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
―장정일 형에게
쿠 드 푸드드는 프랑스 말로 첫눈에 반하다는 뜻
선택하지 않는 것도 결국 선택이라고
파이프를 입에 문 애꾸눈의 철학자는 말한다
아무 것도 선택하지 않고
그 어떤 것에도
첫눈에 반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삶을 사는가?
쿠 드 푸드드 쿠 드 푸드드
튈르리 공원의 새들은 질문처럼 날아가는데
파리는 쓸쓸한 곳
사랑은 쓸쓸한 것
지상은 쓸쓸해서 아름다운 곳
양―조위는 다리가 네 개
눈 속을 여행하는 오랑캐의 말
박정대, 달아실시선 0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