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만에 50명 아래로 떨어져
지역발생 23명… 5일째 두자릿수
독감유행과 겹치면 방역 재앙
이동량 많은 연휴 재유행 우려
일부단체 개천절 집회 강행 밝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흘 연속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 안정세가 이어지길 기대하지만, 추석 연휴라는 위험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9월28일∼10월11일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추석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관련해 “추석 연휴기간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해 겨울철 재유행을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강 차관은 “연휴기간에는 이동이 많아지고, 밀집 가능성이 커지는 위험요인이 있다”며 “이동 최소화, 방역수칙 준수 두 가지는 꼭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60대 이상 어르신을 위해 가급적 접촉을 줄이고, 불가피하게 가더라도 대중교통·휴게소 등에서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석 이후 독감과의 트윈데믹(두 개의 감염병 동시 유행)을 막을 수 있게 현장에 진료수칙·지침을 만들어 내려보내고, 호흡기 클리닉도 최대한 준비하고 있다”며 “의료 대응체계, 진단검사 보완 등을 고민해 장기적으로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8명이다. 국내 지역 발생이 23명이다.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지난 23∼25일 세 자릿수를 나타낸 뒤 26일 이후 100명 아래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지역 발생은 5일 연속 두 자릿수다. 수치로 보면 지난달 11일 34명 이후 최저치로, 재유행 직전 수준이다. 수도권에 23명이 집중된 가운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확진자가 확인된 곳은 5개 시도에 그쳤다.
8월 중순 이후 37일 연속 세 자릿수를 나타내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추석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는 건 섣부르다. 앞선 두 번의 경험 때문이다. 지난 5월 연휴 직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한 자릿수였다. 7월 말·8월 초에도 20명대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연휴 며칠 뒤부터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연휴기간 이동량 증가와 방심이 이유로 지목된다.
무엇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은 여전히 20%대로,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추석 기간 감염 규모가 다시 커질 수 있는 불안한 국면이다. 가족모임 등을 통해 고령층에 전파되면 피해는 더 커진다. 코로나19는 고령층에 치명적이다. 지난 20∼26일 사망한 18명 가운데 17명이 60대 이상이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0명 아래로 내려갔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진 않는다”며 “전반적 감소 추세가 추석까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천절이자 토요일인 다음달 3일 정부의 집회 제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가 집회와 차량시위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도심 곳곳이 통제될 예정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다음달 3일 오후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광화문광장을 거쳐 서초경찰서까지 차량 200대 규모로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한 상태다. 광복절 집회를 주도했던 단체인 ‘8·15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같은 날 광화문광장에서 1000여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관련 구상권 청구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8·15 집회 때처럼 여러 지자체에 손해가 발생하거나 기관들이 함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공동소송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법무부 설명이다. 현재 서울시와 부산시, 강원도, 경상남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이 협의체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진경·이강진·정필재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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