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나랑 네루가 임무 나가고
c&c 부실에서 아카네와 카린에게 차를 대접받으며
대충 시간 때우고 있던 선생.
가만히 있자니 심심해서
남아있는 둘과 노가리를 까는데
아무래도 좋을 대화 주제에서
어느새 아스나로 그 주제가 바뀐 상황.
대충 아무래도 좋다는 느낌으로
칭찬인지 뒷다마인지 모를 대화를 하다보니
아카네와 카린의 말에서 선생은 위화감을 느꼈지만
네루와 아스나가 돌아와 선생 있는거 보며 일단 마무리.
대충 며칠 뒤, 선생은 샬레 당번으로
아스나 혼자만 호출시키고
방긋 웃으며 찾아온 아스나에게
오늘 하루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 선생.
방긋 웃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며
맡겨만 달라는 아스나의 모습에
선생의 마음은 어째서인지 썩어들어간다.
평범하게 샬레의 업무가 진행되고
그 업무가 다 끝나 당번도 돌아가야 할때쯤
선생은 가볍게 운을 뗀다.
이런저런 둘러대는 표현은 많지만
요는 C&C도 겉모습뿐이지만 일단 메이드 동아리니까
아스나가 메이드로서의 능력이 얼마나 되나
시험해보고 싶다는 것.
아스나는 갑작스런 선생의 물음에 의아하면서도
그것도 재밌겠다며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선생이 준비한 시험은 간단했다.
두 잔의 컵과 그 안에 담긴 두 커피.
이게 뭐냐고 묻는 아스나의 물음에 선생은 담담히 답한다.
둘다 인스턴트지만 하나는 비밀 재료를 넣은 커피라고.
둘중 무엇이 내가 탄 커피인지 맞출수 있냐고.
메이드 업무랑 이게 뭔 상관인가 싶지만.
아스나는 천천히 그 둘을 마셔본다.
잠시후, 아스나는 정확하게
선생이 탄 커피가 든 컵을 선생에게 들이민다.
어떻게 알았냐는 물음에 그저 감으로라고 대답하는 아스나.
평소대로라면 그 대답이 귀여운 댕댕이처럼 보였겠지만.
어째서인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선생의 표정은
마치 안쓰러운 아이를 바라보는 것 같아 보인다.
아무튼 당번일도 이것도 수고했다며 조심히 가라며
악수를 위해 손을 내미는 선생.
아스나는 아무 의심없이 그 손을 붙잡고
위아래로 휘휘 저으며 교무실을 나선다.
아스나가 떠나고 선생 미간의 주름은 더욱 깊어졌다.
지금 그의 손바닥에 붙혀둔 압정으로 조각한 것마냥.
자신이 탄 핫소스가 들어간 커피를 마신 것마냥.
뒤늦게야 자신의 손바닥에 난 상처와
매운걸 먹은양 입술이 빨개진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나서야 확인한 아스나였으나
이미 아픈척하기엔, 이미 매운척하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그래서 그런 문제를 냈던거구나. 선생님은.
이미 다 눈치채고서. 아하하…"
웃는 아스나의 뺨 위로 흐르는 눈물이 흘러도
그것을 아스나는 미처 느낄수 없었기에.
아리스의 레일건에 맞고 움직이지 못했을 때,
누군가가 괜찮냐고 물어보고 나서야
아프다고 말할수 있었던 것처럼.
통각이 없는 아스나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