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검사의 비에 대한 예우를 다한 키리토는
다른 사람들이
VR월드에서 로그아웃을 한 뒤에
미 육군 제복 차림의 아바타 상태 그대로
언더월드의 인계수도 센트리아의 중심에 있는
센트럴 커시드럴 안의 대도서관 안으로 통하는 백도어를 연 뒤
그 안으로 들어가면서
지금쯤
그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중일
카아뱌 아키하코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키득거리다가
시계를 보면서
아마 지금쯤 도착했을 네 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입에 냉소를 띄면서 대도서관으로 들어서고
곧
그를 바라보는 다섯쌍의 눈동자를 보면서
왠지 모를
그리움과 냉소가 뒤섞인
차가우면서도 따듯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그런 키리토를 바라보는
다섯 명의 눈동자는
경악과 의아함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가 각각 따로 빛나는
기묘한 눈빛들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이제는 완전히 삭제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
유지오, 카디널과
아까 전까지 검사의 방에서
그가 나가는 것을 멍한 눈으로 바라보던
앨리스 투베르크의 영혼과 기억까지 복구된
앨리스 신서시스 서티
그리고
키리토의 검에 의해 치명상을 입은 뒤
리얼월드로 도망치려다가
원로장 튜텔킨에 의해서
온몸이 완전히 타서 사라진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퀴넬라) 와
책만 보느라
양눈이 충혈된 카야바 아키히코는
방 안으로 들어온 키리토의 아바타를
멍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곧
경악의 눈으로
키리토를 바라보던
카야바 아키히코가
자신도 모르게 차렷자세를 취하고
그런 카야바를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보던
유지오와 앨리스
그리고
카디널은
이해가 안된다는 눈으로
키리토와 카야바를 번갈아서 쳐다보다가
이게 무슨 영문인가 하는 눈으로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를 보고
곧
자신들도 모르게
흠칫 하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으니...
그녀의 눈에 비친 감정은
200년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감정
바로
원초적인 공포와 두려움이었고
그런 감정은
키리토를 쳐다보는 그녀의 눈 속에서
거의 광기 저리가라급으로 들끓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는
키리토가 다정하게 손을 흔들면서
그녀를 향해 다가가자
곧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주저앉더니
필사적인 모습으로
대도서관 바닥을 기어서
키리토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곧바로
키리토의 심의의 힘이
그녀를 욹아맨뒤
바로 그녀의 몸을 통째로 일으켜 새우자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공포와 두려움에 가득한 모습을 하면서
"....제...제발....
용...용서를......
제발...용...서를 해 주십시오....
간절...하게 애원하겠습니다.....
차...차라리......
저를 죽여주십시오..
죽...여주십시오....
제....제발.....
로...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악몽의 군주) 시여.....
차..차라리.....
저를 지옥으로 보내주십시오....
간....간절하게 애원합니다...."
그런
그녀의 공포에 질린 모습에
카야바 아키히코는
자신도 모르게 꼴깍 침을 삼키고
앨리스조차도
언더월드에서든 리얼워드에서든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그런 키리토의
악마 저리가라 급의 마왕 아니 마존의 기운을 느끼면서
자신도 모르게
허리에 차고 있는 금목서의 검을 뽑으려다가
그녀를 쳐다보는
키리토의
무심하면서도 그 깊이를 알 수없는
검은 눈을 보는 순간
검에 손을 대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흠칫 놀라면서
바로 검의 손잡이에서 손을 떼고
유지오와 카디널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의
그런 공포와 두려움에 질린 얼굴에
경악의 얼굴로
키리토를 바라보면서
동시에
그들이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인
자신들이 어떻게 부활을 한 거고
도대체 이 대도서관으로 들어오게 된 거냐
그리고
특히 카디널은
자신이 사서로 있었던 이 대도서관에 들어온
저 불청객은 누구냐 하는 것을
키리토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 때
이 대도서관에 들어왔을 때의
덜 야무저 보이는듯한 키리토의 모습과
지금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제복을 입고 있는
키리토의 모습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는 괴리감에
간신히 그 질문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있었고
그들과는 다르게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자신이 키리토의 검에 치명상을 입고
그 원로장 튜텔킨이 불덩이가 되어서 자신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고 나서
다시 깨어났을 때 겪었던 상황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싸늘한 미소를 지은 키리토의 모습을 보는 것과
동시에
그녀는
지금까지
자신의 인생 역사상
처음 느껴보는
진정한 공포와 두려움을
다시 한 번 맛보고 있었으니....
탁.
낮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자극.
그건 자극이었다.
한동안
그 어떤 자극에도 노출되지 않은
퀴넬라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의 마른 눈동자가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누구?'
누구든 상관없다.
제발, 제발.......
거기 있기라도 해 줘.
말을 걸어주지 않아도 돼.
나를 풀어주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제발 거기 있어주기라도 해줘.
제발!
퀴넬라는 암흑 속에서 간절히 소리쳤다.
목으로는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지만,
퀴넬라는 태어난 이후로 가장 간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조금이라도 움직여졌다면
지금 그녀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을 것이다.
몰랐다.
세상에 이런 공포가 있다는 걸 말이다.
그녀 역시
200년 동안 험한 꼴을 많이 당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차라리 손가락이 하나씩 잘려 나가는 꼴을
두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이다.
어둠.
불빛조차도 존재하지 않는 이곳은
어둠, 그 자체였다.
소리도 아예 들리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다.
눈동자조차 마음대로 돌릴 수 없는 몸을 가지고
어둠밖에 없는 관 비슷한 상자에 처박혀 있는 기분이 상상이나 가는가?
