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을 했습니다. 사실 진짜 전역일은 8월 17일이지만, 전역일 당일까지 휴가를 써서 미복귀휴가 나온거라 사실상 전역이라 보면 됩니다.
(상: 2018.10.15 진주 / 하: 2020.07.25 서울)
수미상관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버거킹을 흡입한 뒤, 집에 와 있던 전역컴 부품들을 개봉하기 시작하
기 전에 준비작업부터 하기로 합니다. 3년 전에 아마존에서 17만원에 구입했던 8테라짜리 시게이트 Expansion 외장하드입니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가지고 카드 여러 장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쑤셔 봅니다.
와!
음
뭐, 저는 하드만 있으면 됩니다. 시게이트 주제에 용케 3년동안 살아 있습니다.
옆의 고무를 뺀 뒤 나사를 제거하면 그대로 본체 하드베이에 장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전역컴 조립을
하기 전에 요놈도 적출해 줍니다. 2013년에 시게이트 백업플러스(구형) 1테라짜리를 샀었는데,
보증기간 끝나기 직전인 2016년에 AS 보냈더니 구형모델 재고가 없다고 요놈이 왔습니다.
오직 토렌트 다운로드 용으로 엄청 하드하게 굴리고 있는데 4년째 살아있습니다. 아직까지도 배드섹터 하나 없습니다. 시게이트 대단해
이건 상판이 접착제로 붙어있는 형태라 드라이기로 조금 지진 뒤 적출하려 했는데, 그냥 손톱 밀어넣으니까 투두둑 하고 분리되더군요.
참고로 원래 쓰던 놈은 요놈이었습니다.
굿
드디어 조립을 시작하겠습니다.
1. 부품을 개봉해서 바닥에 깔아줍니다.
2. 얍
3. PROFIT!
집에서 원래 쓰던 컴퓨터의 먼지 청소 및 쿨러 교체 작업도 하느라 거실 바닥에서 6시간 가까이 씨름했는데,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다 조립하고 케이스 뚜껑까지 덮고 보니 I/O쉴드랑 메인보드가 제대로 결합이 안 돼서 결국 싹 다 분해하고 다시 조립했습니다.
???: 하... 너넨 남자의 선정리 같은 거 하지 마라...
우여곡절 끝에 어찌저찌 불이 들어오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녹.투.아.좋.아
너무너무 무서운 바이오스 업데이트도 해 줍니다.
며칠이 지나고 허리건강이 회복될 때 즈음, 완성된 전역컴을 찬찬히 둘러봅니다. 케이스는 프랙탈 디자인의 디파인 미니 C 블랙 모델입니다.
mATX 케이스로, ATX 사이즈인 디파인 C와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작고 귀여운 미니 C로 질렀습니다.
사실 화이트 케이스로 가고 싶었는데 죄다 품절이던...
겁나 예뻤을텐데...
전면포트는 심플합니다. USB 단자가 두 개밖에 없다는 건 좀 아쉽네요. USB 2.0 단자라도 넣어 주지...
그래도 전원버튼 마감이 고오급져서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전면부는 헤어라인 마감 덕에 알루미늄 패널같아 보이지만 어림도 없지. 통짜 플라스틱입니다.
저소음 컨셉의 케이스인지라 상단에 커버가 끼워져 있습니다. 원한다면 커버를 떼어내고 부속된 먼지필터를 자석으로 붙여둘 수 있습니다.
소음과 쿨링효율을 등가교환 하는 방식이죠.
커버 안쪽에는 차음제가 붙어 있습니다.
결착부는 한쪽이 고리 형태로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뜯으시면 안 됩니다.
전면부 양측면의 이 구멍으로 공기를 흡입하는 구조입니다. 전면 패널을 뜯어 내면 안쪽에 거대한 먼지필터가 끼워져 있는데 그걸 안 찍었네요.
뒷면입니다.
녹투아 NF-F12 PWM 팬의 아름다운 갈색 비주얼이 강렬합니다.
사이드 패널의 핸드 스크류는 다 풀어도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는 형태라 편리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한 번 골치를 썩였던 I/O패널은 재조립을 해도 메인보드 후면단자랑 약간 안 맞는 감이 있네요.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습니다.
내가 잘못 조립한건가?
이 케이스는 다 좋은데 후면부 확장 슬롯 커버가 뜬금없이 화이트 색상인 점이 아쉽습니다.
디파인 미니 C 화이트 케이스는 이 부분만 블랙이던데 무슨 센스지...
하단부에도 거대한 먼지필터가 끼워져 있습니다.
비슷한 컨셉의 3RSYS L900 케이스(원래 쓰던 컴입니다)와 비교했을때 체결감이 아주 견고한 것이 만족스럽습니다.
타공망 사이로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650W 80PLUS Bronze 230V EU HDB 파워가 살짝 비쳐보이네요.
