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 맵의 최종 진화, 설원 맵 ‘비켄디’ 체험기
비켄디는 사녹보다는 크고 에란겔보다는 작은 크기의 6X6 맵이다. 평지가 거의 없는 산지 위주의 설원으로서 전반적으로 냉전 시기 동유럽 공산권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흔히 떠올리는 추운 북동부 유럽의 오래된 도시를 생각하면 그럴 듯 하다.
다른 맵과 비교되는 특징은 먼저 굉장히 밀도 높게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의 맵들과 가장 다른 부분인데, 에란겔이나 미라마, 사녹까지 고려하여도 기존의 맵들은 몇몇 도시를 제외하면 야외 전투가 주를 이룰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비켄디는 도시가 아니더라도 건물들이 밀집된 작은 마을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건물을 끼고 싸우는 소규모 시가전들이 다수 발생한다. 또 그만큼 파밍할 수 있는 지점도 굉장히 많으며, 사람을 피해서 내린다고 해도 대부분 어렵지 않게 총기 파밍까지 마치고 이동할 수 있었다.
또다른 특징은 비켄디의 기후가 추운 설원지대라는 점에서 나오는데, 눈밭 위를 지나가면 특유의 소리와 발자국이 남고, 설상차나 자동차로 지나가도 그 자국이 남는다. 이 눈밭은 잘 미끄러지므로 차량 운행에도 곤란함이 있으며, 설상차를 타면 눈밭을 안정적으로 주파할 수 있다. 또 강과 호수 상당 구간이 얼어붙어 있어 뛰어서 횡단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플레이어와 장비들은 검은색 계통이어서 하얀 눈 배경에서 불리함을 가지는데 길리슈트는 흰색이 지급되기 때문에 보급상자를 획득함으로서 얻는 이점이 극대화된다.
비켄디는 에란겔에서 이어지는 동구권의 버려진 지역의 컨셉을 유지한다. 먼저 소유즈 로켓이 놓여있는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고, 곳곳의 시가지는 동유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비켄디의 밀베, 캐슬은 오래된 중세 유럽의 성과 그 주변에 새롭게 구성된 시가지 등 동유럽 어딘가에 버려진 도시 같은 느낌을 가득 준다. 이는 침엽수림과 눈이 가득한 추운 분위기와 맞물려서 상당히 멋진 풍경을 제공해준다. 지금까지의 PUBG 맵 중에서 가장 비주얼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맵이 아닐까 한다.
특기할만한 장소로는 우주선 발사기지, 공룡 테마파크, 성, 항구 도시인 도브로 메스토, 가장 큰 도시인 볼노바, 시멘트 공장, 산 정상의 수도원, 빌라, 호수마을인 고로카 등과 여러 중소 규모 마을들이 존재한다. 이중에서도 비교적 맵 중앙에 위치하는 성과 빌라, 강가 마을 포드보스토, 산속 수도원 등은 다른 맵의 밀베나 권투장처럼 초반 플레이어들이 밀집하는 핫 플레이스다.
비켄디의 야전은 평평한 평야가 거의 없이 높고 낮은 언덕과 구릉으로 되어 있고, 눈밭에도 나무가 많이 존재한다. 연막 또한 다른 맵보다 효과적이어서 야전에서도 일방적인 DMR의 사격전이 펼쳐지는 미라마와는 달리 우회를 하는 등 기동을 펼칠 수도 있다. 다만 우주기지 주변이나 시멘트 공장 주변 등 부분적으로 넓은 평야가 있는 곳도 있다.
비켄디에서는 필드에서도 3레벨 헬멧이 스폰되며 3레벨 가방이나 3레벨 방탄조끼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실내전이 주가 되는 만큼 스콜피온 경기관총 부무장이나 우지 같은 실내전에서는 쓸만한 무기들이 많이 나오며 UMP9, 벡터, 토미건 등 SMG 스폰 비율도 높다.
비켄디에 스폰되는 총기류는 에란겔과 대동소이 하며, 비켄디에서 새롭게 찾을 수 있는 총기류는 G36C이다. G36C 는 5.56mm 탄을 사용하는 돌격소총으로 SCAR-L 대신 비켄디에 스폰된다. 같이 스폰되는 다른 5.56mm 사용 돌격소총인 M416 과 M16 과 비교했을 때 데미지나 유효 사거리는 같지만 M416에 비해 안정성과 연사율이 낮다.
실제 사용해보았을 때, G36C 는 다른 5.56mm 돌격소총에 비해 상당히 강한 반동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상하 반동이 강해 연사시 위로 크로스헤어가 빠르게 치솟는다. 연사율이 낮기 때문에 비교적 반동을 제어하기는 수월하지만, 그래도 연사로 중거리 이상의 적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총 길이가 매우 짧기 때문에 실내전에서 총기 때문에 위치를 들키는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켄디의 차량으로는 다시아 이외에 비켄디에서만 스폰되는 신규 차량 설상차가 있다. 설상차는 캐터펄트와 스키가 붙어있어 눈밭 위에서도 조향력을 잃지 않고 잘 미끄러지지 않으며 때문에 상당히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2인승이며 오토바이처럼 뒷 좌석에서만 SMG 급 이하의 총기류로 사격할 수 있기 때문에 화력은 떨어진다.
총평을 하자면 비켄디는 지금까지의 배틀그라운드 맵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맵이다. 작은 마을이 많아 파밍 난이도도 적당히 쉬워 초반 파밍 위주 플레이도 수월하며, 플레이어들이 몰릴만한 관심 지점이 많아 초반 여포 플레이를 하기에도 좋다. 또 사녹과 에란겔의 중간 사이즈로서 양 맵을 선호하는 두 층의 플레이어들 모두 만족할만한 페이즈 전환 속도와 존의 크기를 보여준다.
에란겔이나 미라마의 큰 넓이에 지쳤지만 사녹의 지나치게 빠르고 단순한 전개, 또는 파밍 난이도에 불만족스러운 플레이어를 위한 맵이다. 또 지금까지의 맵 중 설원이라는 지역적 특색을 게임 내에 가장 잘 녹여낸 특색있는 전장이기도 하다. 과거 에란겔의 안개 맵 등이 극단적인 호불호로 무산된 적 있는 만큼 맵마다 특색있는 전장을 구현하는 것에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 비켄디는 그런 플레이어의 아쉬움을 달래준다.비켄디는 오는 12월 19일 본 서버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