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복잡한 마피아 게임, '데스노트 킬러 위딘'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최대 10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온라인 소셜 추리 타이틀로 기획되어 있다. 장르 측면에서는 조금 길지만, 한 마디로 응축하면 오프라인에 주로 즐기게 되는 마피아 타이틀을 온라인으로 옮겨둔 형태다.
다만, 이미 비슷한 장르의 타이틀이 많은 만큼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플레이 양상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끌고가고자 하는 의도를 볼 수 있다. 원작에 맞춰서 플레이어들에게 각각의 역할을 부여하고 거기서 동종 장르와는 다른 플레이를 마주하도록 한 것이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의 게임 플레이는 키라 / 키라 신자 / L / 조사원까지. 네 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여기서 변수를 최대한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모습이다. 우선, 각 역할이 가지고 있는 특징 및 게임 플레이 요소는 다음과 같다.
0. 모든 역할 공통 - 수사 수첩 / 미션 수행
1. 키라 - 데스노트 사용 / 데스노트 전달 / 커맨드 카드 / 무전 / 신분증 취득
2. 키라 신자 - 커맨드 카드 / 무전 / 신분증 취득 / 데스노트 전달 및 취득
3. 조사원 - 자신의 역할 L에게 공개 / 수사 수첩 전달
4. L - 커맨드 카드 / 수사 지시 / 회의 유도
위에서 설명한 요소는 게임 플레이 과정 전부에 걸쳐서 영향을 미친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크게 ‘행동 페이즈’와 ‘회의 페이즈’로 구분되며, 키라와 L 진영으로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 두 진영이 존재하기에 승리 조건은 조금 다르게 구성된다.
L과 조사원들은 키라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투표를 하고 키라를 밝혀내는 것 / 수사 진척도를 최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키라와 키라 신자는 L을 데스노트에 적어서 죽이는 것과 신세계 진척도를 최대로 만드는 것이 목표로 주어진다.
행동 페이즈에서는 각자의 역할을 밝히기 위한 단서를 수집하거나 연막을 넣는 시간이며, 회의 페이즈에서는 의심되는 인물을 투표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키라가 체포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다시 행동 페이즈로 돌아가 플레이를 지속하는 구조다.
일반적인 마피아 형태의 게임과 큰 틀에서의 룰은 동일하다. 페이즈가 지날 때마다 누군가는 사망하고. 플레이어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정보 등을 통해서 추리를 진행하는 구조다. 다만, 그간 타이틀과 차이가 있다면 ‘서로의 역할을 알리거나 숨기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점’에 있다.
이는 데스노트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기인한다. 본명을 알아야만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을 수 있기에 각자의 신분증을 사수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따라서 각자의 본명을 게임 끝까지 들키지 않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분증은 키라와 키라 신자가 조사원 및 L에게서 훔칠 수 있는 구조다.
한편, L은 신분증을 사수하면서 미션을 수행하고. 키라의 행적을 밝히는 것이 중심이 된다. 조사원의 경우 미션 등을 통해서 자신의 역할을 L에게 공개하여, 키라 후보에서 벗어나는 등의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공개하는 것 / 공개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혼합되어 있는 구조이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역할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 페이즈에서 누군가를 키라 후보로 지목해야 하는 구조다. 단순히 행동만 하면 끝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으므로 키라와 L 진영은 커맨드 카드 등을 통해서 변수를 부여한다.
커맨드 카드는 일종의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자, 플레이의 변수를 만들어 내는 요소다. 행동 페이즈에서의 플레이가 ‘신분증을 어떻게 훔치느냐’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리기에 그렇다. 어느 정도 접근해서 시간이 지나면 신분증을 훔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신분증을 훔친다 = 키라 또는 키라 신자다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게다가 신분증을 도난당했을 때에는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당사자에게도 메시지가 뜨기에, 두 역할이 발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커맨드 카드를 통해서 키라에게 제공되는 것은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는 요소 등이다. 미션 중에는 화면이 채워지고 단서를 분석하는 데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 사이에 키라 및 키라 신자는 안전하게 다른 플레이어들의 신분증을 훔칠 수 있는 구조다.
L의 커맨드 카드는 수사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정 구역에 CCTV를 설치해 감시를 한다거나. 조사원들에게 미션을 부여하여 자신이 조사원임을 밝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조사원의 역할이 L에게 공개되는 것은 곧, 의심을 할 대상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메리트를 부여한다.
