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 리마스터에 가까운 리메이크의 가치, 슈퍼 마리오 RPG

| 제목 |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 | 출시일 | 2023년 11월 17일 |
| 개발사 | 닌텐도 / ArtePiazza / 스퀘어(원작) | 장르 | RPG |
| 기종 | NS | 등급 | 전체 이용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Mustang |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인 1996년. SFC로 발매된 ‘슈퍼 마리오 RPG’ 그간 액션의 형태였던 마리오 프랜차이즈를 스퀘어가 활용해 만든 타이틀로 기획된 바 있다. 슈퍼 마리오 RPG는 지금 생각하면 그리 이질적인 형태는 아니나, 당시에는 여러모로 독특한 캐릭터 해석과 게임 시스템을 보여준 바 있고 북미 지역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는 이후 개발자들과 작품들에 영향을 미쳤다. 어린 시절 해당 타이틀을 접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던 사람들이 현재의 주요 개발자가 되기도 했고, 액션 커맨드와 같은 시스템 등은 마리오 프랜차이즈의 다른 타이틀이나 인디 게임들에도 사용되며 메커닉 측면에서 고도화를 이뤄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리메이크를 거쳐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슈퍼 마리오 RPG’는 시스템 전반에 변화를 주는 리메이크의 형태보다는, 과거의 것을 고스란히 옮기는 영역에 조금 더 가깝다.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여기에 약간의 밸런스적 변화와 비주얼의 개선을 더했다. 2019년 발매된 ‘젤다의 전설 꿈꾸는 섬’과 같이, 오랜 과거의 재미와 가치를 현대의 비주얼과 플랫폼에서 선보이는 형태인 셈이다.
● 오랜 과거의 유산들 - 슈퍼 마리오 RPG의 핵심적인 경험
1996년 SFC으로 발매된 원작은 스퀘어를 통해 제작되어 당시 플레이어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 바 있다. 왕도적인 구성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소소한 패러디와 이야기들을 숨겨두었고 플레이어들이 이를 찾아나가며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액션 커맨드 시스템을 도입하여, 단조로운 플레이 양상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슈퍼 마리오 RPG가 보여준 가치는 이후 시리즈에도 이어졌다.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에도 액션 커맨드 시스템이 중심에 자리하는 한편, 현재 인디 타이틀이나 턴제 일부 타이틀에는 액션 커맨드 시스템이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액션 커맨드 시스템은 턴제 전투에서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상대적으로 지루한 플레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공격이나 방어. 마법과 같은 커맨드를 눌러서 전투하는 턴제 RPG가 플레이어의 조작 측면에서 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액션 커맨드 시스템 하에서는 턴제임에도 역동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단순히 명령을 내리고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플레이어의 조작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액션 커맨드는 효과적인 발상이자 시스템이었다
이는 플레이어가 전투 중에 가질 수 있는 집중과 몰입의 향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른 RPG 타이틀과 비교해서도 전략적인 깊이를 주기 어려웠던 슈퍼 마리오 RPG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즉, 전투 이전에 플레이어가 고민하고 조율하는 요소를 줄이는 대신에 전투 과정에서 적의 패턴과 나의 공격 타이밍을 재는 플레이로의 전환을 이뤄냈다.
이러한 액션 커맨드 시스템은 초반부터 게임 플레이의 후반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사실, 개념 자체는 단순하다.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버튼을 누르는 것’에 성공한다면, 추가적인 피해를 입히거나 적의 공격을 상쇄하고 피해를 0으로 만드는 것들이다.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실제 플레이는 상당한 재미를 가져오는 형태다.
