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 워페어
뱅가드와 모던 리부트 2 가 나오고 스토리가 워낙 ㅁㅁ이자 재평가한다면서 고평가하는 사람들이 속속 기어나오던데
사실 리부트 2와 맞먹을정도로 개연성없는 개판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 도무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뱅가드는 좀 어나더레벨이긴 해서 얘를 따라잡는 콜옵이 또 나오면 그 굳건한 판매량에도 타격이 갈 지도 모른다.
대충 스토리를 요약하면 우주판 태평양 전쟁이다
2차 대전 당시 태평양 전쟁에서 미군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가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따온것같은데
문제는 각본가가 엔터프라이즈의 행보를 대충 수박겉핥기로만 이해했고
각본을 억지로 그 모티브에 끼워맞추면서 말도 안 되는 스토리가 나오게 된다
이 아래로
콜 오브 듀티: 인피니트 워페어의
전체 스토리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인류가 우주진출을 해서 UNSA(편의상 지구군이라고 부르겠다)와 SDF(편의상 화성군으로 부르겠다)라는 집단으로 나뉘어서 태양계를 양분하고 있는 세계관이다.
우주 개척을 진행할 정도의 미래이니 기술력도 엄청난데
단독으로 대기권 돌파와 진입이 가능한 우주 전투기인 자칼이 등장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고도의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병사,
군인들 개인별로 로봇도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엑소슈트를 착용하고 다닐 정도로 발전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프롤로그 미션에서 화성군이 지구군의 무기 연구시설을 급습해서 실험 병기를 탈취하는데
이렇게 대놓고 화성군이 전쟁준비를 하고 있음에도
지구군은 빡대가리마냥 정부에선 군대가 효율성이 있는지 따위나 떠들고 있고 태양계 내 모든 함대를 지구로 불러모아 관함식을 했다
화성군은 궤도 방어 시스템을 원격으로 해킹해서는 화성군이 아닌 지구군을 공격하도록 만든 후
화성군 함대가 상공에 등장하는데 진주만마냥 폭격으로 지구군의 함대가 쓸려나간다
주인공의 활약으로 간신히 궤도 방어 시스템이 완전히 무력화되는것은 막아냈고
궤도 방어 시스템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려던 화성군 중책인 라이아를 생포하고 궤도 방어 시스템을 다시 탈취한다
이후 후퇴하는 화성군을 뒤쫓기 위해 자칼 전투기를 타고 우주로 향하는데
살아남은 지구군 함대와 화성군 함대가 교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화성군 함대를 털어버리면서 역공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초공간 도약으로 화성군의 최고 주력 항공모함 올림푸스 몬스가 등장하더니
프롤로그 미션에서 탈취했던 실험 병기를 발사해서 지구군 함선을 쓸어버린다
올림푸스 몬스의 후방에 있던 레트리뷰선은 이를 어떻게든 막기 위해 충각 돌격으로 올림푸스 몬스에 충격을 주고
구축함 티그리스가 공격하려는 찰나 올림푸스 몬스는 초공간도약으로 도주해버린다
지구군 함선은 항공모함 레트리뷰션과 구축함 티그리스만 남은 상태이고
레트리뷰션조차 충각 돌격의 충격으로 큰 손상을 입고 승무원들도 다수가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는다
이를 보고 주인공은 함장은 목숨 걸고 승무원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함장의 자폭 공격을 비판한다
여하간 이 자살공격으로 함장과 상위 승무원도 죄다 죽어서 선내 최고 선임자인 주인공에게 지휘권이 넘어간다
화성군은 절대우세 상황을 만들었지만 앞에 원격으로 해킹했다는 궤도 방어 시스템때문에 대기권에 진입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뭐 우주에서 원격으로 해킹하는 기술력으로 다시 탈취 못하는게 이상하긴 한데 대충 보안을 강화했다는 식으로 넘어가자)
그러면 궤도를 장악하고 지구를 고립시켜 보급을 고사시키면 되지 않나 싶지만
참으로 놀랍게도 화성군은 전 병력을 다시 태양계 전 구간으로 흩뿌려서
주인공이 지휘하는 레트리뷰션과 티그리스만으로 병력을 각개격파가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참신한 전략을 취한다
수많은 임무를 수행해 나가다가 레트리뷰션 단독으로 임무를 수행하던 와중 올림푸스 몬스의 공격으로 티그리스가 파괴된다
여기서 잠깐 모티브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진주만 폭격을 엔터프라이즈 단 한대만 피했던게 아니라
항공모함 요크타운, 새러토가, 레인저 역시 살아있었고 항모전력으로서 전선유지에 사용되었다
또한 엔터프라이즈조차 수리를 위해 전선을 이탈해 미국이 투입할 수 있는 항공모함이 한 척도 없던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과달카날 해전에서 순양함과 구축함, 전함들이 투입되어서 엔터프라이즈가 복귀할때까지 일본 함대를 저지했다.
