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춧가루 이야기가 나와서 내 경험담을 풀어볼게
나도 장가가고 나서야 알게된 사실이지만
진짜 좋은 고춧가루는 주부들만의 커넥션을 통해서만
구할수 있는 귀한 물건이야 커넥션이 없음 돈 있어도 못 구해
아무튼 장모님도 본인만의 루트로 은밀하게 구해다 쓰시고 있었는데
무남독녀 금지옥엽이 어디서 쓸만한 노예를 하나 주워온게
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어...
그래... 내가 장가를 온거지...
평생 힘쓰고 골치아픈 일을 대신 해줄 사람이 없던 분에게
막부려먹을 수 있는 사위란 그야말로 도라에몽
물론 졸지에 도라에몽이 된 나는 살짝 슬펐지만...
암튼 장모님께선 그 은밀히 구해오던 고춧가루가 늘 불만이셨어
같은 집에서 구해도 매년 맛이 들쭉날쭉했던거지
그 이유는 바로 품종
어지간히 대농이 아닌 이상 고추모종은 겨울 끄트머리부터
비닐하우스에서 바닥에 열선깔고 싹을 발아시켜 키워나가야 하기에
보통 사와서 재배를 하는데 동네에 있는 육묘장이 좀 개념이 없어서
(자세히 밝히긴 좀 그렇고... 전철이 다니는 경기도임)
매년 싸구려 품종 그것도 그 해 가장 싼거 아무거나 심어다 파니
맛이 일정할 수가 없던거야
고추씨 가격이 얼마나 차이나겠냐 하겠지만
싸구려 발아x 마니x 이런건 1립에 3원 꼴인데
비싼 품종은 그 열배 이상도 하거든
물론 비싼게 꼭 맛있는 고추는 아니지만...
그래서 텃밭에 여러 품종의 고추를 조금씩 심어보시더니
제일 취향에 맞는 품종들과 비율을 찾아내심
그리곤 노예를 소환하셨다
장모님: "ㅇㅇ아 이거 모종 키워줄 집 좀 찾아봐"
본인: "네?"
장모님: "찾으라고"
본인: "네..."
참고로 난 농사의 ㄴ자도 모르는 서울촌놈이다...
아무튼 물어물어 옆 동네에 모종 농가를 찾아서 계약 재배를 맡겼고
이윽고 봄이 되자 난 그걸 심어야 했지...
그래도 진짜 원하시던 고춧가루를 얻으신 장모님은
모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으셨고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나나 했으나...
어림도 없지
암...
그해 동네에 고추 역병이 들어서 다른 집들은 농사를 싹 조졌고...
비싼 품종인 우리집 고추만 몸값을 증명하듯 살아남음
그리고 넉넉히 농사지은 고춧가루를 여기저기 나눠줬는데
이게 입소문이 싹 돌음...
그리고 여기서부터 일이 점점 커짐
고추농사를 짓는 집들은 모종 어디서 구했냐 팔아달라
고춧가루 나눠간 집들은 고춧가루를 팔아달라
이렇게 난리가 났던거지
여기서 대박의 조짐을 보셨던 걸까?
연초에 처가에 놀러간 나는 업소용 대형 냉장고만한
고추 건조기를 발견했어
장모님의 계획은 고추 농사는 때려치고
(애초에 본업이 농사 아니심)
모종들을 농가들에 판매한 다음 그걸 다시 수매해서
고춧가루로 만들어서 판매하겠다는 것이였어
물론 그 계획을 들은 나는 상당히 '언'해피했지만
장모님껜 그건 고려사항조차 아니셨던...
아무튼 본업이 있음에도 무남독녀랑 결혼한 죄로
도라에몽마냥 구른 끝에 그 계획은 초대박이 남
품종부터 직접 골라 믿을 수 있는 고추로 말이지
그렇게 장모님도 나도 돈 벌고 해피하게 끝나나 했으나...
아냐
안끝났어...
고추 모종을 팔다보니 요게 꽤 큰 시장이란걸 알게되심...
마침 동네가 전원주택에서 텃밭 꾸미는 사람들도 많았고
고추모종 덕분에 모종농가도 많이 알게 되었으니
상추부터 수박까지 온갖 모종을 팔아보자 하심
물론 노예는 그 결정에 아무런 거부도 할수 없었어...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프리랜서란거고
그래서 불행인건 내가 프리랜서란거지...
