 23:07
루리웹-9728993392

감사합니다~

카오쇼 | (IP보기클릭)121.131.***.*** | 18.04.10 23:21

adhd 우리나라는 큰 질병이라고 어른하고 아이들을 겁주죠. 사실 책임은 어른들인데 말이죠. 인스턴트 먹는거 줄이고 운동 많이 하고 하면 괜찮은데 오히려 가둬 두니까 이런게 더 생기죠. 영양적으로 충분한 음식도 부족한데 매일 라면, 빵 이런거 먹으면 ADHD 가 아니여도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마그네슘이나 이런거 부족하면 걸릴수도 있고 외국에서 마음챙김 명상으로 치료하기도 하더라고요.

루리웹-5867666531 | (IP보기클릭)222.118.***.*** | 18.04.11 00:40
루리웹-5867666531

네. 그런의견도 있습나다. 한국이 정신적 질환을 육체적 질환에 비해 시선이 많이 다르게 보죠.

카오쇼 | (IP보기클릭)121.131.***.*** | 18.04.1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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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깝군요 사실 adhd쪽은 솔직히 말해 별로 좋은상태를 가진사람을 보지못했습니다.사실 한국에서는 정신과진료를 한번받으면 실비보험은 5년동안 가입할수없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adhd인게 다행이네요 경계선지능은 그보다 더답이 없습니다만...

gf6565 | (IP보기클릭)125.190.***.*** | 18.04.1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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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담 당사자입니다. 어제 상담은 제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상담이나 받고 불안과 우울을 누군가에게 터놓는 것 그 자체로 만족하자고 생각했는데 상담사님이 저에게 아주 중요한 포인트를 깨닫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성인ADHD라는 질병과 원글에 약간 잘못 전달된 내용에 대해 몇 가지 부연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성인ADHD는 말 그대로 성인기에 나타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말합니다. 1~20년 전만 해도 전문가들은 ADHD가 아동기 이후 성인기에 저절로 완치되는 병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ADHD를 겪은 아동이 성인기 이후에도 주의력결핍과 충동적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면서 성인ADHD라는 병명이 학계에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성인ADHD가 등장한 초기에는 정신의학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2~30년 전에 정신의학을 배운 의사들과 다수의 일반인들은 성인ADHD를 정신의학계의 상술이라고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10여년 이상 계속된 학계의 지속적인 연구로 성인ADHD의 실존은 거의 증명되었습니다. 물론 성인ADHD를 믿지 않는 사람이 아직도 많은 이유는 있습니다. 1. 성인ADHD는 과잉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아동기ADHD의 경우에는 과잉행동형이 대다수라 학교와 가정 현장에서 문제행동을 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DHD의 과잉행동증상은 성장기를 거치면서 거의 사라지고 성인ADHD는 주의력결핍(산만함)과 충동행동이 주로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산만함과 충동성은 과잉행동과 비교하면 타인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증상은 아닙니다. 그래서 성격적 문제나 능력 부족, 태만 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일반인보다 일부 지적 능력이 탁월한 고지능 ADHD의 경우에는 문제점을 자신의 특정 지능(예를 들면 빠른 암기력)을 이용해 ADHD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 경우에 속했죠. 학업성취도가 높았던 중고등학생 시절엔 ADHD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이 문제 때문에 고지능ADHD 환자의 조기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생이나 부모나 공부만 잘하면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지능 ADHD 환자는 특히 대인관계나 사회성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하며 곤란을 겪습니다. 그런데도 선생님과 부모님은 “그냥 별나서 그런가보다”라며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무관심이 이어지면서 고지능 ADHD 학생들이 점점 망가져 간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죠. 3. ADHD 환자의 의지와 노력의 영역으로 극복하기엔 현대 사회가 고도로 전문화되며 복잡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합니다. 부모들의 청년기는 고도의 경제성장기에다 사회가 지금보다 단순했기 때문에 설사 ADHD라도 노력이나 의지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훨씬 더 복잡하고 전문화된 사회입니다. 30년 전의 신입사원과 30년 후 오늘의 신입사원이 하는 일의 수준은 천양지차입니다. 그럼에도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기억으로만 판단하며, 하면 된다라는 의지드립만 반복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오해가 풀렸다고 해서 성인ADHD가 쉽게 해결이 될 수 있는 질환인가라고 생각해본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선 소아기에 비해 약물치료를 통해 뇌가 성장, 변화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습니다. 애초에 약물 효과가 일시적이라 장기간 복용이 필수입니다. 또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병으로서 환자의 치료 예후나 완치, 재발 가능성에 대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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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집알바

