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다 보니까 현실정치와 상당히 얽매여져 있으나, 해당 시점으로부터 50년 이상이 지난 만큼 대체역사를 통해서 역사적으로 논의할 단계에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서 말해봅니다.
5.16 쿠데타가 일어났던 1961년 5월 16일은 대한민국에서 제2공화정이 법관 직선제를 위한 첫 법관 선거를 치르기로 예정된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5.16 쿠데타가 제압당하거나 일어나지 않아서 법관 직선제가 예정대로 치러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북유게감이라 딱히 말은 안하겠지만,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데에 큰 도움을 줬을 듯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제2공화국이 존속했다면, 한국정치가 굉장히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박정희가 실시한 국토 개발 5개/년(필터링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렇게 표기했습니다) 계획도 사실 장면 정부가 골자를 짜놓았던 것이었는데, 그 계획을 박정희가 거의 그대로 흡수한 양태나 다름없거든요. 적어도 경제 성장이 박정희의 치적이라 포장될 기회는 없어지긴 했겠죠. 그런데 당시 민주당 내부의 구파와 신파 대결(대통령이었던 윤보선이 구파, 총리였던 장면이 신파였죠)이 극심했던 양상을 생각하면, 그 당시 정부가 쿠데타로 인해 실각되지 않았다면 정말로 제대로 운영되었을지는 조금 아리송하기도 합니다. 내각제 특유의 책임 회피하기 성향이 극심해진 바람에 정치나 경제 등의 발전이 지지부진해졌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게다가 제2공화국 당시에 3.15 부정선거 당사자들 및 화랑동지회의 일원들이었던 이정재, 임화수, 곽영주 등등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서 시민들의 반발이 굉장히 컸어요. 박정희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나서 처음으로 한 행위가 3.15 부정선거 당사자들 및 정치깡패들이었던 자들을 조리돌림한 이후 사형시켜 시민들의 환심을 사는 것이었을 정도로 제2공화국의 행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좀 있었습니다(박정희를 위시한 군부의 행동은 명백히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깨는 것이지만, 시민들은 환호했다고 하죠). 제2공화국 당시 장면 내각의 삽질이 좀 있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5.16 군사정변이 없었을 경우 민주주의가 지금처럼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지는 약간 의문도 듭니다.
그렇죠. 근데 법관 직선제를 하면서 특별법이나 그런 걸로 일사부재리에서 예외를 가지는 상황을 만들었다면... 그것도 극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특별법 개념은 1980년대 이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개념이라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