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RTS의 전설, ‘커맨드 앤 컨커’ 리마스터 계획
지난해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선보인데 이어, 그 오랜 라이벌인 ‘커맨드 앤 컨커(이하 C&C)’도 부활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최근 EA 짐 베셀라(Jim Vessella) 프로듀서는 해외 게임 커뮤니티 레딧(Reddit)을 통해 자사의 ‘C&C’ 리마스터 계획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금은 사라진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대표작 ‘C&C’는 당시로선 보기 드문 완성도의 RTS(실시간 전략 게임)였다. 외계로부터 온 정체불명의 물질 타이베리움으로 인해 황폐화된 근미래를 무대로, 문명과 질서를 수호하는 GDI와 종교적 광기로 뭉친 Nod 형제단의 대규모 전투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다채로운 유닛과 차량-보병간 상성, 자원을 획득하고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오늘날 RTS의 기틀을 확립한 작품이다.
1995년 기념비적인 ‘C&C: 타이베리안 던’이 첫 선을 보였고, 이듬해 연합군과 소비에트 연방을 주축으로 한 외전 ‘C&C: 레드 얼럿’도 출시됐다. ‘레드 얼럿’은 당초 본편의 프리퀄로 기획되었으나 대대적인 흥행에 힘입어 독자적인 세계관으로 분화하게 된다. 이후 1999년 ‘C&C: 타이베리안 선’이 동시기 출시된 ‘스타크래프트’와 대립각을 세웠으며, 2000년에는 ‘C&C: 레드 얼럿 2’가 음성까지 완전 한국어화로 발매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이즈음부터 RTS 장르의 쇠락으로 ‘C&C’ 인기는 물론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사세까지 기울어, 끝내 2003년 모회사 EA에 의해 폐쇄 수순을 밞았다. ‘C&C’ 시리즈 자체는 EA 로스엔젤레스가 이어받았으나 그나마도 2008년 ‘C&C: 레드 얼럿 3’와 2010년 ‘C&C: 타이베리안 트와일라잇’을 끝으로 정식 넘버링은 명맥이 끊긴 상태. 현재는 보다 작은 플랫폼으로 변용을 꾀하고 있으며 지난 6월 국제게임쇼 E3에서 모바일 신작 ‘C&C: 라이벌’을 발표하기도 했다.
짐 베셀라 프로듀서는 3편에 해당하는 ‘C&C: 타이베리움 워’와 확장팩 ‘케인의 분노’, ‘C&C: 레드 얼럿 3’ 개발에 참여해 팬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그는 “올해 ‘C&C: 라이벌’을 선보인 뒤, 시리즈가 PC로 돌아가길 바라는 팬 여러분의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들었다”며 “나 스스로 20년차 ‘C&C’ 팬으로써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우리는 다가올 20주년을 기념하고자 고전 PC 작품을 리마스터할 흥미진진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짐 베셀라 프로듀서가 ‘C&C’ 리마스터 출시를 약속한 시리즈 20주년은 2020년이다. 다만 이것이 1편 ‘C&C: 타이베리안 던’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러 편을 묶어서 제공한다는 의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게임 본편 외에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는 않으리란 것. 그는 “우리는 ‘C&C’ 리마스터 프로젝트에 어떠한 소액 결제(Microtransactions)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