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과거와 미래
극의 초반부 나츠메와 레이나가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
나츠메는 만들기 숙제로 카모노미야 단지를 만들었고
레이나는 나츠미의 만들기 숙제를 깔본다.
레이나는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띄며
반대로 나츠메는 과거의 추억에 의존하는 아이이다.
미래지향적인 나츠메의 입장에선
다낡아빠진 카모노미야 단지는 쓰레기로 보일 뿐이지만
나츠메는 카모노미야 단지를 무척이나 아끼고 그리워 한다.
이는 나츠메가 추억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묘사한 것이며
카모노미야 단지는 나츠메가 돌아가고 싶어 하는 유일한 마음의 거처이기 때문이다.
2. 스마트폰과 카메라
코스케는 나츠메와 할아버지의 일 때문에 냉전상태에 놓여있었다.
나츠메에게 할아버지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가진 존재였지만
코스케는 나츠메가 친남매가 아니기에
가족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나츠메와 화해하기 위해 코스케는 나츠메에게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하지만 연락은 닿지 않는다.
스마트폰과 대비되는 아이템은 구형 카메라이다
스마트폰 이라는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으론 서로 소통하지 못했지만
카메라를 통해 벌어지는 사건들로 코스케와 나츠메가 소통하였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최신식 기기 즉 미래를 향하는 아이템이며
필름카메라는 과거의 유물 즉 추억을 향하는 아이템이다.
미래를 향하는 코스케와
과거에 머물러있는 나츠메는 서로 소통할수 없는 위치에 있지만
코스케는 카메라를 통해 나츠메가 있는 과거로 이동한다.
이것은 할아버지가 손자인 코스케에게 생일선물로 준 것이며
자신이 그랬던 것 처럼 코스케가 나츠메를
가족으로 받아주었으면 하는 의지를 전달한 것이다.
다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날
본의 아니게 나츠메에게 상처주는 말을 해버려
나츠메와는 멀어지고
선물로 주기로 했던 카메라는 코스케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나츠메는 자신을 친손녀처럼 대해준 할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할아버지의 카메라를 줄곧 간직하고 있었으며
이는 코스케가 자신을 거절한 뒤
돌아갈 장소가 없어진 나츠메가
돌아갈 장소를 갈망하며 계속 간직하던 것이었다.
3. 추억에 남아서
놋포는 단지의 영혼같은 것이다.
단지엔 수많은 정보가 쌓여있다.
정보는 추억이 되고
표류하는 단지는 추억이 모여드는 곳으로 향한다.
추억은 현재가 될수 없고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존재이기에
떠나보내 주어야만 하는 존재다.
나츠메의 현재는 안식할 곳이 없기에
떠나야만 하는 놋포를 놓아줄 수가 없다.
추억의 파편을 가라앉히는 파도에 함께 몸을 맡기는 나츠메
추억 이외엔 기댈수 없는 나츠메의 심정을 의미한다.
4. 추억(과거)을 향해서
추억의 파편과 함게 떠내려가는 나츠메
이를 구하기 위해 함께 단지에 몸을 실은 코스케
그 둘을 구한건
아이러니 하게도
가장 미래지향적인 성향을 띄고 있던 레이나의 추억이었다.
아주 예전
아빠와 손잡고 놀러갔던 놀이동산의 파편
이젠 놀이동산은 시시하고 재미없다며 플로리다 노래만 부르던 나츠메는
아주 오랜만에 예전의 추억과 조우한다.
코스케가 카메라를 통해 나츠메와 소통할수 있게 된 것처럼
레이나 또한 놀이동산이란 추억과 조우함으로써 과거에 위치해있는
놋포 코스케 나츠메를 구할수 있었던 것이었다.
5. 추억도 우리를 놓지 못하는걸까?
우리가 추억에 상주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추억도 우리를 붙잡고 있는것일지도 모른다.
가끔 나쁜 기억에 휩쌓일때
좋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할때
우리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추억에 잠겨버릴때가
그런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놋포가 나츠메와 코스케의 내일을 위해
거친 파도를 뚫고 가는 장면은
좋기만했던 그때의 추억이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라며
등을 밀어주며 응원하는것만 같다.
추억에 안주하면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지 못한다.
미래는 두렵고 확신은 보이지 않지만
추억보다 더 좋은 내일을 위해 나아가야만 한다.
이젠 둘을 지탱해주는 할아버지도
둘이 함께 지내던 추억의 장소도
모두 사라졌지만
놋포의 말대로
이제 둘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것이다.
스마트폰이 전해주지 못했던 마음을
둘이 함께한 추억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서로가 카모노미야 단지 처럼, 놋포처럼
안식처가 되어주면 되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