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웹소설에서는 추리, 미스터리 장르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보통 웹소설 작품 한 권을 끝까지 읽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5일, 600시간이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대다수 플랫폼에서 웹소설은 하루 한 편 연재되기 때문입니다. 실시간으로 연재되는 글을 따라서 읽다 보면 내가 아무리 다음 편의 내용이 궁금해도 24시간을 대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24시간의 구조는 많은 것들을 바꿨습니다. 우선 웹소설에서 구현될 수 있는 장르의 제약이 생겨납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르가 호러와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기존의 인쇄 출판 시장에서 이러한 장르들이 성립한 까닭은 방대한 정보와 복선,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정보를 누적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두세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며 독자는 머릿속에서 책의 내용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나름의 지도를 그립니다. 읽은 내용을 잊었다면 앞 페이지로 돌아가 금방 다시 복기할 수 있죠.
하지만 웹소설은 이러한 ‘암기’나 ‘복기’가 이루어지기 무척 어려운 구조입니다. 독자들은 한 편을 읽기 위해 24시간을 대기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장편소설을 따라 가려면 자연스레 긴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입니다. 거기에 5,000자라는 물리적 한계 때문에 사건의 정보를 복잡하게 나열할 수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웹소설은 플랫폼에서 한 편 단위로 끊어 소비하는 콘텐츠이다 보니 독자들은 한번에 여러 편의 소설을 횡적으로 다수 구매해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10편이나 20편 전의 복선을 되짚어야 한다면 독자는 한 달 동안 읽은 웹소설 100편, 많으면 500편에서 1,000편의 소설 중에서 한두 줄의 문장을 찾아야 하는 셈입니다.
- <웹소설 보는 법> (이융희 지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