암튼 봄 한철 장사지만 모종 장사는 대박이 났어
물론 노예가 쥐여짜였다는 걸 이쯤되면 다들 알거라 생각해
근데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냐...
김장을 담그실때 배추가 맘에 안차시던 장모님은
이번에도 도라에몽에게 배추모종 계약재배를 지시하시고
그렇게 구한 모종을 믿을만한 농가에 계약재배를 맡겼지
그리고 시골이 그렇듯 동네 아주머니들이
다들 모여서 김장을 하는데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난 거지
자신감 뽕이 차오르신 어머니는 식당을 차리셨어...
같은 메뉴 하는 식당이 같은 군에 두개가 있었는데
싹 망하고 장모님 가게만 남았어 ㅋㅋㅋㅋ
요약하자면 장모님은 최상급 고춧가루를 구하시려다
모종장사와 고춧가루 판매라는 부업과 사업체가 하나 생기심...
집사람이 장모님 판박이인데
집사람이 뭘 하겠다 할 때마다 겁이 덜컥 남
그리고 우리 딸래미를 볼때마다
어떤 불쌍한 새끼가 다음 타자가 될까 싶음
그래도 애 둘 낳으니 면천했어요 요즘엔 아범이라고 부르심
고생하는 도라에몽에겐 유감스럽지만 그거,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재주가 아니다;; 장모님께 늘 충성하도록.. 스위치하고 동숲 사드려봐 다음 미션은 뭘 하달하실 지 기대된다
전철다니는 경기도면 바로시까지 특정되지않나 지하철이면몰라도 전철이면
추진력 가지고 실행 하시고 바로 성공 하신거 보면 장모님이 재능이 좀 있으시네 프리랜서면 얌전히 노예짓 해야지 ㅋㅋㅋㅋㅋ
면천ㅋㅋㅋㅋ. 데릴사위냐고ㅋㅋㅋ
과거 농경사회에서 결혼하면 처가에 몇년 살다가 분가하는 이유.txt
아범 내가 좋은생각이 있어 아범 내가 해보고싶은게 있어 아범 이거 어때? 아범 해
전철다니는 경기도면 바로시까지 특정되지않나 지하철이면몰라도 전철이면
덧글 보니까 특정이 안되는 거 같아 안심했습니다
칫 아닌가보군
경기도에 전철다니는시가 얼마나많은데요... 연천포천빼고는 다하나씩 거쳐있을텐데
여주이천에도 전철이 다니는 시대인걸 ㅎㅎ 이젠 경기도에서 전철 안다니는 시군 찾는게 더 빠름
업데이트가 넘모느렸넹
경강선이라고 판교역에서 시작되는 노선이 여주이천을 지나감. 그리고 부발에서 충주까지 운행되는 ktx-이음도 았음(추가 공사 완료되면 북쪽으론 수서역, 남쪽으론문경 거쳐서 부산 부전역까지 이어짐)
삭제된 댓글입니다.
응애인간되는거야응애인간
그래도 애 둘 낳으니 면천했어요 요즘엔 아범이라고 부르심
우캿캿
면천ㅋㅋㅋㅋ. 데릴사위냐고ㅋㅋㅋ
응애인간되는거야응애인간
장모님 추진력 + 일잘하는 노예
응애인간되는거야응애인간
어..지구 반대편 지역 유지면 군벌 아녀..?
도라에몽 퉁퉁이가 때렸어!!!
으아아악
아범 내가 좋은생각이 있어 아범 내가 해보고싶은게 있어 아범 이거 어때? 아범 해
장모님?
대단하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정도로 맛있는 고추가루라니 어디서 살 수 있죠
아쉽게도 연초에 올해치는 이미 다 팔렸습니다
추진력 가지고 실행 하시고 바로 성공 하신거 보면 장모님이 재능이 좀 있으시네 프리랜서면 얌전히 노예짓 해야지 ㅋㅋㅋㅋㅋ
나... 나도 나름 귀한 아들임 ㅠㅠ
그 고급 고춧가루가 님 어머니한테도 갔을 텐데요. 그럼 노예가 맞습니다 ㅋㅋㅋㅋ
과거 농경사회에서 결혼하면 처가에 몇년 살다가 분가하는 이유.txt
아... 납득요
우와... 능력자시네요... 세분 다...
