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떠나보낸 사람을 가상으로 재현해내 마주할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트라우마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개발된 속칭 VR치료.
해당 아이디어가 연상되는 두 영화의 엔딩이 많은 사랑을 받은바 있다.
(해당 두 영화 스포주의)
가상으로 만들어낸 공간에서 자신의 실수(보단 재난이었지만)로 잃어버린 양딸 순이를 마지막으로 마주한다.
가상세계에서 순이를 끌어안고 그리움을 해소하지만,
현실에서는 "현시각부로 시신이 궤도를 이탈했습니다" 라는 담담한 대사로
다시는 순이의 시신을 찾을수 없음을, 완전히 놓아주어야 하게 되었음을 전한다.
하지만 태호는 괜찮을것이다. 이것으로 미련을 내려놓고 새 가족과 함께할 힘을 얻었을테니까.
[아바타-물의 길]
그 안에 남아있는 먼저 떠나보낸 맏아들 네테이얌을 다시한번 바라보는 제이크와 네이티리.
이 역시 잃어버린 이를 다시한번 만나며 위로를 받는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이었지만.
승리호와는 다르게 앞서서 제이크가 장례식에서 한 독백
"에이와는 모든 그녀의 아이들을 품에 안는다,
아무것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Nothing is ever lost)"
이 약간의 의미의 차이를 만든다.
승리호의 태호와는 다르게, 제이크가 에이와 속 네테이얌을 마주하면서 얻은 위로는
에이와가, 이 땅이 건재한 이상 네테이얌은 사라지지 않을것이고
언제라도 볼수 있을것이라는 모종의 범신론적 깨달음에 가깝기에.
마지막 제이크의 다시 싸우리라는 다짐이,
단지 포기하고 도망친것에 대한 반성만이 아니라
더 거대한 위안 속에서 이뤄진것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실제로 만나러 왔고....
(다만 에이와 속의 그가 어디까지 구현된 버전인지는 모른다,
비슷한 소재에,
한 작품은 놓아주고 새출발을.
다른 한 작품은 영원히 함께한다는 믿음을.
꽤 흥미로운 비교가 된다고 생각한다.
아바타는 기본적으로 샤머니즘 영화고 샤머니즘은 망자가 생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걸 전제로한 신앙이니까
게임으로 치면 투더문도 이런 장르겠네
후자는 고스트 백업이니 소녀전선 로봇들 백업하듯, 복원할 대상만 있으면 부활?
근데 제이크나 그레이스 박사의 경우라면 모르겠는데 네테이얌은 작정하고 백업연결 한건 아니라서 그냥 제이크와 네이티리 마음속 그 예쁜 아들래미 모습을 투영시켜준 정도 아닐까.
정작 인간은 큰 어려움 없이 기억 백업해뒀다가 아바타로 부활하는 거 보면, 되려 외계의 통합정신체 신보다 인간의 기술이 더 높은 경지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
성능은 둘째치고 "자연 동식물들이" 인류가 전기기술과 철기술로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기술과 그대로 닮은 무언가를 구축해낸다는거 자체가 코스믹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