그가
그 리얼월드에서의
자신의 협력자인 야나기의 도움으로
리엘월드의 볼 꼴, 못볼 꼴을 다 보면서 산 경험이 없었다면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미쳐 버렸을 것이다.
아니,
차라리 미쳐 버리고 싶다.
미쳐 버리면
이렇듯 생생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느끼지는 못할 테니까.
'제발, 제발!'
차라리 죽여주기라도 해!
이대로 나를 이렇게 버려두고 나가지 마.
제발!
누구라도 좋다.
누구라도.
그저 누가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키리토의 손에 죽은 뒤에
무슨 영문인지 다시 부활한 퀴넬라는
깨어났지만
몸 전체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에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그녀의 필사적인 의지를 담은 눈동자로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여전히 암흑 뿐.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조금 전,
문이 열린 소리가 착각이었던 것처럼,
마치 환청이었던 것처첨.......
'환청?'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지금 센트럴 커시드럴 100층의 자신의 방에 있어야 할 자신이
지금 이 지옥아닌 지옥에서 부활한 것이
과연 현실에서 일어난 일일까?
어쩌면
지금 그녀는 미쳐버린 것이 아닐까?
눈물이 흘러나오지 않는다는 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 자신이
살아 있는지 이미 죽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만약 죽었다면
그녀는
가장 끔직하면서도 비참한 지옥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이상의 지옥은 떠올릴 수가 없으니까.
무간지옥중에서도
가장 맨 끝의 지옥에 떨어져
그 곳의 주민이라고 할 수 있는
지옥의 마귀들에게
산 채로 생살이 벗겨지는 고문을 받는다 해도
필사적인 비명
아니
소리는 지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지옥의 마귀들이라고 해도
그 정도의 자유는 허락해주지 않겠는가.
용암이 들끓는 불지옥에 떨어져
전신이 불에 탄다고 해도
발버둥 아니 발악은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살아 있는 채 죽어 있고,
죽어 있는 채 살아 있다.
이 기막한 괴리가 그녀를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그 순간
"고민이 되는군요."
목소리.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환청?
아니다.
환청이라기에 이건 너무도 생생했다.
한동안
자극다운 자극을 느끼지 못해서
한껏 풀려 있던 세포들이
팽팽히 당겨지는 기분이었다.
소리를 지른다.
내가 여기 있다고.
제발 내게 좀 더 말을 걸어달라고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도 새어 나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퀴넬라는 압도적인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누군가가 있다,
누군가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당신에게 뭔가를 묻는 게 맞는지 말이에요.
어쩌면
지금 내가 당신께 즐거움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 무심한 말에
퀴넬라는 본능적으로 올라오는 공포심에
온 몸이 식는 느낌이 들고,
그러거나 말거나
목소리는
"그런데 말이지요.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아니
퀴넬라
당신에게 아주 좋은 소식이 있지요."
라고 말하던 키리토는
곧
어께를 으쓱하면서
"그런데 나쁜 소식도 있는데
혹시 관심이 있으신가요?"
라고
누워 있는 퀴넬라에게 묻자
퀴넬라는
간신히 입을 열어서
"...좋..좋은 소식이라면 들어 보고 싶군...요"
그 말에
키리토는
쓰고 있던 미 육군 정모를 벗어서
옆구리에 끼운 뒤
"당신은 이제 완전히 끝장났어.
그러면 이제 나쁜 소식도 들려드릴까나?"
라고 하자
퀴넬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한 모습으로
"...방...방금 이야기하지 않은 거 아닌가요?
설..설마 이것보다 더 나쁜 소식도 있다는 건가...요?"
그 말에
키리토는
천천히 퀴넬라가 누워 있는 관(?)을 돌면서
비웃음과 비꼬움이 섞인 공대를 머금은 말투로
무덤덤하게
"이 곳에는 나와 당신 뿐이고
나는 언제라도 이 곳을 나갈 수 있다는 거지요.
이게 바로 나쁜 뉴스이자
당신에게 내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큰 형벌이라는 거지요."
그런
키리토의 무덤덤한 말에
퀴넬라는
자신의 주위를 도는 키리토를 바라보다가
미 육군 1종 동예복 (아미 블루) 차림을 한 키리토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순간!
장난꾸러기 소년이
노처녀 선생에게 말하는 듯한
고저없는 차가우면서도 장난기가 섞인 말투가
자신의 귀에 확실하게 들려오면서
그 말투의 주인공을 생각해낸 퀴넬라는
머리가 거의 폭발할 것 같은 충격이
자신의 뇌를 강타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을 쳐다보는
키리토의 모습이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자
지금 자신에게
장난기가 섞인 듯하지만
본질적으로 무덤덤하게 이야기를 하는
키리토와
센트럴 커시드럴 100층
자신의 침실에서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칼을 박은
그 키리토가
진짜 동일 인물이 맞나 하는 의문으로
자신의 주위를 도는 키리토를 바라보다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미국 육군 1종 동예복 (아미 블루) 차림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그를 쳐다보면서
동시에
키리토의 눈을 보는 순간!
' 뭐지? '
하는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솟아났다.
아니.
그것은
본능적으로 나온
자신만의 위기감각이었는지도 모른다.
최고사제가 된지
거의 200년,
그녀는 리월월드 식으로 따지자면
엘리트 사제 코스를 밟아오면서
결국에는
최고사제의 직급에까지 오르고
그 후
여러 사람들과
정합기사와 4제국 황제들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많은 접촉을 가졌고,
별의별 사람들을 접촉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느낌을 거의 절대적으로 신뢰했다.
그 사람의 분위기만 보아도
이 사람이 자신에게 도움이 될 지
아니면 적이 될지,
그것도 아니라면
자신이 이용을 할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아닌지.
대충은 가닥을 잡을 정도의
육감을 가졌다고 생각했고,
그런 그녀의 육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200년 동안 언더월드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말인데.....
