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SBS에서 동계올림픽, 월드컵 독점중계 하는 바람에 보편적 시청권 논란이 제기되는 등 비판받았는데 당시 SBS에서는 미국은 올림픽, 월드컵도 NBC, FOX 등에서 독점으로 중계한다는 논리를 제시했지만 KBS와 MBC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방송 시장 환경은 다르다고 반박했고 아무래도 후자 쪽으로 여론이 기울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2020년대 현 방송 환경을 보면 지상파 방송이 쇠퇴하고 여러 OTT들이 독점 컨텐츠 확보 경쟁을 하게 된 이상 이제 보편적 시청권의 시대는 저물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당장 토트넘, 세비야도 쿠팡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직접 거금 들여서 섭외하고 추진했으니 돈 한푼 안대준 지상파에서 중계를 할 명분이 없고, 손흥민, 류현진 경기도 중계권료 인상 등의 이유로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유료중계로 전환되었죠.
이전에 만약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을 시의 여파로 한국 대표팀이 출전하지도 못하는 만큼 돈이 안되니까 지상파 방송이 월드컵 중계를 포기하는 바람에 유료중계로 전환되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면 한국에서도 올림픽, 월드컵 같은 대회도 의미가 없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등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개념과 논쟁이 좀 더 일찍 저물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러시아 월드컵 진출 실패했어도 월드컵 중계는 지상파 3사에서 했을겁니다. 기본적으로 3차 예선 진행 중에 어느 정도 다 협상을 할 뿐만 아니라, 월드컵 정도의 국제 행사가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하면 케이블로 돌리는 한이 있더라도 지상파 3사가 먹었을거예요. 기본적으로 스포츠의 가치를 생각했을때, 언젠간 보편적 시청권의 개념이 크게 바뀌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래도 월드컵이라는 대회의 위상은 그렇습니다.
저렇게 된다면 조별리그는 지상파 계열 스포츠 채널에서 중계하되 조별리그 주요 경기나 토너먼트부터는 지상파에서 돌아가면서 중계했을 것 같은데(예: 16강 1경기 SBS, 16강 2경기 MBC, 16강 3경기 KBS2, 결승전은 3사 공동) 그렇다면 만약 카타르까지 2연속으로 본선에 실패했더라면 지상파에서 손절했을 가능성은 있을까요?
그 다음 대회부터 48개 팀이 나가는데 손절할리가요. 사실상 월드컵은 무조건 나가고 보는거나 다름 없는걸.
하기사 북한도 지들 보이콧한 도쿄올림픽 주요 경기들 녹화중계로 해준 마당이니 올림픽, 월드컵 위상 생각하면 지상파에서 중계가 끊어지는 건 아직 시기상조인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