아유 감사합니다
도라에모오오오옹
살려주세요
삭제된 댓글입니다.
루리웹-0834757259
서옥제였군요 저 ㅋㅋㅋㅋ
삭제된 댓글입니다.
디쿠
히익 몰랐어요 수정했음
우캿캿
아니 펌이 아니라 직접 쓰신글이었다니... 혹시나 해서 쓴거라 마음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글 재밌게 보고 가욥
오토를 구했습니다
이젠 인간실격 ㅋㅋㅋㅋ
사위를 위한 더블배럴이 필요없겠네ㅋㅋ
울 엄마가 쏴야함 ㅠㅠ
삭제된 댓글입니다.
그런건가
종자에 대한 특허가 있으니 종묘회사에 돈을 주고 종자를 사오는 거에요
장모님 추진력이 어마무시하시네요;
고생하는 도라에몽에겐 유감스럽지만 그거,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재주가 아니다;; 장모님께 늘 충성하도록.. 스위치하고 동숲 사드려봐 다음 미션은 뭘 하달하실 지 기대된다
넵 충성충성 ㅠㅠ 게임은 핸폰 고스톱을 가장 좋아하셔요
아범아. 다음은 비트코인이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빛의운영자スLL
으하하핫 ㅠㅠ
이게 그 데릴사위제인가요
그런가봐요 ㅠㅠ
삭제된 댓글입니다.
젖소는싸움에서젖소
안그래도 거래하시는 분들이 뭔갈 왕장 주셨음요
장모님도 장모님이시지만 도라에몽의 성능이 뛰어나군
아유 감사합니다
거 장가 잘가셨네잉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외할머니도 사교성이 참 좋으심.. 어디로 이사를 가던 항상 뵈러가면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꼭 계시더라... 뭔가를 주시면 항상 어디서 얻어 오신것들임..
인간 캐피바라 그 자체십니다 ㅎㄷㄷㄷㄷ
처음 찾으라고 했을때 잘찾아온게 문제였구만ㅋㅋ
그게 시작이 될줄은 몰랐죠...
프리랜서라서 다행이며 불행은 맞네..
그저 웃지요 ㅠㅠ
한국산 고춧가루...!!
귀한거!!!
농사지으면 몇년에 한번씩 대차게 말아먹는다는데 장모님이 능력자시네 아니 노예놈이 일잘하는건가? 슬슬 장모님한테 사업체 물려받는게 좋지 않겠나? 노예군?
저희는 직접 농사 안지어요 있는 땅도 전부 도지줍니다
혹시 그 구매방법을 알 수 있을까요? 고춧가루..
아는 분들께 이미 다 팔렸습니다 ㅠㅠ
추진력 오져불메
지립니다 ㅠㅠ
와 판타지가 딴걸까?? 이거지.. ㅊㅋㅊㅋ
저도 가끔 이게 다 꿈이었으면 합니다
모종부터 직접 찾으시는 것부터 장모님의 능력은 이미 입증된 거네 능력이 좋으니까 사업도 잘 되지 거기에 약간의 행운(=프리랜서로 부려먹을 노예)가 첨가된 거고
고춧가루(노예향 첨가)
그래도 작성자분이 일을 잘하시니 믿고 맡기시고 잘풀린듯 하네요 ㅎㅎ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ㅠㅠ
아니 시킨다고 일을 다 해낸게
돈 있어도 못 구하는걸 구한 이 만화 주인공은 대체 어떤 커넥션이 있던것인가... 암튼 그 고추가루로 이 만화 마냥 라유 만들면 개쩔듯 ㅋㅋ
안목과 추진력의 장모님과 프리랜서 사위의 조합은 최고군요. 다음번엔 주식회사 상장때 뵙겠습니다.
흥미롭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없으면 만드는
그니까 도라에몽이라는거잖음 부럽다 주먹 좀 보여주셈
자눼 딸을 가져갈 타자는 자눼같겠지...도라에몽
고추가루 ㅇㄷ
여걸이시네 추진력 멋지십니다
장인어른:(미안하네 사위 나도 모종심으러 끌려왔어)
추진력도 글킨한데 그거 다 맞춰주는 본인도 만만치 않은 능력자..
장 모님이시키시는거라면뭐든지잘해 사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