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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추석.설날에 큰집 가는게 정말 싫습니다

일시 추천 조회 7604 댓글수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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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적에는 큰집 가서 친척어르신들 뵈는거 정말 싫어했습니다. 그냥 아버지가 가야 된다고 하니 억지로 갔었죠. 속마음은 진짜 가기 귀찮았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갑자기 뇌경색으로 반신불수가 되시고, 그래서 돈 버느라 공휴일날 쉬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점점 명절 안 가게 되었고, 일 핑계로 안 가던 것을 그 일 그만 두고서도 그냥 안 갔었습니다. 10년 정도를 정말 그렇게 담을 쌓고 지냈어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거동 불편한 몸으로 고생만 하시다가 몸을 잘못 가누고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다치셨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 몇 달 입원해 계시다 갑자기 먼길 가버리셨죠. 형제 하나 없는 외동이라 정말 갑작스럽고 뜬금 없고 힘들게 어머니랑 장례 치르고 있는데, 친척 어르신들하고 사촌 형제들 다 오셔서 진심으로 슬퍼해 주시고, 저 위로해 주시고, 두손 두발 벗고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큰아버지께서 저희 아버지 영정 앞에서 펑펑 우시면서, "이 망할놈이 니가 내한테 향을 올려야지 내가 니한테 향 올리야 되나" 하고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던데, 그제서야 뭔가 모를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무슨 뜬금없이 죄책감이 드냐고 하실 분들 계실지 모르겠는데, 정말 뭐라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냥 그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먹먹해 지는게, 저와 똑같이 그 상황을 겪어보신 분들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은 헛소리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저도 그 순간 정말 뜬금없이 친척 어르신들께 죄송하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이후에 할머니 장례를 또 치르고, 사촌형 결혼식을 치르면서 슬프고 기쁜 일 함께 하다 보니, 명절마다 가기 귀찮아도 가게 되더군요. 저도 분명 어렸을 때 친척들 만나는 거 싫어했고, 명절날 모이는 거 귀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글쓴님과 여러분들께 훈계한다거나 그럴 생각 눈곱만치도 없어요. 그럴 자격은 더더욱 없고요. 그냥 이말 한 마디만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깨닳지 못해서 친척들을 남으로 보고 있을 뿐이지, 나중에 저처럼 큰 일이 닥쳐서 친척어른들이 여러분 도와주시고 좋은 일 함께 기뻐해 주시는 그런 계기만 겪고 나면 저처럼 아마 마음이 바뀔 거라고요. 진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걸 한 번이라도 느끼면 달라지게 되더라고요. 그 사실을 깨닿는 게 너무 늦지만 않으면 됩니다. 아. 물론 친척끼리 재산다툼하고, 지저분하게 서로 헐뜯고 싸우고 이러면 안 가도 됩니다. 인생에 한 푼도 도움 안 되는 친척은 이웃이나 친구보다도 못한 남이죠. 그 꼴을 뭐하러 일부러 스트레스 받으며 보나요.
Justi555 | (IP보기클릭)27.117.***.*** | 18.02.16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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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도 몇 년전부터는 심플하게 음식 각자 당일날 해 가지고 가서 제사상 차리고 제사지내고 이야기 잠깐하고 헤어지는데.. 4~5시간 정도 만나는거 같네요 뭐 이렇게 라도 안 하면 완전 남남이니 일년에 2번 얼굴보면서 걍 적당히 그정도 관계를 유지하는것이지요
하루느낌 | (IP보기클릭)39.118.***.*** | 18.02.1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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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남입니다...
hhjjker7644 | (IP보기클릭)117.55.***.*** | 18.02.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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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신기하네 ㅎㅎ 친척들이랑 자주보고 친한사이면 그럴수도있겠네여
ps&cube | (IP보기클릭)14.55.***.*** | 18.02.1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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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싫더라구요 감정적 거리는 그냥 남이고 서로 득되는것도 전혀 없는데 또 친척이라고 한마디씩 하는게 너무 싫어요
Demian | (IP보기클릭)218.237.***.*** | 18.02.15 18:45

가면 친척들도 만나고 좋지않나요???

내꿈은언제시작이 | (IP보기클릭)1.229.***.*** | 18.02.15 18:20
BEST 내꿈은언제시작이

그냥 남입니다...

hhjjker7644 | (IP보기클릭)117.55.***.*** | 18.02.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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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꿈은언제시작이

헐...신기하네 ㅎㅎ 친척들이랑 자주보고 친한사이면 그럴수도있겠네여

ps&cube | (IP보기클릭)14.55.***.*** | 18.02.16 10:47
ps&cube

네 전 가면 친척동생들이랑 재미지게 놀아서 명절이 기다려지는데요..아..음식준비도 다같이합니다..

내꿈은언제시작이 | (IP보기클릭)1.229.***.*** | 18.02.16 11:18
내꿈은언제시작이

부럽네요ㅠㅠ 저희 집은 뭐... 어휴~_~

착한젤리 | (IP보기클릭)175.195.***.*** | 18.02.16 20:55

세뱃돈!

