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전자계산기와의 만남
고등학생이었을 시절, 아직 PC라는 말조차도 없었을 시절에 저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전자계산기’와 만났습니다.
그것으로 수업 중에 게임을 만들어, 옆자리의 친구와 놀았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게임이나 프로그램과의 만남이었네요.
그 전자계산기는 휴렛팩커드라는 회사가 만들었던 제품으로, 아폴로·소유즈 계획 당시 우주비행사가 가지고 가 안테나의 각도를 계산하는 데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상당히 비쌌습니다만,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해서 반 정도를 모았더니 남은 금액을 아버지가 내주셨었습니다.
저는 그 전자계산기에 엄청나게 빠져있었습니다. 전문잡지 같은 것은 물론 없었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으니, 어쨌든 혼자 터득하는 수밖에 없었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러는 참에 점점 ‘아, 이런 것도 되고, 저런 것도 되네’ 하며 알아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꽤 특이했던 전자계산기였습니다. ‘=’키가 없었으니까요. 예를 들면 ‘1’과 ‘2’를 더할 때는 ‘1’을 누른 다음에 ‘ENTER’ 키를 누르는 거죠. 거기서 ‘2’를 누르고, 마지막으로 ‘+’를 누르는 겁니다.
어딘가 일본어 같기도 해서, ‘1과 2를 더하고, 3과 4를 곱해서, 12를 빼면 얼마입니까?’ 같은 느낌으로 입력해가는 겁니다만, 이미 ‘=’가 없는 것만으로도 보통 사람들은 쓰지 않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한 것을 자유롭게 다루는 것이, 당시에 저에게는 재미있었던 겁니다.
그런 느낌으로 어떻게든 완성한 게임을, 저는 일본의 휴렛팩커드 대리점에 보낸 적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놀라셔서, ‘엄청난 고등학생이 삿포로에 있는 모양이야’라고 상대방은 생각했답니다.
현재로 예를 들자면, 닌텐도에 어딘가의 고등학생이 내일 당장이라도 팔릴 것 같은 일정한 완성도가 있는 상품을 보내온 것 같은 놀라움이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그 당시, 저 자신은 제가 무엇을 했는지, 그 가치를 완전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그 전자계산기에 푹 빠지고 2년쯤 후에, 애플 컴퓨터라는 장비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렇게, 초기의 컴퓨터를 접하자마자, 제가 컴퓨터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은 사라졌습니다. 컴퓨터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꿈의 기계가 아니라고 알아버렸던 겁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컴퓨터가 뛰어난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부족한 점은 또 무엇인가 같은 것을 고등학생 시절에 일단 제대로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또한, 제가 만들었던 그 전자계산기 게임을 즐겨주었던 친구가 우연히 제 옆자리에 있었다는 것도, 무척이나 소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조금 재미있는 녀석이었는데요, 뭐랄까 제가 만든 것을 기뻐해 주는, 제게 있어서는 최초의 고객이자, 유저 제1호였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한 것을 칭찬해 주거나 기뻐해 주는 사람이 없다면,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고등학생 시절에 그와 만난 것은, 제 인생에 무척이나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 컴퓨터매장에서 만난 동료.
제가 대학 1학년이었을 때이니, 1978년의 일입니다만, 이케부쿠로의 세이부 백화점에 아마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컴퓨터 상설코너가 만들어졌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매주 주말마다 다녔습니다.
그 당시의 컴퓨터매장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온종일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있었습니다. 그야, 보통 사람들은 컴퓨터 같은 건 못 샀으니까요.
당시의 저는 대학 입학 축하금이나 저축을 모아, 심지어는 대출을 받아 어떻게든 저만의 컴퓨터를 손에 넣었었습니다. 코모도어라는 회사의 ‘PET’라는 이름의 컴퓨터였습니다.
그 컴퓨터매장이 이케부쿠로 세이부 백화점에 있어서, 저는 그곳에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갔습니다. 고등학생이었을 시절, 같이 전자계산기 게임을 했었던 친구는 다른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저에게는 파트너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마, 저는 제가 만든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겠죠. 이케부쿠로의 세이부 백화점에 가면, 그곳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이 언제나 있었기 때문에, 보여줄 상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매장에서는 몇 가지의 중요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일단, 나중의 저에게 가장 자극을 주게 되는 프로그램의 명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매장의 컴퓨터를 써서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이 잘 작동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뒤에서 보고 있었습니다만, ‘저기가 잘못돼있네’ 하며 알고 있었습니다.
“그건 여기를 고치면 작동하지 않아?”
“아, 정말이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친해졌습니다. 그가 대학교 2학년이었고, 제가 대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그 매장에서는 같은 컴퓨터를 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동호회 비슷한 모임을 만들어나갔습니다. 그리고, 매장의 점원 분과도 친해지게 되었습니다만, 제가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 무렵, 그 점원 분은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그 회사는, HAL 연구소라고 합니다.
“회사 만들었는데, 아르바이트하러 오지 않을래?”라는 말을 그 사람에게 들어서 저는 그곳에서 프로그래머의 일을 시작했습니다만, 그게 너무나도 재밌어서 결국 저는 그 회사에 정착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HAL 연구소라는 회사는 ‘웬만한 프로 뺨칠 능력을 가진 알바생들을 모아놓고 우연히 성공한 회사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학은 4년 만에 제대로 졸업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 시절에는 우등생은 아니었다고 기억합니다.
어째서냐면, HAL 연구소에서의 아르바이트 쪽이 훨씬 재미있었으니까요(웃음).
컴퓨터의 기초를 배웠다는 의미에선 대학 공부도 도움이 되었고, 대학에 가서 다행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나중에 업무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것은, 대부분 스스로 터득했던 것이었습니다.
이런 걸 정보게시판에 써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심심하기도 해서 초반 2장을 번역해봤습니다. 일어를 잘 못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책 정발좀 ㅠ
이와타 사장님이 살아계셨으면 포켓몬도 저 정도까지 추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옆자리의 친구, 컴퓨터 매장에서 만난 능력자 정말 드라마틱한 만남이었네요. ㅠㅠ
HAL 연구소 이름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에서 따온것이고 이 HAL 9000 이름의 유래가 IBM에서 한글자씩 당긴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원작자는 부정했다고 합니다.
이와타 사장님이 살아계셨으면 포켓몬도 저 정도까지 추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할 연구소..!
ibm에서 철자 한 칸씩 댕긴 거로 유명하죠..
셔터마우스
HAL 연구소 이름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HAL 9000에서 따온것이고 이 HAL 9000 이름의 유래가 IBM에서 한글자씩 당긴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원작자는 부정했다고 합니다.
옆자리의 친구, 컴퓨터 매장에서 만난 능력자 정말 드라마틱한 만남이었네요. ㅠㅠ
와... 재밌네요ㄷㄷㄷ
이책 정발좀 ㅠ
이와타 사장님없는 겜프릭은 이렇게한단 말입니다
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책도 정발되었으면 좋겠네요.
사장님 그립습니다
이와타 사장님... 그립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