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너무 쉽고 간단하고 담백한 요리라 그런지,
제대로 하는 집 안가고 아무 데나 막 가면 조미료 범벅에다 청양고추 넣고 미원에 설탕에 범벅 시켜서 달달 칼칼하게 만들어놓더라고
닭한마리는 애초부터 사실상 그냥 순수한 닭 육수를 즐기는 요리라서 그 맛이 막 다채롭고 풍부하고 자극적이면 에러임
그런 거 땡기면 다른 거 먹지… 닭한마리 안먹지…
진짜 슴슴한 닭 육수의 맛 그 자체가 나야 맛있는 닭한마리인 거
그렇게 먹다가 좀 자극적으로 먹고 싶다 하면 이제 다데기 넣어서 변주 주는 거고…
근데 이게 워낙 쉽고 별 거 없는 거라(그냥 신선하고 좋은 닭 가져다가 기름 잘 떼고 잘 씻어만 주면 맹물에다 야채 좀 넣고 닭 넣고 푹 끓이며 먹는 게 끝인 요리니까) 잘 못하는 집들은 ‘진짜 이게 맞나? 난 더 맛있게 할 수 있는데??’ 하면서 막 이것저것 집어넣는 것 같음
몇 번 그런 이상한 집에 당한 이후로 닭한마리는 무조건 원래 가던 유명집에서만 먹음
원랜 그냥 별 거 없는 요리라서 어딜 가서 먹어도 비슷하게 맛있는 게 닭한마리였는데…
단계별로 깔끔하게 이어지는 맛
재료와 조리법의 특성 상 닭한마리에 강렬하고 화려한 맛을 기대하면 안되지
그나마 변화를 줄만한 곳이 양념장이긴 한데 이것도 원음식과 맞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