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게임은 GAGEX(가젝스)에서 2020년 2월 발매한 모바일 게임,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입니다. 2021년 12월 스위치로, 2022년 1월 스팀으로 후일담이 포함된 완전판이 발매됐죠. 복셀을 사용한 그래픽과, 쇼와 시대를 배경으로 추억을 자극하는 컬렉션 아이템이 특징인 게임이죠. 시네마틱 어드벤처라는 장르에 걸맞게 스토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여담이지만 GAGEX는 제작진들이 한국어를 배워서 번역을 하고 있는 걸로도 잘 알려져있죠. 살짝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한글화 퀄리티도 꽤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프롤로그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카가미 마을’에 도착한 미나토. 병에 걸린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 몰래 마을 어딘가에 살고있는 아버지를 찾아나서는데요. 정작 찾아낸 것은 ‘7대 불가사의 노트’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큐브 모양의 방주 뿐.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나게 된 미래의 자신으로부터, 방주의 힘으로 과거로 돌아가 ‘7대 불가사의 노트’에 담겨있는 수수께끼를 풀면 가족들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과연 과거로 돌아간 미나토는, 수수께끼를 모두 해결하고 미래를 바꿀 수 있을까요?
장점
1. 제목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따뜻한 스토리
혼자서 33년 전 과거로 돌아간 미나토는 ‘7대 불가사의 노트’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곳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죠. 그 과정에서 과거에 부모님에게 있던 일들에 대해 하나 둘 알게 됩니다. 각 챕터는 짧고 단조롭게 구성되어있는 편이며, 7대 불가사의 노트에 담겨있는 수수께끼도 실제로는 대단할 건 없는 얘기들이죠. 하지만 수수께끼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부모님에게 있었던 일들을 마주하게되고, 마지막에는 제목이 어째서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인지 깨닫게됩니다. 진행에 있어서 조금 매끄럽지 않거나 주인공이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색한 면도 있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죠.
2. 추억을 자극하는 컬렉션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맵에 숨겨진 코인을 모아, 캡슐 토이 머신에서 컬렉션 아이템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가챠죠. 게임의 무대는 쇼와시대의 일본이다보니, 식품쪽은 뭔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대신 완구류로 넘어가면 꽤 눈에 익은 것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당시 캡슐 토이쪽은 일본에서 넘어온 것들이나, 아니면 일본 제품을 따라서 만든 것들이 많아서 그런거겠죠. 스토리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20세기 초에 어린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면 딱히 공감하긴 어려운 요소입니다. 하지만 당시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분들에게는, 분명 반가운 요소일 겁니다.
단점
1. 짧은 단발성 스토리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는 ‘시네마틱 어드벤처’라는 장르에 걸맞게 스토리에 중점이 맞춰져있습니다. 그런만큼 스토리 자체는 매력적이지만, 반전 요소를 알고 있다면 스토리의 매력은 그만큼 감소하죠. 중간에 등장하는 선택지는 플레이어를 스토리에 더 몰입시키기 위한 장치로써만 사용됩니다. 스토리 자체는 선택지와 상관없이 일직선으로 흘러가죠. 컬렉션이나 NPC들의 이야기도 2회차 플레이를 이끌어낼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습니다. 스토리가 좋은 작품인 만큼 이런 점은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죠.
2. 아쉬운 후일담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가 스위치로 이식되면서 추가된 에피소드죠. 미나토가 주인공이었던 본편 스토리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인지, 이번에는 여동생인 미라이가 주인공인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본편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후일담보다는 번외편에 가까운 느낌이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개연성이 부족하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추가요소니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얘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아쉽죠.
정리
자, 여기까지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의 장단점을 살펴봤습니다. 과거로 돌아간 초등학생 미나토를 중심이로 진행되며, 제목이 가진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는 작품이었죠. 길지 않은 분량과 단발성 스토리는 아무래도 아쉬웠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썩 나쁘지 않은 편이었구요. 복잡한 컨트롤 없이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스토리를 따라가며 힐링하고 싶으신 분, 그리고 그리고 80~90년대에 태어났거나 20세 중후반 이상이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이상, ‘잊지마, 어른이 되어도’의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