이러한 커맨드 카드는 미션 등을 통해서 각자 가지고 있는 진척 레벨 (수사 / 신세계)을 올리는 데에 도움을 준다. 진척 레벨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커맨드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되므로, 커맨드 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후반부 게임 플레이를 가속하는 데에 영향을 주기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키라 / L은 어떻게 밝힐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는 몇 개의 대답을 할 수 있다. 키라의 입장에서는 L이 나올 때까지 조사원들을 제거해 나가는 데에 있고 L의 입장에서는 의심이 되는 인물들을 회의 페이즈에서 지목하고 감금하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더불어, 캐릭터들의 행동을 통해서 역할을 유추할 수 있도록 해뒀다.
앞서 설명한 신분증 도난 메시지를 비롯해서 몇 개의 액션 및 메시지가 역할을 짐작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키라 캐릭터가 데스노트를 쓰는 모션이 존재하므로 이를 파악하는 것. 또는 커맨드 카드를 사용했을 때에 사건처리를 하지 않는 사람이 L이 될 수 있기도 한다. 미션 도중 신분증을 도난 당하는 것이 큰 리스크가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L의 경우 회의 페이즈에서 추가적인 역할이 주어진다. 익명으로 특정 주제를 던져서 회의의 주제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다. 회의 유도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인을 지목하거나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이와 같은 기능을 통해서 상황을 조금 더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키라와 키라 신자의 경우에는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플레이가 지원되어 있다. 무전을 통해서 각 역할에게 음성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 / 데스노트 전달을 통한 연막이 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데스노트 전달에 있다. 데스노트를 전달하면, 키라 신자가 키라와 같이 데스노트에 상대의 이름을 적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키라 신자가 이름을 적은 다음, 다시 키라에게 데스노트를 전달해 키라가 의심을 피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 대놓고 이름을 적더라도 키라의 정체를 들키지 않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부여되는 것이다. 행동 페이즈에서 데스노트에 이름을 적을 수 있는 횟수는 한계가 있으므로, 그 사이에 어떻게 활동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행동 페이즈에서 이렇게 다양한 미션 / 활동들을 진행한 다음, 이후 회의 페이즈에서는 익숙한 맛이 자리한다. 보이스 채팅을 통해서 누군가를 음해하거나. 단서를 모아 투표를 하고. 용의자를 선택하는 동종 장르의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지목되었으나 키라가 아닌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신분증이 공개되므로, 헛되이 투표하면 키라에게 좋은 일을 해주는 셈이 된다.
게임 플레이 흐름을 정리하자면,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각자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해야만 플레이가 긴밀하게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키라와 L이 제대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긴장감을 유발하고 보다 치열한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구조에 가깝다. 조사원 역할이 그나마 가장 비중이 적고 숫자가 많으며, 키라와 키라 신자. 그리고 L이 주역이 되는 게임 플레이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이다.
기존 마피아 게임의 룰에서 변용을 가한 방식이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다. 네 개의 역할로 구분된 플레이를 제대로 숙지하기에는 분명히 실제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튜토리얼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각 역할의 플레이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역할마다 가지고 있는 플레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알기 마련이다. 역할마다 나뉘어 있는 플레이 양상은 꽤 극단적이다. L이나 키라, 키라 신자가 플레이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부여받았으나, 다수를 차지하는 조사원은 행동 페이즈에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마 이 지점이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지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 동종 장르의 플레이가 ‘조사원’이라는 역할로 자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세 역할이 기존과는 다른 적극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기에 차이가 크다. 엄밀히 말해서 조사원이라는 역할은 다른 세 역할에게 끌려다니는 역할로 비춰질 수 있다.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회의 페이즈에서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다른 플레이어를 이용하는 존재보다는 이용당하는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행동 페이즈 내내 무언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상황에 끌려다니거나. 상황에 도움을 주는 정도에 그친다. 조사원 자체의 매력이 줄어들기에 조사원으로 플레이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크게 다가올 여지가 남는다.
데스노트 킬러 위딘은 오는 11월 5일 발매를 예정한 상태다. 대응 플랫폼은 PC 및 PS4와 PS5로 확정되었으며, 다른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