이 소년은 도대체 뭔가?
도대체 어떤 일을 했으면
저런 분위기가 나온단 말인가?
언더월드를 주름잡던 암시장 보스라든가,
4황제의 측근이나
4황제 본인들도 여러 번 보아왔지만,
단언컨대
이런 분위기를 가진 사람은 처음이었다.
사람을 하나하나 죽이는 것이 아니라
개미굴을 짓밟듯
리얼월드의 역사 속에 나오는
사진과 영상으로밖에 볼 수 없었던
희대의 학살자들이 눈앞에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아니.
그 이상이었다.
자신에게 협조을 하는 자에게는
도움을 주고
자신에게 해를 끼치려는 자에게는
뼈아픈 보복을 가하는
복수심이나 분노같은
감정적인 인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다시 말해서
창세신 스테이시아나
암흑신 백터를 능가하는
리얼월드의
진정한 심판의 신인
네메시스 앞에 발가벗겨저
속속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관찰당하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자신을 시험하는 듯한
그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마치 끝없는 심연과 같은 그 두 눈을 바라보던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아니
퀴넬라는
방금 전
자신이 본 믿을 수 없는 모습에 대해서
강하게 따지겠다는 그런 생각이
태양 앞에 나온 드라이아이스마냥
순식간에 증발해버리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세계 역사상 가장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는 강인공지능의 능력으로도 깨닫지 못한
자신이 완전히 사람을 잘못 봤다는
강한 예감이 온몸을 강타하고,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이 이마에 배어 나오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순간적으로
머리 속을 스치는 생각은,
'맙...맙소사.
내가 지금까지 저 소년에게 무슨 짓을 했던 거지?
완전히 나는
굶주린 용이 득실득실한 용굴에 쳐들어간 쥐새끼가
가진거 다 내놓지 않으면
모두 다 없애버리겠다고 협박한 꼴보다
더 멍청한 행동을 한 거 아냐? '
라는 생각을 하면서
방금 전과는 다르게
떨리는 눈으로 키리토를 바라보다가
그 때
자신의 침실에서
자신을 상대로 싸웠던 그 키리토와는 완전히 틀린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당황을 하다가
아니
자신이 만든 소드 골렘을 능가하는
수십만 아니 수억명을 죽여야지만 나울 수 있는
진정한 피 냄새를 풍기는
차가운 짐승 아니
단순히
사람 아니 생명이라는 존재를
단순한 일회성 소모품 저리가라급의 취급을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히 말살하는
아무런 감정도 존재하지 않는
슈퍼컴퓨터 저리가라급의
차가우면서도 냉혹한
드라이아이스 저리가라 급의
살 떨리는 분위기를 온몸에 풍기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는
입이 완전히 얼어붙고
그런 그녀를
키리토는
어느 누구에게도
아니
자신을 책임지고 있는
빌더버그 위원회의 올림푸스와 아틀라스에게만
보인 적이 있는
자신의 인격이라고 할 수 있는
키리토
아니 키리가야 카즈토의 본질적인 인격이 아닌
또 다른 인격인 누스의 본질적인 모습인
어둠보다도 어둡고
심해보다도 더욱 깊은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초인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존재이자
혼돈의 그 자체에서
혼돈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군주 그 자체의 눈으로
퀴넬라를 바라보면서
"이제부터 당신에게 무슨 일이 닥치게 될지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드리지요.
그냥 혼잣말이니까 듣던지 말던지 상관은 없지만 말이에요."
".........."
"반복되는 거에요,
지금과 같은 시간이 말이지요.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채.......
억겁 같은 시간 동안 서서히 죽어가겠지요.
아니 죽어간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군요.
영원히....
영원히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거에요.
이 혼돈 (카오스) 의 세계에서 말이지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곳의 또다른 주민이 될 뻔 했지만
약삭빠르게도 지옥으로 도망가버린 가브리엘 밀러
아
당신의 그 잘난 조력자인 야나기를 고용한 친구인데 말이지요.
못된 친구같으니.
이곳에 왔다면
아마 당신과 잘 어울리면서
이곳과 똑같은 곳에서 잘 지내고 있었을텐데
그나마
그 친구와 당신의 그 잘난 조력자는
저의 예상이지만
무간지옥 맨 밑바닥에서
공포라는 감정을 마음껏 즐기면서
평생동안 목이 터져라 비명과 고함은 지를 수 있을 테니까
그래도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당신보다는
조금은 행복할 거 같네요.
나는 당신에게 비명이나 고함을 지를
그럴 자유조차도 허락해 줄 생각이 하나도 없거든요.
한 번 그 잘나신 머리로 상상을 해 보시지요
영원히 이 곳에서 살아가는 것을 말이에요.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는 시간 동안 말이에요.
목마름이나 허기 같은 고통이 차라리 반가울거에요.
그건 그나마 살아 있다는 증거니까 말이에요."
상상한다.
그러고는 몸서리친다.
이대로 방치된다고?
이대로?
공포.
격렬한 공포.
상상하는 것만으로 머리가 타버릴 것 같은 공포가
순식간에 그녀를 전부 지배해 버린다.
그리고
미 육군 1종 동예복 차림의 아바타의 모습을 한 키리토는
어둠 속에서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직하게 웃으면서
"생각해 보지요.
어떻게 해야 당신이 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말이에요."
그런 키리토의
장난기가 섞인 그 말투를 듣는 순간!
그제서야
그녀는 본능적으로
저기서 자신을 쳐다보는
저 키리토라는 소년은
인계에서 자신이 보아왔던
그런 평범한 인간
아니 리얼월드에서 있었던 자신의 협력자였던 아나기같은
그런 사이코급의 광기에 물든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동시에 자신은
괴물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악마를 만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저 괴물 아니 악마의 손에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으로 비참하게 죽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고통은 상상하지 못했다.
