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올리는 꾸준 글.
웹소설과 관련된 것이면 무엇이든 아는 거라면 전부 답변.
특히 문피아 공모전이 정리되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타플런을 통해 신인 데뷔하려는 지망생이 가장 많은 시기가 바로 지금임.
고로 관련해서 고민 중인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올려봄.
1. 본인은 n년차 전업 웹소설 작가로, 웹소 쓰기 전에도 글먹했었음.
카카오/네이버/문피아 모두 연재해봤지만 노벨피아는 안 해봐서 잘 모름.
개인적으로 글만 쓰지 않고 출판사나 아카데미 등, 업계 구석구석 기웃거리는 편이라 보통의 기성보단 조금 더 안다고 생각함.
다만 시장 상황이 워낙 빠르게 바뀌고 있으니, 업계 상황(매니지, 플랫폼, 프로모션)에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본인이 아는 게 최신 정보가 아닐 수 있음.
실시간으로 여전히 유효한 정보라는 확신이 없는 경우엔 답변이 불가하거나, 해당 정보가 유효했던 시기를 함께 알려드림.
2. 원래는 답변이 끝나면 글을 삭제했었는데, 이제는 삭제 안 할 예정.
근 1년 가까이 웹소 관련 이런저런 글을 올렸었는데, 그걸로 본인 필명 특정한 사람이 나온 일이 있음.
(그래서 과거 글과 댓글 모두 싹 밀어버려서 활동내역도 시망인 상태임)
앞으로는 민감한 업계 얘기나 본인이 특정될 만한 건 전부 쪽지로 할 거라서 삭제 안 할 듯.
다만 또 언제 어떤 이유로 글삭될지 모르니 그건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3. 질문 받다 보면 현업자도 자주 봄.
업계의 민감한 질문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건 쪽지 OK.
댓글로 달린 질문이라도 답변 내용이 민감할 경우엔 쪽지로 답변함.
(가끔 역으로 본인이 물어볼 수도 있음 - 혹시 요근래 노피아 작가분들이 엔리즈 계약하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 있음?)
4. 감평도 가능한데, 감평에 휘둘리지 않고, 듣기 싫은 소리는 개소리 취급하며 한 귀로 흘려들을 수 있는 분만 가능.
5. 질문 안 달리면 머쓱해서 바로 사라짐.
6. 이거 하는 이유 :
심심함 (99%)
정보를 잘 몰라서 삽질 중인 작가 지망생의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보고 있음. (특히 문피아에서)
지망생뿐 아니라 첫 작품을 계약한 신인 작가도 마찬가지. (특히 웹연X에서)
사실 조금의 조언만 받으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바람에서 써봄. (1%)
단식하는오구리
요즘 좋아하는 장르가 없어서 큰일... 좋아하는 클리셰는 그냥 지나가는 인물인 것처럼 나왔던 놈이 나중에 또 나오는 걸 좋아해서 수시로 작품에 씁니다.
단식하는오구리
대충 얘기해도 바로 알아 들으시는 걸 보니 이쪽 분야에 감각이 있으신 분이군요.
하루에 자위 몇번가능하신가요?
3
웹소설도 고료받슴니까
메이저 플랫폼에서는 작년 7월을 기점으로 전부 사라졌습니다. 사라지기 전에도 극히 한정적으로만 있었어요. 지금은 마이너 플랫폼들에만 존재하는데, 그런 곳들은 워낙 마이너라 매출이 잘 안 나오니까 작가 유치를 위해 고료를 주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정보를 잘 몰라 삽질한다는게 뭔지 설명해주면 좀 이해가 빠르겠는데
작품 관련해서는 웹소설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하게 되는 각종 실수들 (쓰면 안 되는 제목/소재/주인공) 계약 관련해서는 계약 비율과 선인세가 어느 정도가 되어야 업계 표준인지. 플랫폼 런칭 관련해서는 어떤 프로모션이 좋은 것이고, 어떤 건 피해야 하는지 등등이 있음.
그냥 제너럴하게 궁금한건데 신인이 계약관련으로 비율과 선인세를 조정할 정도의 자유가 주어지긴하는가? 이게 궁금함. 협상의 문제인가, 아니면 지금 말하는게 작가들이 받는 오퍼에서 걸러내라는 의미인가. 업계표준과 멀면 이걸 협상할 역량이 신인작가에게 존재함?