여기에 몇 가지 변주도 더해진다. 버튼을 연타하거나 / 스틱을 이리저리 돌리거나 / 파고들기를 위해서 점프 공격을 100회 성공을 해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액션 커맨드의 숙련도를 요구한다. 슈퍼 마리오 RPG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아이템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레벨 디자인 하에서는- 액션 커맨드가 없어도 되지만, 전투 전반이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액션 커맨드를 써먹어야 편하게 진행이 되는 구조다. 잘 맞춰서 방어하면 피해가 0이 되기도 하니까
마리오 특유의 조작감이나 경험에 가까울 것 같은데, ‘점프를 해서 적을 밟는다’는 조작에서 오던 경험들이 액션 커맨드로 제대로 치환되어 있다. 다른 조작이었다면 어색할 수 있는 것이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가지는 경험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파이어볼을 발사하는 것도 A 연타로 배정한다거나. 점프 이후 적을 밟을 때의 효과음 등 원작 시리즈와의 연관성을 두면서 액션을 만들기 위한 발상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지점은 27년 전에 개발진들이 논의 끝에 도달한 결과물이며, 현대에도 먹혀 들어가는 플레이 양상으로 이어졌다. 20년이 넘게 시간이 지났음에도 충분한 재미를 가져오며, 그 당시의 플레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요소들이 현대 시점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시스템 디자인 전반이 원작과의 연관성을 갖는 한편, 파고들기와 조작 측면에서의 개인차도 존재하기에 최종적인 경험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기에 슈퍼 마리오 RPG를 리메이크하는 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이 액션 커맨드가 가져오는 경험을 오롯이 살리는 데에 둘 필요가 있었다.
슈퍼 마리오 RPG가 보여주는 핵심적인 경험이라고 할 수 있기에, 리메이크 개발진은 이를 최대한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전투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원작의 발매 이후 파생된 시리즈나 액션 커맨드 시스템이 나름대로 고도화가 되었음에도 27년 전 원작의 그것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면서도 발전된 비주얼은 만족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전투 시스템의 변화가 없다는 말은 관련된 레벨 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었다는 말이 된다. 중심이 되는 골자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고 일부 밸런스 측면의 요소들이 변화했을 뿐이다. 정말 ‘약간’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이 SFC 시절의 것들과 같다. 오히려 추가적인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1회차의 게임 플레이가 조금 더 쉬워졌을 정도다.
마리오 시리즈의 캐릭터성에 색다른 해석이 들어간 것도 해당 작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슈퍼 마리오 RPG 원작을 스퀘어가 제작하는 과정에서 몇 개의 새로운 해석이 들어갔고, 이러한 캐릭터 성격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이후 슈퍼 마리오 원작과 관련된 부가 콘텐츠들. RPG에서 파생된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 등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원작의 발매 시점을 생각해보면 조금 놀라운 것이기도 한데, 메인 시리즈가 아닌 외전에 가까운 작품에서 보여준 해석들이 원작의 캐릭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시리즈 전통의 적이었던 쿠파가 아군이 된다는 점이나 피치공주가 전투에 참여하는 등을 생각하면 당시 기준으로는 꽤 흥미로운 발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 시점에서 이를 보자면, 슈퍼 마리오 더 무비와 같은 콘텐츠는 물론, 내년 3월 발매될 ‘프린세스 피치 Showtime!’과 같이 피치 공주가 주역이 되는 작품으로 이어지는 시발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두고두고 쓰였던 '아군이 되면 허당이 되는 쿠파'와 같은 것들
● 핵심 경험은 두고 거기에 약간의 변화를 - 체인 시스템 / 3인 기술 / 교체 등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개발진은 슈퍼 마리오 RPG의 본질을 액션 커맨드 시스템에서 오는 플레이 경험으로 두고 있다. 그렇기에 여기에 수반되는 레벨 디자인이나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SFC 시절의 경험들도 고스란히 현 시점에 옮긴다는 결정을 내렸다. 원작의 디자인을 그대로 두고 현 시점에서 프로그래밍 측면을 새로이 쌓아 올린 것이기에 리메이크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 자체의 변화는 없는 셈이다.
그러나 약간. 아주 약간의 변주는 가했다. 이번 리메이크에서 추가된 합체기와 같은 요소들은 게임 플레이를 조금 더 쉽게 만드는 역할이자, 액션 커맨드 시스템에서 파생될 수 있는 추가적인 시스템이다. 우선은 콤보 체인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다. 플레이어가 액션 커맨드 입력에 성공했을 때,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하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추가된 것을 생각하면, 액션 커맨드가 리메이크의 가장 주안점이 된 셈
그리고 ‘액션 게이지’를 통해서 플레이어들이 액션 커맨드를 성공했을 때 최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격 수단을 추가했다. 체인 게이지가 100%에 도달하면 파티 구성에 따라서 3인 기술을 발동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전투 과정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 개념으로 사용된다.
3인 기술은 파티 구성에 따라서 형태와 효과가 달라지는 구조인데, 이를 보다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파티 구성을 전투 중에도 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 예를 들면, 마리오 (고정) / 지노 / 피치로 전투를 하다가, 게이지가 100%에 도달했을 때에 피치를 쿠파로 변경하여 협력기인 슈팅스타 샷을 날리는 등의 플레이를 노려볼 수도 있다.
