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보기] <히트: 질주의 열기>는 레이싱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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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나요
※ 별도 명시가 없는 모든 이미지 출처는 보드게임긱입니다.
티켓 투 라이드의 명가 Days of Wonder에서 색다른 레이싱 게임을 선보였습니다. 상당수의 레이싱 게임에서 포함되어 온 주사위가 아니라 카드 덱을 활용한 레이싱입니다. 매우 영리하게 디자인된 게임을 플레이하는 즐거움을 이 게임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임판을 펼치고 나오는 트랙을 정해진 수만큼 돌아 가장 먼저 들어오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이건 레이싱 게임의 정석이니 더 말할 것도 없겠죠? 그럼 레이싱 준비를 해 보죠. 우선 각자 덱을 준비합니다. 1부터 4까지 각 숫자별로 3장씩 총 12장, 속도가 무작위로 정해지는 스트레스 카드 (대부분) 3장, 게임의 핵심인 열 카드 (대부분) 3장, 그리고 특수 카드에 해당하는 업그레이드 카드까지 모아 각자 덱을 구성합니다.
차례를 시작하면 기어봉을 1~4단 사이 어느 한 곳에 놓습니다. 직전 라운드의 기어 위치에서 한 단 혹은 최대 두 단까지 올리거나 내릴 수 있는데요. 그렇게 놓은 기어 단수가 내가 그 차례에 플레이해야만 하는 카드 장수입니다. 플레이한 카드의 숫자를 합한 만큼 차량이 전진을 하니, 빨리 가고 싶으면 카드를 많이 내고 더 높은 숫자를 내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나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코너입니다. 코너는 너무 빠른 속도로 돌입하면 차량이 스핀아웃되어 버리기 때문에, 진입 한계 속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이 코너 때문에, 낮은 숫자의 가치가 확실해집니다. 4단 기어로 직선 구간을 질주하던 차량이 한계 속도 4인 코너에 돌입하려면 기어 단수를 낮춰야 할 겁니다. 손에 든 카드가 2와 3쯤이면 기어를 두 단 낮춰야 할 테지만, 1이나 0 카드를 들고 있다면 기어를 한 단만 낮춰 3단(카드 3장 플레이)으로 통과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코너를 지나면 직진 구간이 열릴 때, 기어 단수를 너무 낮추지 않고 코너를 통과해 줘야 다음 차례에 카드를 4장씩 써 가며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겠죠?
게임의 핵심인 열 카드는 원래 엔진 칸에 따로 모아 둡니다. 이 카드는 차량이 무리해서라도 이득을 보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기본적으로는 1) 기어 단수를 두 단 변속할 때(1장) 2) 차례에 한 번 부스트로 추가 속도를 얻을 때(1장) 3) 코너를 한계 속도를 넘어서서 주파할 때(넘어선 만큼) 엔진에 있는 열 카드를 내 버림 더미에 넣고 섞습니다. 열 카드는 중대한 순간에 리스크를 감수하며 이득을 극대화시켜 주지만, 손에 들어오면 플레이할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취약점이 됩니다. 게다가 엔진에 열 카드가 없으면 리스크를 무릅쓸 수도 없게 되겠지요?
그래서 열 카드를 적절히 냉각시켜야 합니다. 이 냉각이라는 걸 하면 손에 든 열 카드를 엔진으로 돌려보내는데요. 이 냉각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저단 기어로 달리는 겁니다. 2단에서는 1장, 1단에서는 무려 3장까지 열 카드를 엔진에 돌려넣습니다. 코너가 연속될 때 저단 기어로 주행하게 될 것이므로 직선 구간에서 부스터를 써 놓고 코너에서 냉각시킨다든지, 현재 코너를 한계 속도 이상으로 돌파해 놓고 나서 다음 코너에서 냉각을 노릴 수도 있겠죠. 코너를 이번 차례에 지나느냐 다음 차례에 지나느냐로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열 카드 관리는 게임의 핵심입니다.
슬립스트림, 꼴찌 플레이어의 무료 냉각, 스트레스 카드와 덱 회전 등등 더 분석할 거리가 산더미지만 일단 이 정도까지만 써도 핵심은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이 게임의 포인트는 결국 "제어"입니다. 내가 내 주행과 각종 변수를 능동적으로 콘트롤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입니다. 코너를 어떻게 정복할 것인가, 직선 구간을 앞두고 기어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내가 어떤 카드를 썼고 덱에 남은 카드는 무엇인가, 이러한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순간순간의 판단이 마치 내가 정말로 차를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죠. 분명 덱 뽑기는 랜덤한 요소임에도 나의 통제 역량이 반영된다는 기분이 들어 흥미진진합니다.
물론 저는 기본적으로는 테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불나방처럼 코너를 정복하고 공간만 있으면 달리자!를 외치는 사람과는 늘 즐거울 게임입니다. 상급 업그레이드 카드를 사용하면 하나같이 사기스러운 능력으로 더욱 극적인 장면도 곧잘 연출됩니다. 그렇다고 테마가 전부냐면 그렇지 않습니다. 빡빡하고 계산적인 게임을 원한다면, 카드 카운팅을 해 가며 덱을 돌려 최대 효율을 내는 것에 집중해 보세요. 버림 더미를 뒤져볼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쓴 카드를 외워야만 모든 상황에 대응이 될 테니까요. 아마 적지 않은 플레이어들에게 꽤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 줄 겁니다.
enic
저도 기대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