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쯤 강원도에 있는 모 제련소에 일하던 시기, 회식으로 삽결살에 소주 때리고 2차로 노래방으로 간적이 있다.
30대의 직원들은 배 볼록 튀어나온 과장 2명에게 ‘고기 먹었으면 집에 가지’라는 은근한 눈빛을 보냈지만 두 아저씨는 그런 눈빛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2차 노래방을 향해 당당히 돌진했다.
뭐 30대 직원들도 다들 늙어보이고 심지어 생각도 꼰대 같아서(나포함) 진실은 빨리 노래 몇고 부르고 집에 가기를 원한 것이였다.
여직원도 노래 부르고 우리도 부르고 드디어 과장이 부른 타임이 돌아왔을 때, 이 사람이 고른 노래는 퀸의 “Don’t Stop Me Now”였다.
술먹고 노래방 가면 사실 다른 사람이 뭔 노래 부르든 자기 노래 찾거나 딴짓하기 바빠서 간주나오고 노래 시작될 때 까지 ‘의무적 박수’만 치고 아무도 과장의 노래에 신경쓰지 않았다.
근데 노래 시작 10초 지나니까 “어?” 소리가 절로 나올정도로 그 배나온 과장이 노래를 잘불렀다.
솔직히 노래방 기계의 맥빠지는 연주로 그 노래를 커버치기는 힘들 것 같았지만, 그 과장은 프레디 머큐리가 빙의했는지 흥과 열정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이내 자리에 앉아있던 직원들을 알아서 일어나게 만들었다.
같이 왔던 과장2는 이미 그 과장의 노래실력을 알고 있었는지 옆에 붙어서 되도 않는 에어기타를 치고 있었고, 직원들은 저도 모르게 ‘don’t stop me now’가 나오는 부분의 코러스를 넣었다.
다들 그 흉한 몸을 흔들며 “I’m burning through the sky, yeah”구절에서는 어설프게 립싱크로 따라부르며 정말 즐거웠다.
거기다 그 과장 그 노래를 엄청 좋아했는지, 엄청난 연습을 통해 완벽한 발음으로 노래를 불렀다. 외국노래 한국인이 부르면 특유의 억양 같은 것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때는 전혀 그런 것을 못느겼다. 정말 즐거웠고 그게 내 인생 최고의 노래방 경험이었다. 그날 이후 난 ‘퀸’의 노래만 나오면 그 과장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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