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게임)EVO 2023 철권 담요사건이 일어난 이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E스포츠 대회는 이런식으로
양쪽 부스를 따로 분리시켜놓는게 보통이고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대회는 이런 식으로 모니터 하나 두고 두 선수를 양 옆에 나란히 앉혀놓고 대회를 함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이유 중에 첫 번째는 당연히 현실적인 문제 때문임
격투게임 대회 특성상 한 장소에서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수백, 수천판의 게임을 해야되고,
보통 플스 수십대를 쫙 깔아놓고 동시에 게임을 돌리는데 그걸 죄다 모니터 2개 놓고 화면 분배기 설치하고
사람 각각 분리시켜서 하는건 비용, 장소, 시간 문제 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그리고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이유는 격투게임충들에게 대회란 '축제'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저런 환경에서
바로 붙어서 앉아있는 양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해프닝도 하나의 중요한 대회의 구성 요소로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기 때문임
이렇게 경기 시작 전에 둘이 앉아서 노가리 좀 까다가
끝나면 둘이서 악수나 포옹 한번 해주는 격투게임 대회에서는 일상적인 장면들도 서로 나란히 앉아있기 때문에
가능한거고, 이런저런 보고 즐길 수 있는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오는 편임
또 올해 나온 명장면 중에 하나는
경기 중에 뚱뚱한 선수의 컨트롤러 연결이 끊겨버렸고, 이럴 경우 규정상 몰수패를 당해야 함
근데 옆에 있던 상대 선수가 쿨하게 야 니꺼 다시 연결된것 같은데 그냥 하자 하는 제스처를 취했고, 관중들의 환호 속에 경기는 그대로 진행 됨
만약 서로 멀리 떨어져서 경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게임을 멈추고, 스태프를 부르고, 상호 의견을 확인하고, 경기를 재개하고 하느라 저런 즉흥적인 장면은 나올수 없었겠지
격투게임은 이런 식으로 바로 옆에 있는 두 선수들의 행동을 퍼포먼스로 즐기는 문화라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느니 너무 아마추어 동네 대회 같다느니 하는 여러 논란이 있어도 저런 식의 대회 진행을 계속 고수하는거임
그럼 두 선수를 나란히 앉히는 이유는 대충 설명이 됐을거고, 그럼 철권의 담요 사건이 왜 욕을 먹었냐?
앞에 소개한 저런 장면들은 참가 선수들이 '승패를 떠나서 우린 서로를 존중하고 이 시간 자체를 즐기고 있다' 라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거임
옆에서 누가 너 못이기면 죽인다고 칼들고 협박하고 있다고 하면 저런 식으로 유쾌하게 드립치고 쇼하고 과장된 연기하고 그럴수 있겠음? 굳은 표정으로 신경질적으로 화면만 바라보고 있겠지
그런데 이번 철권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이 단체로 준비해온 담요는 주변 격겜충들이 보기에는 딱 그렇게 느껴진거지
'나는 너와 소통할 생각이 없고 너의 부정행위를 의심하고 있다. 나는 이 대회를 즐기는 것이 아니며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이기고 싶을 뿐이다' 하는 식으로
한국에서는 '저래놓고 발림 ㅋㅋㅋ' 하는 비웃음을 주로 받았지만 외국에서는 저런 이유로 욕 많이먹음
하다못해 이겼으면 과정이야 어쨌든 아무튼 이겼도르라도 칠수 있겠지만 하필 지는 바람에...
결론은 격투게임 대회들이 무슨 동네 오락실 대회도 아니고 둘이 나란히 앉혀놓고 저러고 있는건 비용/시간/공간의 문제도 있지만 '감성'의 영역도 상당히 큰 편이고, 철권 담요 사건에서 한국 선수들이 욕을 먹었던건 그 감성에서 상당히 벗어났기 때문임
물론 외국인들 말고 한국인들에게 욕먹은 주된 이유는 그냥 저러고도 져서 그런게 맞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