여기에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입력했을 때에는 일반 공격이 광역기로 변화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리하자면, 이번 리메이크는 액션 커맨드 자체의 존재감과 활용 능력을 더 비중있게 가져가는 선택지를 보여준 것과 같다. 파티 구성에서 고정인 마리오의 체인 시스템이 ‘액션 게이지 증가’이므로, 정확한 타이밍에 버튼을 입력하면 액션 게이지가 더 차오르게 된다. 즉, 액션 커맨드를 조금 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리메이크에서 더한 것이다.

파티 조합마다 연출이 달라지니까, 한 번씩 써보는 맛도 있다
이와 같은 변주들은 결과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보다 쉽게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원작에서도 아이템을 사용하면 어려운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아이템을 자주 사용하지 않고도 추가된 시스템 만으로 충분히 자연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물론, 원작의 레벨 디자인 자체가 자연스레 최종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에 과거보다 더 빠른 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는 상태다.
대신 도전적인 플레이와 같은 경험은 엔딩 이후의 2회차 플레이를 통해서 제공하고자 했다. 2회차 이후의 강화 보스들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패턴과 스킬들을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을 십분 활용해야만 원활하게 클리어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전투 중 파티 구성 변경이나 협력기 등의 신규 요소들은 여기서 보다 유용하게 사용되며, 크리스터러와 같은 보스도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되어, 원작을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 원작의 것들 그리고 약간의 변화가 낳은 결과물 - 여전한 유쾌함
1회차 플레이 기준으로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여전히 원작의 유쾌함과 나름의 해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동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를 두고 ‘명작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표현을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27년 전의 결과물이 ‘시대를 가리지 않고 통용될 수 있는 감성을 담았기 때문’에 가깝지 않을까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야기 전반이 보여주는 왕도적인 플레이와 함께 전반적인 플레이 구성이 이십년이 지나서도 충분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는 의미다. 이러한 결과의 근간을 따지자면, 당시 스퀘어의 개발진이 구축한 간결하면서도 집중력을 요구하는 액션 커맨드 시스템 전반 / 별다른 문제 없이 시대를 가리지 않고 작동하는 유머러스함 등이 대표적인 요인이지 않을까 한다.

컷신도 유머러스하게 표현됐고 동료 등장 컷신도 추가되면서 볼거리 자체는 늘어나긴 했다
슈퍼 마리오 RPG가 보여주는 경험 전반은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하지만 충분히 자신만의 재미를 보장하는 형태로 중심을 유지한다. RPG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적을 제압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때때로 예상하지 못했던 형태의 끝맺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포인트다.
전투의 종료 상황을 살펴보면, 예상하지 못하게 적들이 퇴장하거나. 전투 도중 대사를 치다가 전투가 종료되는 등 원작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 혹은 현재 시대에서 전투 중심의 타이틀을 즐기던 사람들에게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약간의 어이없음에 가까운 이러한 전투 종료 상황과 연출은 슈퍼 마리오 RPG 시리즈나 이후의 파생 콘텐츠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특유의 유머러스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가치로 자리를 잡았다. 물론, 멜로의 ‘무슨 생각하니’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패러디와 엄한 표현들(ex: 땅콩굼…바! / 계장, 과장, 부장의 직장인 드립 등)도 리메이크에서 여실히 살아 있다.

'사실 너는 개구리가 아니다...!'