엔터프라이즈가 최전선에서 맹활약한것은 맞지만 다른 항공모함과 수많은 다른 함선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활약이었다.
여하간 스토리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더더욱 막장이 되는데
주인공 부대는 앞서 잡아들인 라이아의 체내에 수신기가 달려 있으며
이 수신기가 파괴되면 화성군 함대에게 공격을 개시하라는 신호가 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라이아는 궤도 방어 시스템을 사보타주한 후 체내 수신기를 파괴해 공격 신호를 보낼 예정이었던 것
주인공은 역으로 궤도 방어 시스템은 내버려두고 수신기만 파괴시켜 화성군을 지구로 끌어들여 일망타진한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를 위해 라이아를 궤도 방어 시스템으로 호송한다
그런데 갑자기 궤도 방어 시스템때문에 대기권에 진입을 못한다던 화성군이 갑자기 지상에서 호송부대를 공격해온다
관함식때 화성군의 지상군이 몰래 투입되었다고 설명하는데, 인게임 내에서 지상군 규모가 결코 작은게 아닌데 이 부대가 떼로 몰려다니며 보급을 해결할 정도라면 대체 지구군은 얼마나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것이며, 왜 이 부대가 직접 궤도 방어 시스템을 공격해 파괴하는 대신 라이아 단독으로 테러 작전을 벌여야 했는지 의문이다
아무튼 탈출한 라이아는 궤도 방어 시스템을 직접 메인프레임에서 해킹하는것도 아니고 원격으로 코어 과열로 폭파시켜버리는데
앞에서 보안을 강화했다고 넘어가려고 했었는데 시1발 이게 말이 되냐
여하간 목표를 달성한 라이아는 엑소슈트를 입은 상태인 주인공을 아무것도 없는 맨손으로 때려눕히고
주인공이 보는 앞에서 칼로 배를 째서 송신기를 파괴한 후 주인공은 왠지 살려두고 죽어버린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어이가 없는게 화성군의 침공 기준이 궤도 방어 시스템의 파괴 확인이 아니라 '라이아가 배를 찢어서 체내 송신기를 꺼내서 파괴해서 신호가 끊겨야' 화성군 함대가 공격을 개시한다는 것이다.
