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출시한 과학 ADV의 최신작, 어나니머스 코드입니다.
카오스 헤드 - 슈타인즈 게이트 - 로보틱스 노츠 - 카오스 차일드 - 슈타인즈 게이트 제로 - 로보틱스 노츠 DaSH에 이어서
올해로 15년차가 되는 장기 시리즈의 최신작인만큼 그동안 나왔던 떡밥들이 어느정도 풀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세계관에 대한 핵심 떡밥들이 많이 풀린 작품이니만큼 과학 ADV 팬이라면 꼭 한번은 즐길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선, 그리고 2037년 버전의 다이버전스 미터, 아마데우스 등 슈타인즈 게이트에도 나왔던 설정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하니까요.
거기에다가 그동안의 세계는 지구 시뮬레이터 내의 세상이고, 각각의 시뮬레이터 안에도 똑같이 지구 시뮬레이터가 존재하여
세계가 층층이 이루어져 있다는 세계층이라는 개념도 새로이 등장하였습니다.
아무튼 과학 ADV답게 음모론을 차용하여 만든 나름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세이브&로드라는 설정을 통해
플레이어와 소통한다는 형식으로 몰입도 높은 이야기가 진행됩니다만...
어느 구간을 기점으로 스토리가 갑작스레 급하게 전개되는 구간부터 흥미도가 쭉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것 외에도 이런저런 흥미로운 설정들은 많이 등장하는데, 정작 그 설정들을 제대로 활용을 못 합니다.
의미심장하게 나왔던 키워드들도 등장 이후에 언급이 안 돼서 그대로 묻히는 케이스도 있고,
막바지에 되어서야 등장한 키워드들이 사건 해결에 결정적으로 작용해서 갑작스레 후다닥 끝내버리는 전개도 보여줬고요.
덕분에 용두사미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팬이라면 한번쯤은 즐겨볼만하단 점이 더욱 더 아쉬운 점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