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럭스판을 사긴 했는데, 배송 못기다려서 DL판까지 구입하고 발매일부터 플레이해서 오늘 클리어했습니다.
나중에 파고들기를 할만큼 한 다음에 다시 써보긴 할텐데, 일단 엔딩까지 플레이를 기준으로 간단히 소감을 정리해봅니다.
@ 시스템
-만족스럽습니다. 이미 일본 ARPG의 정점 수준이었던 2편을 기준으로 3D의 프리플로가 들어오고 BBS의 스타일의 피니시 커맨드가 합쳐졌습니다. 2의 폼 체인지를 대신한 키블레이드 폼 시스템도 훌륭하고, BBS 0.2에서 보여줬던 자 계열 대마법도 여전히 끝내줍니다.
-키블레이드 폼이 중요한만큼 키블레이드를 실시간으로 세개를 돌려쓸 수 있게 됐는데, 엔딩까지 진행 기준으론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나중가면 울티마 웨폰 하나로 고정해서 쓸것 같지만ㅋㅋ..
-키블레이드 폼의 액션들 때문인지 마법을 제외한 나머지 커맨드 스킬들은 사라져버린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전작들에서도 써먹기 꽤나 불편했던지라 별로 나쁘단 생각은 안드네요.
-어트랙션 커맨드는 처음엔 신기했는데 흐름을 너무 심하게 끊어먹는것도 있고, 활용도도 별로라 뒤로 갈수록 안쓰게 되더군요. 그냥 차라리 보스전 피니시 이벤트 정도로나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타이탄전이나 마지막 하트리스 무쌍 때 연출은 굉장히 좋았는데.
-프라우드 모드 스토리 진행 기준으로 난이도는 2편에 비하면 확실히 쉬운 편입니다. 중후반부가 평이한건 비슷한데, 최소한 초반 기준으로 일반 몹이나 보스한테 두세대 맞고 죽을 일은 없습니다.
@ 분량
-짧습니다. 완결편인데 짧아도 너무 짧습니다. 어떻게 플레이하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2편보다는 확실히 짧고 BBS랑 비슷한 수준. 제 경우 2는 최근 리마판 기준으로 이미 알것 다 아는 상태로도 스토리 진행에 30시간을 좀 넘게 썼는데, 3은 첫 플레이인데도 26시간으로 끝이네요.
-당장 레벨만 봐도 알 수 있는게 제 기준으로 2에서 최종보스전까지 진행한 레벨이 60 후반대에서 70 초반이라면 3은 달랑 41. 전투를 피하거나 한것도 아니고, 보스전에서 고생한 것도 아니니 이정도가 적당한게 맞는것 같습니다.
-월드의 경우 올림푸스나 코로나처럼 활용도 제대로 안하면서 넓기만 쓸데없이 넓다고 느끼는 곳도 많은 반면에, 오리지널쪽은 분량이 심각할 정도로 적습니다. 트와일라잇 타운은 달랑 구역 두개, 키블레이드 무덤도 달랑 구역 두개에 그나마도 이벤트 전투 반복으로 탐험을 할 구석이 없습니다.
-각 월드는 2와는 달리 한번씩만 들릅니다. 아, 정확히는 두번 들르긴 합니다. 마지막에 똑같은 보스와 7번 보스전을 반복하는 이게 뭐하는건가 싶은 방식으로요ㅋㅋㅋㅋㅋㅋ
-클리어 후 파고들기 요소도 2파믹과는 비교 자체가 안될 정도로 부실한 편. 미니 게임들을 제외하면 숨겨진 보스는 달랑 하나뿐인것 같네요.
@ 스토리 전개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개인적으론 시리즈 전체의 끝이 아니라도 완결편은 완결편인데 이러면 안됐다고 생각합니다.