가격은 7~8만원대인데 무려 제로팬 기능이 있어서 주저 없이 골랐습니다. 그렇습니다. 제 전역컴은 저소음 빌드입니다.
이 정사각형의 아름다운 비율을 좀 보십쇼
글카도 역시 저소음 빌드입니다. 그렇게 조용하다는 msi RTX 2060 Super 트윈프로져7입니다.
견적을 모니터 포함해서 짤 때는 1660 Super로 가려 했는데,
집에 있는 모니터를 제가 그대로 쓰게 되면서 30만원 여유가 생겨 바로 체급을 올렸습니다.
게임은 별로 안 하지만 알리아스 작업을 할 예정이라 신경썼습니다.
쿨러는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수랭은 불안해서 애초에 염두에 두지도 않았고, 녹투아(녹.투.아.좋.아) NH-U12S로 사려 했는데
가격대비 성능이 영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저소음 공랭 중~대장급 중 써모랩 트리니티 화이트, SCYTHE MUGEN 5, 아틱 프리져 34, 써멀라이트 Le Grand Macho RT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우연히 써멀라이트 Frost Spirit 140(FS140)이라는 제품을 알게 됐습니다.
국내 정식수입이 안 돼서 타오바오에서 직구해야 했지만, 성능이 동급 학살 수준이라고 유명하더군요. 그래서 냅다 질러버렸습니다.
타오바오에서 46,498원 결제했고, 배송대행비로 14,890원 깨졌습니다.
배대지를 저렴한 곳으로 골랐어야 했는데 타성에 젖어서 익숙한 이하넥스를 이용한 나머지...
아, 참고로 저 쿨러 밑에 깔려있는 CPU는 AMD 라이젠7 3700X입니다. 이것도 원래 3600으로 가려다가 한 체급 올렸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어도비 프로그램 위주로 작업할거 생각해 보면 차라리 인텔 10700대로 갈 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네요.
시스템 팬으로 사용중인 녹투아 NF-F12 PWM과 NF-A14 PWM 팬은 기존 집컴에서 사용중이던 제품입니다.
이 집컴으로 말할 것 같으면 케이스도 저소음(3RSYS L900), 시스템 쿨러도 저소음(녹투아)인데
정작 CPU 쿨러가 무려 10년 가까이 묵은 인텔 초코파이라는 부조리한 조합을 자랑하던 물건입니다.
이번에 전역컴 마련하는 김에 집컴 씨퓨쿨러는 써모랩 트리니티 화이트로 갈아줬고 대신 녹투아는 밑장빼기로 빼 왔습니다ㅋ
뒷면입니다. 앞서 남자의 선정리를 시전했다가 사이드 패널 내부의 차음재가 움푹 패이는 참사가 벌어져서,
다시 제대로 정리해 보려고 최대한 많이 노력해 보았습니다. 저로선 이게 한계입니다...
하드베이가 꽉꽉 들어찬 모습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메인보드 뒷면에 위치하는 2.5인치 드라이브 베이는 하나가 비는데 이것도 꽉 채우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저는 PWM 성애자이기 때문에 4핀 단자가 많이 필요해서 DEEPCOOL FH-04 팬허브를 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제 전역컴 조립후기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3600+1660super 조합이 3700X+2060super 조합이 됐는데,
애초에 여유자금이 있었으면 10700/10700K+1660super로 가도 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살짝 듭니다.
아무래도 어도비 프로그램이 인텔과 궁합이 좋으니까요. 하지만 이미 조립해 버렸는데 어쩌겠어요. 열심히 갖고 놀겠습니다.
아직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복학 진짜 역겹습니다... 병장 시절이 나았어요.........
보너스로 기존에 사용중이던 집컴의 충격적인 써멀 도포짤을 드립니다. 물론 범인은 2년 전의 접니다.
마지막으로 제 전역컴의 견적 드립니다. 저기에 써멀라이트 FS140 직구한거랑 팬허브 추가하면 대충 160만원 중~후반대 나오더군요.
일단 전역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년 넘 고생하셧네요
Triaina
아 이게 고질적인 문제인가요?
일단 전역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2년 넘 고생하셧네요
전역을 축하합니다. 앞으로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컴퓨터도 멋집니다.
케이스 너무 비싸네 차차리 저가 하이탑 매쉬케이스 가셔도 될텐데
비싼거 함 써보고 싶었습니다! 써봤는데 만족합니다. 그리고 메쉬케이스는 저소음 시스템 구축이 불가능해서...
저도 똑같은 프로트윈져 쓰고있는데 폴로드 안땡기는 이상 이륙안합니다 ㅋ
SSD를 M2로....
나라 지켜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이제 사회의 쓴맛...으윽..
나와있어보니까 군대가 차라리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