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box Series X’ 인사이더 프리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엠바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정보를 순차 공개토록 하고 있습니다. 본고에선 지난 첫인상 기사보다 많은 부분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만, 여전히 미진한 부분은 추후 정식 리뷰 및 언박싱을 준비 중이니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고에서 보여지는 하드웨어 및 UI, 하위 호환 등은 비최종 버전임을 감안하여 주십시오.

필자는 앞서 Xbox Series X에 대한 첫인상으로 ‘세련되고 우아하다’고 평했다. 지난 일주일간 기기를 테스트하며 느낀 바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고급스러운 무광택 검정 바디는 어디 두어도 잘 어울린다. 차세대 최강의 거치형 콘솔임에도 ‘게이밍 기어’하면 떠오르는 그런 지나친 화려함과 거리가 멀다. 대신 거실에 세워놓으면 고고하면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뽐내는 훌륭한 디자인이다.

가장 강력한 차세대 콘솔, Xbox Series X. 세련되고 우아한 디자인이다.

기기 크기는 15cm x 15cm x 30cm, 무게는 4.45kg이 나간다. 전세대기 Xbox One X의 3.81kg보다 대략 640g, 그러니까 고기 한 근 정도 무겁다. 전면에는 슬롯형 4K UHD 블루레이 드라이브와 USB 3.2 포트 1개가 위치했으며 후면에는 켄싱턴 락 홀과 전원 외에 유선 LAN, USB 3.2 포트 2개, HDMI 2.1 출력 1개, 스토리지 확장 슬롯 1개가 보인다. 해당 슬롯에는 Xbox 벨로시티 아키텍처 확장을 위한 시게이트 커스텀 PCIe Gen4x2 NVMe 방식 'Xbox Series X 스토리지 확장 카드'를 장착하면 된다. USB 3.2로 외장 HDD로 연결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이전 세대의 Xbox 게임만 직접 구동이 가능하다.

후면에는 HDMI 2.1 출력, USB 3.2 포트, 유선 LAN, 스토리지 확장 슬롯, 전원이 자리했다.

손가락 두 마디만한 크기지만 비싼 몸인 스토리지 확장 카드. 모두 장착 완료했을 때 모습.

Xbox Series X는 FP32 연산 성능 12.1472 TFLOPS의 커스텀 AMD RDNA2(52C 1.82GHz) GPU와 NVMe 1TB SSD, GDDR6 16GB RAM(320 bit bus)에 AMD Zen 2 기반 커스텀 CPU(8C, 16T)를 장착했다. 이러한 고사양임에도 내부 온도를 균일하게 제어하기 위하여 분할 마더보드와 코어, 메모리 온도를 분산시키는 증기 챔버, 방열판 섀시와 저소음 팬, 병렬 쿨링 아키텍처를 도입한 것. 연두색으로 마감한 상부 통풍구 안쪽을 보면 섀시와 팬을 확인 가능하다. 측면에는 네 개의 작은 고무 지지대, 하부에는 원형 받침이 있어 세우거나 눕혀서 쓸 수 있다.

병렬 쿨링 아키텍처의 핵심인 상부 통풍구, 손바닥을 대보면 가벼운 바람이 느껴진다.

측면에 고무 지지대, 하부의 원형 받침이 있어 눕힐 수도 있고 세워서 쓸 수도 있다.

저소음 팬과 병렬 쿨링 아키텍처의 성능을 확인하고자 소음 및 발열을 측정한 결과, Xbox Series X는 기본 구동 소음 43.2dB, 발열 38.4도였으며 ‘기어스 5’를 장시간 돌렸을 때 소음 44.0dB, 발열 53.2도가 나왔다. 다음으로 전세대기 Xbox One X는 기본 구동 소음 48.1dB, 발열 36.0도였으며 ‘기어스 5’ 플레이 시 소음 56.4dB, 발열 68.7도가 나왔다. 참고로 조용한 도서관이 40dB 정도이며 실내 적정 온도는 26~28도. 그만큼 Xbox Series X는 정숙하고 열 받지 않는 기기다.

