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10시간~11시간안으로 그란폰도 컷인을 목표로 갔습니다.
그것 땜에 불어난 몸뚱아리임에도 불구하고 송추5고개부터 용문-태기산과 용문-춘천 업힐 코스로 연습삼아 다녔었는데 날씨 탓으로 같이 간 형님과 메디오로 돌고 왔습니다.
처음 참가한 설악그란폰도에 대한 후기는
1.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전날 가서 숙박하는 게 좋은 것 같다. - 새벽 3시30분 출발 버스로 갔지만 대회장 출발시간 10분 전에 도착하더군요. 옷갈아 입고 뭐하고, 시작지점 정체로 7시 20분 정도 되서야 출발선 근처를 지났습니다. 미리 전날가서 숙박해야 스페셜 보급과 물품 보관소 등을 이용하기가 편한 것 같고 컨디션 조절도 잘 될 것 같아요. 전날 밤 10시에 자서 2시에 일어나긴 했지만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2. 우천라이딩에는 알루림이 신의 한수 - 아끼던 짚303 내리고 스프라켓과 패드를 샵에 가져가서 옮겨야하는 번거로움이 다운힐 할 때 보람차게 느껴졌습니다. 구룡령 다운힐 16킬로미터를 폭우속에 40~60킬로미터로 안정적으로 다운힐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구룡령에서 조침령을 가는 평지와 낙타등에서도 알루림을 믿고 내달릴 수 있었습니다. 우천 라이딩을 예상하고 샵에 갔는데 그 점 감안해서 패드가 더 강력하게 브레이킹 되도록 세팅해준 샵 사장님께도 감사했습니다. 우중 라이딩 중의 패드가 닳는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림에 더 가깝게 조이도록 세팅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침령 정상부근에서는 입김이 발사되더군요. 간절기 장갑을 끼고 갔는데도 구룡령 다운힐 2/3 정도 하니까 오른쪽 팔꿈치와 손가락이 곱아서 안펴지더라고요. 풀브레이킹과 추위 압박이 없지 않았습니다. 추워서 내리시는 분들 정말 많았는데 저는 내리면 왠지 회수차 기다리게 될 것 같은 맘이 들어서 그냥 내려갔습니다. 메디오라도 완주하고 싶었거든요. ㅠㅠ
3. 보급과 도로 안내, 안전 안내 지원은 너무 좋았습니다.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천명의 많은 인원이 많이 안기다리고 보급 받아 먹고 출발할 수 있었고 가이드 분들도 많이 요지마다 서계셔서 안전하고 길잃을일 없이 라이딩 할 수 있었다는 생각 입니다. 메디오와 그란폰도 갈림길 지점에서 될 수 있으면 메디오로 가라고 좌회전 했으면 하는 분위기의 안내 방송이 나왔는데 꿋꿋하게 우회전하는 그란폰도 참석자들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_-;; 느낌이 마치 'X까 난 우회전한다.' 이런 느낌.. ㅋ
4. 105킬로미터 메디오폰도 코스 중에 오르막 앞을 제외하고는 다운힐 위주로 이루어져서 그렇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란폰도를 가면 필례한계령 앞과 구룡령 패스 리버스가 정말 사람 털어먹는 은근한 오르막이 있다고 해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요. 날씨 덕분에 메디오만 짧게 돌고 왔는데 메디오까지(살둔고개-구룡령-낙타등-조침령-오미재)는 내리막길이 더 길어서 상대적으로 피로도가 늦게 오는 기분 좋은 코스 였던 것 같습니다. 살둔고개는 1킬로 남짓의 오르막이고 구룡령은 완전 아래부터는 약 6.5, 조침령도 6, 그리고 오미재가 5킬로 조금 넘는 오르막길이었는데 조침령이 제일 힘들었고 클릿에서 발을 떼는 분들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미재도 경사도가 10% 정도 되는 느낌이었는데 조침령이 너무 힘들었어서 그냥 그냥 넘어갔네요. 가서 타보면 왜 빡침령인지 안다고 했던 지인의 소개말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조침령은 오르막길이 진행중에 멀리서 볼수가 없어요. 좌회전하고 좌회전 해야하는데 1번째 좌회전하면 왼쪽에 진짜 벽하나 서있거든요. 그게 조침령이더라고요. 앞에가는 다른 철인 동호회분이 한 분한데 빨리 이너로 다 털라고 재촉하시길래 '왜 다털지? 지금까지 평지 재밌게 왓는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이너 다 털고 있습니다. 조침령 초입 2킬로와 마지막 2킬로 구간은 평균 경사도가 10~12% 정도 됩니다.
5. 라이딩 마치고 상남면에서 목욕을 하는데 목욕탕은 뜨거운 물이 나옵니다. 면사무소는 냉수샤워만 가능하고요. 주변의 가게 운영하는 분들 왠만하면 다들 친절하셨던 기억이고 5월인데도 마트와 커피숍에서는 난로를 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전거와 가민도 멀쩡하고 몸 성히 온게 천만 다행이었던 대회지만 정말 추억은 남을 것 같네요. 구룡령과 조침령 다운힐을 지나며 보이던 운무끼던 그 숲속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사진을 못찍어 아쉽네요.
여기저기 후기가 올라오는데 날씨 때문에 회수가 급증했다고 하더군요.....수고하셨습니다.
네 회수트럭과 회수버스 그 날 엄청 부산하더군요. 회수트럭은 자전거를 짐칸에 일렬로도 다 못실어서 자전거 세운것 위에 덧싣고 했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악천후로 해프닝부터 별의별 일이 많았다던데 무사완주 수고햐셨습니다.
네 별의별일이 많았던 라이딩 맞는 것 같습니다. ㅎㅎ..
두고두고 기억될 그란폰도군요. 완주자가 60%나 된다는게 놀라왔습니다. 고생하셨어요.
4000명중에 2600명 출발해서 1600명 완주했더군요 (메디오 + 그란 포함)
수고 많으셨네요. 저도 그란폰도 목표로 갔다가 우천으로 메디오 전향, 완주하고 왔습니다. 작년에 설매재인가 첫번째 다운힐에서 낙차사고가 당해 트라우마 극복 겸 그란폰도로 돌고 싶었는데, 비가 정말 많이 오더군요 ㅠㅠ 저희 지인 중 여성분 1분은 구룡령 다운힐 후 저체온증으로 응급차 타기도 했습니다. 사고없이 즐겁게 메디오 완주한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구룡령에서 되돌아가는 게 사실은 제일 안전한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살둔고개 다운힐에서 낙차를 당하셨나 봅니다. 늘 안전한 라이딩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