단 하나 머리 속에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그 자신과 맞붙은 그 소년
그리고 지금 짙은 녹색 제복 차림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그 소년
그 때
자신을 거스르면서 싸우겠다고 단언한
그 소년 (키리토) 을
적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지금 이 꼴이 되어 있지는 않을 텐데!
라는
그런 뼈저린 후회 단 하나뿐이었다......
"저는 당신을 풀어줄 생각이었어요."
머릿속에 천둥이 친다.
키리토의 말 하나하나가
퀴넬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당신에게 들어야 할 말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지금 당신 꼴을 보니 고민이 되네요.
당신이
이 언더월드에 한 짓까지 생각하면
당신에게 그런 자유를 주는 것은
너무도 큰 상인 것 같아서 말이에요."
사람이 다른 이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
심장이 멎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퀴넬라였다.
키리토의 말이
한 음절, 한 음절 뱉어질 때마다
그녀의 육체 내부가 악다구니를 쓴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느긋한 목소리.
결코 급하지 않은 목소리.
지금 퀴넬라가 겪고 있는
최악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그 고통을 즐기는 듯한 목소리.
악마
아니
악 그 자체를 지배하는 마왕이거나
아니면
그 위의 마존급의 존재이던지
그렇게 떠오른
그 생각과 동시에
자신의 머리 속을 순간적으로 스친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어둠의 왕자) 조차도
자신의 휘하에 둘 수 있는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악몽의 군주)가 아니고서는
낼 수 없는 목소리였다.
퀴넬라는 안다.
이 아이는
악마나 지옥의 마귀를 능가하는
그들을 아니
이 어둠과 혼돈을 지배하는 존재다.
지금까지 그녀가 보아온,
더럽고 잔인하던 그놈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무언가였다.
자신의 조력자였던
그 야나기처럼
신사의 껍질을 썼지만
그런 껍질의 안에
사이코패스급의 잔인함과 사악함을 숨기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여서
상대를 위협하거나 억압하는 이들과는 달랐다.
이 아이의 현재 모습은
악이자 어두움 그 자체였다.
아니
이 아이는
뼛속까지 악이자 진정한 의미의 어두움으로 물들어 있는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바다보다도 더욱 깊은 곳
어둠보다 더 어두운 곳
혼돈의 바다 안에서
그 혼돈 그 자체를 지배하는 존재
바로
악몽을 지배하는 악몽의 군주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그 자체였던 것이었다!
낮은 웃음.
목소리가 흘러나올 때마다
언뜻언뜻 배어 나오는 낮은 웃음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을 지켜보며
이렇게 웃는다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이 아니다.
그리고
더욱 지랄 맞은 것은.......
지금 그녀의 귀에는
그 악마를 능가하는 어둠을 지배하는
저 존재의 목소리가
천상의 하모니보다
더욱 감미롭게 들린다는 것이다.
악마든 누구든
말을 걸어주니까.
적어도
무언가를 들을 수 있으니까.
진짜로
기막힌 일이지만 사실이다.
그때,
그의 귀에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나시지요."
그 말에
퀴넬라의 몸이 들썩였다.
움직인다.
움직이고 있었다.
부활을 하고 나서
하루가 넘도록 마치 돌처럼 굳어 있던 그녀의 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퀴넬라는 홀린 듯이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 어떤 기쁨이나 공포의 표현 하나 없이
그녀의 몸이 바로 서는 순간
전신이 비명을 질렀다.
그 짧은 시간 만에
그녀의 근육이 올올이 풀려 버린 느낌이 들고
풀려 버린 근육에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비명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퀴넬라는
그 고통마저 기쁘게 받아들였다.
일어선다.
하지만
퀴넬라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그저 지금 몸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그의 지상명령이라는 듯이
최선을 다해 몸을 일으킬 뿐이었다.
알고 있다.
지금 그녀의 앞에 있는 키리토는
그에게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숨 쉬는 것을 멈추라 하면 멈춰야 한다.
살아 있는 것을 멈추라 하면 죽어야 한다.
한 줌의 영혼조차 그녀의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키리토는 퀴넬라의 모든 것을,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게
퀴넬라가 덜덜 떨면서도
필사적으로 일어난 것을 본
키리토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그럼 이제 저에게 할 말이 있을거에요."
키리토의 목소리가 넘실거리는 검은 불꽃처럼
퀴넬라의 귀를 파고들자
퀴넬라는 몸을 움찔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입이 헤, 벌어지면서
간헐적인 경련과
필사적인 몸짓을 하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마치
이 순간 앞으로 사용할 뇌를 다 사용해버리겠다는 듯이
퀴넬라는
오로지 생각을 하는 것에 집중을 한 뒤,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해야 할 답변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퀴넬라는
고개를 든 모습으로,
"무...엇이든......"
탁한 목소리.
갈라지고 또 갈라져
쇠를 긁는 듯 쉬어버린 목소리가
그녀의 입에서 새어 나온다.
"원하는...원하시는 모든 것을.....말씀드리겠습니다.
뭐든, 뭐든.......제가 알고 있는 것이든,
제가 모르는 것이든.
그게 무엇이라 해도......."
퀴넬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겹다는 듯
필사적으로 말했고
곧
밀려오는 해일 앞에 선,
달아날 곳 없는 어린아이처럼 신음을 하면서
"뭐......뭐든지 말씀드릴테니....
제....제발....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
제발...저를 죽...죽여주세요.
그렇게 해 주신다면 모든...것을...말......"
