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는 보면 볼수록 세베루스 스네이프와 제임스 포터의 안티태제 느낌이 납니다.
우선 아버지인 제임스 포터의 학교폭력에 실망감과 비참함까지 느낍니다. 또한 펜시브로 본 제임스 포터의 행적 중 스니치를 갖고선 자랑질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리는 이 때 피터 앞에서 과시하면서 스니치를 잡았다가 놓았다를 반복하는 제임스의 행동에 왜 피터더러 한 번 잡아보라고 하지 않는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피터를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용도의 부하로 생각한 제임스와 달리 해리에게 친구라는 것은 다 평등한 관계였기 때문이죠. 친구에 대한 배려가 당연한 해리에겐 제임스의 모습은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스네이프. 해리를 괴롭혀댔던 스네이프를 해리는 무척 싫어했습니다.
그러나 스네이프가 학창시절에 아버지에게 당하는 괴롭힘을 보면서 경악하고, 해리가 느낀 것은 스네이프가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비참하고 괴로울지였습니다.
저 기분을 자신도 너무나 잘 안다면서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리머스가 그 때 네 아버지는 고작 열다섯이었다고 하니, "저도 열다섯이에요!"라고 반박한 것이 있죠.
반면 스네이프는 학창 시절 때, 자신처럼 괴롭힘을 당한 메리 맥도날드의 이야기를 듣고도 "내가 당하는 것은 어떻고?"라는 태도로 나오며 무관심하게 굴었습니다.
학창시절의 스네이프는 자신의 아픔은 강조하나, 타인의 아픔은 "내가 당하는 건?"이라는 식으로 무시하고 넘기는 경향을 보여주면서 작가가 말한대로 이기적인 면모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해리는 대상이 싫어하는 스네이프임에도 우선 동질감을 느끼며 그 아픔을 공감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당장 해리가 볼드모트를 추종자들보다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던 것은 볼드모트에게 공감할 부분은 공감하고, 공감하지 못할 부분은 딱 거부했기 때문이었죠.
볼드모트의 타고난 지배욕과 잔학성은 공감하지 못했으나, 부모가 없다는 비참함과 마법세계에 대한 갈망은 이해해서 덤블도어가 혹시 "볼드모트에게 동정심을 느끼는 거냐?"고까지 물었죠.
해리가 가진 특징인 배려심 + 타인에 대한 공감이 이렇게 제임스와 스네이프랑은 전혀 다르게 대비되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리 포터의 캐릭터성은 무조건 절대선은 아니지만, 완벽하지는 않아도 배려심과 타인에 대한 공감이 특징이라 선인이라는 것을 제대로 어필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해리보다 철이 없는 제임스 포터(21살 떄가 아니라 더 성장한 후)나 세베루스 스네이프(60살일 때 같은 인격일 경우) 같은 윗세대 어른들이 철이 든다면 나중에 해리를 보면서 "내가 학창시절 땐 어땠더라?"하면서 벽에다가 머리 박고 죽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이 편이 더 좋겠는데?"라고 생각한 것 같긴 하죠. 어쨌거나 알면서 일부러 방치하고, 이 편이 더 좋은 결과라고 하는 걸 보면...
애초에 굳이 두들리집에 보내서 괴로움을 알고 공감해줄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게 덤블도어의 계획이었으니..
그걸 의도했는지는 모름. 근데 편지로는 잘 대우해달라고 했는데, 해리가 학대당하는 것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죠. 피튜니아에게 편지로 보내서 경고할 수도 있었는데도 안 했었고. 6권에서 더들리처럼 오냐오냐 되는 것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좋다고 발언했지만...이건 더즐리 가를 비꼬는 것도 있음.
충분히 막거나 경고할 수 있었는데 방치한게 계획이지.
처음부터 의도했는지는 몰라도, "이 편이 더 좋겠는데?"라고 생각한 것 같긴 하죠. 어쨌거나 알면서 일부러 방치하고, 이 편이 더 좋은 결과라고 하는 걸 보면...
덤블도어는 스스로도 독재자 성향이 있다고 자각해서 호그와트 교장으로 만족했다는 점이라던지.. 과거나 성향들 보면 사실 그린델왈드나 볼드모드 뺨치는 악의 마법사가 됐었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선을 추구했다는게 입체적인 캐릭터인 것 같아요 ㅎㅎ 몇몇 사람들은 위선이라고 판단할지 몰라도 그래도 선이니까..
위선이라기에는 자기 자신도 대를 위한 소의 희생으로 써먹는 유형이라...자기 자신도 포함시켰으니 위선자는 아니라고 평가받죠. 그 필요에 따라 냉혹해지는 방식에 동의는 못 받더라도.
계획은 덤블이 했어도 해리가 대단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