기본 구동 시 Xbox Series X 소음 43.2dB, 발열 38.4도 / Xbox One X 소음 48.1db, 발열 36.0도.

게임 플레이 시 Xbox Series X 소음 44.0dB, 발열 53.2도 / Xbox One X 소음 56.4dB, 발열 68.7도.

게임패드의 최고봉인 Xbox 답게 신형 컨트롤러 역시 만듦새가 뛰어나다. 겉으로 봤을 때는 기존 컨트롤러와 비슷한 크기지만 실제 체감이 될 정도로 가볍다. Xbox 엘리트 컨트롤러에서 영향을 받은 원형 D패드는 물론이고 트리거 버튼에는 그립감 향상을 위한 라운딩 처리가, 범퍼에는 미끄러짐 방지 겸 촉각 도트 패턴이 더해졌다. 손잡이 부분 도트 패턴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돌기가 한층 오돌토돌해져 손맛이 최고다.

컨트롤러에서 가장 체감되는 변화를 꼽자면 역시 트리거의 라운딩 처리, 촉각 도트 패턴이다.

흔히 Textured Grip이라고 하는, 손잡이 뒷면의 오돌토돌함도 전세대보다 한층 강화되었다.

셀렉트와 스타트 버튼 사이에 추가된 쉐어 버튼으로 간편히 스크린샷과 클립을 저장할 수 있는데, 필자처럼 촬영이 잦은 이들에게 굉장히 반가운 기능이다. 유선 연결 및 충전에는 USB-C 케이블을 사용하며 배터리는 AA 건전지 또는 충전 배터리 팩을 장착했다. Xbox Series X 외에도 Xbox One과 윈도우 PC, 프로젝트 xCloud와 Xbox 게임 패스, BTLE(Bluetooth Low Energy, 저전력 근거리 통신기술)로 PC, iOS, 안드로이드와 호환성을 제공한다.

셀렉트와 스타트 버튼 사이에 추가된 쉐어 버튼. 이제 간편하게 스크린샷과 클립을 딸 수 있다.

엘리트 컨트롤러에서 넘어온 원형 D패트도 누르는 감각이 분명하고 활용성이 좋다. 그야말로 명품.

Xbox Series X의 대시보드를 포함한 UI는 기본적으로 전세대를 충실히 계승하며 몇 가지 기능을 더했다. 기기를 켜면 곧장 눈길을 사로잡는 동적 배경화면이 그 예로, 자신이 설정한 색상의 빛이 마치 물결치듯 흐르도록 설정할 수 있다. 또한 Xbox 스토어는 상당한 격변을 맞았는데, 한 발 앞서 세련되게 개선된 대시보드 디자인을 스토어가 따라잡은 모양새다. 큼직한 게임 이미지는 물론 장르와 인기, 최신 여부로 카테고리화되어 쇼핑이 무척 편리하다. 브라우징 성능 향상 덕분에 입장 등 로딩도 거의 없다.

기존 UI의 형태를 유지하며 개선해가는 중이다. 동적 바탕화면은 취향껏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스토어 자체도 깔끔하지만, 브라우징 성능 향상으로 입장 로딩 없다시피 한 점을 칭찬하고 싶다.

금번 UI 개편에서 눈여겨 볼 점은 디자인 자체보다는 콘솔, 윈도우, 모바일 환경의 통합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Xbox 모바일 앱(BETA)를 소개하자면, 단순히 커뮤니티를 영위하는 수준을 넘어 설치된 게임을 관리하고 기기를 원격 제어하며 원한다면 게임 스트리밍까지 가능하다. 간단한 원격 제어라면 화면에 표시되는 가상패드로 충분하지만 제대로 게임을 즐기려면 블루투스 컨트롤러를 챙기도록 하자.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인사이더 프리뷰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바로 앱마켓에서 Xbox Beta로 검색하여 내려받을 수 있다.

