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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의 거짓’으로 한국 게임계를 강타한 네오위즈가 다시 한번 게임계의 심금을 울렸다.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언소울드’ 등 걸작 인디 게임을 발굴해 온 네오위즈는 조선 시대와 사이버펑크 장르를 맛깔나게 버무린 ‘산나비’를 출시했다. ‘산나비’는 원더포션이 개발한 플랫포머 게임으로 조선 시대와 사이버펑크라는 흥미롭고 매력적인 세계 속으로 유저를 흠뻑 빠져들게 한다.
특히 조선과 사이버펑크의 혼합은 매력적이어서 출시 이전부터 유저들의 관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아머드 태종’ 등 조선 시대의 대왕들이 기계 의수를 달고 있다던가 두정갑을 입은 로봇 등 ‘조선 + 사이버펑크’는 유저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들기 충분했기 때문이다. 목표 금액의 1446%의 펀딩 금액을 달성했을 정도니! 게임 속에서는 ‘전립’을 쓴 주인공과 두정갑을 입은 로봇 ‘저스티스’가 등장하며 ‘산나비’는 유저들이 상상해왔던 ‘조선 + 사이버펑크’의 세계를 세련되게 선보인다.
‘산나비’는 조선과 사이버펑크를 버무린 스타일리쉬 플랫폼 게임이다. 게임의 얼개는 주인공이 점프를 하고 공중에 있는 발판을 밟아 다음 발판으로 이동하면서 등장하는 적들을 처치하는 플랫포머 게임의 구조를 따른다. 주인공은 오른팔에 달고 있는 ‘사슬 팔’을 이용한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며 사슬을 발판(플랫폼)에 발사하여 펜듈럼 페인팅처럼 좌우로 움직여 반동을 이동해 다른 발판으로 이동하는 사슬 액션을 플레이할 수 있다.
특히 ‘불새’와 ‘저스티스’를 상대할 때 사슬 액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사슬 팔’을 사용하여 공격에 맞지 않도록 발판 사이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이동해야 하며 ‘사슬 팔’을 이용하여 공격을 회피함과 동시에 공격을 해야 한다.
사슬 액션은 어려워 보이나 주인공의 딸과 함께 튜토리얼 겸 놀이를 통해 사슬 액션의 기초를 배울 수 있어 스토리를 진행하여 나갈수록 유저의 사슬 액션 적응을 돕는다. 사슬은 마우스로 조준하여 발사할 수 있으며 조준 보정이 유저의 조준을 보조하여 게임의 난도를 낮춘다. 사슬을 발사하면 사슬이 추의 역할을 하며 진자 운동처럼 주인공을 움직일 수 있다. 사슬을 길게 늘어트릴수록 주인공이 더욱 멀리 이동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속도 역시 변한다. 스토리를 진행하면 사슬을 적에게 발사하여 직접 타격하거나 적을 잡아 레드 존(위험 구역)에 밀어 넣는 등 ‘사슬 팔’의 활용도가 늘어난다.
후반에는 게임의 스타일리쉬함이 더욱 돋보인다. 일정 시간이 지나도록 레이저에 노출되면 주인공이 이동할 수 없게 되거나 스나이퍼가 주인공을 조준하는 등 유저가 ‘사슬 팔’에 충분히 적응했을 즈음 게임은 제한 시간을 두고 게임의 스피드를 더욱 올려 ‘사슬 팔’의 ‘와이어 액션’이 두드러지게 한다. ‘와이어 액션’의 속도를 따지자면 ‘고스트러너’와 비슷할까. 만약 게임의 난도가 어렵다면 설정에서 난도를 변경할 수 있다. 게임의 난도는 ‘쉬움’/‘보통’/‘베테랑’/‘전설’ 난도가 있으며 게임을 1회차 엔딩을 보면 ‘전설’ 난도를 플레이할 수 있다.
사이버펑크 장르는 현대와 달리 과학이 지나치게 발전한, 정부가 아닌 민간 기업이 도시를 통치하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사이버펑크 장르에서 중요한 것은 ‘안티 유토피아’ 장르인 만큼 어둡고 심오한 주제를 관통하는 점이다. 사이버펑크 세계의 대부분은 ‘생명의 존엄성’이 곤두박질치고 ‘빈익빈 부익부’가 극단적으로 심화되어 지상에서는 명품 옷을 차려입은 ‘잘 사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지하에는 굶주림과 부정이 판을 치는 ‘지옥’이 펼쳐지게 된다. ‘산나비’의 세계에서는 마고 특별시의 지하에는 ‘빈민가’가 있으며, 고층에는 마고 그룹의 임원들이 있는 것으로 이를 표현했다.
사이버펑크의 세계를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자. 필자가 인상 깊게 플레이했던 사이버펑크 게임은 ‘루이너’와 ‘사이버펑크 2077’인데, ‘루이너’ 게임은 지상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가상 세계를 구현하고 유지하기 위해 지하 거주민을 배터리 취급하거나 해킹을 통해 다른 인간들의 머릿속을 통제하는 어두운 면모를, ‘사이버펑크 2077’은 게임은 악덕 기업에 의해 수많은 실험이 행해지고 타인의 ‘인격’을 구성체로 만들어내는 등 인간의 존엄성이 땅에 떨어진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산나비’ 역시 아름다운 2D 도트 그래픽과 함께 어둡고 매력적인 사이버펑크의 세계를 보여준다. 게임의 이야기는 의금부 특수임무수행대 소속이었던 주인공의 시점에서 진행한다. 주인공은 군인으로 누구보다 뛰어난 정신력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전역을 한 뒤 딸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종이배 모자를 머리에 쓰고 딸이 그리는 그림의 모델이 되거나 ‘저스티스’의 팬인 딸을 위해 역할극을 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주인공을 노린 것인지 산나비에 의해 테러가 발생하게 되고 주인공은 딸을 잃게 된다. 주인공은 딸의 복수를 하기 위해 산나비를 추적하게 되고, 산나비가 마고 그룹의 도시인 마고 특별시에 있다는 정보를 얻어 마고 특별시에 잠입하게 된다.
마고 특별시에 잠입한 주인공은 미스터리한 소녀 ‘금마리’를 만나게 되고 소녀와 함께 산나비의 정체를 추적하게 된다.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산나비’의 세계 역시 기억을 개변하는 일이 ‘통상적’이 된 것으로 보이며 마고 그룹 임원의 한마디에 목숨이 좌지우지되는 사이버 펑크의 세계를 나타냈다.
‘산나비’는 거대한 기업, 마고 그룹이 벌이는 음모를 파헤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매력적인 설정과 함께 맛있게 풀어냈다. 도트 그래픽과 게임 스토리가 완성도가 높아 도트 게임을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특히 아직 플랫포머 게임을 접하지 않은 유저라면 ‘산나비’는 플랫포머 게임에 첫 발을 담그기 좋은 게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