네리네 | (IP보기클릭)124.216.***.*** | 18.02.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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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싫더라구요 감정적 거리는 그냥 남이고 서로 득되는것도 전혀 없는데 또 친척이라고 한마디씩 하는게 너무 싫어요

Demian | (IP보기클릭)218.237.***.*** | 18.02.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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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도 몇 년전부터는 심플하게 음식 각자 당일날 해 가지고 가서 제사상 차리고 제사지내고 이야기 잠깐하고 헤어지는데.. 4~5시간 정도 만나는거 같네요 뭐 이렇게 라도 안 하면 완전 남남이니 일년에 2번 얼굴보면서 걍 적당히 그정도 관계를 유지하는것이지요

하루느낌 | (IP보기클릭)39.118.***.*** | 18.02.15 18:50

전량 어떻게해서든 명절날일합니다 땜빵이든 뭐든 그냥출근이 속편해요

초차원벨 | (IP보기클릭)223.62.***.*** | 18.02.15 18:50

저도 그 맘압니다. 걍 서먹한 관계인데 제사때문에 방문해야하는 상황. 거기다가 멀기까지하고 다녀오면 몸살기도 오곤했죠. 지금은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자연스레 방문안해도 되는 상황입니다. 편하게 집에서 제사지내니 참 편하네요.

Braindead | (IP보기클릭)115.41.***.*** | 18.02.15 18:52

부모님 생각해서 다녀 오시든가 부모님이 별 상관 안하시면 본인 마음이죠

루리웹-7932253751 | (IP보기클릭)125.177.***.*** | 18.02.15 20:56

머하러감 가지마삼

루리웹-4968516914 | (IP보기클릭)183.101.***.*** | 18.02.15 21:02

그럼 안가면 됩니다. 성인이라면 가지 마시고 미성년이면 그 정도는 그냥 같이 가주시죠. 전 의절하고 나서 안가지만... 어릴때 부모님이 시댁에 가서 고모,숙모 다있는데 어머니만 일해서 너무 가기 싫었지만 또 어머니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도와드린다고 생각해서 같이 갔습니다. 어머니가 친정가서 편하게 쉬다 오신다고 한다면 가지 마시길...

오베아 | (IP보기클릭)211.247.***.*** | 18.02.1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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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적에는 큰집 가서 친척어르신들 뵈는거 정말 싫어했습니다. 그냥 아버지가 가야 된다고 하니 억지로 갔었죠. 속마음은 진짜 가기 귀찮았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있을 때 아버지께서 갑자기 뇌경색으로 반신불수가 되시고, 그래서 돈 버느라 공휴일날 쉬지 못하는 아르바이트 하면서 점점 명절 안 가게 되었고, 일 핑계로 안 가던 것을 그 일 그만 두고서도 그냥 안 갔었습니다. 10년 정도를 정말 그렇게 담을 쌓고 지냈어요. 어느날 갑자기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거동 불편한 몸으로 고생만 하시다가 몸을 잘못 가누고 바닥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다치셨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 몇 달 입원해 계시다 갑자기 먼길 가버리셨죠. 형제 하나 없는 외동이라 정말 갑작스럽고 뜬금 없고 힘들게 어머니랑 장례 치르고 있는데, 친척 어르신들하고 사촌 형제들 다 오셔서 진심으로 슬퍼해 주시고, 저 위로해 주시고, 두손 두발 벗고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큰아버지께서 저희 아버지 영정 앞에서 펑펑 우시면서, "이 망할놈이 니가 내한테 향을 올려야지 내가 니한테 향 올리야 되나" 하고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던데, 그제서야 뭔가 모를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무슨 뜬금없이 죄책감이 드냐고 하실 분들 계실지 모르겠는데, 정말 뭐라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냥 그 모습을 보니까 가슴이 먹먹해 지는게, 저와 똑같이 그 상황을 겪어보신 분들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이해 안 가시는 분들은 헛소리라 생각하셔도 됩니다. 저도 그 순간 정말 뜬금없이 친척 어르신들께 죄송하다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이후에 할머니 장례를 또 치르고, 사촌형 결혼식을 치르면서 슬프고 기쁜 일 함께 하다 보니, 명절마다 가기 귀찮아도 가게 되더군요. 저도 분명 어렸을 때 친척들 만나는 거 싫어했고, 명절날 모이는 거 귀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글쓴님과 여러분들께 훈계한다거나 그럴 생각 눈곱만치도 없어요. 그럴 자격은 더더욱 없고요. 그냥 이말 한 마디만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깨닳지 못해서 친척들을 남으로 보고 있을 뿐이지, 나중에 저처럼 큰 일이 닥쳐서 친척어른들이 여러분 도와주시고 좋은 일 함께 기뻐해 주시는 그런 계기만 겪고 나면 저처럼 아마 마음이 바뀔 거라고요. 진짜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걸 한 번이라도 느끼면 달라지게 되더라고요. 그 사실을 깨닿는 게 너무 늦지만 않으면 됩니다. 아. 물론 친척끼리 재산다툼하고, 지저분하게 서로 헐뜯고 싸우고 이러면 안 가도 됩니다. 인생에 한 푼도 도움 안 되는 친척은 이웃이나 친구보다도 못한 남이죠. 그 꼴을 뭐하러 일부러 스트레스 받으며 보나요.

Justi555 | (IP보기클릭)27.117.***.*** | 18.02.16 03:31

귀찮다 라고 하기엔 소중한 연이죠 완전 타인을 상대로 쌓으려면 그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합니다.

대통령 | (IP보기클릭)221.151.***.*** | 18.02.16 04:48

자기가 하는만큼 돌아옵니다 가기싫음 가지마세여

홀림목 | (IP보기클릭)124.51.***.*** | 18.02.1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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