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안녕!
너무나 오랜만에 찾아와버렸네. 세상 사는게 쉽잖다보니 그랬어, 미안해.
거 왜 이웃나라서 체육대회하는 것 때문에 일도 좀 신경쓰이고.
담달엔 더욱 빡셀테니까ㅠㅠ
하여간 오늘 다룰 팀은 여전히 출입국팀.
부제는 태우는 사람이 있으면 빼내는 사람도 있다.
하하-!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비행기를 타지 못하셨군요.
인천ICN에서 출발하시려 했던 고객님이시면
지금으로부터 소정의 절차에 따라 밖으로 나가셔야 합니다.
그래 글쓰는 놈이 일주일씩이나 늦는 바람에
몸에 버섯이 돋을 지경이었수다. 어서 갑시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명짤이란 말이지
들어올 땐 폼을 재며 들어왔지만
나갈 때는 거꾸로라 쩔쩔매드라
면세구역에 들어올 때에는 일단 탑승 수속 완료된 탑승권과 여권을
출국장 입구에서 한 번 검사하고
두 번째로 반입 수하물 X-RAY 검사와 전신 검사를 거치며
세번째로 출국심사를 하지.
요샌 자동화가 잘 되어있다 보니 출국심사도 자동으로 하지만.
덤벼라, 이 멀쩡한 일반 여객아.
이 여행결격사유없는 국민아.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이게 바로 출입국자동화시스템의 기본 구조...
믿는 사람 없지? 그냥 기계가 하니까 웃자고 꺼내본거야.
(그런거 치고 여기저기다가 써먹을 예정)
면세구역이라는 개념은 정말 묘한 개념이야.
이곳은 아직도 대한민국 땅이지만 이 나라를 벗어나기 일보 전인 곳이라
중계지점 같은 데라서 참 이것저것 제약이 많아.
고객님, 면세품 사신 건 없으신가요?
술담배든 명품이든 귀금속이든 사신 거 있으시면
구입하신 매장에서 전부 환불하고 오셔야 됩니다.
환불영수증 갖고 여기 세관 반송대 앞에서 뵙겠습니다.
아니 담배 사서 좀 피웠는데??
아이구 마누라 줄려고 명품백 샀는데!!
면세구역은 분명 이 나라 이 강산에 있는 땅의 건물 안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사들이는 수많은 면세품들은
나라에 소비세를 내지 않으므로 국내 다른 곳들과 가격차가 현저하지.
특히나 술, 담배같이 세금이 덕지덕지 붙은 것들은.
그러니 자국민이 출국하면서 면세품을 사더라도
'외국에 가지고 나갈 것이니까' 하고 일단 보는 관점을 가지지만
그것을 국내에 반입하면 문제가 달라지겠지.
국내에 반입.한다는 부분에 착안했을 때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나라인가를 다녀왔다는 방식도 국내에 반입하는 방식이 되겠지만
그저 면세구역에서 도로 일반구역으로 복귀하는 것 또한 국내에 반입하는 방식이 된단 말씀.
그러면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의 소비세가 10% 포함된 가격이라고 할 때
면세가는 90만원이 될 거고
그럼 그 가방을 그대로 갖고 일반구역에서 줄행랑을 놓는다면
10만원 어치의 탈세를 저지르는 거랑 진배없다는 말씀!
담배같이 그자리에서 소비할 수 있는 물건에 관해서는
면세점 다니는 형아나 누나들이 답해주면 안될까...?
네 환불 다 되신 거 확인했구요
그래도 나가다가 숨기신 거 적발되면 큰일납니다 아셨죠?
네 세관 과장님 수고하셨고요
이제 법무부 가셔야 됩니다
아니 왜요? 무슨 고소 같은거 하시게?
아뇨 뭐 그런거 가지고 고소같은 걸 합니까
출국심사를 받으신 걸 취소하셔야죠
이 글을 읽는 맘씨 고운 형아 누나들 중에 눈치 빠른 분들은 감을 잡았을 거야.
출국 취소 과정은 출국 과정의 역순으로 그대로 진행하는 거라구.
즉 공항보안직원에게 입장->경찰대에게 입장 확인->법무부에서 출국심사->면세점서 면세품 구입 순으로 갔으니
면세점서 환불->법무부에서 심사 취소->경찰대에서 취소 확인->보안직원들에게 취소 확인
이라는 절차를 밟아야 도로 밖으로 나갈 수 있는거지.