협상의 문제이기도 하고, 오퍼에서 걸러내는 것도 있고 둘 다임. 신인 입장에서 비율의 경우는 전속계약을 하지 않는 한 사실상 올리기 힘들지만, 선인세는 얘기해볼 수 있긴 함. 또한 오퍼를 받았을 때 묵혀두고 있다가, 이후 작품의 무료연재 성적이 확 올라갈 경우에는 변동 여지가 더 커지기도 하니까. 보통 출판사의 컨택은 하나만 오는 경우보단 다수가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걸러내기 위해서도 정보가 필요함. 무조건 조건이 좋은 걸 고르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음. (흔히들 가고 싶어하는 대형일수록 조건이 짜고, 작가가 고픈 소형은 조건이 좋을 수 있는 식) 업계표준과 멀다고 신인이 협상으로 개선할 여지는 거의 없지만, 문제는 이 거리가 먼 표준과 덜컥 계약하는 신인이 생각보다 많음. 특히 성적이 매우 애매해서 단 하나의 오퍼만 왔을 때가 문제임. 지망생 기간이 길어지다보면 어떻게든 데뷔를 하고 싶어지니까. 그때 마침 딱 하나의 컨택만 들어왔는데 그 계약 조건이 엉망이면, 신인 입장에서는 비교 대상도 없고 아무 정보가 없으면 덜컥 계약해버릴 수 있는데 이런 일이 놀랍게도 진짜 빈번하게 일어남.
혹시 판타지 관련의 웹소설 작품 몇 개 추천 가능할까요?
판타지 관련으로 구상하고있는데 조금은 어렵더라고요.
조금 더 좁혀볼 수 있을까요? 중세판타지/게임판타지 같은 세부 분류나, 밝은 분위기인지 어두운 분위기지인지, 글이 가벼운 걸 선호하시는지 아니면 묵직한 필력을 좋아하시는지 말이죠!
아 중세판타지 쪽을 선호합니다. 그리고 글이 무거운 걸 갠적으로 좋아해요.
웹소에서 묵직한 중세판타지를 쓴다면, 개인적으로는 매우매우 최신작으로 연재가 진행중인 작품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많이들 로망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안 터지기 쉽지 않은 카테고리인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최신으로 먹히는 작품을 인풋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으로는 네이버시리즈의 '오늘만 사는 기사'와 문피아의 '용사의 발라드'를 추천드립니다만, 너무 유명해서 이미 다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오사기는 교과서로 삼아도 될만큼 먹히는 웹소설의 전형으로 무엇하나 버릴 게 없습니다. 정말 꼭꼭 씹어먹으면 모두 영양가 있습니다. 용사발은 이렇게도 가능하구나 정도의 한계를 넓히는 의미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몰입감이 미쳤지만 일반적인 웹소설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그밖에 구작으로 간다면 더러 훌륭한 작품들이 있지만, 최신에 최신으로 인풋을 추천드려서 위의 둘만 꼽고 싶습니다.
아 용사의 발라드ㅋㅋㅋㅋ 얼마 전부터 재밌어서 보고 있습니다
안 터지기 쉽지 않은 -> 안 터지는 쉽지 않은!
어쨌든 추천 감사합니다.
진짜 재밌지욥... 그래도 아직 지망생이시라면 오사기쪽이 롤모델이 되는 게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다음달에 문피아에서 일반연재를 해보려고 하는데, 혹시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매니지 정하는 법 등에서요
아직 연재 전이시라면 원론적인 얘기 밖에는 당장 조언드릴 수 있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1. 베스트는 당연히 문매와 계약이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아서 보통은 기타 매니지들 중에서 고르게 되는 게 일반적. 이때는 어떤 매니지에서 컨택이 왔는지 뿐만 아니라, 지금 내 작품의 성적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해서 변수가 많아, 연재 전에 할 수 있는 얘기는 많지 않습니다. 2. 데뷔 자체에 목적을 둔다면 타플런하자는 매니지를 따라서 카카페/시리즈로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고 몇몇 경우는 추천도 하지만, 이것도 문피아 연재 중의 성적에 따라 추천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3. 권장할 수 있는 경우는 무료베스트 4페(80위 이내)까지는 그래도 들어간 후에 컨택 들어오는 걸 봐서 결정하는 건데, 이것도 사실 처음에는 쉽지 않습니다.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컨택이 들어오면 이때가 가장 문제가 되는데, 이건 그 상황이 되어야만(어떤 성적에 어떤 매니지 컨택이 왔는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렇군요... 그리고 이거는 나중에 능력되면 써보고 싶어서 하는 질문인데, 웹소 형태의 군상극이 나올 수 있을까요?
