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와서 차례 기다리는데
왠 군복바지 입은 노인네 하나가 들어오더군요
그러더니 대뜸
자기 손가락이 다 까졌다면서
약 발라주고 대일밴드를 붙여달라
간호사분이 여기 병원 아니라면서도
어쨌건 손에 뭐 붙여주고
몸관리 잘하시라니까
그걸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나본지
안 나가고 헌혈자 휴식 공간에 앉아서
자기 배고픈데 과자 좀 달라
초코파이 몇 개 받더니
초코파이 말고 다른거 없냐
음료수도 달라
지 마음대로 냉장고 열길래
그거 헌혈자들 수량 맞춰진거라 안된다니까
그럼 과자라도 더 달라
손주들 주게
결국 대빵 간호사분이
다음부터 이러시면 안된다고 강하게 나오니
그제야 과자 다섯개 들고 나가네요
왠 늙은 거지새끼가 와서 진상이야
피 싹 다 뽑아버릴라
어쩌다 저렇게 두서없는 인생이 되었을까
곱게늙자
양심이 없네요... 그나저나 나두 헌혈 요 몇 년 안 했는데 요즘은 과자랑 음료수 넉넉히 안 주나보넹.
어쩌다 저렇게 두서없는 인생이 되었을까
왜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