출국심사를 왜 취소하십니까?
아니 그게 저...우물쭈물...
그러게 반주 작작 하쟀지!
크 술냄새. 알겠습니다 나가셔요
(경찰대도 같은 과정이니 생략함)
보안과장님 이분들 밖으로 모시겠으니 재검사 부탁드려요
퇴근시간도 가까웠는데 이런 분들도 계시는구나
알겠습니다. 벨트 역순이요!
(수하물 검사 벨트를 역방향으로 돌리며)
자 이제 밖으로 다 나왔습니다.
항공권 변경이나 환불은 발권 카운터를 이용해주시면 됩니다.
위탁하신 수하물은 수속 카운터 쪽에서 양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무전기) 갑판원 직원, 여기 다른 고객님들 출국 취소 발생했으니까
속히 도쿄행 탑승구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어이구 내팔자야 어이구
한 건 끝나고 담배 한 대 피울 시간이 없어 아주그냥
여기까지가 출입국팀 직원 중에서 사람을 빼내는 걸 전문으로 하는
갑판원 직원의 이야기야.
출국 취소 승객이 매 편마다 있는건 아니지만
전 편에 하나도 없을 수는 없어서
유격대라고 하면 좀 멋있고 메뚜기처럼 이 게이트 저 게이트를 돌면서
탑승을 취소 혹은 거절당하는 승객들을 밖으로 빼내는 게 주업무지.
아울러 입국거부를 당하고 돌아온 승객을 법무부로 데려간다던가 하는 일도 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그럼 남겨진 자들은 어떻게 되느냐?
수속카운터 상황실! 여기 방콕행 취소 수하물 올려보내요!
네 바로 수취해서 고객님들께 전달하겠습니다
아이고 오지게 무겁네 거
고객님들 여기 맡기신 수하물 찾아다 놓았습니다. 수취해 가셔요.
크르르르 퇴근이 코앞인 이 늦은 시간에 크르르르
수고 많으십니다 저희가 오늘 비행기를 못 타서요
네 어서오십시오. 발권(티케팅) 카운터입니다.
항공권 계약조건 확인 후 수수료 따져보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고객님들 항공권이 환불이 안 되는 조건이네요?
뭐요? 아니 그런게 어딨어 점점?!
아니...그거 말을 안 했는데
땡처리로 파는 항공권을 사다 보니
환불이 없는 옵션이더라고...
그래서 이 비행기 못 타면 큰일나는 거였는데
싸게 샀다고 좋아할 땐 언제고 인간아 왜 술을 먹어서!
그런 거였으면 진작 말을 했어야지 왜 이제와서 난리야!?
술 먹은게 죄냐? 죄야?!
그럼 자랑이냐? 자랑이야?! 자랑 났구나 아주?
두 분 말씀중에 죄송하지만
환불수수료랑 노쇼 페널티도 내셔야 합니다.
즉, 항공권 값을 못 돌려받는 건 물론이거니와
돈을 더 내셔야 해요.
!!!!!
아이고 내뒷목 으으윽
!!!!!
나도 내뒷목 으으윽
이 글을 읽어주는 맘씨 고운 형아 누나들은 그러니 비행기 제때제때 타도록 합시다 알겠죠?
읽어줘서 고마워!
안녕안녕!!!
면세점에서 MD로 일하면서 비행기가 기체 문제로 이륙 못하고 커퓨 넘기면서 승객들 환불러시 하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탑승하고 착륙하기 전엔 면세점 매장에서 직접 구매한 물품이나 인도장에서 인도 받은 물품 개봉하면 안된다고 안내는 다 하긴 합니다ㅎㅎ 사람들이 다들 무시하고 알뜰하게 밀봉 다 뜯고 버리고 가서 그렇지... 한 번 결항으로 혼쭐 난다고 해서 고쳐지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와 기다리던 면세점 형아 누나 답글이네요! 고맙습니다ㅎㅎ 안내하시는 건 다 알지요. 아무도 안지켜서 그렇죠. 한번 결항으로 혼쭐나도 똑같은 사람들이 혼나기는 드물 테니 문제기도 하고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