아군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화성군의 무자비함을 표현하고자 한것같은데 그냥 괴상하게 느껴진다
근접공격으로 로봇도 박살내는 엑소슈트 입고 맨몸의 비무장 남자에게 털리는 주인공과 주인공을 개털어버린 후 왠지 안 죽이고 지 혼자 자살하는 라이아는... 그냥 넘어가자
지구군은 지원 병력을 보내기는 커녕 주인공 상관은 상황파악도 못하고 대피도 안하고 무슨 일이냐고 무전으로 주인공을 갈구다가 화성군 최고주력함인 올림푸스 몬스의 포격에 폭사한다
하지만 이 최고주력함은 등장할때의 위엄이 무색하게도 곧바로 다음 미션에서 이판사판으로 맞서 싸우는 주인공이 자칼 전투기를 타고 공격하는데
마침 올림푸스 몬스에 열린 갑판이 있어서 그곳으로 들어가 수천명은 있을 기함을 분대 병력만으로 탈취한다
그 후 탈취한 올림푸스 몬스로 화성 조선소로 도약해 화성군 함선을 양학하지만
다굴엔 장사없다고 올림푸스 몬스의 무기 시스템이 무력화되어 조선소에 충각 돌격을 하라고 명령하는데
큰 손상을 입어 조타정도만 가능하던 올림푸스 몬스로는 적의 공세를 뚫는건 역부족이라 지구에 남아있던 레트리뷰션을 불러와서
대기권에서 올림푸스 몬스를 호위하게 한다는 도박수를 건다
레트리뷰션도 분투하지만 누적된 손상이 많았고 어떻게든 올림푸스 몬스를 막기 위해 달려드는 화성군의 맹공으로 메인 추진기가 파괴되어 화성 중력에 끌려가는데
조선소 근처까지 끌려간 레트리뷰션이 올림푸스 몬스의 조선소 충돌 경로에 진입하게 되었고
놀란 주인공은 아군을 살려야 한다며 서둘러 기수를 돌리게 하지만
되려 기수를 올려서 레트리뷰션과 충돌하고 대폭발을 일으키며 두 함선 모두 화성으로 추락하여 코앞에 있던 조선소 파괴도 실패로 돌아간다
화성에 불시착한 주인공은 아군들과 재합류를 하는데 레트리뷰션은 대파되어 일부 생존자와 장비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부하에게 왜 자기들을 살리려고 충각을 취소했냐, 대원들 희생시키는게 싫으면 함장 때려치라는 하극상을 듣고는
스토리 내내 몇시간동안 아군을 살려야한다고 직접 작전을 뛰기도 하고 아군을 살린답시고 임무를 그르친 주인공은 되도않는 일침 한방에 깨달음을 얻었다는듯이
10분만에 태세를 전환해 얼마 남지도 않은 아군들을 꺼리낌없이 희생시키는 자살 임무를 내놓는데
비전투 인원과 미션중 구출했던 민간인, 조종할 기체가 파괴된 파일럿 등등 모든 전투 가능한 병력을 끌어모아 조선소로 마지막 총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주연 캐릭터들을 제외한 모두가 수송선이 조선소에 상륙하자마자 사망한다
이후 네임드 캐릭터들도 줄줄히 소시지마냥 사망하고 자폭하고 희생하다가 주인공이 희생하는걸로 끝을 맺는다
레트리뷰션 선원 763명이 사망했고 단 4명만이 살아남았다나
스텝롤에서는 전사한 동료들의 유언이 나오는데
진짜 감동적이고 슬프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희생에 대한 제대로 된 감정선이 생기지도 않을 정도로 졸속으로 캐릭터 몰살시켜놓고는 억지 눈물짜내기 신파같아서 나는 불호였다
콜옵답게 탄탄한 서사를 쌓아올리기보다는 짧은 플레이타임동안 쉴새없이 때려부수고 폭발하고 난장판이 나는데
스토리를 어떻게든 전개하기 위해 양 팩션 모두 쌍으로 삽질이나 하는 멍청한 집단으로 만들어서 전개 자체가 가관이고
최후반에 이르러 아군의 희생을 강요하는 작위적인 연출과 앞선 플레이타임 내내 아군을 희생시키는 함장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아군을 지켜야한다고 오만 뻘짓을 다하던 주인공이 순식간에 태도를 뒤집어 아군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데
정작 그 후에는 작중 나오는 로봇인 이든이 희생할 상황이 생기자 다른 방법이 있을거라고 제지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각본가조차 어느 쪽 주제를 선택할지 명확히 못 고르고 오락가락하는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악역에 대해서인데
메인 악역으로 나오는 살렌인가 하는 녀석은 위에 스토리에서 단 한번도 언급을 안했는데
그정도로 스토리상의 비중도 애매하고 포스도 애매한 그런 캐릭터이다
중후반에 죽는데 화성군이 전쟁능력을 상실하기는커녕 멀쩡히 잘 돌아가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를 모르겠는 캐릭터이다
즉 세력 자체를 실질적인 악역으로 취급해야하는데
SDF는 그냥 나쁜놈들이고 ㅁㅊㄴ들이라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마치 게임에서 나치나 좀비같은 '죽여도 문제없는' 존재나 다름없다.
