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무래도 내생각에는 2년보다는 빠르게 변화가 올거라고 추측한다.”
살라딘은 턱을 문지르면서 말했다.
“무슨 근거로요?”
라자가 물었다. 살라딘은 일단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허물 벗은지 2년후에 오는걸 너가 막았잖아.”
혈도를 찔러서 몸의 마나를 막았다.
“그래서 동시에 변화도 늦어질꺼야.”
괴수는 마나의 생물체다. 마나를 먹고 사는 종족이다. 게다가 그녀가 말하기론 ‘동기’들은 모두 소드 익스퍼드 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라고했지. 그 무언가는 그들의 마력을 먹고 성장했으며 강해졌고 그들은 시련을 통해 몸 주인의 영혼을 불러내어 싸웠다. 반면 이시드는 혈도를 막아 무언가는 아주 소량의 마나밖에 먹지 못하였고 성장이 더디어졌으며 마침 내 그의 혈도가 뚤리자 무언가는 오랫동안 사막을 헤매다가 물을 만난 사람답게 먹고 또 먹을거며 빠르게 성장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증거가 벌써 나오기 시작했다.
“너는 저기까지 오기전에 얼마나 걸렸지?”
라디안이 이시드를 보며 라자에게 물었다. 라자는 잠깐 생각하니 답하였다.
“1년 4개월 정도였군요...”
너무 빨랐다. 1주일만에 저정도까지 올줄이야. 라디안은 그녀에게 말했다.
“이속도라면 1주일... 아니 사흘도 못 버텨.”
“마탑에게 말해놓아야겠군요.”
라자는 그말을 끝으로 수저를 놓았다.
뽀득,뽀득.
“에이씨, 신을 너무 부려먹는거 아니야?”
라디안은 주방에서 자신이 먹은 접시를 설거지하면서 투정을 부렸다. 듄은 옆에서 말했다.
“주는 돈에 비해 먹는 식비가 더 드니 이정도 가사업은 도와야죠.”
“야 너 내 덕에 번 돈이 얼마인지 알아?”
“참나....”
투닥거리는걸 멀뚱히 식탁에 앉아서 지켜보고있던 리제는 2층으로 시선을 옮긴다.
“오빠랑 엄마는 괜찮을라나...”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팔로 몸을 파묻는다.
걱정만 한가득이다.
잘 들어라 아들아.
이미 몸의 변화는 느꼈을테니 너도 시간이 없다는 것 정도는 알겠지.
몸의 비늘은 점점 쌓여서 너의 전신을 덮을거란다. 그리고 뿔이 돋아나고 머리카락은 빠지겠지... 걱정말라고? 말이나 쉽게하는구나. 가장 중요한건 무언가와 싸우는 상황은 너가 ‘잠든 후’부터 시작이란다. 꿈속에서 싸운다니 낭만적이지 않으냐? 그리고 잠들려는 그 하룻밤이 너를 놀라게하겠지.
뭐가 놀랍냐고?
아마 그때쯤이면 너도 인간이란게 아니란게 느껴질거란다.
입에 ‘실’을 뿜거든 너가 입을 닫아도 실은 계속해서 나와서 너의 전신을 묶을거란다. 누에고치나 미라를 떠올리면 될거야. 그리고 너는 거기서 1년,2년,3년... 이렇게 시간을 보내겠지... 언제 쯤 나갈수있냐고? 글쎄 엄마는 2년만에 나오고 어떤 동기는 1년만에 나오고 어떤 동기는 3달만에 나와서 모르겠구나 제일 오랫동안 걸린 동기는 7년이었지.
저 신이란 작자가 어떻게 도와줄지는 모르지만 일단 나는 엄마니까 우리 아들을 믿어야지.
그러니 아들.
“제발, 살아서만 나와다오.”
라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손을 올린다.
약속해줘 라는 손의 모양으로 변하자 이시드는 손에 깍지를 끼고 엄지를 맞춘다. 침대에 누워있는데 어째 잠이 솔솔 온다. 눈이 감길려고 하자 이시드는 자신앞에 나타난 자를 보고 힘없게 말한다.
“사부?”
다음 날 아침 펠트론시의 손님들은 머리를 긁는다.
“이게 뭐야?”
가게앞에는 하나의 표지판이 있었다.