한 생애통계나 추적조사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성인ADHD는 좋게 말하면 개인의 특성이요, 나쁘게 말하면 장애이기에 환자는 평생을 싸워야 하는 아주 고된 질병입니다. (사실 ADHD는 정신의학에서 경도발달장애로 분류됩니다. 이 경도발달장애의 대표적인 질병이 아스퍼거 증후군, 즉 자폐입니다. 실제로 ADHD와 증상 면에서 제일 유사한 질병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며 학자에 따라서는 이 두 질병을 동일하게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성인ADHD 환자의 싸움은 그게 다가 아닙니다. 성인ADHD로 겪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정신질환들과도 싸워야 합니다. 환자들은 아동기 때부터 ADHD 때문에 대인관계 문제, 학습능력 저하, 사회성 부족을 많게는 십년 이상 지속적으로 겪어오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실패의 기억이 누적되며 각종 우울장애, 불안장애, 트라우마를 지속적으로 쌓아가게 됩니다. 마치 당뇨나 고혈압의 합병증과 비슷하죠. 그래서 ADHD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인지행동치료를 반드시 병행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다른 장애들을 극복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비용 등 경제적인 문제들에 직면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점가에 있는 ADHD 인지행동치료 워크북을 읽으며 스스로 실습하거나, 또는 ADHD 커뮤니티에서 모집하는 자조모임 등에 참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처음 이 병을 알고, 약물치료를 받고, 관련서적을 읽으며 공부했을 때 사실 무한한 허탈이 밀려왔습니다. 과거에 겪었던 실패와 트라우마의 근원에 ADHD가 있었고, 수많은 ADHD 환자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나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조금만 더 용기가 있었었더라면, 이 문제를 좀 더 빨리 알아채고 학생 때 정신과를 찾아가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았더라면,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만시지탄이라는 사자성어가 딱 그때의 제 감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지 그 허탈은 분노와 오기로 살짝 바뀌더군요. 그래서 ADHD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강연도 가보고, 사회인 뮤지컬 수업에도 등록하는 등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일생을 거치며 쌓여 온 실패의 경험 하나하나가 수많은 트라우마를 만들었고, 트라우마가 쌓여 수많은 인지적 오류와 역기능적 사고를 만들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진로문제, 학업문제 등에서 다양한 어려움을 호소했던 거구요. 그래서 찾아가는 상담소도 신청했던 겁니다. 상담사님의 글을 보니 식견이 꽤 남다르신 것 같아 뭐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상담으로 얻은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희생과 공헌을 헷갈려하는 인지적 오류 한 가지를 극복했다는 겁니다. 사실 어렸을 때부터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지라 기독교에서 말하는 순교자적 사고가 자연스레 배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망가지고 볼품없어졌으니, 차라리 나를 희생시키고 다른 사람을 살려주자. 그리고 죽자” 라는 마인드였죠. 그래서 사복직, 경찰·소방직 공무원이나 상담, 복지 계통의 진로를 선택하려고 했습니다.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죽기 위해 그 직업을 하고 싶었던 거죠.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합니다. 하지만 상담사님은 그런 인지적 오류를 정확히 짚어주셨습니다. 자기 열등감에서 나오는 순교자적 희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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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나에게도, 그리고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 말이죠. 그것은 건강한 자존감이나 즐거움, 보람에서 나오는 공헌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제의 상담이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후원금 내는 것도 아깝지 않았고요. 그래서 찾아가는 상담사님이 하시는 일이 앞으로도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어제의 상담과 원글에서 잘못 전달된 몇 가지 오류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1. 우선 난독증은 ADHD의 합병증은 아닙니다.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릅니다. 물론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저는 난독증은 아닙니다. 의사선생님이 검사 결과로 말씀하신 팩트입니다. 다만 ADHD는 학습에서 다양한 문제를 겪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난독증세입니다. 글을 정확하고 꼼꼼하게 읽기 어렵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1문단을 읽고 2문단을 읽으면 1문단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글을 오랜 시간 집중해서 읽지 못한다거나 이런 읽기 상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론 아까 언급한 고지능 ADHD의 경우, 남들보다 월등히 좋은 자신의 특정 지적 능력 (암기력, 청력 등)으로 이 학습문제를 어느 정도 커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이런 보완행위는 비교적 단순한 문제를 해결하는 초중고 시절에나 먹힙니다. 수능, 대학교, 직장으로 이어지면서 뇌의 다양한 능력을 복잡하게 사용하는 과제에 직면하는 경우 특정 고지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점점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거나 한계를 보입니다. 사회성이나 대인관계는 말할 것도 없구요. 2. ‘유전성’보단 ‘가족력’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아직 ADHD의 유전성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는 성립되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요. 다만 부모에게 ADHD가 있으면 자식에게 ADHD가 있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은 맞습니다. ADHD를 깨닫고 난 후 저희 가족들, 친척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상당히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희 친척들도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고, 일반인과는 다른 성격 때문에 저도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다만 이것이 명확한 인과관계라기보다는 아직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명백한 유전이라 보기보다는 부모가 ADHD면 자식도 그럴 확률이 높다는 가족력의 개념으로 받아들이셨으면 합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조만간 이 글에 이어지는 2탄을 써볼까 합니다. ADHD들이 겪는 증상, 문제들과 ADHD 환자들과 부모들이 극복을 위해 해야하는 일에 대해서 말이죠. 아무쪼록 찾아가는 상담소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신청 많이 하세요^^

닭집알바 | (IP보기클릭)210.94.***.*** | 18.04.11 17:21
닭집알바

오오 좋은 지식들을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지고 있는 오류도 점검하고 공부도 되네요. 제가 할수 있는것과 없는것을 구분해서 하고,할수 있늦거라 늘리는 방향을 잡아야 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저는 따져보면 상담의 밑바닥에 철학을 깔고 시작해서 의과쪽 지식에 대해 어쩔수 없이 도움을 못드린 것 이해해 주시고요. 매일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셨음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카오쇼 | (IP보기클릭)121.131.***.*** | 18.04.11 22:36
카오쇼

전혀 미안하실 일이 아닙니다 ㅎㅎ 오히려 너무 좋은 말씀 해주셨고 오히려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댓글 남긴 건데요 뭐 ㅎㅎ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두가 ADHD에 대해 좀 더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구요 ㅎㅎ 암튼 님도 가시고자 하는 그 길 끝까지 가시고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 ㅎㅎ

닭집알바 | (IP보기클릭)1.230.***.*** | 18.04.1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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