거기가지 이야기한 퀴넬라는
결국 울보 어린아이 저리 갈 정도로 펑펑 울기 시작하고
그 말을 들은
키리토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자
퀴넬라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 하면서
동시에 머리 속에
자신이 처음으로 섬뜩함을 느낀 적이 생각났으니...
그녀는 섬뜩함을 느낀 적이 있었다.
과거 한 번.
죽음이라는 것을 처음 보았을 때도,
다크 테릭토리에 있는 오크의 손에 죽임을 당한 사람이
그의 눈앞에서 고통에 떨면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도 미동조차 없던
그녀의 심장이 공포에 질린 적이 단 한 번 있었다.
암흑술사의 음모로 인해
생매장해 죽인 이의 시신을 꺼내기 위해
정합기사들이 땅을 파헤쳤을 때.
암흑술사들의 연구(?)목적으로 석관 안에 사람을 밀어 넣고
단단히 봉한 채 묻어버린 관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파헤쳤을 때.
굳게 닫혀 있던 관 뚜껑을 연 순간,
그녀는
생전 느낀 적 없는 공포와 찝찝함을 직면해야 했다.
그 광경은
처참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산 채로 땅에 묻힌 사람이
빛 한점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 갇힌 것이다.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얼마나 발악을 했는지,
전신에 멀쩡한 부분이 없었다.
석관 여기저기에 부딪친 몸은
하나같이 터져 있고,
손톱은 모조리 부러져 나간 것도 모자라
손가락 중 몇 개는
그의 입안에 들어가 있었다.
너무도 거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미쳐서
자신의 손가락을 물어뜯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표정.
죽는 그 순간까지
얼마나 큰 공포에 시달렸는지,
사람의 것이 아닌 듯한 표정이
죽어서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스스로 담대함을 넘어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거의 없다고 여겨지는
베르쿨리 기사단장조차도
그 광경을 잊지 못해
며칠 동안 악몽을 꿀 정도였으니
그녀는 어떠했겠는가.
그것은
진짜로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그런데
퀴넬라는
키리토와
그 원로장 튜델킨에 의해서 죽었던 자신이
무슨 영문인지
다시 부활을 해서 키리토 앞에 서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석관 안에서 죽어간 이는
적어도 몸이라도 움직일 수 있고,
발버둥이라도 칠 수 있었다.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 몸조차 움직일 수 없는 이는 어쩌란 말인가?
몸이 움직이기만 한다면 빠져나갈 수 있는데,
그 몸이 움직이지 않아
어둠 속에 방치되어 죽어가는
그 갑갑한 두려움을
대체 어쩌란 말인가.
지금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해방감 따위가 아니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거대한 공포에서 해방되었지만,
그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그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다.
다시
그 꼴이 될 수 있으니까.
그녀가
지금 눈앞에 있는 악마나
지옥의 마귀
아니
어둠의 왕자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 를 능가하는
악몽의 군주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녀는
다시 육체의 자유를 잃은 채 어둠 속에서 방치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그 상황만 피할 수 있다면,
퀴넬라는
그 때야 말로
키리토의 손에 죽었을 때 느꼈던 억울함과는 틀리게
이번에는
죽음이라는 결과를
격렬한 환희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키리토의 손
아니
악몽의 군주 (로드 오브 나이트메어) 의 손에 평생동안 잡혀 지내느니
죽음은 차라리 안식이었으니까.
"죽여 달라고요?"
목소리.
절대적 권한을 가진 이의 목소리가
그녀의 영혼을 떨게 만들었다.
"요구나 부탁을 할 수 있는 처지라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시군요."
그런
키리토의 차가운 말투에
퀴넬라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면서
"아...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죄...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부디,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부디......"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저 죄를 빌어야 한다는 의식만 있을 뿐이었다.
엎드려 빌지도 못한다.
키리토가
그녀에게 일어나라고 했으니까.
자세를 흐트러드릴 자유조차 부여받지 못한
그녀는
몸을 꼿꼿이 세운 채
필사적으로 빌고 또 빌었다.
제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키리토가
자신의
건방질 수도 있는 행동에
노여움을 가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 그녀를
키리토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무너졌다.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마지막 선이 무너졌다.
지금 이대로 그녀를 풀어준다고 해도
그녀는 이제 최고사제는 커녕,
인간으로서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같은 일을 당해도
다른 사람은 이렇게까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퀴넬라는 키리토를 보았다.
악은 악을 알아보는 법.
자신보더 더 큰 거대한 악 그 자체를 본 이는
자신의 처지를 직감하기 마련이다.
스스로가 그런 존재이기에
자신이 어떤 꼴을 당할지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퀴넬라를 망가뜨린 것은 키리토가 아니다.
지금까지
그녀가 저지른 죄악들인 것이었다.
악당은 악당에게 맞는 방식이 있는 법이고,
키리토는
그런 방식을 적절하게 사용했을 뿐이었다.
그럼
이제는 굳이 다른 것은 필요가 없었다.
"제가 무엇을 알아야 될까요?"
그런 태연한 질문에
퀴넬라의 눈이 떨렸다.
그녀의 대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었으니까.
"....모든....모든 것입니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아셔야 합니다."
그 말에
키리토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럼 한 번 말씀을 해 주시지요.
제가 만족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그 말에 퀴넬라는
서 있는 상태에서
완전히 움직이지 않는 몸을
간신히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의 발 앞에 엎드린 뒤,
필사적으로 울면서
키리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라면
혓바닥으로 신발이라도 닦겠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키리토는
"지금 말이 아닌 행동부터 보여주겠다는 건가요?
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들으신다면
바로 나가드릴까요?"
라고
감정 그 자체가 없는 듯한 무심한 목소리로 묻자,
키리토 앞에 주저앉은 퀴넬라는
말 그대로
그녀가 아는 모든 것을 전부 이야기했다
말하고 또 말하고.