-당분간 가게를 쉽니다. 1년이 될지도 1주일이 될지도 모르지만 영업은 하지않습니다.
그리고 아래쪽에 친절하게 빨간 글씨로 가게문을 억지로 열려고 할시 사장님이 친히 요리해드립니다. 라고 적혀있자. 그걸본 사람들은 저마다 흩어지기 시작한다.
가끔씩 깜빡하는데 저 가게 소드마스터 2명이 운영하고있었다.
꿈을 꾸었다.
한결같은 꿈인데 오늘만큼 분위가 다르다는게 느껴진다. 보통 여기에 오면 아무것도 보이지않는 검은 화면이 오늘은 새하얀 화면에 ‘검은 무언가’가 있었다. 이시드는 그 무언가 앞에 서있었고 무언가는 커다란 뱀처럼 생겼겼다. 칠흑같은 비늘로 전신을 덮은 거에 비해 눈만큼은 달을 새겼다고 말할정도로 빛나리 빛났다. 무언가는 기다란 혀를 낼름거리면서 말했다.
-반갑군.
“내가 알던 세실이 아닌데.”
이시드가 여기에 올 때 하나 정해둔게 있는것이 바로 무언가의 호칭이였다. 자꾸 자기가 이시드라고 말하며 심지어 외모도 똑같았기에 헷갈리는 이시드는 무언가에게 자신의 성인 ‘세실’을 붙여주었고 그때부터 세실은 꿈속에서마다 나타나 이시드랑 놀았다. 그런데 오늘 나타난 것은 커다란 뱀이다. 이시드는 그걸 보며 식은 땀을 흘린다.
‘이런 놈이랑 싸우는거였다니.’
과연 이정도면 라자여사가 너 죽을거라고 하신게 맞는 말인거 같았다. 부모말 하나도 틀린게 없다더니 정말일줄이야. 그러나 여기서 쫄면 안된다. 이시드는 주먹을 꽉 쥐고 다짐한다.
“세실은 어딨어?!”
-모르겠군.
뱀이 딱 잘라 말하자. 이시드는 그에게 묻는다.
“그러면 넌 누구지?”
-세실이라고 하지.
“왜 온거야?”
-인사차 하고 방문했지.
“....”
눈앞의 뱀은 입을 닫고 혀만 낼름거린다. 둘사이에 정적이 흐르자 이시드는 이게 꿈속이라는 것에 감사해한다. 이 상황을 스스로 나갈수있으니까.
“그러면 수고해.”
이시드는 그러면서 넙쭉 눕더니 다리에 힘을 주면서 일어난다.
“어?”
평소대로라면 이렇게 일어나서 꿈에 깨고 아침을 맞이한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한번도 실패하지 않았는데.’
개꿈에는 이게 직빵이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시드는 처음 겪어보는 자신에 혼란을 했었고 세실은 웃으면서 말했다.
-소용없다. 여기는 나의 영역 너의 그 얄팍한 수로는 사라지지않아. 마음만 먹으면 너를 여기서 계속 가둘 수 있어.
그말을 끝으로 이시드의 눈앞이 깜깜해진다. 새하얀 화면은 칠흑으로 물들고 두 개의 보름달만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지금 너를 삼킬수도있지.
달이 다가온다. 인간이 극한의 공포를 느끼면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다는데 이시드는 그 공포를 체험하고있었다. 다리가 움직이지않고 바람이 한번 지나가면 부들거리는 억새처럼 다리가 흔들린다.
한마디로 죽는다는게 느껴진다.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난은 거기까지 하면 안되겠나?”
목소리의 주인공은 살라딘이었다. 다른 사람보다 머리 두 개는 더붙여놓은 키에 전신은 탄탄한 네모반듯한 근육의 소유자는 누가봐도 살라딘이였다. 이시드는 여기서 살라딘을 보는게 한편으로는 반가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상했다.
“사부가 여기서 왜 나와요?”
집에있을 양반이 왜 여기에 있다는 말인가.
살라딘은 투박한 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말하였다.
“듣자하니 인사차 왔다면서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닌가?”
-너.., 너는 누구냐 인간, 어떻게 온거지?!
달이 흔들린다.
“‘전대’가 만든 피조물 따위에게는 말해주고 싶지는 않지만 ‘아는 선배’얼굴을 봐서라도 답은 해줘야겠지.”
