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시리 손댔다가 원작의 명성을 고스란히 말아먹은 게임들이 워낙 많았던 역사속에서 말이죠.
그래도 엑스컴 리부트에서 아쉬운 점들을 손꼽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좀 더 디테일하게 조작했으면 좋겠다, 좀 더 합리적인 선에서 어려웠으면 좋겠다 등등...
저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들을 손꼽아보라면
1. 병사의 체력과 전투복의 부실함.
명색이 대외계인 최정예 전투부대인데 치명타 한 방 맞으면 쥬금. 뭐 총에 맞고 멀쩡하면 그것도 인간이 아니겠지만, 적어도 에너지 계열 무기를 다루는 외계인을 상대하러 나가는 병사들에게 방탄복이라도 그럴싸하게 지급해야하는게 상식 아닌가요? 안그래도 HP도 4~5칸밖에 안돼서 극초반에는 하루살이 신세를 줄타기하는데...
'님. 방탄복이라고 해봤자 실탄계열 구식 화약무기에나 버티는 물건이지 에너지 빔이 뿅뿅 날아오는데 그거에 뻥뻥 뚫리는게 오히려 현실적 아닙니까?'라고 한다면야 반박의 여지가 없습니다만...
그래서 개발하는게 나노스케일 조끼라던가 기타등등 강화전투복일텐데 말입니다.
단순히 HP만 늘려줄게 아니라 방탄복답게 대미지 컷을 해주는 아머효과라도 붙여주는게 좀 더 그럴싸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롱워모드가 처음 나왔을때 기본방어구에 아머효과가 기본으로 붙은거 보고 참 마음에 들었는데 말입니다. +_+)
2. 쏘면 감나빗. 혹시 전직 스톰트루퍼세요?
전 세계 통틀어서 한가락씩 한다는 애들만 긁어모은 부대일텐데 사격은 왜 이런가요?
외계인을 상대로 쏘는거라 겁에 질리고 긴장타서 제 실력이 나오지 않는거라면야 뭐...
그래도 영거리사격하는데 빗나가는건 좀... -ㄱ-
사격방법도 원작에 있었던 조준사격/스냅사격/자동사격 등등 다양한 선택 옵션이 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준사격은 명중률이 높은 대신 행동력 2개를 쓴다거나, 자동사격은 3연사 하는 대신 명중률이 떨어지는식으로 차별화.)
3. 야간전투의 긴장감이 확 떨어짐.
리부트 시리즈에서도 주간전투와 야간전투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그래도 원작의 그것에 비하면 정말 차이가 적죠.
원작에서는 진짜 왠만하면 날이 밝을 때까지 일부러 스카이레인저를 대기시켰다가 대원들을 투입시키면서까지 야간전투를 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야간전투는 인간들에게 불리했으니까요. 긴장하며 1타일씩 앞으로 전진하는데 어둠속에서 '삐용~!'하고 플라즈마 빔이라도 날아오면 빗나가는 그 순간까지 간절히 두 손 모아 진지하게 기도했었는데 말입니다.
어쩔 수 없이 야간전투에 돌입하게 되면 근처 밀밭같은 곳에 소이탄 갈겨서 여기저기 불질러 시야확보하고 전기조명탄 던지며 싸웠죠. 외계인잡는 부대가 아니라 대민피해 입히러 다니는 부대 수준.
4. 수류탄 반경이 너무 좁다!
리부트의 수류탄 범위는 기본 3x3타일.
소총에 맞는 대미지나 수류탄 대미지나 거기서 거기.
현실적으로 수류탄의 범위는 더 넓고 피해량도 좀 더 크면 그럴싸~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폭발반경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피해량이 줄어드는건 이미 옵션에 존재합니다만 폭심이라고 해서 최고대미지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게 좀 아쉽더군요.
5. 시야에 들어왔을때 외계인이 무조건 움직인다.
외계인 발견 즉시 외계인은 엑스컴의 턴이라도 도중에 끊고 각자 대응하러 분산이동을 하죠.
이것때문에 플레이어는 늘 조심조심 소극적으로 기동하게 됩니다. 차라리 공평하게 외계인 턴에 우리가 발각되면 우리도 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기회를 주든가. =_=;
동시에 애드나면 곤란해지니 뭉쳐다니는 안전빵을 선택하게 되고 이것은 SRPG스타일의 유닛 이동 방식을 채용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유닛 배치의 자유도를 심하게 제약하게 만들죠.
5. 포켓문제. 그리고 탄창은 어째서 무제한인가?
외계인을 상대하며 그들의 전리품을 연구해서 과학자들은 다양한 물품을 개발합니다.
특수 탄환. 특수 수류탄. 메디킷같은 보조물품. 조끼류. 정신방어막 등등...
그런데 바닐라에서는 정작 기껏 만들어놓은 다양한 물품들을 소지할 수 있는 포켓이 최대 3칸 뿐이죠.
척탄병은 본인의 특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2개의 포켓에 수류탄을 할당합니다. 특수병도 메디킷과 스컬잭을 장비하면 남는 포켓은 하나. 결국 특수탄환이나 조끼류, 특수수류탄, 위치신호기 등등의 물품들중 가장 유용한 것 하나만 골라야죠.
원작에서 상하의 벨트 어깨까지 각종 물품을 주렁주렁 도배할 수 있었던 그 자유도는 리부트에 없습니다.
그리고 리부트는 탄창이 무제한이죠!
특히 권총은 재장전이라는 액션 자체가 없는 무기.
로스트를 상대할때 저격수의 무한탄창 권총은 위대한 신급 무기라고 불러야 할 지경...
이래저래 아쉬운 점을 많이 늘어놓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 구입한 게임중에 후회없는 작품이네요. ^ㅅ^
확실히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군요, 제 경우에도 야전은 좀더 클래식 XCOM의 묘미가 더 가미됬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수류탄과 포켓, 탄창은 굉장히 공감되네요 ㅠㅠ
세밀하지만 답답했던 원작과 간편하지만 허전한 리부트의 틈새를 파고들어 적절히 균형잡힌 모습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던게 롱워라고 봅니다. 로스트 덕분에 권총은 아주 그냥 용됐지요. +_+
XCOM 신병들은 세계 각지에서 뽑아온 최정예인데 사격미스가 왠말이냐..가 오히려 미스임.멸망에 가까운 괴멸적 파괴후에 운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중 괜찮은 애들 추스린거라 초반에 미스많은게 정상인거고 실전의 경험으로 미스줄이는거 대단히 정상이라 보이는데 말이죠?
카키오렌지님의 주장대로라면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의 신병들은 발군의 사격실력을 뽐냈어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