Xbox 모바일 앱(BETA)으로 게임 관리부터 원격 제어, 게임 플레이 스트리밍까지 가능하다.

원격 제어로 스마트폰에 대시보드를 띄우고 게임까지 원활하게 즐긴다. 물론 컨트롤러는 필요하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Xbox Series X에서 게임이 얼마나 잘 돌아가는가’로 넘어가자. 지난 첫인상 기사에선 일부러 Xbox 360 게임만을 추려 두 세대의 걸친 하위 호환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바로 전세대 출시된 ‘헤일로 5’, ‘기어스 5’, ‘둠 이터널’, ‘배트맨: 아캄 나이트’, ‘니어: 오토마타’, ‘타이탄폴 2’, ‘용과 같이 제로’, ‘배틀필드 4’,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 ‘포르자 모터스포츠 7’까지 열 개 작품으로 향상된 그래픽과 로딩 속도를 테스트했다.

성능 격차를 느낄 수 있는 Xbox One X VS Xbox Series X 로딩 속도 비교 영상,

그 결과 Xbox One X에서 28.61초가 걸리던 ‘헤일로 5’는 Xbox Series X에서 7.85초로, ‘기어스 5’는 37.33초에서 11.05초로, ‘둠 이터널’은 37.33초에서 5.84초로, ‘배트맨: 아캄 나이트’는 29.3초에서 9.39초로, ‘니어: 오토마타’는 21.39초에서 18.13초로, ‘타이탄폴 2’는 31.24초에서 2.21초로, ‘용과 같이 제로’는 14.52초에서 7.12초로, ‘배틀필드 4’로 15.65초에서 10.98초로,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14.34초에서 12.03초로, ‘포르자 모터스포츠 7’는 22.47초에서 7.58초로 단축에 성공했다. 최고 기록인 ‘타이탄폴 2’는 무려 29초를 벌었는데, 게임 전체로 보면 실로 엄청난 차이다.

열 개 게임을 테스트하여 표로 작성했다. '타이탄폴 2'는 무려 29초나 차이가 벌어진다.

뿐만 아니라 게임 그래픽의 크고 작은 디테일과 해상도, 프레임레이트에서도 Xbox Series X가 지닌 강력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옵션으로 게임을 즐기더라도 고사양 PC에서 더 잘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특히 빛과 수면의 표현, 몇몇 화려한 이펙트, 안면을 비롯한 3D 모델의 선명도에서 차이가 도드라진다. 프레임레이트 역시 Xbox One X와 비교했을 때 한층 부드러운 움직임이 느껴지며, 이는 전세대기로 하면서 더 큰 역체감으로 돌아왔다.

크고 작은 그래픽 디테일과 해상도, 프레임레이트 등 여러 면에서 Xbox Series X가 우월하다.

같은 옵션으로 게임을 즐기더라도 고사양 PC에서 더 잘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다만 감안해야 할 점은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의 차세대 게임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필자가 테스트한 게임들은 개발 단계부터 8세대 콘솔(PS4, Xbox One)에 최적화됐다. 따라서 향상된 해상도와 프레임레이트에도 불구하고 ‘정말 차세대스러운’ 그런 입이 벌어지는 그래픽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매끄럽고 원활한 플레이 경험과 선명한 화면, 압도적으로 빠른 로딩 그리고 후술할 빠른 재개(Quick Resume) 덕분에 Xbox Series X로 게임을 즐기기가 너무나 편안하다. 게이밍 경험에 방해가 될만한 온갖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콘솔이 지닌 의의 중 하나이며, 바로 이 지점에서 Xbox Series X는 설령 고사양 PC와 비교하더라도 우위에 선다.