살라딘은 턱에 가있는 손을 뗀다. 굳은살이 박힌 커다란 손은 드워프가 10년동안 제련한 철보다 단단하게 쥐어진다.
“당분간 오랫동안 볼 사이인데 자기소개는 해줘야겠지. 나는 13의 빛. 그중 8번 째의 빛인 이레인이다.”
그가 발을 뻗자 칠흑같던 어둠이 사라지고 새하얀빛으로 가득차진다. 그리고 어둠에 가려진 세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그관경에 이시드는 눈이 커진다. 살라딘은 세실에게 한 발 한 발 다가간다. 그관경에 이시드는 쩌억 입을 벌린다. 산처럼 커다랗던 뱀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살라딘이 ‘그’의 앞에 서자 세실은 뱀도 아닌 이시드가 처음봤던 자기자신의 형태로 변한다. 세실은 떨고있었다.
-마.., 말도 안돼 신이 어떻게...
자신의 꿈속으로 오는가 세실은 그말을 입밖에 꺼내려고 했지만 살라딘에게 어깨를 잡히고서는 제지당한다. 살라딘은 웃으면서 말한다.
“신은 어디에나 있을수도 있고 어디에나 갈수도있다네.”
얼굴은 웃고있지만 눈은 노려보고있었다. 살라딘은 자신이 했던 말에 한 마디를 더붙였다.
“잘 부탁한다네.”
그말을 끝으로 손이 풀리자 세실은 풀썩 주저앉았고 살라딘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등을 돌려 이시드에게 걸어간다.
“사... 사부 이게 뭔...”
이시드는 방금전 일어난 일에 질문 할게 많았다. 아니 그전에 이양반이 여기에 있는지가 젤 궁금했다. 그런 복잡한 생각만 가득찬 이시드와 달리 살라딘은 무슨일 일어났냐면서 달려오는 그를 제지한다.
“일단 돌아가면 설명해주마.”
그러면서 손을 짝하고 치니 이시드는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깬 이시드가 제일 먼저 본 것은 아까전에 봤던 살라딘도 아니고 곁을 지키던 라자도 아니였다. 불을 껐는지 아무도 보이지않았지만 침대에 누워있다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침대의 감촉이 달라 다시 잠을 청하려는 그는 벌떡 일어난다.
“뭐지?”
킁킁 냄새를 맡으니 알코올 같은 약품 냄새가 풍겨온다. 마치 병실에 있었던 것 같았다.
“켁켁.”
입벌리고 잤는지 목이 잠기는 기분이 든다. 침을 한번 씩 삼킬때마다 목이 따갑다. 이시드는 습관적으로 물을 찾는다. 침대옆에는 탁자가 있었는데 물이 담긴 주전자가 있었다. 이시드는 그걸 보더니 주전자를 잡아 컵에 물을 따르는데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내가 이렇게 손톱이 길었었나?’
주전자를 잡았을 뿐인데 손바닥에 차가운게 느껴진다. 이시드는 일단 신경 끄기로하고 물을 마신다.
“으르르르.”
갈증은 넘어갔지만 목은 여전히 아팠다. 이시드는 잠깐 목을 풀고는 일단 여기가 어딘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잠든 사이에 납치 당한걸까.”
뜬 구름 잡는 소리지만 혹시나 하고 자신한테 제일 가까운 문을 열어본다.
끼이익.
오래 된 문인지 소리도 참 소름끼치게 들렸다. 들어가보니 안은 화장실이였다. 들어가자마자 불이 번쩍하고 들어왔는게 참 신기하다고 느껴졌다. 마렵지는 않았지만 변기가 있으니 속은 비워두는게 좋을거같해서 이시드는 바지를 벗을려고 할 때
“엥?”
자신의 앞에는 거울이 놓아져있었고 거울에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왠 괴물이 서 있었다.
얼굴을 포함한 전신은 비늘로 덮혀있었고 이빨은 흡혈귀처럼 뾰족뾰족하게 나있었다. 손을 펴보니 기다란 손톱이 나를 반기고 한쪽만 황금색이었던 눈동자가 쌍으로 물들여져있었다.
“으아아아아아!!!!”
이시드는 그걸 보고서는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