군상극 수준은 아니지만, 옴니버스식의 경우는 실제로 일부 시도되고 있으며, 크게 성공한 작품도 있습니다. (대부분 필력이 넘사벽인 초유명 기성작가입니다.) 그렇지 않고 정말 완전한 군상극, 그러니까 단 한 명의 주인공이 아니라 여러 명의 주인공을 골고루 조명하는 방식이라면 현재로서는 아주 많이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웹소설의 장르적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각 플랫폼들이 하고 있고, 또한 탑레벨의 기성작가 중에서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불가능하다고는 절대 말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웹소설의 기조에서 '단 한 명의 주인공'이라는 기둥은 가장 중추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허물고 작품을 쓰기란 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거의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웹소 특유의 대리만족이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인가요?
대리만족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독자들이 몰입하는 대상이 '단일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옴니버스식이 그나마 가능한 것도 어찌됐든 독자가 주 몰입 대상으로 삼는 주인공은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웹소설이 매일 5천자 씩 연재되는 형태라는 데에 있습니다. 내가 보고 있던 주인공의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른 주인공이 나온다, 이건 즉시 하차의 이유가 됩니다. 주인공이 한 명으로 고정된 일반적인 웹소설은 잠깐 주인공이 덜 조명받아도 언제든 다시 나올 거란 기대를 하게 됩니다만, 주인공이 여럿이라면 그게 안 됩니다. 돌아가면서 나오다보니 언젠간 나오지 않냐,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조금씩 나오는 주인공에 대한 몰입은 몰입감대로 떨어지게 되죠. 당장 주인공을 한 명 내세우는 작품들도 큰 에피소드 줄기 하나가 끝날 때가 하차 구간이 되는 지경입니다. 군상극은 매 세력/인물이 돌아가는 시점에서 크게 하차 원인을 제공하게 되는 셈이죠. 독자들은 종이책을 산 게 아니며, 웹소설 독자의 대부분은 재밌다고 보는 작품도 완결까지는 거의 ㅂㅈ 않습니다. 심지어 작가들조차도 완결까지 읽은 웹소설 꼽으라면 손가락 10개로도 남는 사람이 수두룩 할 정도인 걸요. 따라서 언제든 하차할 준비가 되어있는 독자들을 계속 붙들어두기 위해 주인공에게 몰입시키고, 그 주인공이 계속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형태로 발전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군상극은 그런 메커니즘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게 되는 거지요.
삼국지와 같은 형태로도 힘들겠네요.... 거의 모든 캐릭터 캐빨을 오지게 한다고 해도 힘들까요?
그래서 캐빨물도 주인공 한 명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주조연을 포함한 모든 인물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최대한 공유할 수 있는 장르인 아카데미물의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여러 주인공의 캐빨을 미친듯이 한다고 했을 때도 쉽지 않은데, 이건 당장 이중세계물을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이세계나 게임세계로 넘어가는 장르는 많아도 현실과 같이 넘나드는 작품은 좀처럼 쓰지 않는데, 양쪽 세계가 다 재밌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정말 잘 써서 두 세계관을 꽤 괜찮게 재밌게 썼더라도, 독자 입장에서는 둘 중 하나를 더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세계로 넘어갔을 때가 하차 구간이 됩니다. 다시 돌아와서, 주인공을 캐빨 오지게 한다고 했을 때, 정말 모든 독자가 모든 주인공을 다 만족하면 좋겠지만... 그중에 유난히 한 주인공을 좋아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이건 작가의 필력과도 무관합니다. 사람의 취향/성향이라는 게 그러니까요. 아무리 잘 조형해도 한 캐릭터에 유독 꽂히게 되는 법입니다. 그럼 그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구간으로 넘어가면 하차가 마려워지는 거죠.
삭제된 댓글입니다.
도망쳐!!
그 작품의 문장력, 문체까지 흡수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필사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의할 점이라고 하면, 특정 작품의 문장력/문체까지 익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경우에만 딱 그 작품에 한정해서 필사를 권합니다. 근데 웹소설에서 문장력과 관련된 요소는 부차적인 경우가 많아서 결국 추천은 안 하는 편이고, 오히려 짬이 좀 된 기성이 문장력까지 손보겠다는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한다면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여성향 웹소설의 경우 문장력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필사가 활성화 되어있지만, 남성향에서의 문장력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큰 문제는 안 되는 요소입니다. 지망생 입장에서 시급한 건 작품에 대한 구조적인 분석인데, 필사로도 이것이 가능은 하지만 시간대비 효율이 좋다고 볼 순 없습니다. 오히려 작품 분석은 머리 아프고, 뭔가 하긴 해야 하는데 방향성을 모르겠는 경우, 가장 만만한 게 필사이고 이걸 하고 있으면 시간이 잘 가는 데다가 뭔가 노력했다는 기분은 제대로 드는 지라, 괜히 자위용 노력으로 삼아 시간을 죽이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어지간하면 추천은 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