-시리즈 전체가 디즈니와의 크로스오버이긴 했지만, 1편과 그 이후 작품들의 전개 방식은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1은 각 월드의 디즈니 캐릭터가 주가 되면서 디즈니 스토리 사이에 오리지널 스토리를 끼워넣는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2 이후로는 빛과 어둠이니 13기관이니 키블레이드니 하는 스토리가 엄청나게 복잡해지면서, 디즈니는 곁다리가 되고 킹덤하츠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중심으로 소라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근데 2부터 3D까지 그렇게 쭉 가다가, 3편에 와서 어째선지 다시 1편으로 스토리 전개 방식이 돌아와버렸습니다. 사실상 디즈니 캐릭터의 스토리가 주가 되어 따라가다 13기관이 알아먹지 못할 소리를 살짝 끼어들어 던지는 수준이고, 그게 스토리 극 후반까지 반복되다 진짜 킹덤하츠의 스토리는 마지막 월드 단 하나에서 급전개를 해버립니다ㅋㅋ
아니 하필 마지막에 와서 왜 이런건지 이해가 안되네요ㅋㅋㅋ... 뭐 월드를 몽땅 새로운 월드로 갈아치워서 그랬다고 이해는 해주고 싶지만, 그렇다면 오리지널쪽 분량을 월드 몇개를 더 만들어서 보강을 한다던가 하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있는 두개도 저모양이니 한숨만 나옵니다ㅋㅋ
그 완결편의 스토리 전개도 무슨, 뭔가 사건을 딥하게 파고들면서 속시원히 해결해주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전작 캐릭터들을 해피하게 되돌려놓는데만 급급한 모양새라 참...
-디즈니 비중은 저렇게 올라갔으면서 파판 시리즈 쪽은 완전히 날려버린 것도 소소하게 아쉽네요. 래디언트 가든 스토리가 끝나긴 했어도 마지막인데 하다못해 한번쯤 우정출연을 시켜주거나, 세피로스처럼 숨겨진 보스를 하나 남겨준다거나 했으면 좋았을텐데.
파믹같은 확장판이 따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대형 유료 DLC를 준비중이라는 정보를 본 것 같은데, 스토리면에서도 도전 요소면에서도 보강이 많이 필요한 게임이라 솔직히 말해 DLC 같은걸로 커버가 가능할지는 좀 부정적입니다.
물론 파판15처럼 만들다 말았다는게 보이는 게임은 절대로 아니고 이번작 자체로도 충분히 좋은 게임이 맞긴 합니다만, 12년 전에 나온 2편 파믹이 워낙 완벽한 작품이기도 했고, 뭔가 10년을 넘게 이어온 이야기의 완결편으로서는 기대에 못미친 부분이 좀 많네요.
RWBY
스토리를 뭐 어떻게 보강을 할거냐? 라고 물어보면 저도 딱히 후속작 빨리내는거 빼면 떠오르는게 없긴 합니다ㅋㅋ 리쿠랑 아쿠아를 기껏 만들어놓고 저렇게 맛보기만 시켜준걸 생각하면 DLC는 아마 그 두 캐릭터 중심으로 내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리쿠의 경우 끼워넣을만한 시점도 있고, 뭐 팬들 불만은 얘네들도 잘 알테니 어떻게든 본편 스토리 보강을 시도하지 않을까 싶어요. 문제는 아쿠아인데, 본편 이후 스토리나 풀지 않는 이상 뭔가 스토리에 끼어들 여지가 안보이네요ㅋㅋ 진짜 BBS 0.2때 만든게 아까워서 보스전 하나 할당해줬나 싶기도 하고...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정성 들여 잘 만든 작품이지만 분명 전작의 완성도에는 미치지 못하나 보군요. 특히 짧은게 아쉽네요. 나름의 완결편이라 거창한 볼륨을 기대했는데 외전급 볼륨이군요.
RWBY
그렇군요. 이렇게 다른 분들 소감 듣는것도 참 도움이 되지만 역시 직접 빨리 해서 자기 소감을 내보고 싶네요~
몇몇 월드가 실제 내용물에 비해 맵이 지나치게 큰 느낌이 있긴 한데, 그런걸 감안해도 잘만들긴 했습니다. 토이박스의 로봇 조종 플레이나 캐리비안의 함대전에선 뭐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 장잉정신까지 느껴지고요ㅋㅋ 문제는 저렇게 잘 만들던 와중에 망인 월드가 딱 두개 있는데 그게 오리지날 월드인 트와일라잇 타운과 키블레이드 무덤이란거죠ㅋㅋ
예전 기억이지만 확실히 2에서도 짧게 지나치는 일개 월드인데 뭐 이렇게 정성을 들였나 싶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게 더 극대화 됐나 보네요.
마지막에 월드마다 들려서 보스전(?) 하는건 킹하1의 오마쥬죠.... 그때 나오는 브금도 아마 [엔드 오브 더 월드] 전용 브금이거나 유사한 스타일의 브금 같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