늘어놓고 또 늘어놓는다.
그가 아는 모든 것을.
머리 속의 두뇌 한 조각, 한 조각을 전부 쥐어짜는 듯한 필사적인 모습으로
무엇이든지 좔좔 이야기를 했다.
키리토의 흥미를 끌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었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키리토는
가만히 그녀의 모든 말을 들은 뒤,
"끝인가요?"
라고 묻자
퀴넬라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이면서,
"......제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말했습니다.
모두 다.....말입니다.
이제 저를 죽여주십시오.
간절하게 애원하겠습니다.
저...저를 다시 그 지옥으로 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제발...제발."
퀴넬라의 울먹이는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토는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다가
"기회를 드리지요.
십 분 뒤에 돌아올테니까요.
그 십 분 사이에 한 가지를 준비하세요.
그것은 새로운 정보.
당신이 말하지 않은 새로운 정보.
내가 흥미가 생길 새로운 정보.
이해되셨나요?"
그 말에
퀴넬라의 몸은 경련을 일으켰다.
없다.
더는 없다.
그녀는
정말 모든 것을 긁어 말했다.
더 이상은
말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라는 말인가.
그런
절망으로 얼굴이 완전히 일그러진 퀴넬라의 모습을 보던
키리토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또 하나는,
지금까지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그대로 이야기하세요.
단어 하나, 쉼표 하나 틀리지 않고
거기에 덧붙여서
당신이 이야기해줄 새로운 정보가 마음에 든다면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지요.
당신에게 영원한 죽음을 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퀴넬라의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키리토가
다음에 할 말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귀로 듣는다는 것은
너무도 두려운 일이었다.
그런 그의 귀에 들려오는
키리토의 목소리에
그녀는
할 수만 있다면
양손을 들어서 고막을 파내고 귀를 뜯어내고 싶었다.
그러면
듣지 않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녀에게는 그럴 자유가 허락되지 않았고,
그런 절망에 빠진 그녀에게
키리토의
악마나 무간지옥의 마귀들조차도 오금을 저리면서 벌벌 떨 정도로
얼음같은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만약에 못해낸다면 영원한 안식을 드리지요.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즐기면서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말이지요.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되시지요?"
대답은 필요 없었다.
완벽하다 못해
절실하게 이해하고 있으니까.
덜덜 떨고,
경련하고,
일 초에도 수십 번씩 뒤바뀌는
그녀의 얼굴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 퀴넬라의 귀에
키리토의 마지막 말이 꽃혔다.
"생각하세요.
생각하고 또 생각하세요.
저는 아주 많은 것을 준비했거든요.
당신에게 모두 보여주지 못할 만큼 말이에요.
언더월드에 당신이 저지른 짓에 비하면.
당신에게는 죽음도 고문도 과분하지요.
난 그렇게 당신을 융슝하게 대접해 주고 싶지 않거든요.
알게 될 거에요.
거기에 덧붙여서
나의 유일한 친구인 유지오를 그렇게 만든 것에 대한
그리고 앨리스를 공격한 것에 대한 것에 덧붙여서
당신의 세계라고 나에게 이야기하던
그 언더월드에 저지른 당신의 원죄에 대해서
당신에 치루어야 할 징벌이 어떤 것인지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맛보여드리지요.
지금 다른 곳 아니 지옥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일
무간지옥에 있을
그 가브리엘 밀러와
당신의 조력자이자 애인(?)인 야나기가 차라리 부럽다고 느낄 정도로
아주 천천히 하나하나씩
당신의 모든 것들을 완전히
그리고 철저하게 부숴버릴 거에요.
아주 뼛속깊이 느끼게 해 드리지요.
내가 사랑하는 것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말이에요.
그러니 생각하세요."
그렇게 이야기한 키리토가
퀴넬라를 보다가
옆구리에 끼워둔 미 육군 정모를
다시 머리에 쓰면서
몸을 돌려서 방 바깥으로 나가고
방 문이 닫히는 것과 동시에
그 방은
다시 어둠 그 자체가 지배하는 듯한
음침함이
방을 완전히 애워싸자
곧 퀴넬라는
완전히 무너져 버리면서
바닥에 주저앉더니
손가락으로 바닥을 마구 긁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이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더 필사적으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키리토가 미리 준비한 대도서관에 설치해놓은 모니터를 통해서 보게 된
유지오와 앨리스
그리고
카디널과 카야바 아키히코는
심의의 힘으로 온몸이 묶인 상태로
그 고문(?)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람(?)을 한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와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이 직접 만든 또 하나의 스너프 필름(?)을 감상하는 키리토를
번갈아가면서
떨리는 눈으로 말없이 바라보고
특히 유지오는
자신과 앨리스에게 장난을 치면서
항상 웃는 모습으로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던
그 장난꾸러기 키리토가
저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조차도
완전히 굶주린 용 앞의 쥐새끼마냥
두려움과 공포로
완전히 처참하게 망가트릴 수 있는
그런 다크 테리토리의 군주
암흑신 백터를 능가하는
진정한 어둠과 혼돈의 지배자 그 자체였다는 사실에
자신도 모르게
공포와 두려움으로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고
동시에
그런 키리토에게 칼을 겨누었던 자신을 생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내가 진짜 미치고 돌았나 보다 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강타하면서
만약 키리토가
그 일로 인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꽁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자신의 신세도
저기 두려움과 공포로 용앞의 쥐새끼마냥 공포에 떨고 있는
저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저리가라 급으로 처참하게 망가졌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온몸을 강타하면서
두려움과 공포로 마구 흔들리는 눈으로
앨리스와 카디널을 바라보다가
곧
그 두 사람의 눈도
그와 똑같이 두려움과 공포로 흔들리는 것을 보고는
흠칫 몸을 떨면서
제발 저 키리토가
자신들에게 꽁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기를
언더월드의 모든 창세신들에게 필사적으로 빌고 있었고
그것은 앨리스와
창세신 신화를 믿지 않는 카디널 조차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키리토는
저들과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한 언더월드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준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의 얼굴을
자신이 이 곳으로 오게 했지만
그 잘난 얼굴을 이렇게 다시 보는 것 만으로도 왕짜증이 난다는 모습으로
가상공간에 검은 색의 게이트를 만든 뒤
그 공포에 질린 어드미니스트레이터의 몸을
그 게이트 속에 집어넣으려다가
그들을
공포의 눈으로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자
아 이럴 생각이 아니었지 하는 얼굴로
"죄송하네요.
