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분양같은거 생각조차 없었음.. 그냥 집사는게 꿈이었지만
아끼며 살다보면 작은 공간하나 생기겠지라고 아내와 둘이 생각하며 살았는데...
이 악물고 분양에 목숨걸게된 계기가 있었다..
지금은 아파트 전세살면서 내년에 이사갈 준비중이지만
아파트에 살기 이전 빌라 살고 있을 당시에 우리 애가 태어났다.
낡고 오래된 13평짜리 빌라였지만 우리 3가족 살기에는 나쁘지 않았지...
아내랑 나는 여기서 살다가 애가 어느정도 크고 돈 좀 더 모아서 큰집으로 이사갈 꿈꾸며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는데...
애가 세살이 되고 걷고 뛰기 시작할때 즈음 내 하루의 끝은
퇴근하고 집에와 씻고 사랑스런 우리 아이와 함께 저녁 공원길 산책이었다.
공원 산책로에 아파트 후문(?) 같은 작은 입구들이 많았는데,
작은 담 너머에 아파트 놀이터들이 많았고, 공원 놀이터보다는 확실히 퀄리티가 달랐어.
그런 놀이터가 아이의 눈에 들어오면 어떨까? 당연히 놀고싶어 뛰어가겠지....
남의 아파트니 난 말리려고 애쓰고 애썼는데... 그게 되질 않더라.
진짜 노력에 노력하면서 다른곳으로 가자고 달래보았지만 애가 그럴때마다 더크게 우는데,
난감하더라고...
그때 할아버지 한분이 오시면서 나한테 왜 애 우는데 못가게 말리냐 아빠가 그럼 못쓴다고
나한테 호통쳐서... 내가 사는 아파트가 아니라서 난감하다고 말하니
자기가 여기 사니까 애 다 놀때까지 정자에 앉아 있을테니 내 손님이라 생각하고 놀이터에서 놀게 하라고
아이 손잡고 놀이터로 대리고 가줘서... 너무 감사했다.
아이랑 한 10분 놀았나?
왠 아주머니 두분이 오시더니, 여기 사는분이냐고 물어보더라고
딱 봐도 나가라고 말할것 같아서..
여기 살지는 않지만 애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깐 왔어요. 죄송합니다. 바로 나가겠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빨리 나가세요. 당신같은 사람들 때문에 놀이터 상하면 물어내실거예요?
아저씨가 관리비 내요? 아저씨 어디사는데요? 라고 둘이서 나를 쏴붙이는데...
당황해서 저쪽 동네 산다고 손으로 가르켰는키자마자
두 아주머니가 입에서 나온 말생각하면 아직도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아1 : 거기 빌라촌이잖아? 그 동네는 놀이터 없어요?
아2 : 아...놀이터가 없겠구나 그동넨..더럽잖아. 그러니 애도 사리분간 못하고 저모양이지
저말 듣는데 진심 살인충동나더라... 나는 욕해도 되는데 우리애까지 건드려서...
그말듣고 이성의 끈이 끊어질랑 말랑하는데,
"이 ㅁㅁ들이 뭔 지랄들이야!!!"
라고 할아버지가 호통치면서 오시더라...
아주머니 두분께서 날 가르키면서 외지인이 들어와서 아파트 망치고있다고 말하는데
"내 손님이야! 그리고 애가 놀겠다는데 어른이 그러면 애들은 어디서 놀아!!"
라고 오히려 역으로 뭐라 하시면서 니들은 어디사냐고 물어보니 우물쭈물 말 못하고 그냥 여기 살아요!! 라 말하니..
"니들 임대지?" 라는 할아버지 말에 아주머니들이 급 조용해지더니 별꼴이다 라면서 가시더라...
할아버지껜 죄송하다고 그냥 가야겠다고 하니... 애가 원하는데 들어주라고 하시곤 다시 정자에 앉아
우리애가 노는거 보시더라.. 한시간동안... 애가 지쳐서 집에 가자고 할때 할아버지께서 주머니에서 초콜렛하나 주면서
또 놀러오라고 또 이런 ㅁㅁ들 만나면 나 몇동 몇호사니 거기 손자라고 이야기하라고 말까지 해주시는데... 눈물나더라...
"아빠가 애 앞에서 울면 안되는거야. 애한테 아빠는 세상이 그 자체니 애앞에선 무너지는 모습 보이지 말고"
라고 다독이더니 우리애 머리한번 쓰다듬어 주시고 집으로 가시는데... 90도로 인사했음...
눈에서 사라질때까지... 몇번이고 계속...
이날 집에와서 아이랑 아내 재우고, 빌라 옥상에 쭈그려 앉아 옷으로 입 틀어막고 대성통곡했다..
진짜 서럽더라. 티비로만 보던 무시를 내가 당했는데, 무시당한 대상에 나도 아니고 우리 애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에 진짜... 못견디겠더라... 내가 무능력한 멍청한 아빠라서 우리애가 무시당했다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고...
그때부터..이 악물고 분양만 알아봄... 기회가 있으면 다 신청했음... 그리고 4번만에 당첨됐을때..
제일 처음 든 생각이... 우리애 이제 무시 안당하겠지... 였음...
당연히 대출받고 갈테지만... 내가 열심히 일하면 되고, 내 몸이야 부서지면 어때... 내 자식만 잘 산다면야...
나는 절대 괴물이 되지 않을거다...
주거 환경이 다가 아닌게 당연하니까...
주거환경은 필수요소니깐...이번에 집 팔고 남은돈으로 전세 갈려고 하다가 남에 눈치 보고 산다는데 못견디게 싫어서 작은집으로 매수했음...집은 어느때든지 필수요소인듯..
집은 필수지만 그걸로 서로를 저울질 할필요는 없는데...내가 시골에서 태어나고 살아서 저런걸 모르고 살았다...
요즘은 개.새끼가 사람 모습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하더라고요. 행복한 일만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