비록 진정한 차세대 게임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플레이의 쾌적함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런 면에서 Xbox Series X는 고사양 PC보다도 더 나은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차세대기가 출시된 후에도 한동안 나올 크로스젠 게임의 경우 보다 다양한 옵션을 두어 Xbox Series X의 성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곧 출시를 앞둔 ‘더트 5(DiRT 5)’는 게임 내에서 해상도 모드와 프레임 모드 중 하나를 선택 가능하다. 해상도 모드에선 4K 동적 해상도를 실현하여 선명하고 아름다운 그래픽을, 프레임 모드에선 그보다는 팝인이나 티어링이 거슬리지만 안정적인 프레임레이트를 보장한다. 즉 선택은 게이머의 몫으로 남겨둔 셈.

크로스젠 게임 '더트 5'는 해상도 모드와 프레임 모드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다.

'더트 5' 해상도 모드와 프레임 모드의 차이는 영상으로 보면 더 잘 확인할 수 있다.

빠른 재개(Quick Resume)는 앞서 첫인상 기사에서도 다뤘지만 몇 번을 언급해도 부족함이 없다. 게임을 즐기다 대시보드로 빠져나오면 그 지점이 즉시 정지 및 고속 압축되며, 다른 게임으로 넘어갔다 언제든 되돌아와 플레이를 재개할 수 있다. 빠른 재개까지 걸리는 시간은 10초 내외로 게임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개발사와 유통사 로고부터 다시 봐야하는 수고로움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다. ‘다크 소울’처럼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다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포르자 호라이즌’을 켜고 시원스레 질주하면 가슴이 뻥 뚫리지 않을까.

고속 압축 기술을 활용한 빠른 재개, 이제 개발사 로고를 보며 버튼 연타하는 것도 끝이다.

다음으로 자동 HDR은, 문자 그대로 Xbox Series X에서 돌아가는 게임이라면 설령 HDR이 잘 쓰이지 않던 시절의 고전이라도 그러한 효과를 누리게 해주는 매력적인 기능이다. 이는 플랫폼 레벨의 기술이라 달리 추가 작업도 필요 없고 게임 성능에도 부담을 끼치지 않는다. 자동 HDR은 기계학습을 거친 AI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전체 밝기가 지나치게 올라가 개발자의 의도를 헤치는 유사 HDR가 달리 최대/최저 광도에만 적절히 영향을 준다.

머신러닝 AI가 구현해내는 자동 HDR은 유사 HDR과 달리 자연스러운 효과를 연출해낸다.

끝으로 Xbox Series X가 자랑하는 커스텀 오디오 하드웨어는 게이머가 3D 공간에서 물체를 정확히 식별하도록 해주는 돌비 애트모스, DTS:X, 윈도우 소닉을 지원한다. 스토어에서 관련 앱을 내려받은 후 ‘설정 – 일반 – 볼륨과 오디오 출력’에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하자. 돌비 애트모스는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이며 DTS:X는 현실적인 소리 경험을 위한 다차원 오디오 기술로 중복 적용은 불가능하다.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하자 스테레오 음원에서는 밋밋하게 느껴지던 좌우 채널 구분이 또렷해지며 사운드 소스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듯했다. 음성 채널을 따로 구분해주므로 나레이션도 보다 분명히 들리고 저음의 밀도가 높아져 한층 중후한 느낌을 받았다.

헤드셋 하나로 마치 영화관에 앉아있는 듯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돌비 애트모스.

막귀인 필자조차 듣는 순간 그 차이를 느낄 정도로 훌륭하다. 유료라는 게 흠이라면 흠.

서두에서 밝혔듯 Xbox Series X에 대한 기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전히 엠바고 가이드라인에 묶여 언급할 수 없거나 구체적인 수치를 적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존재하고, UI 등 소프트웨어도 비최종 버전이기 때문이다. 더 많은 게임을 돌려보고 싶지만 실행이 허락된 하위 호환 타이틀은 한정적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Xbox 팀은 Xbox Series X을 개선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하위 호환 최적화가 완료된 게임 목록도 매일 늘어나는 중이다. 이에 본지는 추후 Xbox Series X 국내 발매판 언박싱과 정식 리뷰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