저도 모르게 흥분을 해서,
당신 최고사제 나으리를
저의 친구들에게 소개를 시키려고만 했는데
바로 방금 전에 보여줬던 그 곳으로 다시 보내려고 하다니.....
당신에게는 방금 보여준
내 영화(?)속에 나오는
지금 이 게이트와 연결된 그곳은
지옥도 아닌 단순한 방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곳인데
그런 곳으로 보내서
당신같은 구더기만도 못한 미물을
인간적으로 융숭하게 대접을 해 주려고 하다니 말이에요.
그러면 안되지요.
나는 당신을
그렇게 편안하게 대접해 주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거든요.
내 장난감이 된 가브리엘 밀러나
그 당신의 조력자 아니 애인(?)인 야나기처럼
편안한 안식을 줄 생각은 전혀 없으니까 말이에요.
사실 그 부분은 제 실수지요.
그 야나기 그 친구가
지옥으로 도망치기 전에
아까 전 보여드린 그 방보다
더욱 지독하다고 할 수 있는
제가 이 가상공간 안에 미리 준비해놓은
징벌방으로 보냈어야 하는데
약간 계산이 어긋나서...."
그 말에
유지오와 앨리스
그리고 카디널과 카아바 아키히코는
자신들도 모르게
키리토의 비꼬움이 가득한 말투에 섞여있는
차가운 기운이 가져다준 오한으로
자신들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하고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자신이 갇힌 그 곳보다
더욱 무서운 곳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다는
키리토의
그런 아쉬워하는 듯한 말투에
차라리
키리토의 장난감이 되었다는 가브리엘 밀러와
자신의 조력자인 아나기가 가 있을 수도 있다는
그 감옥이나 무간지옥으로라도 가고 싶다는 필사적인 모습으로
키리토를 바라보고,
그런 그들을 뚱한 얼굴로 바라보던
키리토는
곧
얼굴이 완전히 백지장 저리가라 급으로 창백하게 질린
어드미니스트레이터를 바라보면서
"저는 생각해보면 참 관대한 사람이에요.
적어도
당신이 커시드럴 100층에서 만들어낸
그 소드 골렘같은 흉칙한 물건으로
당신에게 신체적인 고통을 안겨주지도 않고
제 오른팔을 잘라버린 것처럼
당신의 오른팔을 자르지도 않았고
어디까지나 얌전하게 누워 계시게 한 뒤에
문명인답게 차분하면서도 다정하게
이야기 형식으로
제가 당신을 어떤 식으로 대접을 할 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만 했거든요.
그것도 매우 재미있게 대화를 나누면서 말이지요.
뭐 완전히 저만의 일방적인 대화기는 했지만 말이지요.
어떤가요?
저는 참 관대하고 다정한 남자란 말이에요.
안 그런가요?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나으리?"
그런 비꼬움이 가득한 이죽거리는 말투에도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필사적인 모습을 하면서
마치 말 잘듣는 강아지마냥 고개를 정신없이 끄덕이고
그런 그녀를 보던 키리토는
생각이 바뀌었다는 얼굴로
그녀를
도서실 바닥에 내팽개친 뒤에
마치 강아지를 부르듯이
손가락을 까닥이자
그녀는
신속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처럼
말 그대로
전속력으로 키리토에게 달려오고
그런 그녀를
마치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주인이 오라고 손짓을 하자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입가에 물고 온 잡종견이라도 되는 것 처럼
경멸이 뒤섞인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던 키리토는
"그 뚱한 얼굴을 보니까
방금 전에
제가 나으리라고 불러드린 것 때문에 많이 꼬우신가요?"
라는 말에
그녀는
마치 자동차 뒷좌석 뒤에 놓아두는 장난감 개마냥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카디널은
속으로
'사람 속을 뒤집는데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염장을 뒤집다 못해,
갈기갈기 찢어놓고 있었다.
평소에 꾸준하게 연구를 하지 않고서는 행하기 어려운 염장술이었다.
능히 대가의 반열을 넘어서 신의 경지에 이른
염장술의 진수 그 자체였으니,
염장 지르는 놈 따로 있고
억울한 놈 따로 있는 법이다.
"에이,
반신인이신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 나으리께서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열이 안 받겠어요?
받잖아요?
진짜 성인군자도 아니시고
괜찮으니까 사실대로 말씀하세요."
비꼬는 투로
키리토가 이야기를 해도
그녀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흔들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콧방귀를 뀌면서 바라보던
키리토는
결국 아쉬워하는 듯한 모습을 하면서
입맛을 다시고,
그런 키리토의 모습을 보던
카야바와 다른 세 사람은
심장이 서늘해졌다.
"호오,
이제야 사태 파악이 제대로 되신 모양이시네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순순히 알아들으시면 좋잖아요.
왜 자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만드세요?
이게 다 최고사제님과
그 원로장 튜텔킨 탓이에요.