빵 터지는 웃음보다는 시작부터 끝까지 소소하게 이어지는 웃음들이 자리하며, 이를 전투와 다른 미니 게임 등의 콘텐츠로 시너지를 일으킨다. 전반적으로 미니 게임을 꺼내드는 시점이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전략 측면에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기는 어려운 디자인이므로 전투 전반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고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원작의 개발진은 이를 인지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플레이어의 주의를 환기할 수 있도록 미니 게임을 선보이는 시점을 결정한 것처럼 보인다. 한 챕터 -스타피스를 구하는 것-의 이야기가 대략 마무리되고 탈출을 하거나 새로운 지역으로 이동할 때, RPG적인 플레이보다 액션 측면의 플레이를 꺼내들면서 게임 플레이가 가져오는 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
반복 작업 속에서 살짝 지루해질 것 같은 시점에,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니 게임을 제공하는 식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꽤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현 시점에서도 충분히 분위기를 환기하고 하나의 챕터를 마무리 하는 데에 효과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 그렇다고 이 정도로 같을 이유가? - 리마스터급 리메이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이번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는 분명히 유의미한 구성물을 보여주고 있다. 27년 전의 타이틀에서 정립된 시스템과 플레이 경험이 강산이 두 번 넘게 변한 현 시대에도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거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원작의 것을 새로운 환경에서 구축하는 데에 있어서, 개발진은 어디까지나 원작이 보여준 가치를 현 시대에 고스란히 옮긴다는 선택지를 가져갔다. 물론, 이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만큼 원작이 보여줬던 게임 플레이 경험이 가치있는 것이었고 현재에도 유의미한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했으니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원작에서 어쩔 수 없이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원작 발매 시점에서 SFC의 용량 한계로 포함되지 않았던 네 번째 스타피스 보스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액션 커맨드를 더 심화하기 위한 발상들이 더해지기는 했지만, 콘텐츠 측면에서의 질적인 추가는 없었기에 아쉬움을 남긴다.

그와중에 펄럭펄럭훈장은 기준이 왜 12초에서 11초가 되었나...
레벨 디자인은 그대로 두면서 전투에서 새로이 활용할 수 있는 요소가 추가되었기에, 전반적인 난이도도 낮아졌다. 이는 결국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의 감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애초에 원작 또한 굳이 레벨링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최종전까지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전투에서 택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면서 더 쉬운 플레이가 보장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조금 더 쉬운 난이도를 추가했다는 점에서 아동 플레이어들을 위한 선택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아무리 길게 잡아도 20시간이 되지 않는 볼륨이 아쉬움을 남긴다. 실제로 이전에 원작을 플레이한 입장에서는 게임 엔딩에 이르기까지 9시간이 조금 안 될 정도였으므로 전반적인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1회차 기준 10시간 정도에서 게임이 마무리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게임 플레이 경험이 충분히 긍정적이고 재미있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더 즐길 거리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다는 사실이다. 2회차는 파고들기에 가까운 형태이기에, 1회차를 조금 더 길게. 원작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을 현재 리메이크에서 추가하는 형태가 됐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추억에 기반한 과거의 여정은 완료가 되었는데, 새로운 여정이 없다.

아니 재미있는데 조금만 새로운 것을... 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단순했던 레벨 디자인이나 시스템은 여러 변주로 다양하게 제공한 원작의 경험이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는 지점이다. 원작의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장신구의 밸런스나 RPG 측면에서 플레이어가 장비를 고려하는 등의 플레이가 없었던 만큼, 이를 보완하거나 조금 더 덧붙일 수 있는 무언가가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최종 장비 등은 2회차 보스를 통해서 추가되기는 했어도, 여전히 장신구 등은 몇 개를 제외하면 큰 효용을 갖추지 못했다.
정리하자면,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는 27년 전의 시스템과 레벨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핵심이 되는 액션 커맨드 시스템을 중심으로 새로운 환경에서의 플레이를 구축했다. 전반적인 비주얼이나 편의성이 개선되었으며, 액션 커맨드 시스템을 조금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들로 원작의 기본 가치를 유지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발상들이 빛나는 타이틀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원작의 경험을 현 세대에 맞게 그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작 발매 당시 기술적 문제로 빠질 수밖에 없었던 콘텐츠들을 선보인다거나. 원작에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는 등 콘텐츠 측면을 보다 밀도 있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당시를 생각하면 신선한 전투 디자인이나 플레이 경험이었던 것은 분명하니까. 아쉬움이 더 남는다
다만, 이와 같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슈퍼 마리오 RPG 리메이크는 그 완성도나 시스템. 계승하는 플레이 경험 측면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작의 유머와 특유의 게임 플레이 경험은 조금 더 고도화됐고 약 10시가 내외에 걸쳐서 충분히 만족감 있는 플레이를 제공한다는 평을 내리기에는 충분하다.
리메이크 발매 이후 과거 개발자들이 공개했던 컨셉 아트도 매력적이었기에, ‘이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현재의 모습 만으로도 과거 SFC의 추억이나 작품이 갖는 가치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세를 이어받아 이후 닌텐도가 선보일 ‘페이퍼 마리오 천년의 문’과 같은 과거 리메이크 작품-제작사가 다르기는 하지만-에도 준수한 플레이 경험을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