화성 식민지였는데 쿠데타를 일으켜서 독립해서 정부를 세웠다느니 하는데
보통 이런 타입의 집단에서 내세우는 자유라던가 해방같은 기치를 내걸지도 않는 군부 독재 제국주의 파시스트 국가이다
게임 내에서도 민간인도 가리지 않고 학살해대며 점령한 UNSA 식민지 거주민들은 죄다 노역으로 끌고가버리며
그저 태양계를 지배하고 싶어서 전쟁을 한다느니, 포로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처형하느니 하면서 이놈들은 나쁜놈들이라고 끊임없이 주입하지만
왜? 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주어지질 않는다.
왜 태양계를 지배해야 하고 태양계를 지배한 후엔 무엇이 목적이고 왜 북한같은 형태의 국가가 되었는지같은 설정의 근간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
제작사의 전작인 모던워페어 시리즈 같은 경우도 현실의 국가를 다루기 때문에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강 넘어갈수는 있지만
게임 내에서 전쟁을 벌인 이유에 대해 플레이어가 알 수 있고 납득할 수 있게 정보를 제공한다.
마카로프나 자카예프같은 악역들도 목적과 사상 자체는 '극렬 국수주의 파시스트'라고 요약할 수 있을정도로 단순할지라도
그 행보가 강렬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행동원리가 명확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악역이 되었다
SDF는 악행은 있는데 사상도 목적도 아무것도 주어지질 않으니 지나치게 단순해서 매력이나 흥미를 느끼기 힘든 집단이 되었다
이 게임을 재평가해야한다는 사람들은 2016년 당시 리뷰어나 유저들이 미래전에 지쳐서 저평가받은거라고 주장하지만
동시기에 나온 타이탄폴 2가 고평가를 받은 걸 생각하면 미래전에 지친게 아니라 작품 자체에 하자가 많았던거다
정작 타이탄폴 2는 배틀필드와 콜옵 두 대작 사이에 낑겨서 흥행이 망했지만
여기서 똥같은 스토리 쓰던 주인공 성우 겸 각본가 브라이언 블룸이
상층부에서 뭔 판단을 한건지 모던 리부트에서도 메인 각본가로 계속 기용하고(여기선 4인 공동각본이라 그나마 나았음)
모던 리부트의 성공을 바탕으로(애초에 모던2019 성공에는 이새끼 덕본게 없는데 그런 판단을 했다는게 웃기지도 않지만)
모던 리부트 2에서는 내러티브 디렉터로 승진시켜서 그 똥을 싸지른거라
사실상 지금 브라이언 블룸이 모던 워페어 리부트 시리즈를 조지고 있는 것도 이 작품이 발단이 되었다
겜 자체는 할만 했는데 자꾸 전투기 태우는거랑 스토리는 진짜 ㅂㅅ이였는데ㅋㅋㅋ
진짜 스토리가 너무 뇌를 빼놓은 이상한 전개라... 태클 걸고 싶은 부분이 많았죠
후반부 스토리가 갑자기 이상해져서 그렇지 올림푸스 탈취때까지는 진짜 재미있었는데 좀더 후반부를 다듬었음 수작정도로 남았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