제가 이래 봬도
꽃사슴처럼 여리여리한 성격이란 말이에요."
나쁜 사람을 만들다니,
그냥 나쁜 놈이면서
최고사제 그 자신을 부활시키고 나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처참하고 끔찍하게 망가트려놓고,
그렇게 무자비하면서도 처참하게 망가진 그녀를
키리토 본인의 주둥이로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완벽하게 확인사살까지 저질러서
두 번이나 확실하게 부숴버리는 것을 떠나서
완벽하게 뭉개버리고
그런 악마조차도 오금을 저릴 정도로
끔직하고 처참한 일을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본인은 선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다니.
듣고 있는 사람들 전부
복장 터지는 꼴을 보고 싶은 것인가?
'키리토 저 아이,
진짜로 염장질이 천하무적이구나!'
그 말을 듣고 있는 카디널도
속이 뒤집어 질 뻔 했다.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이자 구경꾼일 뿐인
그들도 속이 뒤집어 지다 못해
터질 지경인데
당하는 입장인
저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오죽하랴.
죽었다가 부활을 하자마자
또 다시
연속적으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거나 마찬가지인
지금 이 상황도 억울한 판에,
불난 집에
휘발유가 아닌 트리니트로톨루엔(TNT)를 던지고 있는 꼴이었다.
진짜로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염장이 남아나지 않을 듯 싶다.
그런 괴상한 분위기가
방 안을 지배하는 동안
카디널은 속으로
'써먹을 날이 오겠지.'
라고 생각했다
저 키리토의 염장질을 눈에 익혀두고,
써먹을 날을 고대하고 있었다.
진짜 키리토와 같이
이런 염장질을 써먹게 된다면
그야말로
환상의 호흡을 맞출 것이 아닌가.
이보다 더 복장 터지는 조합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어디를 가도
모두의 염장을 뒤집어놓기에는 충분하니까.
본인의 염장은 소중하지만,
남의 염장은 개무시하는 경향은
어느 누구든지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그렇게
최고사제 어드미니스트레이터의 모든 것을
철저하게 짓밟고 망가트린
키리토는
턱짓으로
그녀를 저쪽 구석으로 가라고 하자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마치 말 잘듣는 강아지마냥 기어가더니
도서관 구석으로 가서
두려움에 휩싸인 얼굴 그대로
소금에 절여진 민달팽이마냥 쭈그리고 앉고
그런 그녀를 차가운 눈으로 보던
키리토는
완전히 얼이 나간 듯한
유지오와 앨리스 투베르크
그리고
카디널과 카야바 아키히코를 바라보다가
입가에 다정한 미소를 지으면서
"일단은 앉기로 하죠.
저에게 물어볼 말이 많을 텐데
편하게 앉아서 물어보는 것이 나을 테니까 말이지요."
라고 말하면서
카야바를 말없이 쳐다보자
그런 키리토의 질책이 가득한
차가운 눈빛에
카야바는 진짜 신속이 무엇인가 하는 모습으로
마치 집사마냥
대도서관 중앙에 테이블과 티 세트를 설치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이고
그런 그의 준비가 다 되고 나서
자리에 앉은 키리토와
유지오
그리고
앨리스 신서시스 서티 (앨리스 투베르크) 와 카디널은
의문이 가득한 모습으로 키리토를 바라보자
키리토는
지금까지 아스나와 자신들의 친구들에게만 보인
그런 다정한 모습으로
"뭐가 궁금하죠?"
라고 묻고
그런 그들의 모습은
다시 대도서관의 문이 닫히면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치
또다른 신화의 시작이자
인간을 능가하는 신들의 세계의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입이 안 다물어지네요!!!! 그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조차도 키리토의 마수를 벗아나지 못하고 처참하게 망가지다니........ 거기에 그 유지오와 카디널까지 나오다니...... 진짜 작가님의 소설이 웹툰이든지 애니화가 되면 진짜 나혼렙 이나 갓 오브 하이스쿨 이상급의 무쌍물 작품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 같네요........ 그것도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무쌍물로 말이지요........... 진짜 이런 작품이 여기에 올라왔다는 것 만으로도 작가님과 루리웹에 감사하고 싶네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최고의 걸작을 그 소아온 팬카페에서는 못 본건지.......?
입이 안 다물어지네요!!!! 그 어드미니스트레이터 조차도 키리토의 마수를 벗아나지 못하고 처참하게 망가지다니........ 거기에 그 유지오와 카디널까지 나오다니...... 진짜 작가님의 소설이 웹툰이든지 애니화가 되면 진짜 나혼렙 이나 갓 오브 하이스쿨 이상급의 무쌍물 작품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 같네요........ 그것도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무쌍물로 말이지요........... 진짜 이런 작품이 여기에 올라왔다는 것 만으로도 작가님과 루리웹에 감사하고 싶네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최고의 걸작을 그 소아온 팬카페에서는 못 본건지.......?
그거는 이 작품을 올렸을 때 거기서는 막 쌍욕을 하고 정치색이 짙네, 가브리엘 밀러가 어떻네 해서 결국 강제탈퇴 처리를 해서 올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 올리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진짜 신의 한 수 가 된 것 같습니다. 여기는 진짜 제 글을 많이 봐 주시고 좋은 댓글도 올려주시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나혼렙 이나 갓 오브 하이스쿨 과 거의 동급으로 취급을 해 주시다니.....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입니다.
늦었지만 잘 보고 갑니다. 달달한 '염장질' 이 부분이 걸작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 가브리엘 밀러와 어드미니스트레이터는 이런 식으로나마 원작의 키리토에게 행한 죄에 대한 분풀이를 하고 싶어서 특별히 공을 들인 부분인데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